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 꼴뚜기무침 (상병 주영준/051212) 
 
 
 
 
배아줄기세포 꼴뚜기무침.







문제 시작-베아줄기세포 꼴뚜기무침.


배아줄기세포라는 단어를 들으면 나는 항상 꼴뚜기무침을 떠올린다. 배아줄기세포의 계열적 연상이기도 하고 연쇄적 연상이기도 한 그런 꼴뚜기무침. 야구선수 강병규와 영화배우 정보석, 그리고 프로게이머 봉준구를 배출한 명문사학 성남고등학교 출신의 저명한 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짬밥보다 맛 없는 유일한 음식으로 증명된 성남고등학교 급식 메뉴를, 해파리냉채와 함께 맛깔나게 빛내주던 그 꼴뚜기무침을 말이다. 자. 연상의 즐거운 세계로 함께 가보자.

첫째. 계열적 연상. 꼴뚜기는-그것이 식판 위에 올라올 때면 감히 그것에 범접하지 못한 채 그저 경외의 눈으로 바라만 보았던 나의 경험에 비추어보면-그야말로 세포의 줄기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이게 어떻게 계열적 연상이냐 연쇄적 연상이지, 라고 소리친다면 할 수 없다. 그저 내게 언어장애가 있다는 이야기 밖에는(심지어 이것은 이 글의 본질적인 이야기도 아니다). 그리고 두 번째, 연쇄적 추론에 의거한 연상. 이상하게도 유전공학분야, 특히나 난자와 관련된 유전공학에 대해 사고하게 될 때면 나는 항상 꼴뚜기무침을 떠올린다. 한 가지 중요한 연결 고리가 존재한다. '낙태 비디오' 말이다. 그래. 분명히 당신도 중/고등학교 시절 한번쯤 보았을, 그 폭력의 영상미학이 '금연 비디오'에 쌍벽을 이룬다는 그 낙태 비디오 말이다(타란티노가 두 작품을 감독했다는 설이 있다). 자궁에서 꺼내져 쇠로 만들어진 기계 위에 올려진 태아의 조각들은 젓가락 사이로 바스러지는 성남고등학교 급식의 꼴뚜기무침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이에 나는 주장한다. 배아줄기세포는 꼴뚜기무침이라고. 강병규는 코메디언이며 정보석은 술집 주인이고 봉준구는 PC방 사장이라고 말이다. 물론 이런 헛소리를 하려고 칼럼을 쓴 건 아니지만 얼어붙은 손이 헛소리를 강요한다. 날이 무척 춥다. 아무튼.

아무튼.

망상의 자유 정도는 내게 허락되어 있는 것일 테니까. 그러한 망상의 한 줄기를 타고 나는 글을 쓴다. 책마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논의에서 아무도 건드리고 있지 않은 그런, 꼴뚜기마냥 차갑게 식어가고 있는 중요한 문제를, 아니 중요할 지도 모르는 문제를. 그러니까 말이다. PD수첩이고 생명윤리고 애국의 한길이고 파씨즘이고 언론권력이고 다 털어버리고, 그야말로 배아줄기세포 자체의 문제를, 꼴뚜기무침만큼 맛없는 그런 문제를 말이다. 과연 우리의 삶에 꼴뚜기무침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지. 꼴뚜기무침은 우리에게 무슨 축복을 내려줄 수 있는지를 말이다.


