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소설] 다찌마와리동슥, 안드로매다행 특급열차를 타라  
병장 전승원   2008-10-09 16:07:02, 조회: 663, 추천:4 

[릴레이소설] 다찌마와리동슥, 안드로매다행 특급열차를 타라.: 위기의 파시스트.  


  " 제기랄. 모두들 날 우습게 보고 있어! 날 바보로 보고 있다구-! "

  그는 더이상의 모욕을 견딜 수 가 없었다. 자신을 매크로라고 부르는 수많은 이들에게 복수를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옛부터 그를 꾸준히 압박해 오던 소재의 고갈로부터 벗어날 방법이 없음을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소재 고갈을 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왔으나, 첩첩산중이라 그랬던가. 바쁜 하루의 나날로 도저히 소재를 구할 시간조차 하늘이 허락하지 않은 듯 했다. 그는 결국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마왕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책마을에서 이단의 문헌으로 규정한, 악마의 소재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어느 누구도 그 소재에 대한 언급조차 허용되지 않을만큼 그것이 위험하다는 것은 그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 모든 것보다 소재에 대한 갈망이 더 강했다. 더이상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아니 철저히 복수해 주기 위해서는 그 [소재]가 필요했다. 그는 자칭 파시스트답게 이탈리아산 모짜렐라 치즈를 곱씹으며, 자신을 놀린 수많은 이에 대한 복수를 하고자 는 의욕을 불살랐다. 하지만 그의 불타는 의욕으로도, 오랜 기간동안 금기시 되어온 역사는 쉽사리 그 정체를 보이지 않았다. 그에게 필요한 자료가 너무 없었다. 아마 오랜 기간동안 금기시되어 기록조차 제대로 남지않은 그 [소재]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였다. 그의 의욕은 서서히 실망으로, 그리고 분노로 바뀌고 있었다. 결국 그의 가슴 속에 남은 것은 목적없는 의욕과 대상없는 분노였다. 곧 터질듯한 그의 집념은 하늘을 향했다.

  [ 이 빌어먹을 것들 모두를 부숴버리겠다-!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

  그의 한이 맺힌 절규는 책마을 이리저리 울려퍼졌고, 그 외침은 곧 잠들어 있는 고위 악마인 [악플러]를 깨우게 되었다. 악플러는 그의 영혼에 매우 깊은 탐욕을 보였다. 그의 영혼에 잠재된 수많은 가능성을 가진다면, 자신은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악플러는 자신의 모습을 사람으로 바꿔, 그에게 찾아갔다. 악플러가 그를 찾아갔을 때에는, 마음 속에 든 모든 독기를 내뱉고 절망에 빠져있는 상황이였다. 그의 손에는 이미 토핑없는 피자만이 들려있었다. 악플러는 절름되는 다리를 끌고 그의 앞에 섰다. 그 역시 지금 자신을 찾아올 존재는 악마밖에 없고, 다리를 저는 모습에 자기 앞에 선 존재가 누구인지를 확신했다.

  " 내 영혼이 필요한가? "
  " 훗, 그건 네가 바라는 것 아니였나? 영혼을 팔아서라도 복수를 하겠다는... "
  " 역시 악마답군. 누구보다도 날 잘알고,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걸 가지고 있군. 좋아- 내 영혼을 팔지. 그럼 넌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지? "
  " 역시 내가 갖고 싶어 안달이 날만한 존재군! 좋아. 내가 너에게줄 것은 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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蛇足 : [ 다찌마와리동슥, 안드로매다행 특급열차를 타라-! ]의 첫 시작인 [ 위기의 파시스트 ] 입니다. 이미 소재와 전개면에서 충분히 안드로매다 행, 수습불가 수준으로 만들어 놨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상상력과 기지를 지켜보겠습니다.




* 책마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10-09 17:58)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7
14:19:47 

 

일병 송기화 
  "이 티켓이다." 
그것은 기차표였다. 
"아... 아니.. 제목 그대로 정말 안드로매다행 특급 열차표냐..." 
"안드로매다로 간다면 역시 그 기차 아니겠는가." 
그렇다 그것은 보통 기차표가 아니었다. 그 옛날 엄마잃은 소년이 모르는 사람 함부로 따라가면 안된다는 가르침을 엄마와 같이 잃어버리고 괴이한 모자를 쓰고있는 여자와 함께 타고 떠났던 그 기차의 티켓이었다. 
"그 소재는 안드로매다에 있는 것인가?" 
그가 난데없는 급진전에 잠시 넋을 잃었지만 소재에 대한 집착으로 금새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그래. 그 소재는 안드로매다에 봉인되어 있다." 
"봉인?" 
"그래, 그 소재를 봉인하기 위해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개념을 안드로매다로 보내버리고 있지. 강력하고 위험한 악마의 소재지만 수백만, 수천만명의 개념들이 굳게 봉인하고 있기에 함부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지." 
그는 곰곰히 생각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면서까지 봉인하는 걸 보아 자신의 여행길이 순탄할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강력한 동기가 있었다. 
"자, 기차에 타겠는가?" 
악플러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2008-10-09
16:26:13
  

 

상병 엄태산 
  그러나 그에게 선택권이란 없었다. 
그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티켓을 받아들며 말했다. 
"좋아. 그 묵직한 '소재' 받아주지!" 
악플러의 눈에 보이는 그의 행동은 무척이나 당당했다. 
그랬기에 그의 눈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가지고 싶은 녀석이다.' 
그는 악플러에게서 시선을 거둔후 바로 등을 돌려 기차역을 향해 걸어갔다. 
"반드시 책마을 매크로 라는 이름은 내 이름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게 해주겠다. 
기다려라 책마을 의 우민들이여." 
그의 손에는 티켓만이 들려있었다. 2008-10-09
16:47:50
  

 

일병 조영준 
  결국 댓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군요.. 제 탓인것만 같습니다... 
답글로 적으려다 그냥 여기에 계속 적겠습니다... 


티켓을 들고 당당하게 입장하려던 찰나, 
개찰구에서 역무원에게 가로 막히고 말았다.. 
"티켓을 주셔야지요..?" 
"여기 있습니다.. " 
"장난치지 마시고 제대로 된 티켓을 주셔야 합니다." 
"아니 무슨 장난...을..???" 
하고, 티켓을 훑어보는 순간 그는 그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분홍빛 바탕에 왠 너구리 두 마리가 무지개 앞에서 뛰놀고 있는 .. 
그리고 무지개 아래로 서 있는 3개의 탑과 성... 그래 그랬다... 
그것은 바로 롯데월드의 입장권이었던 것이다.. 

"아...." 
그의 짧은 탄식은 허공을 가로질렀지만, [악플러]는 이미 온데간데 없었다. 2008-10-09
16:59:02
  

 

병장 허종웅 
  집에 돌아가려던 그는 기왕 이렇게 된바에 롯데월드에 가서 기분전환을 하기로 했다. 
롯데월드에 다다른 그는 입장하기 전 간식거리를 사기 위해 근처 슈퍼를 들렀다. 
그 슈퍼 입구엔 허름한 옷차림의 소녀가 힘없이 주저앉고 있었으나, 
그는 신경쓰지 않고 그녀를 지나쳤다. 

