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Blackholes ---- 

   
"블랙홀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별의 일생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라는 스티븐 호킹의 말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블랙홀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별에 대한 이해가 불가결하다. 왜냐하면 블랙홀이라는 건 결국 별의 시체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별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여러 과정 중 가장 특이하고 재미있는 별의 종말 양식이 바로 블랙홀이다.

별 혹은 항성이라 불리는 천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낸다'
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낸다' 라는 것은 항성만의 특징이 아니라 모든 물질의 특징이기에 사실 이 표현은 그다지 옳은 표현이 아니다.
   절대온도 0K을 넘어서는 모든 물체는 흑체복사 법칙에 따라 자신의 온도에 해당하는 복사를 방출한다.
  온도가 높을수록 방출하는 복사의 파장은 작고, 낮을수록 방출하는 복사의 파장은 길어진다.
   (짧은 파장의 전자기파는 에너지가 높다)
 인간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인간의 체온은 섭씨로 대략 30도 정도로 절대온도로 바꾸어보면 300K 정도에 해당하는 온도다. 흔히들 빈의 변위법칙이라 불리우는 법칙에 대입해보면 인간이 방출하는 복사의 대부분은 가시광선보다 훨씬 긴 파장의 복사 -  즉, 적외선 영역에 해당하는 빛을 방출한다. 
사실 우주 배경복사가 3K 이므로 일반적으로 생각해보아 3K보다 작은 온도를 가지는 물체는 존재하기가 힘들다. 즉 우주 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물체든 복사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굳이 별만이 빛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별은 온도가 높기에 방출하는 빛이 '가시광선 영역'과 그 이상의 '자외선'영역 대의 빛까지도 방출한다는 것이다.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방출하기 위해선 적어도 별의 표면온도는 수천 도에 이르러야만 한다. 만일 태양이 단지 온도가 높은 채로 우주공간에 덩그러니 놓여있기만 하다면 주변 우주공간이 3K밖에 안되는 초 저온의 세계이므로 금세 열을 빼앗겨서 차가운 덩어리가 되어버릴 것이다. 즉, 별이 계속 빛을 내려면 고온의 표면에서 방출되는 막대한 전자기파의 에너지를 보충시킬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우리는 별이 가지고 있는 그 무언가를 '핵융합'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대체에너지로도 한창 연구대상인 핵융합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수소입자를 가속시켜 다른 수소와 아주 강하게 충돌시키면 헬륨이 만들어지며 0.0071만큼의 질량이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그 사라져버린 질량은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에너지-질량 등가법칙 (일명 엠씨스퀘어) e=mc^2에 의해서 에너지로 탈바꿈한다. 
   만일 1g 만큼의 미미한 질량이 결손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에너지로 바뀌면 대략 9X10^13J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나오게 된다.  이러한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수소끼리의 충돌이 헬륨으로 융합될 정도로 아주 빠르게 수소를 가속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온도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해결된다. (온도는 운동에너지의 한 측면이다) 핵융합이 일어날정도로 수소를 가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온도는 작게는 수 억도에서 많게는 수십 억도의 대단히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별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엄청나게 많은 가스가 있다고 하자. 중력이란 힘은 질량이 있는 물체 사이라면 어디서든 작용하는 힘이므로 이 가스들 사이에서도 중력이 작용할 것이다. 이 때 가스가 아주 넓고 희미하게 퍼져있는 것이 아니라면 가스들은 자체적인 중력에 의해 수축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때 중력을 저지하기 위한 힘이 없으므로(수축과 반대로 팽창하려고 하는 힘) 계속해서 수축해 들어가게 된다. (굳이 요인이라는 게 반드시 필요할 필요성은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나선 은하의 나선팔이 가스군(성운)을 쓸고지나갈 때 이러한 별의 생성이 쉽게 일어난다)

이 때 가스의 수축은 가스끼리의 충돌을 야기시키고 그에 따라서 가스의 온도가 상승한다. 기체 온도의 상승은 기체 속도의 상승을 의미하고, 별이 계속 수축할수록 온도와 기체의 속도는 따라서 계속 높아진다
이런 과정이 계속 되다 보면 언젠가 기체의 온도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정도로 높아야 된다. (물론 가스의 질량이 어느 정도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만일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에는 작고, 행성급보다는 높다면 갈색왜성이라는 천체가 되어버린다) 

  일단 핵융합을 시작하면 그 과정에서 방출하는 엄청난 열과 복사압이 중력에 대항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그래서 수축의 정도는 점점 줄어들고 핵융합은 점점 활성화되기 시작하여, 핵융합에 의한 
[복사압 = 원시성의 자체 중력] 이 평형을 이루는 시기에 가스덩어리는 비로소 항성으로서의 기본적인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러한 원시성은 '대류에 의한 열 전도'가 '복사에 의한 전도'를 상회하는 상태에서 머물다가 복사>열대류 상태가 되면 비로소 투명해지며 일반적인 항성의 형태를 완벽히 갖추게 된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만큼이나 넓게 퍼져있던 성운이 이러한 과정을 거쳐 별이 되었을 때 그 별의 크기는 대략 탁구공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탄생의 스펙타클한 과정에 비해 별의 청년기는 비교적 무난하게 지나간다.

