[보론] 난 누구? 여긴 어디?  
상병 이석재   2009-01-11 16:19:50, 조회: 172, 추천:0 

시작하기에 앞서- 밑의 분들은 다들 ‘너무’ 글을 잘 쓰셨다는데에 있군요. 아시다시피 오타와 비어들로 난무한 제 글실력으로 제가 생각한 것들을 100% 다 전달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끼어든 이상에야 그냥 발 한번 퐁퐁 딛고 끝내서는 아니되겠지요? 얻어터질땐 얻어터지더라도 여러 사람들의 뜻을 알 수 있다면, 치료기간이 좀 줄어들겠지요?

1. 어디봅시다. 제가 이곳에 들어온건 12월 초쯤 되었던거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단 한달이였던 듯 싶군요. 그 한달동안 연재글 ‘비스무리한’ 것들도 올려봤고, 여러가지 잡담도 올려봤으며, 굇수들의 글이 즐비한 칼럼글에도 깔짝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책마을에 대한 여러 옛날글을 보건데 이런 파격적이고 부족한 진행에 재밌다고 열심히 부채질해주신 여러분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 제가 이곳에 처음 들어왔을 때, 팍 끌린 이유는 마치 이곳이 누가 말했던 대로 ‘먹고 사는데에는 아무 필요가 없는 ‘ 글들이 올라오는 곳이였기 때문입니다. 단순 노가다 작업으로 뇌에 있던 피질들이 ‘나 좀 다리미로 다려줘요’ 이러면서 쫙쫙 펴지고 있었던 터라 지적 자극을 받는 곳으로서 가장 알맞은 곳이였습니다. 그런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면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지적 자극을 줄 수 없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고, 제가 그나마 알고 있는 사실인 역사적인 것들을 풀어놓게 되었습니다.

3. 그러면서 다른 글들을 유심히 살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작, 귀작, 취작을 현실적인 비판의 면에서 쓴 글을 볼 때 거의 제 정신세계는 하늘을 날고 있었고 과연 이글이 독서후기인가 아니면 개인적인 칼럼인가에 대한 의문시 되는 글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좋은 글들을 남겨주신 여러분들께 역시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4. 그러나 현재의 문제점은 밑의 두분께서 밝혀주셨다시피. ‘인문사회동아리’로서의 색채가 아닌 여러곳에서 흘러들어온 ‘환상소설’ 작가들이 책마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야 물론 입성 1달짜리인 꼬꼬마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금 모습에 더욱 익숙하지만 원래부터 여기 계셨던 분들에게는 이 상황이 점점 책마을을 가볍게 띄우는 무언가로 변해가고 있다 라는 느낌을 받는 듯 싶습니다. 저도 가끔씩은 그러니까요. 현재 연재 게시판이 전부 환상소설과 연애쪽 글로 차있는 것을 보면 더한듯 싶습니다. 

5. 더불어, 과연 그 많은 환상소설 자체도 ‘리플’과 ‘조회수’ 더불어 ‘개인적인 사정’등으로 연재가 중단되고 휙 날라버리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걸 보면, 현재의 연재게시판이 과연 ‘어떤 것에 대한’ 연재게시판인지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있습니다. 저마저두요. 이곳은 이제 ‘인문사회동아리’라는 색체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것입니까?

6. 아직도 책가지 게시판에는 지적자극을 자극하는 수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저녁밥을 우걱우걱 먹으시면 그 자리는 다른분들이 차지하게 되겠지요. 하지만 전 지금 그 자리를 대체한 다른 분들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포인트는 약간 벗어났습니다만. 입궁 시기가 좀 오래된 상, 병장 선 사람들이 책마을에 더 자주 들어오지 않느냐 라는 토론이 열렸었던것도 같군요. 지금도 여전한거 같습니다. 이제 점점 연재게시판과 칼럼에 올라오는 글들이 적어지고 있기도 하고요.

7. 그렇다고 해서 환상소설 작가들을 보내야 하는건 아닐겁니다. 그들이 이곳에서 휙 떠난다고 해서 다시 인문소설의 글들이 붐처럼 일어날 것인가. 에 대한것도 의심을 좀 해보아야 겠군요. 그러고보니 ‘20세기 소년’에서 한참 지나간 볼링붐을 기다리던 어떤 할아버지가 생각납니다. 물론 지금 책마을과의 상황하고는 좀 비약적인 비교기는 하지만, ,일단 현 상황에서 좀 ‘비중있는 글’을 쓸 사람들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되버리지 않았을까요. 그런 글 쓰는 사람들을 양성할 수 있는건 아니니까요. 더욱이 소설 작가들은 작가이고 인문소설 글 쓰는 사람들은 또 예외입니다. 만약 후자측이 좀 많았다면 연재게시판에 2가지의 글들이 비등비등했어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자가 후자에게 올리지마! 라고 협박한 것도 아니지요. 이 트렌드는 왠지 들어오는 사람들의 현상 추세면에서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8. 물론 우리들은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이곳이 파괴되는 것만큼 나쁜 일은 없습니다. 그런걸 막기 위해서는 ‘싸질러 놓고 가는’ 행태를 좀 수정해야 할거고, 자신의 글에 저작권을 요구할만큼 프라이드도 있어야겠지요. 