'헛.. 뭐지 이 이상한 기운은...' 

그녀를 스치면서 느껴진 어떠한 기운에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안돼!" 

뒤를 돌아보는 찰나에 그녀는 이미 그의 주머니속 티켓을 집어 달아났다. 2008-10-09
17:10:12
  

 

병장 이동석 
  풉, 안드로메다를 넘어섰군요. 허허. 2008-10-09
17:17:32
 

 

병장 이동석 
  (퇴근하기 전에 십오분쯤 웃고 있습니다.) 2008-10-09
17:19:32
 

 

상병 이동열 
  하지만 악마에게 영혼을 팔 정도로 소재에 대한 갈망이 컸던 그는 단숨에 그녀를 잡아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난 시크한 도시남자지.하지만 내여자에겐 따뜻한 남자야. 어떻게 나의 여자가 되겠어? 그리고 함께 롯데월드로 가는거지." 
"싫어요. 내가 왜 당신의 여자가 되어야 하죠?" 
"안되겠군. 무력으로라도 끌고가야겠군." 
이라고 말하고 표를 뺏는 순간, 갑자기 입장권에 안드로매다 청룡열차 이용옵션이 추가되었다. 

그순간, 악플러의 귓속말이 들렸다. 
"바로 그여자가 너의 안드로매다여행의 동반자다! 하하핫! 어서 안드로매다로 향해보거라! 아주 험난할 것이다! 하하핫!" 2008-10-09
17:22:39
  

 

일병 송기화 
  "이건 또 뭐지." 
또다시 일어난 급전개에 당황한 사이 개찰구 쪽에서 방송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 아, 안드로매다행, 안드로매다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손님여러분께서는 한걸음 물러서주시기 바랍니다.- 

"열차가 들어오고 있어요! 어서 뛰어야해요!"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은 채 순식간에 분위기에 적응해버린 여자가 재촉했다. 
"어서요! 빨리 달리지 않으면 노약자석에 앉을 수밖에 없어요!" 
그녀는 그의 팔목을 잡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뭐..뭔가에 휩쓸리는 기분이야..." 
그는 나지막히 중얼거렸지만 발걸음은 이미 열차를 향하고 있었다. 

달려가는 그와 그녀의 뒷모습을 악플러가 롯데월드 너구리로 변장한 채 흡족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 여자가 너의 마지막 난관이 될 것이다. 후후후후후후" 2008-10-09
18:04:28
  

 

병장 이정남 
  악플러의 독백은 역내의 공허한 공기속에 입내음을 더할 뿐이었다. 

같은 시간, 플랫홈으로 막 들어선 열차의 문이 열리고 그녀는 그의 손목을 거칠게 
이끌어 열차에 올라탔다. 
다행히 열차에는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만이 적적한듯 미니노트북에 저장되어 있는 
아미데이를 묵묵히 지켜 보고 있었으며, 행여나 자신들의 자리가 될까 노심초사했던 
노약자석에는 미스터 소크라테스의 김래원만이 담배를 물고 있었을 뿐이었다. 

아무런 이유도 모른채 다급했던 그녀는 그제야 진정이 되었는지 그에게 자초지종을 
들으려고 그를 향해 돌아섰지만.... 
그는 그 열차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에는 아직 그의 따스한손목이 들려져 있었다. 

그렇다. 
그녀는 미친듯이 달려가다 그의 손목을 뽑아 냈던 것이었다!!!! 

멍때리던 그녀의 귓구녕에 박히는 따스한 안내원의 멘트. 

"본 열차는 호그와트, 호그와트 행 열차 입니다, 목적지까지의 소요시간은 2341234시간, 
여행하시는 동안에 불편함이 없이 최선을 다해 여러분을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열차 바로 출발 하도록 하겠습니다" 

칙칙폭폭.... 

그녀의 멍해진 두 눈에는 알수 없는 상실감이 가득했고, 
두 손에 든 그의 손목만이 방금 전까지 있었던 일이 꿈이 아님을 알려 주고 있었다. 

그때 그는... 2008-10-09
21:18:46
  

 

일병 박영준 
  "으악 내 손목!!" 
그는 손목이 끊어지는 아픔에 소리를 질렀지만 여자는 안드로메다행 기차를 향해 그의 손목을 뽑아든 채로 뛰어가버렸다. 이미 인파속에 파묻혀 보이지않는 여자를 향해 손목을 달라고 한참을 부르짖던 그는, 이내 고통에 겨워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그는 손목을 부여잡고 일어나 정처없이 걸어갔다. 

꽤나 오랜 시간을 걸어 동네 어귀에 다다랐을 때, 그의 귀에 한 외침이 들어왔다. 
"야 거지다!" 
"공격!!!!" 
이럴수가. 어제까지만 해도 살갑게는 보지 않을망정 아저씨라는 호칭은 꼬박꼬박 붙여주던 동네 꼬마들이 자전거를 타고 보조바퀴를 덜덜거리며 쫓아오기 시작했다. 
동슥은 순간 갈등에 휩쌓였다. 
꼬마들을 때릴것인가. 아니면 거지라고 치고 냉큼 도망갈 것인가. 

'딱!' 

그순간 동슥의 머리에 꼬마 1이 던진 자갈이 날아왔다. 

그리고. 

동슥은 이성을 잃고 폭주하여 꼬마를 쫓아가 때리기 시작했다. 한쪽만 남은 손목으로 매몰차게 꼬마의 뺨에 왕복운동을 가하던 중, 꼬마의 주머니에서 알사탕이 떨어져 나왔다. 

배고픈 동슥은 알사탕을 주워서 깨물어 먹고는, 손목이 돋아나는 자신의 팔을 보며 기절했다. 

저 멀리서 악플러가 그 광경을 지켜보며 이렇게 읊조렸다. 

"동슥의 각성과 S2기관 섭취라...제레의 늙은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는걸..." 2008-10-09
21:50:17
  

 

병장 이동석 
  하하하하하 그야말로 첩첩산중? 푸하하. 2008-10-09
22:17:20
 

 

병장 전승원 
  그가 정신을 차리고, 눈 앞의 낮선 광경을 맞이하게 되었다. 동굴처럼 누추한 공간이였다. 사방에서 풀냄새가 날만큼 도심과 떨어진 외진 곳이였다. 

" 이히히- 차렸나 정신? " 

누군가 그에게 질문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의 머리 속은 탁했다. 눈앞도 흐릿했고, 기억의 파편으로 남아있던 손목의 고통이 아직 남아있었다. 너무 혼란스러워 제대로 판단조차 할 수 없었다. 

" 누.. 누구십니까? " 
" 다들 묻곤하지 내가 누군가. 하지만 평범한 늙은이야 난. " 

그의 시야가 조금씩 맑아왔다. 그의 눈 앞에 있는 사람은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였다. 초록빛 피부의 작은 키. 그리고 옆으로 쭉 뻗은 귀에, 연륜으로 가득찬 은빛의 머리카락까지. 그랬다. 그의 눈 앞에 있는 이는 바로 제다이 마스터, 요다였다. 