문제 #1-글리벡에 관하여

논의에 앞서 '글리벡'이라는 단어를 보고 '아, 무슨 이야기 할 지 안 봐도 정훈교육이다'라고 생각한 당신은 절대로 이 글을 볼 필요가 없다. 나는 정확하게 바로 그 뻔한 이야기를 할 심산이니까. 이제, 자 본론으로 들어가자. 글리벡이라는 약이 있다. 백혈병을 투병하는 지인이 있다며녀 한번쯤 들어보았을 법도 한 그런 약이다. 과학에는 무지한 관계로 정확히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백혈병 환자의 생명유지에 굉장히 중요한 그런 약이라고 한다. 바레인의 자애로운 국왕이 비아그라로 유명한 제약회사 파이자社에 '백혈병으로 고생하는 세계 인류를 구원해 주시오' 라며 연구비를 전액 출자하여 개발되었다는 마음 따뜻한 미담이 전해오지는 않는 이 약은, 으례 그렇듯 다국적 제약회사가 다국적 자본을 운용하여 개발해낸 그런 상품이다. 일테면 핸드폰이나 베네통 컬러콘돔같은 그런. 아무튼. 이 약은 백혈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리라고 생각되었다. 드디어 인류를 백혈병의 공포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 약이 태어났다거나 하는 식으로. 한 알을 생산하는데 기껏해야 몇백원-300원 내외였으니 편의상 이후로 300원이라고 해두자-박에 안하는 인류의 보물 글리벡.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항상 그렇듯이, 사람들은 재빨리 절망했다. 한 달 약값으로 필요한 금액이 무려 3백만원에 육박했던 것이다. 농담이 아니다. 이 약의 치명적인 결점은, 충분히 많은 양의 약을 먹어야 한다는 점에 있었다. 한 달에 삼백만원어치나 말이다. 글리벡이 상용화되자마자 발빠른 요리사들은 글리벡 또띠야에서 글리벡 빠다야키에 이르는 무수한 요리들을 개발해냈다. 그러나 아무리 다양한 요리라고 할 지라도, 자취생이 매 끼 라면만 먹고 살지 못하듯, 백혈병 환자들은 한 끼에 100알이나 되는 글리벡을 도저히 먹을 수 없어서 하나 둘 인간다운 죽음을 선택했다. 물론 대체로 내가 한 말은 뻥이다. 인간다운 죽음 따위는 없다. 인간은 죽어 꼴뚜기가 될 뿐이니까. 

물론 또 그렇다고 내가 지금껏 한 말들이 전부 뻥인 것은 아니다. 진실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일테면, 300원짜리 글리벡을 한 달간 복용하며 生을 유지하는 비용으로는 3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하여 글리벡은 한 알에 2만원정도 한다는 것. 뭐. 대충 이런 건 농담이 아닌 진실이다. 아시다시피 절망적인 이야기들만이 대체로 진실이고 마는 것이다. 결국 백혈병 환자들에게 글리벡은 그다지 밝은 미래가 아니었다. 한 달에 삼백만원 쯤은 흔쾌히 쾌척할 수 있는 백혈병 환자들에게는 예외겠지만(여기서 나온 수치들은 약간 정확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원체 오래 된 이야기고 나는 인터넷을 쓸 수 없으니까. 하지만 전체 논의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는 큰 문제가 되는 오류가 발생하지는 않는 그런, 철저한 숫자들이다). 글리벡의 값은 그 연구에 들어간 개발비를 환수해야 한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그리고 글리벡의 대량생산에 관해서는 연구사의 독점권이 발동된다. 지적 재산권이라나 뭐라나. 어쨌거나 과학은 백혈병에 승리한 것 같지만. 뭐. 아무튼.


문제 #2-인류 최악의 질병 말라리라.

물론 현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질병은 에이즈다. 그러나 만약에 우리가 현 인류라는 개념을 60억이 조금 넘는 지구상의 모든 인간으로 확대 해석하는 오류를 저지른다면, 인류 최악의 적은 단연코 말라리아다. 원체 듣게 된 지 꽤 오래 된 이야기이며, 저 위에서부터 지금까지 몇 줄 쓰는 동안 인트라넷 컴퓨터가 인터넷으로 변신하지는 않았기에 내가 정확한 수치를 제시할 수 없지만,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에이즈보다 말라리아가 더 많은 인류를 학살하고 있다(인간의 증오와 파괴보다 더 많은 인류를 학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어감상으로도 무언가 댄디하지 못한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 너저분한 말라리아는 그러나 실로 굉장한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다만 그것이 학살하고 있는 대상이 우리가 잘 모르는 나라들-이를테면 며칠 전에 생전 처음 들었던 '토고'라거나 하는-에 거주하는 두 다리로 걸어다니는 무엇인가이기에 우리는 이에 잘 무감각한 것이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에이즈와 다르게 그들은 선진국의 국민들을 죽이지 않기에 무시당할 뿐이라거나, 그런 것이다.

