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결산_ 결산주의자를 위하여 
 병장 강세희 01-17 17:42 | HIT : 549 



 책마을이 오랜 시간 표류했기에 많은 결산 글이 올라올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예상외로 너무 조용해서 저라도 지난 결산 이후 읽은 책들을 많진 않지만 정리해봤습니다. 책에 대한 평가는 저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라 최대한 자제했고 저자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책은 출판사를 적었습니다. 독서리스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그럼...


 철학_

 방법서설 / 데카르트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탈근대를 논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느꼈고 당연하다는 듯 이 책을 집어들었다. 근대적 절대주체의 탄생을 알리는 데카르트의 대표작. 

 에티카 / 스피노자
 대표적인 근대 철학자이면서도 탈근대적 사유의 뿌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스피노자를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철학사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스피노자의 대표작. 

 전복적 스피노자 / 네그리
 스피노자의 사상이 왜 요즘 각광받고 있는지 알고 싶었고 네그리의 스피노자 관련 논문을 모은 신간이 눈에 띄었다. 스피노자에게서 길어 올린 개념들을 통해 새로운 사유를 시도하고 있는 네그리의 글을 모은 책. 

 주름 울림 갈래 / 이정우
 라이프니츠의 원서를 보려고 했으나 번역본을 찾을 수 없었다. 모나드론에서 탈근대적 개념을 찾으려 한 점이 나의 목적에 부합하여 이 해설서를 차선으로 택했다. 

 영국 경험론 연구 / 이재영
 합리론에 비해 경험론은 사상가들간의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따라서 원서를 읽기 전에 개괄적 흐름을 정리하고 싶었고 이 책을 택했다. 로크, 버클리, 흄으로 이어지는 경험론의 경계를 찾고 보완해가는 책.

 쉽게 읽는 칸트_순수이성비판 / 랄프 루드비히
 칸트의 저서는 어렵기로 악명 높다. 칸트를 읽기 전 준비운동의 개념으로 해설서를 집어들었다. 내용은 조금 아쉬운 편이다. 

 철학과 굴뚝청소부 / 이진경
 철학입문서로 너무나 유명한 책. 근대 이후부터 다룬다는 이유로 처음 철학 입문서를 택할 때 읽지 않았더니 계속 손이 가지 않았었는데 우연히 후임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냉큼 빌렸다. 지금까지 읽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내용이 쉽고 알차다. 나 역시 철학 입문서로 추천.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성찰 / 살림총서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입구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개괄적인 텍스트가 필요했기에 이 소책자를 골랐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일종의 유행이 되었다가 사그라드는 모습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해 탈근대적 사유가 아직 유효하며 더욱 진지한 고민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문학_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
 이전에 책마을에 올라온 후기들을 보고 언젠가 한 번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선임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재빨리 빌려 읽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중학교 때 내 여자친구는 이 책을 읽고 있었고 작가의 이름은 나와 같은 세희였다. 대학에 들어와 이 책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언젠가 읽어야 될 것 같으면서도 손에 잡힐 기회가 없었다. 재미있게도 미군지역 확장을 위해 대추분교를 철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던 날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인간의 힘 / 성석제
 성석제의 작품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었다. 나와 주파수가 맞았던 그녀는 성석제를 언급했고 도서관에서 성석제를 찾아 읽었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아쉬웠다.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불과 3분 거리에서 생활했던 주영준씨의 시는 잠시 내게서 잊혀져 있었던 기형도를 떠오르게 했고 그의 시를 집어들게 했다.

 레볼루션no.3 / 가네시로
 도서관을 열어달라고 압박하러 갔다가 후임의 책을 빌려왔다. GO에 대한 호평을 수없이 들어왔기에 같은 작가의 이 작품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세 편 중 뒤의 두 편은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지만 유쾌했다.

sixty nine / 무라카미 류
 워낙 이 책에 대한 평을 많이 들어온지라 발견하자마자 바로 빌렸다. 약간의 아쉬움은 충분한 유쾌함으로 덮어졌다.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 / 가네시로 
 역시 같은 후임에게 빌린 책. 그냥 거기까지였다. 더 이상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거미여인의 키스 / 마뉴엘 푸익
 선임에게 생일 선물로 받았다. 빽빽한 두 페이지의 편지와 함께. 지금은 전역했지만 그는 이 책과 함께 나와 함께 할 것이다. 동성애자와 정치범이 교도소의 같은 방을 쓰면서 나누는 이야기.

 동물원 가기 / 알렝 드 보통
 보통의 글은 매력적이다. 이 책은 인생수업에 껴줘서 읽게 되었는데 그의 기존 글들과 너무 흡사해 아쉬웠다. 그게 보통의 매력이겠지만 말이다.