" 이히히- 쉬게 좀 더. " 

요다는 손을 뻗어 그가 침대에 좀 더 편히 쉴 수, 있도록 포스로 그를 감쌌다. 그는 포근한 기운과 함께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2008-10-10
07:57:31
  

 

병장 허종웅 
  "이러면 안되요, 난 아직 당신 이름도 모른단 말이에요." 
"이름 같은 것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건 오직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 그것뿐이야" 
"아, 이러면 안되는데..난 당신 손목도 뽑은 사람인데.." 

그녀와 입을 맞추려는 찰나, 그는 그 달콤한 순간이 꿈임을 인식했다. 
차츰 눈 앞에 보이는건 자신의 내밀어진 입술을 허탈하게 쳐다보는 요다의 얼굴뿐이었다. 

"에..헴..나를 무슨 이유에서 데려온 것입니까?" 

마치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요다는 서서히 이야기를 해나갔다. 

"조만간 재앙이 닥칠거야 이 곳에. 그래서 필요한걸세 자네의 힘이." 
"전 아무런 힘도 없는 그저.." 
"어헛, 들어보게나 내 얘길" 

요다는 그의 말을 끊고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예전부터 이곳은 재앙이 닥쳤다네 천년에 한번꼴로. 
하지만 그때마다 영웅이 우릴 구해줬지 엄청난 무기를 갖고. 바로 이번 영웅일세 자네가" 
"하지만 저는 아무런 무기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만.." 
"그렇다면 꼭 쥐고 있는 그건 뭐란 말인가 당신의 손에" 

요다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은 안드로메다행 표였다. 그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건 단지 표에 불과.. 헛!" 

그는 표에 끝줄에 새로운 옵션이 추가되었음을 보고 놀란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이 표를 가진 자는 무적입니다' 2008-10-10
08:29:06
  

 

일병 조영준 
  이미 이전에 [악플러]에게 한번 당한 적이 있었던 그는 다시 한번 유심히 
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게 왠걸.. '이 표를 가진 자는 무적입니다' 라는 말 바로 뒷편에는 
한글 2020의 글자크기 4.5 정도밖에 되지 않는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용시 30초당 990원의 이용료가 부과됩니다.] 

" 아니 이게 뭡니까 ! 장난 치는 겁니까 ! " 
" 역시 다찌마와리동슥 답구만, 그걸 알아채다니 흠흠" 
" 뭐 이런 요다 같으니라고.. #$%#^@" 
" 알겠어 알겠어. 본론으로 돌아가도록 하지 .. 
아까 말했듯 이 곳에는 곧 재앙이 닥칠 것이네 그러니 자네의 힘이 필요하네 " 
" 아, 그건 아까 이미 말했던 것이고..." 
" 거 참, 성질 급한 것이 딱 영웅의 모습이로구만, 알겠네 여기 있네" 

하며 요다가 건넨 것은 바로 다름 아닌 톱과 망치, 못, 그리고 호루라기 하나... 

" 여기 있는 이것들로 커다란 배를 하나 만들게..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한 쌍씩 꼭 다 탈 수 있는 그런 커다란 배여야만 하네 
그런다음 이 호루라기를 불면, 모든 생명체들이 여기를 향해 달려올 것이네 " 
" ...." 
"동슥, 시간이 없다네, 그럼 자네를 믿겠네. 뿅~" 

그렇게 사라져 버린 요다... 

결국 또 이렇게 혼자 남겨지고 만 동슥이었다.. 2008-10-10
09:09:41
  

 

상병 강수식 
  하지만 동석은 순간적으로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이 여행을 떠나온 이유가 무엇이었단 말인가.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소재'를 찾아 떠나오지 않았던가. 그러한 소재를 찾아 자신을 매크로라 부르며 
떠들어대던 무지몽매한 책마을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하자는 것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소재가 있다는 안드로메다에 
가기도 전부터 악플러는 동석에게 수 많은 난관을 제시했고 
손목이 잘리고, 아이들에게 돌을 맞고, 땅바닥에 떨어진 알사탕을 철근처럼 씹어먹으며 살아남지 않았던가. 
그것은 단지 '소재'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동석은 중얼거렸다. 
'그래. 잊고 있었어. 나는 소재를 찾으러가야해.' 

"나타나세요! 요다! 다시 나타나란 말이에요!" 

"자네, 왜그러는가?" 

소재를 찾아가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은 동석의 표정이 결연해지는 것을 보면서 요다가 
물었다. 
동석은 그런 요다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요다.죄송합니다만 저는 소재를 찾아 안드로메다로 가야합니다. 저를 놓아주십쇼." 
순간 요다의 얼굴이 진지해졌다. 
"자네. 안드로메다를 가야만 소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예. 악마와 계약을 했습니다. 그 곳에 가면 소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미련한 놈. 소재란 그런 곳에 있는게 아니야. 니 안에 잠들어 있는 소재! 그걸 끄집어 내란 말이다." 
"저에겐 그러한 소재가 없습니다! 소재를 구하기 위해 저는 메크로란 소리를 들어가면서 
밤낮으로 책마을을 뒤졌습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소재가 없었단 말입니다. 저에게 뭘 바라시는 겁니까? 
저는 평생가도 소재를 찾지못할 범인일 뿐입니다. 제발 절 좀 내버려두십시오!" 

"이런, 거지 발싸개 같은 놈! 다른 모든이들이 너같은 줄 아느냐? 
그동안 가지로행 열차를 탄 그 수많은 글들, 
아니 가지로행을 타지못했다 하더라도 책마당에서 보물같이 빛나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의 글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아느냐? 
다들 글 쓴 사람들 마음속에 있던 소재에서 나온 것이란 말이다. 
재크 선생님의 이야기? 동전축구와 동전농구, 달팽이의 추억? 
아니면 옆에서 떠들어대는 시끄러운 코치에게 코크스크류를 한 방 
날려버리는 이야기? 응? 아니면 쉬는시간마다 너바나의 음악을 들으면서 
엎드려있던 한 남학생의 성장이야기? 
아저씨라 놀리지 말아요, 오빠라고 불러주세요 하는 
불쌍한 공룡과 되먹지 못한 초딩의 공룡시대 이야기? 
다 글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있던 소재들이란 말이다. 게시판을 뒤지지 말고 
니 마음속을 뒤지란 말이다. 그럼 소재가 나올꺼야." 2008-10-10
09:12:57
  

 

상병 강수식 
  '흑.....' 

요다의 말을 들으며 동석은 가슴으로부터 올라는 울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가 그동안 읽어던 그 많은 글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며 그를 옥죄어 왔다. 남들이 쓴 글속에서 소재를 찾고자 했던 얄팍한 자신의 마음이 죄스러웠다. 
동석은 마음속으로 그 동안 책마을에 글을 썼던 주민 모두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리고 언젠가 써먹으려고 책마을 주민들의 글귀와 
소재들을 적어놓았던 수첩을 던저버렸다. 