물론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 수 있다. 단지 많이 죽이기에 인류 최대의 질병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고. 에이즈는 아직까지 우리의 과학이 막을 수 없는 그런 질병이 아니냐고. 게다가 덧붙여 그것은 섹스로도-심지어 펠라티오로도-감염될 수 있는 그야말로 지상 최악의 질병이 아니냐고. 혹자가 내민 후자의 논거에는 나 역시 충분히 동의하지만 전자의 논거에는 동의할 수 없고 결정적으로 주장 자체에도 물론 나는 동의할 수가 없다.

말라리아는 '과학적'인 차원에서라면야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 소프트한 질병에 불과하다(난치성의 관점이라면 차라리 무좀 쪽이 흉악하다). 과학적 측면에서 말라리아는 정복되었다. 하지만 지금, 승리와 진보와 평화-가 없어뵈는-의 21세기, 어떤 과학도 말라리아를 막아주지 않는다. 아무도 말라리아에 대한 치료제를 만들지 않는다. 팔리지 않는 백신은 만들어지지 않는 법이니까. 팔리지 않는 책은 만들어지지 않는 것 처럼. 마치 허원영이 서점에서 '존재와 무'하권을 찾을 수 없었던 것 처럼. 승리와 진보와 평화의 21세기의 규칙이다. 그리고 사태가 이쯤되면 우리는 이런 표현을 사용할 수도 있다. 

'과학은 말라리아를 막을 수 없노라' (두둥)

논의가 이쯤 진행되고 보면 내가 제법 즐겨 쓰는 표현 중 하나인 '물론 다 뻥이다'가 나오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바로 조금 전에 말하지 않았던가. 절망적인 이야기들은 대체로 진실이고 만다고. 리얼리즘은 태초부터 그로테스크인 것처럼. 실제로 그러하지 아니한가? 지금, 어떤 과학이 말라리아로부터 인류를 구원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던지는 것 보다는, 차라리 꼴뚜기가 미국 대통령인가? 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던지는 편이 이만칠천이백오십배쯤 현실적이다.


-문제 끝. 꼴뚜기무침 찬가.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난치병 연구에 획기적인 진보를 가져다준다고 한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 이 난치병-헛소리증-도 어떻게 좀 고쳐주셨으면 한다.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없는 것 같으니까. 말라리아도 정복된 마당인데. 난치병 정복, 이는 언젠가 반드시 가능해질 것이다. 나는 대체로 공대생을 믿는 편이니까. 한때는 파이로테크니션을 꿈꾸며 모 대학 화공과 수시 모집에도 응시했던 사람이니까(떨어졌기에 다행이다. 나는 믿음직스럽지 못하니까). 그러나 나는 느낀다. 과학은 난치병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을. 나로서는 평생 구경해보지도 못할 만한 돈들이 굴러다니고, 특허권-그러니까 결국 돈-과 관련하여 벌써부터 이리저리 삐걱거리고 있는 작금의 연구 상황을 보면 말이다.

시간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연말을 맞은 경리병 김강록과 말년병장 이준영에게 시간이 평등하다는 것은 기만이다. 환경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 모든 이에게 평등하기에 03년 여름의 유럽대륙을 강타한 수상쩍은 무더위에 집을 살 수 없었던 사람들만 죽어버렸다. 물은 오염되어서는 안 된다. 에비앙 생수로 애완견을 목욕시킬 수 없는 이들을 위해서. 마찬가지로 과학도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 다만, 어떤 이들은 과학 앞에 조금 더 평등할 뿐이다. 그리고 배아줄기세포가 연구된다. 어떤 이들은 배아줄기세포 앞에서 조금 더 평등할 수 있을 것이다. 급식비도 낼 수 없는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의 가치는 식판에 올라간 꼴뚜기무침이 내게 주는 가치만큼도 없겠지만. 