 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 / 장폴 뒤부아
'프랑스적인 삶'이 대대적으로 홍보되고 있었고, 장폴 뒤부아라는 작가가 내 머리에 각인되었고, 우연히 본 이 책을 빌리게 되었다. 실망.

 늦어도 11월에는 / 한스 E. 노자크
 한겨레21에서 추천글을 읽고 왠지 가을에 이런 느낌의 책을 읽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구입하였다. 너무나 급격히 진행되는 결말은 아쉬웠지만 가을을 타면 왠지 나도 다시 이 책을 꺼내들 것 같다.

 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소설이 아닌 척 하는 소설. 유토피아를 추구하는 나에게 이 책은 당연히 읽어야 할 고전이었다.


 사회_

 국부론 / 아담 스미스
 나는 언제나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해왔으나 정작 경제학을 몰랐음을 느꼈다. 경제학 고전들을 훑어와야겠다고 생각했고 당연히 그 첫번째로 국부론을 택했다. 이 책은 우리가 왜 고전을 직접 읽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아담 스미스는 아담 스미스가 아니다.

 경제학의 역사 / 갤브레이스
 이미 경제학사와 관련된 많은 책들을 읽어왔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갤브레이스는 경제학은 언제나 그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발전해 왔다고 말한다. 즉 정치와 경제는 따로 떨어져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겐 신자유주의와 맞설 새로운 경제학이 필요하다.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 피에르 잘레
 장상환 교수가 번역한 '자본' 입문서. 맑스주의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운동원리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있다. 도서관을 둘러보다 세미나 교재로 유명한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바로 옆에 놓여있길래 빌려봤다.

 실현 가능한 사회주의의 미래 / 알렉 노브
 제목에 이끌려 바로 구입. 책 제목에서 보여주는 임팩트와는 달리 제3의 길 내지 사민주의스러운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산책 / 정운영
 언제나 '심장은 왼쪽에서 뛴다'며 강의를 끝냈다는 정운영 교수가 부인의 도움을 받아 병상에서 완성한 마지막 저작. 

 자본주의 역사강의 / 백승욱
 저자는 세계체계(체제)분석의 기틀을 마련한 칼 폴라니와 페르낭 브로델에서부터 월러스틴과 아리기 등 세계체계분석의 대가로 꼽히는 이들의 이론을 통해 통해 자본주의의 역사를 갈무리한다. 그리고 저자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세계를 모색한다. 저자가 번역하고 있다는 아리기의 장기 20세기가 기다려진다.

 노동의 미래(where now for new labour) / 앤서니 기든스
 노동의 미래라기 보다는 노동당의 미래를 위한 책.

 마르크스의 경제학 비판과 평의회 마르크스주의 / 윤소영
 알튀세르 연구로 유명한 윤소영 교수가 매년 내놓는 세미나 결과물 중 하나.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 /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저자는 오랜 시간 자기들만의 삶의 방식을 지켜온 라다크가 점차 서구화, 산업화되는 과정을 목격하며 이것이 과연 무조건 올바른 방향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 E.F 슈마허
 오래된 미래에서 이 책을 몇 번 언급했기에 구입했다.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환경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

 리바이어던 / 홉스
 코뮨이 국가를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국가를 괴물에 비유한 리바이어던은 그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의 첫 번째였다.


 기타_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 한비야
 여행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내가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그녀가 여행을 다닐 때보다 훨씬 환경이 좋아진 지금, 떠나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 김혜자
'지구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은 후 이 책도 찾아 읽게 되었다.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끝낼 순 없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바꾸어 가는 것이다.

 기차를 놓치고 천사를 만났다 / 백은하
 후임이 여행 관련 책들을 많이 사왔길래 빌려봤다. 글 내용보다는 저자의 작품들에 눈이 더 많이 갔다.

 느린 희망 / 그린비
 카스트로가 쓰러졌다. 지금의 쿠바가 충분히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직접 찾아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삶을 느끼고 싶었다. 쿠바인들의 느린 삶의 모습과 함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쿠바의 교육, 의료 등 사회제도에 대한 소개도 재미있다.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귀중한 요소들은 현실보다는 예술과 기대 속에서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 기대감에 찬 상상력과 예술의 상상력은 생략과 압축을 감행한다. 이런 상상력은 따분한 시간들을 잘라내고, 우리 관심을 곧바로 핵심적인 순간으로 이끌고 간다. 이렇게 해서 굳이 거짓말을 하거나 꾸미지 않고도 삶에 생동감과 일관성을 부여하는데, 이것은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보푸라기로 가득한 현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호치민 평전 / 찰스 펜
 베트남에서 그는 아직도 호 아저씨이다. 혁명가를 그렇게 친근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안중근 아저씨? 역시 이상하다. 베트남에 다녀온 이후 그에 대한 궁금증은 더해졌고 그 해답을 얻기 위해 이 책을 읽었지만 서양인의 눈으로 쓴 책이라 그에 대한 답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병장 이영기 
 대추분교라... (먼산) 
 저기 보이는 저거 말인가. (먼산) 01-17   