"울지말게. 불쌍하고 어린 영혼이여. 자네가 이곳을 구한다면 안드로메다에 가지 않고도 소재를 구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걸세. 
나를 믿게나." 
"흑. 알겠습니다. 꼭 이 곳을 구하고 제 마음속에 자리잡혀 있는 진실된 소재를 찾겠습니다! 잠들어 있는 저를 깨우겠습니다!" 
"그래. 훌륭하군. 그럼 어서 길을 떠나게. 마을 뒷산에 있는 저 허름한 성안에 자네가 싸워 이겨야할 그 놈이 잠들어 있다구" 
"네! 길을 떠나겠습니다" 
동석은 결연히 안드로메다행 열차표를 손에 집으며 일어섰다. 
"잠깐! 기다려봐. 동석군. 열차표는 놓고 가게." 
"아니, 가지고 있으면 무적이 되는 이 표를 제가 왜 놓고가야합니까? 저보고 어떻게 싸우라구요..." 
"이미 자네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네. 자네 자신을 믿을 수 있는 방법과,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배웠잖아. 
기억하게. 훕훕. 후으. 이 호흡을 기억한다면 자네는 충분히 이길 수 있네!" 
"아아, 당신은 진정한 나의 스승이십니다!" 
동석은 안드로메다행 열차표를 탁자위에 올려놓은 채로 문을 열고 출발했다. 

그리고 요다는.... 

요다는.. 창문밖으로 열심히 뒷산을 향하는 동석의 뒷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동석이 보이지 않을만큼 멀리 떠나가자 
얼굴에 손을 데고 껍질을 벗는 잡아당겼다. 그러자 지저분한 초록색 얼굴이 어느새 
책마당 선발라인의 조현식으로 변해있었다. 
요다는, 아니 요다를 변신했던 달인 현식은 씨익 웃음 지어보이며 바닥에 떨어진 동석의 노트와 안드로메다행 열차표를 집어 품속에 넣었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며 웃어제꼈다. 

"우하하하하하하하. 이제 내가 책마을의 제왕이다!!!!!!!!!!" 2008-10-10
09:14:23
  

 

병장 허종웅 
  동슥은 뒤를 힐끔 쳐다보며 요다가 보이지 않음을 인식하자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 휴.. 아무리 그래도 이것들을 포기하기엔 아깝단 말이야. 미안하구려. 요다" 

그는 기차표와 수첩을 꺼내들며 쓴웃음을 지었다. 
예전 소녀에게 낚인적이 있던 그는 요다에게 가짜표와 빈수첩을 주었던 것이다. 

" 이제 두려울 게 없구나! 가자, 안드로매다로! " 

그의 발걸음은 한층 더 가벼워졌다. 2008-10-10
09:33:49
  

 

상병 이동열 
  이 모습을 지켜보며 웃음을 짓고 있는 자가 있었다. 바로 악플러... 
"점점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군... 이제 책마을은 분열되고 자연스럽게 나의 손아귀에 들어오겠군. 흐흐흐" 

한편 안도하며 역으로 향하던 동석은 길가의 평상에 앉아있는 한 남자와 마주쳤다. 
그 남자는 평상위에서 무엇인가 끊임없이 써 내려가고 있었다. 
표는 있지만 열차를 놓친 동석은 하릴없이 그 남자에게 물었다. 
"죄송하지만 열차는 벌써 떠나갔습니까??" 
"당신은 누구요? 나의 결산을 방해하다니... 무례하기 짝이 없군." 
"저는 '소재'를 구하기 위해 안드로매다로 가야합니다. 부디 불쌍한 저를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무릎을 꿇었다. 어느새 동석은 책마을의 주민들에 대한 복수보다는 소재에 대한 순순한 갈망으로 바뀌었고 많은 난관을 거치며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웠던 것이다. 
"그런가... 이제 내가 움직일 때가 된 듯하오. 이제 결산과 후기보다는 내글내생각을 펼쳐보이겠소. 나는 명교라 하오" 
"아... 든든한 원군을 얻은 듯합니다... 그나저나 열차는 어떻게 타지요?" 
"열차는... 파리에서 뻬쩨르부르그로 가야할 것이요... 거기서 아마 탈 수있을게요" 
"너무나 멀지않습니까!!!" 
"걱정마시오 다 방법이 있으니..." 

반면 무적의 표를 얻었다고 생각한 현식은 동석의 (가짜)노트와 (가짜)안드로메다행 표를 가지고 다시금 역으로 향했다. 
"이제 궁극의 소재는 나의 것이다. 최강의 선발 선동열을 넘어서는 0점의 방어율을 자랑해주마. 흐흐흐"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역에 도착했다. 어찌된 영문인지 역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가짜 표였으니...당황하는 순간 동석과 헤어졌던 그여자와 마주쳤다. 바로 그녀는 지연이었다. 

사족. 수정했습니다(웃음) 그리고 댓글 제한을 해야 이야기가 끝이 나겠는걸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누군가 손을 봐주시는게(땀) 2008-10-10
10:23:07
  

 

병장 이동석 
  푸히히히, 웃다가 졸도 하겠습니다. 그걸 생각못했군요. 
다음부터는 등장하신 현식님께서 마무리 해주실겁니다. 

한 글당 30개로 끝을 맺을까요? 2008-10-10
10:50:04
 

 

병장 조현식 
  갑자기 제가 나오다니요... 당황스럽습니다. 
========================================================== 
"지연누님.. 어떻게 여기에.. 그 손목은 또 뭐고..?" 
현식은 지연의 손에 들린 손목을 바라보았다. 지연은 말 없이 현식에게 다가가 손목을 건네주었다. 손바닥을 살펴보니 '동슥이꺼' 라고 적혀져있다. 지우려고 해보지만 유성매직이라 지워지지가 않는다. 

"이런.. 손목을 보아하니 동슥이꺼 같은데.. 그렇다면 동슥의 선수생명도 끝났군. 안드로메다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어." 

잘린 손목을 바라보는 현식의 표정에 웃음이 감돌았다. 현식은 손목을 집어던져버리고 지연의 손을 꼭 잡았다. 

"누님, 누님이 나를 도와주신다면 분명 책마을을 동슥이 매크로달듯 점령할 수 있소. 도와주시겠소?" 
"하지만... 안돼." 
"왜? 내가 겨우 병사이기 때문이오? 그래도 나는 순결을 지켜왔소. 타협하는 글은 쓰지 않았단 말이오.." 
"실은... 하아." 

지연이 한숨을 폭 내쉬며 얼굴 가죽을 벗겨내자, 놀랍게도 그 안에서 책마을 촌장 김준호의 얼굴이 나타났다. 

"속고 속이게 되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동슥을 안드로메다로 보내지 않고서는 책마을을 조용히 유지시키기가 어려웠어요. 1선발자리를 보장할테니 가지로 15승을 부탁하오. 우리 잘해봅시다." 
"준호씨가 자리를 비운사이에 벌어진 일. 원래 자리로 되돌려놓는것이 순리겠지요. FA는 성사되었습니다." 

준호와 현식이 굳게 손을 맞잡았다. 


"뻬쩨르부르그에 가면 뭐가 있습니까, 명교님?" 
"명예의 전당이 있습니다. 우리는 안드로메다까지 갈 시간이 없어요. 이미 몇몇 책마을 주민들이 기차를 잡아탔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는 거기서 열차를 갈아타지 않습니다." 

'이번 역은 뻬쩨르부르그, 뻬쩨르부르그.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교대나 잠실방면으로 가실 손님은 이번 역에서 1082호선으로 갈아타주시기 바랍니다.' 