어쩌면 이렇게 비관적일 것은 없으리라. 계속해서 과학 기술이-원자폭탄 따위를 만드는 기술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과학 기술이-발달해주면 인류가 그 무서운 질병들을 차례로 세계 밖으로 퇴장시켰던 것 처럼 에이즈도 말라리아도 그리고 이름 모를 수 많은 불치병들도 다 몰아낼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희망은 있다. 희망은 1871년 3월의 파리에도 있었을 테니까. 인류는 적어도 세계에서 유례없이 전 세계 인구를 감소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던 흑사병을 몰아냈으니까. 그리고 거지에서부터 왕까지도 벌벌 떨게 만들었던 그 질병을 이제는 아마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빛나는 '토고'의 거지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모르겠다. 글리벡이 발명되었는데도 백혈병 환자들은 신음한다. 지적 재산권과 연구개발비 환수의 논리는 인류 생존권의 논리보다 우월한가보다. 짬도 안되는 논리가 개념없이 쌉치고 있는 것을 보니 차라리 군대가 좋다는 생각도 든다. 말라리아도 정복되었는데 사람들은 말라리아로 죽어간다. 희망은 있을 것이다. 과학은 결코 말라리아를 막아 주지 못하겠지만.



그러나



인류 전체가 질병으로부터 평등하게 해방되는
희망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비록 그 희망은 결코 과학이란 이름의 허공에 매인 십자가에 매달려 있지 않겠지만.





병장 김건수 (2005-12-12 12:52:44)  
줄기세포연구의 결과물은 전인류가 공유해야한다
줄기세포연구의 결과물은 누구의 소유여서도 안된다
줄기세포연구의 결과물로 이익을 창출해선 안된다(그게 누구던지간에..)

이것이 바로 소위'황까' 선동부대격인 민노당,한겨레,프레시안등등의 논리죠

딱 봐도 저런 논리가 통할곳은 지구상에.....딱 한곳밖에는....................................  

상병 주영준 (2005-12-12 13:21:39)  
에. 그게. 저런 논리가 통할 곳은 지구상에는 없는 듯 해요(예전에도 없었지요). 민노당은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정당이고. 한겨레는 안본지 일년은 넘었네요. 프레시안은 글쎄. 딴지일보 이외의 인터넷 언론하고 안 친한 편이라서요. 오히려 제 논리와 논리의 내적 유사성도 없을 듯 하고-민노한겨레프레시안이 대충 뭐 하는 동네인지는 들어 알고 있기에-별로 친할 것도 없는 그들을 제게 거론하는 게 선동에 가깝지 않나 하는 조심스런 생각이 들어요.  

병장 김건수 (2005-12-12 13:48:14)  
가난하고 힘없는 환자들이 자본주의 논리앞에 죽어가서는 안된다는 요지의 글로 해석했는데 그게 아닌가봐요

'딱 봐도 저런 논리가 통할곳은 지구상에.....딱 한곳밖에는....................................'
이말은 제가쓴 댓글 위에3줄을 보고 쓴말이고요  

병장 김동환 (2005-12-12 15:29:21)  
아하. 이강준의 '이'가 바로 저분이었군요. 내심 궁금했드랬어요.

파이로 테크니션의 한사람으로서 저도 그 희망을 믿고싶군요.  

병장 김동환 (2005-12-12 15:52:51)  
참. 제가 가지고 있는것도 2003년 자료라 지금과는 좀 다르겠지만
글리벡 2003년도 기준 보험처리하면 한알에 1만7천원쯤. 한달 복용에는 211만원이 든답니다.
아마 지금은 좀더 가격이 내려갔을꺼에요. 글리벡의 부작용과 대체 약품의 발달로 말이죠.  

상병 김상희 (2005-12-12 15:56:48)  
오늘 전역하는 고참때문에 꼴뚜기를 집어들었습니다. 생태주의자가 무슨 꼴뚜기람 이란 생각을 하면서 못생긴 꼴뚜기를 젓가락질 하면서 맛이 없었다는 생각밖에 못했는데, 영준님의 글을 보니까 제가 생각 못한 것들이 있었군요, 한때 애인이었던 그 친구 때문에 '글리벡'에 대한 문제를 고민한적 있었는데, 왜 의료분야는 인류에 가장 중요한 인간적인 삶에 대한 문제인데, 그걸 시장논리로 시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글리벡이 34500하던가요? '365일 천국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방영하면서 불특정 다수에게 요구하는것보다 의료분야는 정부에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쨋튼, 과학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아요. 누구를 위한 월드컵인가?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와 같은 의미라고 생각해요. 논지에는 조금 벗어난 감이 있지만, 월드컵 조추첨 하면서 새로 나온 공을 수출하는데, 제3국 꼬마들 얼굴밖에 안떠오르더라구요. 가자! 독일로도 배부른 자들의 외침일 뿐인걸요  