 그저 자신이 보유한 수소를 끊임없이 융합해 헬륨으로 치환하고 그 과정에서 결손되는 에너지로 자신의 몸뚱이를 유지시켜 나간다. 이런 청년기는 별에 따라 다르나 최소 10억년에서 100억년까지도 이른다. 현재 우주의 나이가 150억 남짓하는 것으로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별의 청년기는 대단히 길다. 그러나 별이 가지고 있는 수소의 저장량이 아무리 어마어마해도 끊임없이 소모하기만 할 뿐 보충되지 않으므로 언젠가는 바닥이 나고 만다. 이때부터가 별의 중년기이다. 자신의 중력을 저지해주던 핵융합 반응의 부재에 다시 별은 수축하기 시작하고 내부 온도는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다. 수축은 헬륨이 핵융합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정도로 온도가 상승할 때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수소-헬륨 핵융합처럼 효율이 좋은 반응이 아니라서 헬륨이 산소나 탄소로 전부 치환되는 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 반응이 끝나면 다시 별은 수축하고 또 다시 산소나 탄소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이러한 과정을 반복한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모든 별이 전부 같은 것은 아니다. 이러한 과정을 가장 크게 구분 짓는 요인은 첫째로 질량이고 둘째로는 구성 성분이다. 우리가 관심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블랙홀의 생성이므로 질량에 따른 별의 죽음을 다시 살펴보겠다.
 
첫째로는 태양보다 그다지 질량이 높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고만고만한 별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이 경우에는 중력에 의한 수축력이 그다지 높지 못해서 내부온도는 어느 정도 상승하다가 멈추어 버린다. 핵융합이 일어나지 못 한 채로 중력에 의해서 항성은 그저 단순히 압축되어 진다. 이 과정에서 핵융합 대신 중력을 저지하는 힘이 원자들 사이의 척력이다. 계속해서 압축되다보면 원자들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 못하고 거의 달라 붙을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지는데 이때 원자 오비탈의 전자 구름이 겹쳐지는 것이 문제가 된다. 파울리의 배타 원리에 따르면 스핀 값이 1/2인 물질 입자들은 (불확정성 원리가 주는 한계 이내에서) 동일한 위치와 동일한 속도를 가지지 못한다. 그런데 이렇게 압축되어 버리면 두 원자의 전자들의 위치가 거의 동일하게 되어 버린다. 이는 각 전자들에게 거대한 속도를 부여하여 서로서로에게 척력을 부여하게 된다. 결국 원자들은 자신들의 영역 내로 다른 원자들이 파고들어오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게 되고 이러한 반발력과 중력이 평형을 이루어 항성은 더 이상 수축을 멈추고 천천히 식어가게 된다. 이렇게 죽어가는 별을 우리는 백색왜성이라 부른다. 크기는 지구 남짓하나 그 밀도는 1cm^3당 수백톤에 이른다. 