"빨리 내려요. 여기에 있는 발자크를 이용하면 명예의 전당까지 쉽게 갈 수 있습니다." 
"대체 그 전당에 가서 무엇을 배웁니까?" 
"전당에 올라오지 않은 글을 모아놓은 전설의 마을노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을 찾을겁니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의 미공개글이 있다는 마을노트를 찾기 위해 뻬쩨르부르그로 향하는 동슥과 명교의 발길이 바빠졌다. 그 시각, 이미 책마을에서는 준호와 현식이 제 07-70000102 물결을 주장하며 그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뭐지 이 손목은?" 
검은 그림자가 현식이 버린 손목을 집어들었다. 
"동슥..이꺼?" 2008-10-10
13:14:15
  

 

병장 이동석 
  이 내용은 픽션으로 실제인물 실제 사건과 무관합니다. (풋) 
========================================================= 

난데없이 나타난 이 인물을 홍석기라 부르기로 하자. 그는 리오 퍼디난드가 은퇴한 이후로 책마을 최고의 센터백 듀오에서 물러나 야구선수로 전향했다. 그건 리오의 은퇴와는 어쩌면 상관이 없는 일이다. 

모든일은 석기가 책마을 구석에서 석기시대의 유물을 발견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오래된 동굴엔 선사인들의 벽화가 남아있었다. 사냥과정이나 축제를 묘사한듯한 그림은 정교하게 장면을 묘사하고 있었다. 청춘학자 홍석기는 벽화를 한참이나 뜯어보다가 하늘을 향해 두손을 벌리고 있는 남자와 여자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이건, 

캐치볼이잖아? 

선사인들은 캐치볼을 하고 있었다. 얼룩으로 보이던 다이아몬드형 점은 사실 베이스였고, 몽둥이를 든 남자는 사냥꾼이 아니라 타자였던 것이다. 맙소사. 일렬로 그려진 사람들은 각 팀의 생존에서 집으로 돌아온 사람, 그러니까 스코어를 의미했다. 

무의미하게 보였던 문양들은 사실 일종의 문자였던 셈이다. 그는 식음도 전폐하고 벽화를 번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7년이 지났고, 그 7년의 공백동안 주민들은 그를 잊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동굴을 나오며, 젠장 번역은 반역질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결국 
1,758,103,387,232 회 원정팀의 공격이었다. 35킬로의 동굴을 가로질러 기록된 그간의 경기기록은 그야말로 세계의 역사와도 같은 것이었다. 무한하게 연장된 경기는 그러니까 

표절이다. 표절이야. 핑퐁을 표절했다. 

갑자기 등장한 악플러는 세계의 역사를 해석해버릴수도 있었던 홍석기를 동굴밖으로 내몰았다. 악플러는 세계가 창조되면서부터 존재해왔고, 이 세계 어느곳에나 있고 언제나 있어왔기때문에 인간들을 헐뜯으며 살아올수 있었다. 그러나 그 기록을 해석해버린다면 자신의 죄과가 드러나 다시는 인간들에게 바보짓을 시킬수도 없을뿐더러 자신의 존재마저 위협받게 된다. 홍석기는 갑작스러운 악플러의 습격에 
큰마음 먹고 나이트엘 갔더니 부킹하는 족족 까여 어쩔수 없이 던진 테크토닉에 군중이 모두 자리를 피해 홍해의 기적을 맛보는 것 만큼의 거대한 내상을 입고 동굴을 떠날수밖에 없었다. 그는 동굴을 벗어나자마자 물컹한것이 발에 밟혔다는걸 깨달았다. 

이건 뭐지? 먹는건가? 
하고 봤더니 유성매직으로 '동슥이꺼'라고 쓰여있다. 
초등학생이 입으로 매직을 물고 물구나무를 서서 써도 이것보다 나을 글씨였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합장하며 잘먹겠습니다. 

단지 7년동안 굶어서였을뿐 억센 털이 무성한 남자 손따위가 좋아서는 아니었다. 이름이 새겨진 부위를 한입 깨무니, 한줄기 눈물이 흐르며 그동안 뽑힌후 굴러다녔던 손의 기억이 배어나왔다. 

아... 짜다. 2008-10-10
15:55:56
 

 

병장 이동석 
  악플러는 동굴의 벽화를 지워 없애버리고 싶었지만, 세계의 진리가 담겨있는 기록을 지우는건 어려운 일이었다. 일부고 알량한 해석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책마을과 인류를 착취해오지 않았던가. 홍석기 같은 인간이 아니라면 이걸 눈여겨 보는 인간도 없을뿐더러 해석하려 들지도 않을것이다. 그렇다면, 홍석기만 없애면 되는군. 그리고 그 일을 해줄 적당히 멍청한 인간의 이름이 떠올랐다. 

매크로, 그 놈을 조금만 움직이면 가능하지. 하하. 

발자크를 이용해 명예의 전당으로 간 동슥과 명교는 명예의 전당을 지키는 사람과 마주쳤다. 그는...! 2008-10-11
00:09:21
 

 

일병 홍명교 
  그는 바로 마성은이었다! 

- 이봐요. 마성은씨! 여기서 뭐하시는겁니까? 당신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던 것 아닙니까? 
- 그래요. 저는 이곳 사람이 아닙니다. 오마이 행성에 살고있죠. 여러분이 보시는 제 몸은 사실 제 실체가 아닙니다. 저의 홀로그램이랍니다. 보세요. 만져지지 않죠? 저는 빛이랍니다. 빛은 만져지지 않죠. 여러분은 손도 대지 않고 저를 없애야만 명예의 전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디한번 해보시죠. 

좌절한 동슥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어떻게 손도 대지 않고 홀로그램을 없앤단 말인가. 정신 줄을 놓고 허공을 향해 손목이 없는 팔을 휘둘렀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아. 애초에 시작하는게 아니었어! 시작하는게 아니었다구!!! 
동슥의 절규는 허공을 내질러 명예의 전당을 흔들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 사자후에 전당 안에 있던 모래알같은 글씨들이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그걸로 소재를 조합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그때 저 뒤에서 명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이봐. 도전을 욕하지마. 도전에겐 아무런 죄가 없어. 그러고보니 네 녀석도 소재주의에 빠져있군. 그건 마치 파파라치나 파시스트같은 파씨 종자들이 벌이는 한심한 짓거리와 다를바 없다고. 정신차려! 일어나!!! 소재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아. 문제는 스타일이라고, 스타일! 

그렇다. 문제는 스타일인 것이다. 어떤 깨달음을 얻은 동슥은 환희의 빛에 가득차 자릴 박차고 일어섰다. 스타일! 스타일!! 어떤 스타일을 찾을 것인가. 이 시대의 인류를 사로잡을 수 있는, 대중성과 현실성을 겸비한 스타일은 무엇인가. 이 기분 좋은 고뇌가 동슥의 머리속을 가득채우기 시작했다. 