병장 김대현 (2005-12-12 18:06:54)  
방향의 차이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 정도의 차이, 갈아엎을 필요 없이, 그저 조금 신경 써주면 되는 건데, 라고 믿고 싶은 마음.  

일병 이성현 (2005-12-12 18:11:00)  
글 잘 읽었습니다. 씁슬하네요.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글입니다.  

병장 우정민 (2005-12-12 20:02:18)  
저 위대하고 찬란하고 절대적인 자본주의체제를 삼가 받들어 모실지어다.  

병장 한상원 (2005-12-13 00:45:25)  
나의 조그마한 불편이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작은 배려가 또한 무수한 사람들에게, 싸이월드에서 노래 두 곡 살 정도가 적어도 하나의 가족에게, 큰 힘이 된다는 건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어떤 수치나 추상적인 문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겪지 않으면 정말 안되는걸까요.  

병장 조호연 (2005-12-13 07:40:30)  
이 글의 반론으로 과학적 진보를 들먹이는 건 우스운 일인가요..
페니실린도 처음에는 엄청난 가격에 소수만이 이용할 수 있는 '특권'이였지만 시간이 흐른 현재는 이야기가 틀리죠..황교수연구를 포함한 과학적 진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자본의 논리로만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가슴아픈 단어지만)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문제를 부정하는 것은 현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일지도 모르죠..그 시간들을 줄이고 좀 더 빠른 시간안에 그러한 과학의 혜택이 더 많은 이들에게 돌아갈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요.. 별도로 아프리카의 질병과 가난의 문제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고민을 좀 더 해봐야겠네요..  

병장 조동식 (2005-12-13 10:45:47)  
칼럼의 제목만 보고 예상했던 글의 전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글이군요
이미 모두가 알고 있고 모두가 마음 아파하지만 절대로 변할수 없는 현실이지 싶습니다.
과학자도 성인이 아닌 한사람의 자본주의자이기 문입니다.
언제가 나타날지도 모르는 천재 성인 과학자에게 미리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병장 안준원 (2005-12-13 19:23:35)  
제 앞으로의 삶은 영준씨에게 욕먹을 삶이 될 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하지만 마지막엔 칭찬 받을 거에요.  

병장 김정희 (2005-12-13 21:16:00)  
글쎄요.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글이지만, 칼럼이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하네요.

가쉽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배아줄기세포와 꼴뚜기 무침이 어떻게 연계가 되었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그냥 맛없는 꼴뚜기무침 꼴이 지금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다. 라는 얘기를 펴고 싶으신 것 같은데.

글리벡을 들먹여서 전혀 배아줄기세포와 관계없는(아직 그 어떤 지적 재산권도 행사할 수 없는) 관점에서 논의가 이루어진 듯 하네요.

뭐, 현대 사회에서 사유는 인간의 자유가 되었지만. 사유의 방종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를 가져다 주지는 않습니다. 그냥 넋두리라고 생각하면 마음에 들지만.

이게 칼럼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입니다. 그냥 어려운 얘기 꺼내는 양 말을 퍼즐 마추듯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거든요.

그럴 땐 그냥. 이 x발 x 같네. 한마디면 충부하지 않던가요?  

병장 허원영 (2005-12-13 23:40:58)  
김정희 님 / 굳이 제가 답글을 달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그래도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영준님은 글리벡 이야기를 하려던 것도, 배아줄기세포나 황우석 교수 이야기를 하려던 것도 아닙니다. 그런 모든 것들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기본'과 '상식'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죠. 무엇이 먼저인가, 어느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가, 그런 것에 대해 이야기한 겁니다.