 둘째로는 태양보다 질량이 훨씬 거대한 별들에 대해서이다. 이러한 별들은 자체 중력이 엄청나므로 그것에 대항하기 위해 훨씬 많은 수소를 태워야 해서, 청년기에서 중,장년기로 넘어가는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질량에 따라 다르나 보통 10억 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별은 수소를 전부 소모해 버린다. 그 후에 수축- 핵융합을 반복하며 작아지는 데 이 과정이 너무나도 격렬하여 어떠한 별들은 자신의 외각 전체를 날려버릴 정도로 강한 폭발이 발생한다. 이러한 폭발을 신성, 또는 초신성이라 부르며 이런 반응이 일어난 별들은 대부분의 질량을 폭발에 소모하므로 중심에 남아있는 핵은 갈색왜성과 같은 형태가 되어 조용히 일생을 마친다. 
그러나 문제는 폭발이 일어나지 않고 계속해서 수축하는 별들이다. 이것들 또한 질량이 크지 않은 별처럼 백색왜성 상태에 도착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전자들에 의한 배타원리 척력으로 중력을 막아 낼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결국 백색왜성 단계에서 정지하지 못하고 이 들은 다시 붕괴하기 시작한다. (모든 원소들 중 철이 가장 안정하므로, 철까지 핵융합반응이 일어난 이후에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붕괴는 모든 물질의 근간을 이루는 원자,분자 구조의 붕괴를 의미한다. 양성자, 중성자 그리고 전자로 이루어진 원자가 붕괴하면서 원자핵 주변에 분포하던 전자는 양성자로 흡수되어 중성자화되어 버리고 만다. 양성자의 전하량과 전자의 전하량은 일치하므로, 원자에는 중성자만이 남아버리고 만다. 따라서 이 별은 수축을 거듭해 이내 별 전체가 거대한 중성자덩어리가 되어 버리고 마는데, 이를 중성자성이라고 부른다. 원자핵이 원자 구조 전체에 비해서 엄청나게 커다란 것을 생각해보면 중성자성이 얼마나 작은 지 대략 추측이 가능할 것이다. (각운동량 보존에 의해 반경이 갑자기 줄어들어버린 이러한 중성자들은 대단히 빠르게 자전하고 이러한 특징에서 펄서가 자주 관측된다.) 아무튼 다시 한번 중력과 맞대결을 펼치는 것이 이 중성자들 사이의 배타원리 척력이다. 전자에 비해 3000배 가까이 질량이 커다란 중성자들 사이의 척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강력하여 대부분의 항성의 중력으로는 이를 뚫치 못하고 정지하여 중성자성으로 생애를 마친다. 그러나 챤드라세카르의 말처럼 배타원리에 의한 척력에는 한계가 있다. (배타원리에 의해 물질입자들의 위치가 동일해지면 각 입자들은 거대한 속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그 값은 상대성 원리에 의해 아무리 커도 광속을 넘지 못한다. 즉 척력에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중력은 단순히 질량만 크다면 끊임없이 상승할 수 있는 ‘축적’될 수 있는 양이다. 이에 챤드라세카르는 이러한 중성자간의 척력이 견딜 수 있는 중력의 양을 계산했고, 그 결과 현존하는 별들 중에서도 질량이 큰 놈은 이러한 중성자간의 배타원리 척력을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여기서 간신히 중력과 중성자 배타원리 척력이 평형을 이룰때의 질량을 챤드라세카르 한계라고 한다)
  
그렇다면 챤드라세카르의 한계를 넘어서는 무거운 별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그 별은 이내 최후의 마지노선인 중성자간의 척력을 무너뜨리고 다시 수축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중력을 멈출 수 있는 힘은 어느 하나 남이 있지 않고 항성은 자신의 중력의 중심점을 향해서 무한으로 수축한다. 그 결과 질량은 태양의 수배에 이르는 엄청난 질량이 부피조차 존재하지 않는 한 점으로 모여들게 된다.  (이 것은 초끈이론에 의해서 우주에서 가장 짧은 길이단위 – string 가 정해짐으로써 수정되었다.) 이 점 주변의 중력장은 엄청나게 강력해 심지어 광자조차도 어느 정도 이상 이 점에 가까워지면 탈출하지 못할 정도이다. 따라서 그 점을 중심으로 일정 영역 이내의 공간은 완전히 외계로부터 차단(shut out)되고 따라서 외부에서는 이 공간이 완전한 어둠으로만 보인다.  이 것이 어두운 구멍과도 같다고 해서 1969년에 미국의 과학자 존 윌러가 Black Hole – 검은 구멍 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실 애초에는 블랙홀의 존재부터가 의심의 대상이었다. 빛 조차 빠져나오지 못한 다는 이야기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관측될 수 가 없을 뿐더러, 애초에 그 엄청난 질량이 어떻게 그 협소한 공간에 틀어박힐 수가 있다는 것인가.
 또한 그 동안 부딪히지 않았던 거대한 질량과 광대한 영역을 다루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과, 극도로 미세한 질량과 영역에서의 입자들을 다루는 양자역학이 이 블랙홀에서는 서로 경쟁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극도로 거대한 질량과 극도로 작은 부피를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현대 물리학의 최첨단의 과제가 수행되는 곳이 이 블랙홀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블랙홀은 천문학자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수 많은 분야와 학자들에 의해서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었다. 지금은 관측할 수 도 없는 블랙홀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진척되어 초끈이론을 이용하여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합해 그것은 블랙홀에 도입해 성과를 낼 정도이다. 
 
하지만 이러한 학자들 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또한  블랙홀은 흥미롭고 신기한 천체라고 나는 생각한다. (시간의 역사의 성공 또한 그런 맥락이 아닐까).
 하지만 쉽게 접근하기엔 지나치게 난해하고  어떻게 보면 뜬 구름 잡는 소리기만 할 수도 있다.
 
[시간의 역사 또한 대단히 어렵다. 아직도 전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블랙홀에 대한 내 나름대로 쉽게 각색하여 그 탄생과정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 해 보았다. 이 부족한 글이라도 도움이 되는 분들이 있다면 다음에는 이렇게 탄생한 블랙홀의 특징에 대해서 써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