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해서 화가난다. 
 병장 진규언 02-12 10:13 | HIT : 370 



 월요일 아침부터 화가난다. 골이 난 사람처럼,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다.

 멍청한 스스로에게 짜증을 퍼붓는다.
 메이저는 순수한 메이저리티를 지향해야 한다. ?
 엘리트를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엘리트주의를 경계한다 ? 이건 모순이다.
 아 멍청하다. 진짜 멍청하다.
 왜 난 이것밖에 안될까.

 화난다. 열받는다. 멍청한 스스로에게 짜증까지 나버린다.
 이곳에 오기전에 왜 그만큼밖에 자라있지 못했을까.
 이곳에 와서 왜 이만큼밖에 자라지 못했을까.
 아 멍청하다.

[ 소통]
1. 전제
 지식과 경험의 증가가 답보상태에 머문다면, 그 해결책은 '소통'이 되어야 할진대

2. 도입&적용
 이미 소통의 공간인 이곳을 만났다.

3. 한계
 자신의 한계이다. 결코 타인에게서 그 이유를 묻지 않는다.
 멍청해서 화가 난다. 자신만의 깊은 성찰 혹은 전문적 영역을 발판으로 한 글에 
 나는 왜 답글을 달지 못하는가.
' 소통'은, 어느정도 대등한 관계(지적수준을 비롯한 모든것들)에서 가능할 것인데
 내가 소통할 수 있는 대상과 분야는 지극히 협소하구나. 멍청하다. 
 왜 난... 이것밖에 안되나. 아 화난다. 

4. 방법
 역설적으로 시일이 조금 흐른 후에 보다 나은 소통을 위해서
 입을 닫자. 소통을 위해서라면, 뚤린 입을 놀려서라도 단 1명의 청자를 위해서라도
 말을 하고 글을 엮는 것이 좋겠지만 그 소통이과연 누구를 위하는 것이냐를 물었을때
 온전하게 나를 위하는게 어떤건지를 보려면, 입을 닫자.
 조금 지난 뒤에라도 읽어주고 비평해줄 누군가는 있겠지. 

 ※ 첨언
 계기는 이렇듯 갑작스레 찾아오는 것이다.
 막연한 생각들이, 단 일회의 만남으로 정리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동안 지극히도 얕고 가벼운 책들을 읽어온 터라, '결산' 따위를 실컷 적다가
 다 지워버렸다. 울분이 난다. 난 왜 남들 다하는 결산조차도 올릴 수 없는가.
 나의 길에서 한치도 나아가지 않았다.


 결.언.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배격한다. 쉽게 쓰여진 책을 지양한다.
 어렵고 빽빽한('나'를 기준으로, 앞으로 나아간 누군가에겐 쉽게 쓰여지고
 읽혀진 글들이겠지만... 훗날 '진보한' 내가 쉽다고 느낄수 있을만한) 글을
 읽어야 한다. 강박관념까지.

 지난 10일 행정,외무고등고시 1차 시험일이었다.
 친구를 만났다. 1명은 올해 합격 예상('그'의 예상이 아니라 '나'의 예상). 
1 명은 내년을 기약하는.. 많은 생각이 든다.
 그생각들을 말로 풀지 못하겠다. 멍청해서.


2.11 일 구매분(앞서 걸어가신 분들의 추천을 기초로)
 자본주의 역사강의 - 백승욱
 국가의 역할 - 장하준
 시지프 신화 - A.까뮈
 소유냐 삶이냐 - 에리히 프롬
 우리 학문의 길 - 조동일
 엔트로피 - 제레미 리프킨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고병권
 철학과 굴뚝 청소부 - 이진경

 다독의 치기어린 조급함에서 벗어나
 단 1권이라도 제대로 읽고 독서후기를 올려보고자 한다..
 멍청한 내가 진짜 싫어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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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장 김현동 
 쉽게 쓰인 책만 읽는 건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반드시 어렵고 빽빽한 책만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쉴 줄 알아야 더 오래 달리죠. 

 좋은 독서후기도 기대하겠습니다. 기대 만빵 꺅. 02-12   

 상병 김지민 
 너무 압박해서 그래요. 
 멍청해서가 아니라 너무 고르기 때문이에요. 압박하니까 자꾸 고르게 되지요 
 너무 혹독하게 자기성찰 하신다. (웃음) 

 좀 더 루즈하게. 루즈하게. 재미나게. 신나게. 02-12   

 일병 구본성 
 저도 공감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너무 오랫동안 책을 손에서 놓았던 듯 하네요. 그래도 맘 먹는다고 순간적으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네요. 02-12   

 병장 이규혁 
 자기비관자 라는 명칭 , 왠지 마음에 듭니다. 02-12   

 병장 윤대근 
 너무, 심각해지시는 건 그렇지 않나,, 라고 생각해요, 
 좋아서 읽는 책이고, 좋아서 하는 소통인데 

 그렇게 압박을 느끼실 필요성까지는,, 

" 즐기시면" 안될까요? 배우고, 한계를 느끼고, 한계를 뛰어넘는 과정들을 02-12   

 일병 이호석 
 쉬운 책을 지양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책은 쉽게 써야 합니다. 여러모로 아이러니죠. 02-12   

 병장 한상연 
 지혜와 명철함을 추구하는 것 역시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아닐까요. 02-12   

 병장 강세희 
 저 또한 책을 통해 배운 한 가지를 꼽으라면 '나는 무지하다' 입니다. 
 어쨌든 너무 좋은 책들을 고르셨네요. 02-12   

 병장 배진호 
 재미있는 글이네요... 

 소통에 관해서.. 

 저 글은 자책이 아니라 비판이군요.. 

 흣... 소통을 저도 하고 싶군요.. 때론 소통하려고 발버둥 쳐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때가 있지요.. 

 자신만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스스로의 생각을 다질뿐... 02-12   

 병장 김선호 
 그저 당당해질 수만 있다면. 02-13   

 상병 정광선 
 법구경에 이런 구절이 있죠. 
"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자는 어리석으나 
 스스로 무지하다고 생각하는 자는 적어도 그만큼은 현명하다." (대충...)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려는 의지만으로도 
 얻기 힘든 주인을 얻은 것이죠(웃음) 02-13   

 상병 노경영 
 글을 보자하니 전혀 무지하지 않고 
 자기성찰에 냉정함만이 느껴지네요 02-13   

 상병 박정현 
 찾아내시길.....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