- 하지만... 어떤 스타일이죠? 어떤 스타일을 찾아야 하는거죠? 
- 스타일에 왕도는 없닷! 악플러를 각성시킬만한 리얼리즘의 도를 터득해야해. 하지만 리얼리즘도 한두가지가 아니지. 그걸 찾는건 네 몫이야. 알겠어? 
- 하지만... (고개를 흔드며 각성의 눈빛으로) 알았어요, 알았어요! 시대를 깨우는 리얼리즘을 터득해오겠어요! 같이 가실꺼죠? 
- 아니. 내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 같군. 난 피곤해. 어서 결산도 써야하고. 아직 9월 결산을 다 안썼다구.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소회들이 머리속에서 사라져가고 있다고. 게다가 저 멀리서 알라딘 택배 열차를 타고오고 있는 고리끼와 제임스 조이스는 어떻구. 어서 가서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해. 

동슥은 갑작스런 이별에 당황스러웠지만, 나이살 쳐먹은 명교가 많이 지쳐보이는지라 더이상 붙잡을 순 없었다. 잘 가요. 잘생긴 명교씨... 여자친구가 예뻐서 더욱 부러운 분... 
명교는 저멀리 우주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너무 멀리가서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자, 이제 동슥은 어떻게 리얼리즘의 도를 터득할 것인가...! 맞은편에서는 마성은의 홀로그램이 멋있게 서서 <폭력인가 무엇인가>(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라는 제목의 책을 들고는, 동슥에게 어떤 조소같은 것을 보내고 있었다. 뭐지? 왜 하필 파졸리니인가? 그는 70년대 이탈리아에서 좌파 영화감독으로서 명성을 누리다가 게이라는 이유로 동지들에게 파면당하고, 좌파라는 이유로 파시스트들에게 암살당했던 영화감독아니었던가. 파시스트인 동슥은 갑자기 자괴감과 좌절, 알 수 없는 슬픔의 광염을 느끼기 시작했다. 

- 아... 아... 이제 알았어! 알겠다고! 이 지긋지긋하고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파시즘을 내 몸에서 떨쳐버려야만 해. 그래야만 리얼리즘을 터득할수있다구! 

어떤 깨달음의 기운이 동슥의 온몸을 뒤흔들었다. 오르르. 온몸이 달싹, 떨려왔다. 2008-10-11
03:04:12
  

 

병장 정병훈 
  "이 떨림... 뭐지?" 
동슥은 생각했다. 
부들부들... 
아니 내가 왜 소변을...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 2008-10-11
17:50:26
  

 

병장 이동석 
  동슥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요도를 통해 쏟아져나온것은 소변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역겨운 냄새를 뿜어내는 덩어리가 떨어졌다. 그것은 일종의 멜라민으로 이뤄진 파시즘이었다. 

이런 물고추 자식! 
마성은의 환영은 외마디소리와 함께 질겁하며 사라져갔다. <폭력이란 무엇인가>의 겉표지가 벗겨지며 전설의 마을노트가 형체를 드러냈다. 그것은 노트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귀에 달면 귀고리가 되었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것이었다. 

그는 무심코 노트를 집어들었다. 아니 집어들려고 했지만 손목이 빠져버린 팔로는 집을수 없는데? 그는 놀라 자신의 손목을 봤다. 그는 예전에 초딩에게 빼앗은 알사탕을 먹고 손목이 재생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날 안드로메다로 보낼때부터 알아봤다. 뭐가 다 이따위야. 다 필요없어. 이 놈의 책마을을 끝장내버리겠어! 

실은 그의 손목을 빼버린것도 재생된것을 자각하게 하지 못한것도 결국 악플러의 음모였다. 그는 어디에서든 존재할수 있었지만, 책마을에선 점점 입지가 좁아진 탓이었다. 다른곳에선 절대적인 권능을 행사할수 있었지만, 막상 책마을에선 매번 면박과 냉대만을 받아왔다. 그의 권능은 책마을에선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마침 그때 동슥이 말을 걸어주지 않았더라면, 그는 책마을에서 도망쳐버렸을것이다. 

악플러는 저 멀리서 책마을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준호와 현식이 책마을에 새로운 물결을 불러일으키며 연승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야말로 파인플레이의 연속이었다. 압승이었다. 
한편 석기는 동슥의 손을 흡수하고 나선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고, 7년동안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주워먹고 다디던 석기는 마침내 동슥이 배출해낸 멜라닌 파시즘의 고갱이를 먹게 되었다. 그는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 난데없이 쓰러진 그를 기다리기라도 했었다는듯이 누군가가 끌고갔다. 

동슥이 분노와 리얼리즘의 각성상태에서 집어든 노트는 나무결이 살아있는 압축배트가 되었다. 동슥은 배트를 휘두르며 몸에 남아있는 잔 파시즘을 땀으로 흘려내기 시작했다. 

악플러는 4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 2사 만루의 상황에서 2차대전으로 중단된뒤 
전 인류에게 잊혀진 안드로메다배 야구대회의 1,758,103,387,232회를 다시 이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매크로가, 동슥이 아닌 매크로가 지상에 나타났다. 2008-10-11
19:48:59
 

 

병장 이동석 
  이것까지 26개의 댓글, 21번의 릴레이가 이어졌습니다. 마무리가 얼마 안남았군요. (웃음) 2008-10-11
19:51:22
 

 

책마을 
  댓글수 표시를 위해 제목 일부를 수정했습니다. 죄송해요. 마무리가 얼마 안남았군요. 2008-10-11
21:10:31
  

 

일병 홍명교 
  다시 생각해보니까 "폭력이란 무엇인가"가 아니라, "폭력적인 삶"이었네요. 2008-10-13
08:48:08
  

 

병장 이동석 
  음, 그렇다면 저를 낚으셨군요. 
그런의미에서 마무리를 지어주셔야겠습니다. 

========================================================================= 

(만년 후) 2008-10-14
06:06:58
 

 

병장 김준호 
  아... 도대체 어떻게 이런 글들을 쓰실 수 있는 거죠??? 
제 빈곤한 상상력으론 불가능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네요. 
마무리 되면 기록해둬야겠어요 흐흣 2008-10-15
14:09:53
  

 

상병 양순호 
  그는 아직도 이 혼잡한 세상을 떠돌고 있으며 그간 지나간 아가씨들만해도 
수억명. 그리고 그와 함께 뜻을 같이 하려고 했었던 이들도 수억명이었다. 
물론 여느 누군가들의 기둥서방(어머), 아니 친구가 되기도 하였으나 
억억 소리나는 시간을 지냈지만 결국 그의 손에는 언제서부터인가 모르게 
잡혀져 있는 너덜너덜한 기차 표 하나 뿐. 그리고 그는 지금 안드로매다로 
가는 직행열차(무정차)를 타려고 하고 있었다. 

"하아.. 드디어 이곳까지 왔어" 

그동안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기억과 수많은 과거가 생겼고 
그는 그동안의 일들을 잊고자 머리를 세차게 헤드벵하듯 흔들고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았다. 조용한 역 주변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나 
기차역 구석에서 여느 한 노인이 수많은 CD를 자신의 주변에 쌓아두고 
작은 노트를 보고 있는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그 노인에게 다가갔다. 
그 노인은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듯 노트라고 보였던 노트북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시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시디를 넣지도 않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시디가 나오는걸로 보아서는 평범한 
노인이 아니라는걸 안 그였다. 그리고 그는 그 노인에게 물었다. 

"...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죠?" 

이 물음을 받은 노인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청년을 바라보며 답했다. 

"난 내 기억을 뽑아내고 있다네." 