 상병 김지민 
 우오오오 결산주의자 등장. 01-17   

 병장 이영욱 
 결산주의자의 포문인가. 
 다들 참. 군대에서 책만 보시는지. 
 도대체 지난 반년 동안 난 무엇을 했단 말인가!!(자학중..) 01-17   

 상병 조용호 
 아 역시 책마을 세희님! 핫핫. 기대많이하고있습니다. 와우~ 01-17   

 병장 임정우 
 강자 등장. 
 두두웅~ 01-17   

 병장 김청하 
 아니 이리도 알찬 결산이. 01-17   

 병장 임정우 
 저도 내일쯤 책 오면, 열심히 읽어서 결산 한번 해야겠어요. 
 지금까지 읽은거론 어림도 없어서,, 흐흐흐 01-17   

 일병 구본성 
 멋있따. 잘생겼다.(두달 선임이 밀고 있는 유행어랍니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 계속 고민하시길 바랄게요. 제 앞가림에 눈이 어두어, 저는 그런 고민들을 내팽개쳐 두고 있는 것 같네요. 반성중입니다. 01-17   

 병장 성태식 
........... 이런분들. 정말 위대해요. 01-18   

 일병 박준연 
 오우~(코멘트 10자 이상의 압박..) 01-18   

 병장 이희웅 
 이야...대단합니다...책마을이 사라진뒤 책도 함께 손을 놔버린 제 자신이 부끄럽군요...(울음_) 01-18   

 상병 김현동 
 꺅. 만세! 
- 
" 거미여인의 키스"의 두 주인공이 성폭력범(실제로 성폭력을 한 것도 아니지만)과 이성애자가 아니라 동성애자와 정치범으로 소개되어야 마땅한 현실이 참 아이러니하네요. 
- 
 동물원에 가기를 인생수업에 껴서 줬다구요? 맙소사. 동물원에 가기에 인생수업을 껴서 준다면 당장 사겠는데. 
- 
 여행의 기술은 그의 첫 소설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보통의 책! 01-18   

 일병 이호석 
 역시 결산주의자들이 없는 책마을은 붕어없는 붕어빵이죠!? 01-18   

 상병 송지원 
 노동의 미래는 책 제목에 홀려 읽었다가 굉장히 당황했어요. 그야말로 노동당을 위한 책이었죠. 노동당에 대한 기본적 이해 없이 읽으려니 꽤 고생했답니다. 01-18   

 병장 김효진 
 와, 부지런도 하셔라. 알찬 결산이네요. 01-18   

 병장 박종민 
 살림총서 정말 양서들이 많지요. 저도 꽤나 좋아해서 은근히 한 권씩 모으고 있습니다. 3,300원이라니 너무 쌉니다. 칙촉 두 번만 참으면 되잖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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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그리의 스피노자는 저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군요. 데카르트의 코기토가 서구 지성을 장악해나가고 있을 무렵에 혼자서 꿋꿋히 이단의 길을 걸으며 탈근대 수 백년 전에 이미 탈근대 사상의 독창적인 경지를 완성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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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석제의 "인간의 힘"이 별로셨다면, '작가정신'에서 작가마다 소설향 시리즈로 내고 있는 성석제편 "호랑이를 봤다" 추천해 드릴게요. 저는 성석제 개인적으로 좋아라 하기 때문에. 소설향 시리즈 중에서 장정일의 "중국에서 온 편지"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두께도 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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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형도의 시집은 오타가 나셨습니다. 입 속의 검은 "잎". 뭐, 개인적으로 윤제림 시집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집 (번쩍) 통째로 외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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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부론의 후기는 정말 인상적이군요. 아담 스미스는 아담 스미스가 아니다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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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의 미래 낚인 사람 많지요. 크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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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뮨이 국가를 대체할 수 있는가, 에 대해서는 언젠가 꼭 한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네요. 아쉽게도 저는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먼산) 리바이어던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보통의 글솜씨는 정말 보통이 아니죠. (웃음) 오랜만에 뵙는 빡센 결산 잘 보았습니다아. 
 좋은 리스트 얻어가요- 01-18   

 병장 김은민 
 좋은 책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동안 쌓는다고 노력했는데 많이 부끄럽군효 01-18   

 상병 박인용 
 드디어 결산이 시작되는가. 

 알찬 리스트 뽑아갑니다. 아, 기형도는 저도 정말 좋아해요~! 01-19   

 상병 이현성 
 결산이라............... 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