유머는 유머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면 누군가가 설명해 줄테고, 그 설명이 납득이 가지 않으면 그때 다시 반론을 제기하면 됩니다. 굳이 '사유의 방종'이니 하는 '어려운 얘기' 꺼내실 필요는 없을 듯 하군요.  

상병 김강록 (2005-12-14 17:09:44)  
과학의 진보를 숭상하는 이들, 그들은 정작 과학의 목적이 되어야 할 '인간'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결국 그들이 기뻐하는 내막은 과학이 자신들의 불편한 심사를 손 하나 까딱 안하고 덜어주기 때문이 아닌가?  

병장 김건수 (2005-12-15 08:39:41)  
그래도 과학은 진보되어야한다고 봅니다!!!  

병장 김대현 (2005-12-15 11:56:51)  
과학은 진보되어야 하지만, 진보하면서 다른 것도 신경쓸 수 있습니다. 그런 건 왜 생각도 안해보는지 모르겠습니다.
괜히 과학 진보하는 '분위기'에 판깨지 말고 탄력받아 그냥 가자 - 식의 우루루 사고방식은 그래서 위험한 거지요.
화법을 좀 빌자면, 위 글 쓰신 분들 중에 과학은 진보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신 분은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병장 김건수 (2005-12-15 14:37:13)  
성체줄기세포든 배아줄기세포든 궁극적으론 인간을 위해 사용될 부산물 아닌가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도 타고다니는 자동차도 비행기도 인간을 위한 과학적 진보의 결과물이라 보는데요.....

당장 소백산 천문대에 올라가 거기계신분들께 '과학의 발전외에 다른것도 생각해볼수있습니다. 다른것도 생각해보세요'라 말하면 그분들이 얼마나 설득력있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우리가게의 매상이 얼마일지...우리아버지가 갖고 있는 주식이 올랐을지 아~내년부터 월급오른다는데 얼마나 더 줄라나...이런생각이 항상 머리속에서 맴돌고있는 지독한 현실주의자인 저로선 그런 사고방식이 얼마나 위험한지 감이 안오는군요

저의 사고가 위험한 사고방식이라 인정한다면..
지나친 감상론적 사고또한 위험하지 않을까요  

병장 김대현 (2005-12-15 18:07:24)  
그 인간을 위해 사용될 부산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김건수님이 생각하시는 그 "인간"은 과연 누구입니까.
성체줄기세포를 통해 난치병을 구원받을 환자들도 "인간"이고, 그 옆에서 돈이 없어 구원받지 못할 수 있는 환자들도 "인간"입니다. 
애초에 인간을 위해 사용된 부산물이니만큼 그걸 운용하는 데 있어서 인간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만들지 말고 좀 잘해보자는 얘깁니다.
혹여 더 많은 사람이, 혹은 더 돈많은 사람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은 인간답게 살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시겠지요.

현실주의자 - 라고 하셨는데, 현실주의는 그렇게 하는게 아닙니다.
혹여 팍팍한 삶으로 호구지책 외에는 다른 것 돌아볼 겨를없다 여기는 삶이라고 해도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지 그것 그대로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그놈의 "현실"이란 건 자기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그 현실 속에는 자신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받는 삶이 들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것도 생각해보고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자기만 팍팍하니 힘든 것이 아니기에, 자기 힘든 걸 핑계삼아 유기해버릴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건수님의 말대로 과학은 진보되어야 합니다.
그 말에 동의하면서 저는 말합니다. 진보하면서도 챙길 건 좀 챙기자.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동물입니다.
그러면서 맹탕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왜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는 걸까. 귀찮아서 그럴까.  

병장 김건수 (2005-12-16 07:55:10)  
'생각'에 관점을 둔다면 제말이 틀린겁니다
'실천'에 관점을 둔다면...글쎄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돌아보면 답이 나올듯하기도 하고요

대현님께서 무슨 전공이신지 잘 모르겠지만 전역후 졸업해서 팍팍한 세상에 취해 비틀거린다해도
지금 이생각 버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상병 주영준 (2006-01-06 07:59:47)  
대현님은 취업률 최악의 전공으로 이름난 인문학의 어떤 분야를 공부한답니다. 헤에. 걱정 마세요. 건수씨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