"기억을 뽑아낸다고?" 

그렇다. 그 노인은 이 세상에 얼마 없다는 기억을 뽑아내는 노인이었던 
것이고 그 노인과 그가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었으리라. 

"그렇다네. 난 내 기억의 소중함을 알고 있기에 이렇게 만드는거지. 
그리고 자네의 기억도 이렇게 뽑아낼 수 있다네." 

노인은 그렇게 말하고 조용히 노트북의 옆에 달려있는 이상한 코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조용히 바라보는 그. 그는 순간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내가 안드로매다로 가는것이 최종 목표였지만 그동안 
내가 겪어온 일들을 기억할 수 있을까? 모 만화영화에서 나온것처럼 
여느 순간 갑자기 기억을 잃고 로봇이 되고 내 중요한 부위까지도 
모두 잘려나가 그녀석이 구름위를 통 통 튀어다니게 되고 난 그걸 
흐뭇해하며 바라보고 있는것이 아닐까? 지금 기회에 내 기억을 뽑아내 
이렇게 만들어둘까라고. 그리고 그는 그것을 건네받았다. 

"그것을 자네 콧구멍에 끼우면 되네." 

노인은 그에게 말했다. 그 말은 차갑고 차가워서 마치 그의 행동 하나하나, 
숨결까지도 얼게 만들정도였으나 그는 두개의 봉을 자신의 콧구멍에 끼워 
넣었다. 끼워넣는 순간 머릿속에는 돼지코라는 단어가 생각났지만 그순간 
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2008-10-16
08:20:52
  

 

상병 양순호 
  그리고는 얼마가 지났을까?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노인의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물론 그도 노인의 작업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었으나 이건 시작하는것 같지도 않았으며 끝날 기미도 보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는 그 노인에게 물었다. 

"...도대체 언제 끝나는겁니까?" 

그리고 노인의 대답은 없었다. 그렇게 또 몇시간이 흐르고.. 

"노인장. 정말 내 기억을 뽑아내는거요? 날 속이려고 이렇게 웃긴짓을 하는게 아니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노인은 그를 째려보았다. 그리고는 노트북을 닫아버리더니만 이렇게 말하는것이 아닌가. 

"아니, 자고로 물건이란 오랜 기간동안 다루고 다뤄야지만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지는것임을. 자꾸 재촉하고 재촉한다 하며 그것이 빨리 되는게 아니란 말일세. 장인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장인이 오랫동안 배운..." 

그렇게 노인의 이야기는 끝날줄을 모르고 그는 그동안 이자리에 있었던 시간이 아까우며 기차야 언제든 다시 타면 된다고 생각한 그는 노인의 이야기를 끊어버리고 "알겠습니다. 이왕 하신거, 계속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참 나 원, 하던걸 끊어버리더니만 이젠 계속하라고? 완전 제멋대로구먼" 

노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노트북을 열었다. 물론 그도 노인에게 뭐라고 할 말은 없었다. 모든 결정은 자기 자신이 했으며 그 결정에 있어 결과는 자신의 기다림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는 기다리고 기다렸다. 노인은 꾸벅꾸벅 졸기도 했으며 하품도 하고 코도 파고 방구도 뀌며 트름도 하고 그랬다. 그리고 그는 계속 기다렸다. 머릿속으로는 간간히 돼지코를 생각하며 기다렸다. 코에 갑자기 전류가 흐르는걸 느끼는 순간 그의 귓속에 익숙한 전자음이 들려왔다. 

- (뚜루루루룽~) 잠시 후, 안드로매다로 가는 열차가 도착하오니.... 

열차는 도착했다. 어디선가 사람들이(사람이라고 칭하고 싶은) 하나 둘 모여들더니 열차에 타고 있다. 그리고 그는 계속 기다리고 있었으며 노인은 이제 자고 있었다. 곤히 잠든 듯 코골이까지 하고 있었고 그는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며 기다리다 노트북에서 시디가 나왔고, 그 순간 노인은 깨어나 그 시디를 손에 들고 말했다. 

"이 시디는 거부되는 물품이라네. 인가받지 않은 물품이지. 어떻게 쓰느냐는 당신에게 달렸어." 

그렇게 시디를 건네받은 그는 고맙다는 인사도 하기도 전에 노인이 사라져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노인의 주변에 있던 시디도, 노인이 흘린 침자국도, 노인이 트름하다 뱉은 가래침도 사라졌다는걸 알게 되고는 '그저 한순간의 꿈이었나'하고 생각하고는 열차로 이동했다. 그간 기다렸던 시간도 매우 짧게만 느껴졌다. 아니, 어쩌면 그럴지도 모를것이다. 

그는 자신의 너덜너덜한 표를 내밀고 타려는 순간 역무원이 그를 제지했다. 역무원은... 

"죄송. 이번 열차는 만석. 다음 열차 이용 바람." 

역무원의 말은 짧고 굵었다. 그의 몸처럼 굵은 말은 그의 귀를 후벼파고 있다. 
피가 날 정도로 후벼파지고 있는 귀를 신경쓰지도 않은 채 그는 물었다. 

"다음 열차는 언제입니까?" 

열차에 타려는 역무원이 그를 바라보았다. 
열차는 출발하고 있었고, 역무원도 열차를 따라갔다. 

그리고 그의 후벼파짐 당하여 피가 나고 고름이 생겨버린 귀에 역무원의 짧고 굵은 한마디가 들려왔다. 


"만년 후." 



(계속?, 읽자마자 이런식으로 써보고 싶었어요.) 2008-10-16
08:36:29
  

 

병장 이동석 
  (점점 네버엔딩스토리로 가는군요. 껄껄) 2008-10-16
09:23:30
 

 

병장 허종웅 
  동슥은 좌절감에 빠져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엔 또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는 
사실에 평생 건조할줄만 알았던 그의 눈가에 슬픈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뺨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은 그가 손에 쥐고 있던 표에 떨어졌다. 그 순간이었다. 표에서 강한 보랏빛 
광채가 번쩍이더니 사라졌다. 

"지금 안드로매다 급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VIP 고객분들은 탑승준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동슥은 자신의 귀를 잠시 의심했지만, 이제는 습관이 된듯 표를 살펴보았다. 
'VIP용'이란 단어가 새로이 추가되었다. 울다가 웃으면 어디에 털난다는 설을 모르는지, 
그는 눈물로 뒤범벅이 된 얼굴로 크게 웃으며 급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VIP 고객용답게 
열차안은 상당히 고급스러웠다. 

"열차 출발하겠습니다. 이 열차는 안드로매다 급행으로 중간에 정차없이 
도착지까지 가오니 손님 여러분께서는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열차가 출발하고, 10분만에 아까 출발한 열차를 앞질렀음을 확인한 동슥은 점점 더 뒤로 
쳐지는 그 열차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피곤함에 못 이겨 눈을 붙인 동슥을 깨운건 악플러의 에코깔린 목소리였다. 

"이봐, 이제 다 왔네. 친구. 여기서 잠으로 시간을 때울 것인가. 끌끌끌" 

다시 한번 만날땐 반쯤 때려 죽이고 싶었던 악플러의 목소리였지만, 동슥은 피곤에 
쌓인 몸을 풀어줄 뿐 별다른 반항은 하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자 자신이 위치한 곳이 
초목이 무성한 숲 한가운데임을 깨달았다. 열차에서 내린 그는 자신을 안내하는듯한 
화살표모양의 나뭇가지들이 바닥에 진열되있는 것을 보았다. 