9. 그런 논의와 더불어, 현실적인 대안도 필요할 것입니다. 점차 줄어드는 리플의 숫자라던가-사람은 관심을 먹고 사는 동물이거든요. 옛다 관심. 이라는 명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환상,연애소설 게시판이 늘어나고 있으니 이 글들을 좀 줄이기 위해 새로운 게시판을 창설할 수 있을테고, 아니면 ‘연재 완결’이라는 게시판을 만들어 연재 완료된 글들을 한곳에다가 몰아넣는다던가(이미 누가 얘기했더군요) 그런 방식도 한번 논의를 해봐야 할 듯 싶습니다. 책임감 소재여부와 더불어서 말이죠.

10. 아직 우리의 논의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원하는 책마을의 모습은 다를테지만 그 모습속에서 최대한의 공통점을 찾아내는게 현재 우리들이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추상적인 말을 남기는건 조금 그렇지만서도, 그것이 가장 효용성있는 방도일 테니까요.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1-26 13:44)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6
13:47:44 

 

상병 김무준 
  음... 헛소리의 후폭풍이 후덜덜 하군요. 입을 다물고 살아야하나. 2009-01-11
16:38:25
  

 

일병 김태경 
  입다물고 살다니요! 책마을을 좀 더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논의의 화두를 던지셨다고 생각해요 2009-01-11
17:09:18
  

 

병장 이동석 
  모래알이나 자갈이나 가라앉기는 매한가지. 문제는 갈등이 있다는게 아니라, 갈등을 수용하고 해결할 정치력이 부재한다는것에 있겠죠.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것처럼] 이건, 꼭 곧이 곧대로 사랑이야기만은 아닐겁니다. 누구나 잘못을 할수 있습니다. 그런 잘못을 했다고, 반성하며 조심하는것도 회의하며 냉소하는것도 각기 이해는 갑니다만, 다시 한번,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것처럼. 2009-01-11
17:53:20
 

 

병장 김민규 
  저는 환상소설과 인문소설의 경계를 부정하는 쪽입니다. 이 이야기는 아래의 링크 글에서 길게 부연해 놓았으니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러니까 이분법적으로 나눈다는 것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얘기지요. 우리 기화님은,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요? 

연재에 대한 기본적인 재정의가 필요한 시점인가, 라고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예전의 연재는, 내글내생각의 연작, 정도의 의미였기 때문이죠. 근데 그건 또 그 조그마한 텃밭마저 뭉게버리는 일이 아닐 수 없어요. 머신즈 그린웨이는, 그런 환경하였다면, 나올 수 없었겠죠. 

새로운 게시판을 만든다거나, 어떤 릴레이 카데고리를 증설하는 것은, 그 자체로 기술적 난점이 있기도 하지만, 그리고 누군가의 극악의 수고(노가다)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러한 유입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네요. 게다가 소수를 위한 프로젝트 게시판이라니, 글쎄요. 

현재로서 가능한, 유일한 현실적 대안은 사적 제재밖에는 없습니다. 한마디로 리플로 다구리 까는거예요. 논리의 타당하지 못함에 대해서, 그리고 깊이없음에 대해서 비아냥거리며 빈정대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이건 또 뭔가요?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선배들의 결론은, 아래 글에 제가 인용한, 그 역사속 장면이었죠. 

마지막으로. 칼럼에 올라오고 있는 글이 적어지는 추세라는 말에는 절대로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전역자의 증가도 한몫을 했지만, 단지 현실적 제약 속에서, 보다 나은 무언가를 위해 갈고 있을 뿐이겠지요. 2009-01-11
18:11:39
  

 

상병 이석재 
  병장 김민규/ 흠, 리플 잘 봤습니다. 보다 나은 무언가라, 빠른 시일내에 볼 수 있으면 좋겠군요. 허허 유일한 현실적인 대안이 사적 제재라,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군요. 하지만 제대가 그것밖에 없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요. 빨리 다른 방도가 생겨야 할텐데요. 2009-01-11
21:43:50
  

 

병장 김민규 
  한 마디만 부연하면, 저와 석재님에 더해서 현재 필진중에서 어느정도 활동의 '상황적 여건'이 괜찮은 분은, 이동석, 송기화, 이우중, 김무준, 김동욱, 김예찬님 정도입니다. 그나마도 하루중 몇 시간을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분은 많지 않고, 정말로 막간을 이용해서 틈틈이 써내려간 글을 올리는 정도, 그리고 피드백하는 정도인 분도 계시니, 그런 현실적 제약을 감안하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찌보면 굉장한 실례일 수 있습니다. 

필진이기 전에 우리는 궁인이고, 막막한 한계속에서 발버둥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2009-01-11
21:53:46
  

 

병장 김민규 
  동슥 옹, 좀 찔리나요? 크크크크 2009-01-11
22:08:13
  

 

병장 정병훈 
  푸하하 2009-01-11
22:14:38
  

 

상병 이석재 
  아, 그건 생각 못했군요. 쩝. 이 리플을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쩝쩝. 2009-01-12
06:4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