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동안의 사랑 - 마르케스 
 상병 김영훈 06-25 10:33 | HIT : 127 



 백년동안의 사랑 - 마르케스

 마르케스는 보르헤스와 더불어 라틴문학의 가장 위대한 지성으로 칭송받고 있다.
 마르케스와 보르헤스는 서로 공유되는 많은 부분들을 지니고 있지만, 둘의 텍스트 스타일에는 소위 '환상적 사실주의'라 불리는 사기행각 이외에는 공통되는 부분을 찾아볼 수 가 없을 정도 상이하다.
 보르헤스가 좀 더 철학과 관련하여(본인의 의지와 관련없이), 새로운 사상들을 창조한 반면,
 마르케스는 정통문학 스타일에 가까운 필치로 라틴 계도에 힘썼다.
 주위를 보면 보르헤스에 대해서는 정말 동방신기 팬클럽 같은 열렬한 지지로 소리높여 칭송하는 반면,
 마르케스에 대해서는 시답잖은 반응으로 평가 절하 되는 것이 조금 씁슬 하다.

' 나는 바티스투타 보다 발데라마가 더 좋았다!'    - 김영훈


' 백년 동안의 사랑'의 원제는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였다.
 국내에서 제목이 변경된 데에는, 
 아무래도 '백년 동안의 고독'의 후광을 업어 보자는 심보가 다분히 있었던 것 같다.

 마르케스는 백년동안의 사랑에서 세계, 우주에 있는 모든 사랑을 전부 서술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결국 이 사랑 중 가장 위대한 것은 '첫 사랑'이요,
 사랑의 가장 큰 힘은 '집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병약한 주인공 플로렌티노 아리자와 아름다운 소녀 페르미나 다자는 어려서 사랑을 한다.
 하지만, 페르미나의 아버지의 반대로 소녀는 '유배'를 가게 되고,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반면, 플로렌티노는 계속 소녀를 기다리고 '유배'가 끝나기만을
 기다렸지만, 거짓말 같은 배신을 당하게 된다.
( 물론, 수많은 우여곡절이 중도에 발생한다.)
 이에 플로렌티노는 '여행'을 가게 되고 거기서 동정을 빼았긴다.
 하지만 페르미나가 '떠남'에서 얻은 것과는 달리 플로렌티노는 '떠남'을 통해, 사랑을 잊지 못한다.
 그가 얻은 것은 '위안'일 뿐이 었다.

 결국 페르미나는 좋은 집안의 유능한 남편과 결혼하게 되고,
 사생아인 플로렌티노는 자신의 이복형제 레오를 찾아가 부자가 되기위해 노력한다.
( 게츠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후 플로렌티노는 다양한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위안'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페르미나가 남긴 생채기를 쓰다듬는 '위안'인 것이다.
 이 '위안'들로 플로렌티는 살아 갈 수 있는 숨을 얻는다.
 하지만, 타인에 눈에는 저열한 변태 성욕자로만 비춰질 뿐이다.
 그도 그럴것이 플로렌티노는 과부를 전문으로 사냥했고,
 노인에서 아이까지 가리지 않고 '사랑'해 주었다. 
 커다란 상처들을 안고 사는 플로렌티노지만, 그는 자유분방히 낙천적으로 삶을 살아간다.
 여기에서 이멍멍군이 말한 라틴 특유의 나사풀린 낙천적 사고방식을 볼 수 있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 불가능 한 것처럼 보이는 행동들을 플로렌티노는 서스름없이 저지른다.
( 살짝 부럽다)
 작중인물 중 나자렛 부인은 심지어 이런 대사를 날린다.
" 날 매춘부로 만들어준 당신을 존경해요"
( 여기서 김기덕의 '나쁜남자' 컨셉트를 떠올려본다.)
 아무튼 플로렌티노는 무려 53년 동안이나 이런 행각을 벌인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페르미나에게 만족 해버린 상태였다.
 그렇게 70이 넘은 노인이 된 그는 다시 페르미나와 재회하게 된다.
 그간의 자신의 인생에 대해 토로하고,
 자신의 사랑을 받아 줄 것을 요구한다.
 처음 페르미나는 거부하지만, 결국 그녀도 그를 마음에 두고 있었음을 밝힌다.
 그리고 그들은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배를 타고 멀리멀리 떠나게 된다.
 배위에서 둘은 그들의 사랑을 확인 하게 되고,
 회춘한 플로렌티노는 70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며,
 눈물겨운 몸부림을 그녀에게 선사한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도 그배에 승선하지 못하도록 콜레라를 알리는 노란 기를 띄우고 
 아직까지 세계곳곳을 여행 중이다.

 사랑에 대한 기억.
' 나는 사랑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나?'
70 세의 플로렌티노는 어떻게 53년 동안이나 그 사랑을 지킬 수 있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썩어가는 내음을 맡아 가며 서로의 몸을 섞을 수 있었을까?

 굳이 '요즘의 사랑'을 들춰보지 않더라도,
 저 사랑을 보며, 느끼는 감정은 씁슬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그 간 우리는 '시간', '공간', '편견', '집착', '오해'등 수만가지 핑계로써 사랑을 좌절시키고, 그 힘을 무력화 해왔다.

 도대체  무엇이 그 시절의 날 그렇게 무겁게 하였나 하는 한숨을 쉬게 만든 작품이었다.  


 상병 이기주 
< 콜레라 시대의 사랑>... 어디서 들어봤다 했더니 영화 '세렌디피티'에 나왔던 그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 바로 이 책이로군요... 06-25   

 상병 김영훈 
< 세렌디피티>.. 어디서 들어봤다 했더니 영화배우 '존쿠삭'이 나왔던 그< 
 세렌디피티>가 바로 그 영화로군요.. 06-25   

 병장 배진호 
... 뭐 몸의 사랑은 아마도 순간일 뿐이죠. 마음의 사랑이 배신당한 순간 우리는 그것으로 
 마음의 사랑이 끝나버렸다라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마음의 사랑이 가지고 있는 상처와 
 슬픔과 그에 대한 열망이 몸의 사랑보다 훨씬 강렬하고 지독하고 오래 남아 버릴 테니 말이죠... 06-25   

 병장 이승일 
 이멍멍 ....(........) 06-25 * 

 병장 박상호 
 콜레라시대의 사랑. 제 favorite 인데..(웃음) 특별한 이유없이 페르미나 다사가 제 이상형이 돼버렸어요(긁적) 얼마전에 마르케스 자서전 나왔던데, 읽어보고싶네요~! 06-26   

 병장 김병완 
 사실 보르헤스의 레알리스모 판타스티꼬와 마르케스의 레알리스모 마히꼬 역시 많은 차이점이 있죠. 전자가 허구의 사실화라면 후자는 현실의 환상화를 꿈꾼다고나 할까요? 개인적으로 둘의 작법을 환상적 사실주의라는 같은 용어로 묶는 것은 잘못된 분류라고 생각합니다. 보르헤스나 마르케스역시 그 단어를 사용한 일이 없구요. 아, 그리고 민음사판은 제목이 '콜레라 시대의 사랑'으로 나와있답니다. 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