그 방향을 따라 조심스레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은 그 어느때보다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2008-10-16
14:08:21
  

 

상병 김민규 
  숲은 어두침침했다. 신경질적인 침엽수들 사이로 끝도없이 길이 뻗어 있었다. 적막한 숲 한가운데에서 그가 할 수 있는것은 하나, 그저 무엇이 있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걸어가는 것 뿐이었다. 멀리서 늑대 울음소리가 들렸다 깽깽거리며 짖어대는 개 소리와 뒤범벅이 되고 그 사이로 까마귄지 뭔지 모를 이상한 새들이 퍼덕이며 날아갔다. 그러다 갑자기 눈앞에 새로운 광경이 나타났다. 

아름다운 동산이었다. 하늘에는 해가 떠 있고, 풀밭에는 뭘 그렇게 잘 먹었는지 디룩디룩 살이 찐 토끼들이 뛰어다녔다. 고요한 마을이 있고, 풍차가 돌아가는 광경에 동슥은 잠시 넋이 나가 멍하니 그 언덕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저 멀리서부터 무언가가 저벅저벅 뛰어오고 있었다. 풀을 뜯던 토끼들이 마치 달려드는 어린 아이를 발견한 비둘기처럼 귀찮다는 듯이 자리를 피했다. 그는 대략 63호정도 되는 거대한 머리와 안테나같이 생긴 징그러운 뿔을 가졌고 배에는 거대한 액정 화면을 달고 있었다. 동슥은 기억을 더듬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인데, 아차! 

그는 바로 보라돌이였던 것이다. 동슥은 순간 당황감에 빠졌다. 아니, 겨우 저따위 유치한 텔레토비나 만나려고 여기까지 그 피똥을 싸며 달려왔단 말인가! 내 소재는 어디로 간 거지? 아저씨, 여기 안드로메다 맞아요? 하늘의 태양이 웃는 얼굴로 답했다. '끼이잇 까오'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분명한 긍정의 표시였다. 

보라돌이는 계속해서 동슥에게 접근하더니 손을 내밀고 자신의 배를 가리켰다. 뱃속 화면에는 알 수 없는 이상한 글자가 떠 있었다. 
아니, 저것은, 내가 그토록 찾아오던 악마의 소재! 2008-10-16
16:44:19
  

 

병장 이동석 
  26번째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흐흐. 2008-10-18
01:48:46
 

 

병장 전승원 
  그 것은 바로 청소년관람불가의 [ 그것 ] 이였다. 그는 아연실색했다. 손목을 끊어지는 고통을 견뎌내면서 찾은 소재가 [ 그것 ] 이였다는 것에 대한 충격이 컸다. 그러나 [ 그것 ]은 감히 악마의 소재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 소재를 사용하는 댓가는 잔혹했다. 수많은 주민들의 이목을 이끌어 낼 수 있겠지만, 그에게 크나큰 상처를 남길 것이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처음 자신이 품었던 독기는 오랜 여정으로 서서히 풀려가고 있었다. 더이상 이 소재에 대한 탐욕이 사라졌다. 책마을에서 왜 [그것]을 금기시하고, 이단의 소재로 삼았는지 그는 충분히 이해했다. 

" 더 이상 이 소재를 쓸 수가 없어. 이건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할 것이야! " 

그는 그의 손에 들려있던 이탈리아 파시스트의 상징, 게살만땅 피자의 테두리 빵을 보라돌이의 브라운-관에 찔러넣었다. 빵 테두리가 보라돌이의 브라운-관을 꿰뚫고 들어가자, 보라돌이는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곧 보라돌이는 모습이 변하더니, 악플러가 되었다. 악플러는 온몸이 소멸해가는 고통 속에서 그에게 묻기 시작했다. 

" 으윽, 네녀석 어떻게... 신성한 소재를 가지고 있는 것이냐? " 

그는 악플러의 질문에 당혹스러웠다. 자신은 그런 소재를 가지고 있던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오히려 악플러에게 물었다. 

" 신성한 소재라니? 이 빵 테두리 말이냐? " 

그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빵 테두리를 유심히 보았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 Made in 명예의 전당 ] 

아! 한마디의 탄식 섞인 외침에 그는 깨닮았다. 소재란 누구로부터 살 수 있는 것도,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였다. 소재란 다른 사람의 글로 부터도 시작할 수 있으며, 미약한 단계로 시작되었다 할 지라도 사람들의 손을 거치고 거쳐서 명작이 안성되는 것이였다. 그동안 자신의 기나긴 여정에서 마주친 사람들과 함께한 경험과 그들의 경험을 경청함으로 얻은 지식은 곧 하나의 소재로 완성되었다. 수많은 이의 노력과 땀 속에서 탄생한 소재와 그로 발전된 명작들이 모여있는 것이 [명예의 전당]이였다. 어느센가 그런 [명예의 전당]이 자신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었던 것이다. 그는 손을 부르르 떨더니,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그토록 찾던 것이 자신의 주머니 속에 항상 들어있었다는 것임을 몰랐다니. 후회와 깨닮음의 눈물이 그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악플러는 소멸하면서 마지막 유언을 그에게 전했다. 

" 이 릴레이 소설의 시작은 안드로매다 행으로 갈 소재였지만, 그 과정과 마지막은 책마을 주민들의 재치로 아름답게 이루어진 것 같소. 당신은 당신의 매크로 행위때문에 자괴감을 느낄지 모르겠지만, 그 또한 우리에게 훌륭한 소재가 되어 이렇게 멋진 글이 하나 나오지 않았소? 그러니 어서 글을 쓰시오. " 

그는 악플러가 남긴 마지막 유언에 따라, 자신의 경험과 일상 속에 숨어있던 소재를 찾아내는 탁월한 능력으로 명예의 전당에 글을 남기게 된다. 훗날 사람들은 그를 명예의 전당을 관리하는 [명예의전당 사서]의 직책을 그에게 부탁하게 된다. 그는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시크한 도시남자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감성으로 그 직책을 허락하게 된다. 그 때, 그의 나이 24. 20대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2008-10-20
11:14:16
  

 

상병 김상윤 
  크크크.. 전승원님. 마치 처음부터 이런식으로 끝마침 내실려던것처럼 멋지게 끝을 장식해 주시는군요, 정말 책마을에는 능력있는분들이 많은거 같아요. 이런 안드로메다행 글에도 주제를 쑤셔넣는게 가능하다니 2008-10-20
14:57:16
  

 

하사 성태현 
  요즘 유행하는(?) 반전의 여지를 남겨주셨으면 속편도 만들어지는건데.. 2008-10-21
07:46:56
  

 

병장 이동석 
  허허허, 이거 너무 자주 하면 재미없을까요? 규칙을 바꿔가면서 하면 괜찮을것도 같은데, 어쨌거나 정말 즐거운 유희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2008-10-28
11:24:23
 

 

상병 김무준 
  즐겁게 읽고 갑니다. 2008-11-27
19:3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