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영유권에 대한 색다른 이야기. 
 
 
 
 
현대적 의미에서 독도의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게 된것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 선언에 이어서, 일본과 한국에 들어선 미 군정의 '실수'에서 비롯됩니다. 추축국의 본토를 제외한 모든 점령지, 식민지를 독립시킨다는 연합군의 주장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한국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어서, 이른바 '맥아더 라인'에 의하여 36년동안 일본의 통제를 받던 한국과 일본이 드디어 분리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문제는 여기서 일어나는데, 다케시마라는 섬을 맥아더 라인 바깥쪽, 그러니까 한국령으로 정해버린 것입니다. 후에 맥아더는 이러한 '실수'를 알아챘지만, 이 실수를 바로잡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습니다. 속된말로 '그깟 바위덩어리가 무슨 소용이 있어?'라는 거죠.

왜 이 이야기를 꺼내냐 하면, 당시 연합군의 이러한 행동은 현재 일본에게 있어서 엄청 불합리한 조치였다는 것입니다. 사실 일본의 지식인들이 독도를 자기네땅이라고 우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저런 면이 감안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을사조약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일본인도, 독도가 왜 자기네 땅이 아니냐고 하는 경우를 직접 겪어본 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는 사할린과 북방 4개섬 문제에서도 확연히 들어납니다. 이 섬들은 1945년 8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이 영유하고 있었고, 과거 일본과 구소련의 지도를 참고하더라도 이 섬들은 일본 본토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연합군의 분리정책이 저러한 결과를 가져왔고, 일본은 그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게 된 겁니다. 사실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제시하는 역사 기록을 받아들이지 않는 일면에는 저런 논리가 숨어 있는겁니다. '40년 가까이 우리가 본토로 취급했던 땅인데, 왜 분리가 되어야 하는거지?'

하지만, 여기서 우리나 러시아가 내세우는 논리는 바로 이겁니다. '누가 이땅 주인인데?'
이미 한국이나 러시아는 50년이라는 기간동안 분쟁영토를 영유하고 있습니다. 이 영유기간동안에는 영토 분쟁에 대한 공소시효 시간이 지나가는데, 100년이라는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영유를 하게 되면, 더이상 국제법상으로나, 국제적 선례를 보나 영유권을 논하는것은 무의미합니다. 이 시간을 정지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국제 재판소에 재소를 해서, 재판을 시작하는 겁니다. 그러면 재판이 시작되는 기간동안에는 공소시효가 정지가 되는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재판이 1~2년에 끝날 일도 없고, 10년정도 걸려서 끝낸다 하더라도 엄청나게 빨리 끝나게 되는것입니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나 러시아 둘 다 응소하지 않는것이구요.(웃음)

그나마 북방 4개 도서와 사할린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는 한국에 비하면 양호합니다. 과거 냉전시절 당시, 일본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만든 군사기지가 사할린과 북방 4개 도서에는 있고, 군대의 장기 주둔은 분쟁이 현실화 되어있다는 증거로 채택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엄청나게 기가 막힌 태도를 생각해 보십시오.

훈련소때라면 누구든지 다 배우는것중 하나입니다만, 군인은 영토를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독도는 군인이 지키지 않고 있죠. 오히러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 주둔하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예가 국내에 아예 없는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케이스는 독도 하나뿐입니다. 더더군다나, 무인도에 대한 이런 조치는 건국 이래 독도가 유일한 사례입니다. 속보이지만, 어쩔수 없는 조치인 셈이죠.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재판을 시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겁니다. 군대가 존재하지 않는 곳을 분쟁지역이라고 보기가 힘들고, 일방적인 재판을 진행시킬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이 건을 상정하기 위해서는 피고측이 재판에 응해야 하는데, 절대 응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결론은 한국이 얄미울 정도로 머리를 기가 막히게 쓴다는 것입니다.(웃음)

p.s 1 특히나, 1981년 이후 일본이 줄기차게 독도 영유권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 아르헨티나가 일으킨 말바나스(포클랜드) 전쟁. 무려 300년전에 영유했던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자마자, 엄청난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적이 있죠. 더군다나 '침략전쟁'이었으니.(웃음)

p.s 2 (덧붙인 시간은 3월 31일 오전 9시(땀))
만약 일본-한국간에, 독도영유권으로 인한 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의 저런 대응조치는 무위로 돌아갑니다. 독도에 대한 군의 역할은, '독도 자체'를 지키는것 보다도 한국의 영유권 전체를 보호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분쟁지역이 아닌, 작은 섬에 불과하니까요.

(미국때문에 이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만)만에 하나 독도영유권으로 인한 전투가 일어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독도 자체에 중점을 두는것보다, 일본이 한국의 영유권 자체에 대해서 도전한것으로 시각을 옮겨야 합니다. 문제는, 우리의 시각을 돌리는것은 쉬울지 몰라도, 세계의 시각을 돌리는것은 엄청나게 힘든일이라는 점이죠. 이에 대해서는 엄청난 양의 토론과, 실질적인 시뮬레이션등이 필요할겁니다. 

  
 
 
 
일병 허익준 (2006/03/30 20:35:22)

"무대응 대응"이죠. 네.    
 
 
상병 송희석 (2006/03/30 22:24:24)

아 독도 영토권 문제도 '국제법'분야로 한번 글을 써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미리 선수치셨네요!    
 
 
 병장 김동환 (2006/03/31 07:54:28)

정확한 설명입니다. 이런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야 밥상머리에서 발끈하지 않고 
좀더 스트레스 없이 뉴스를 보실 수 있을텐데. 좋은글 잘봤습니다.(웃음)    
 
 
 상병 홍지욱 (2006/03/31 08:12:41)

정확하게 설명해 주셨네요. 우리나라의 언론으로는 한 방향으로 밖에 못 보니까 위험성이 있지요. 그런데 맨 마지막, ps 에 대해서 설명 해 주시면 안 되나요? 다른 이유를 알고 싶네요. 그래야 그것을 깰 다른 증거를 마련할 수 있잖아요.    
 
 
병장 최무강 (2006/03/31 08:57:44)

이러한 내용을 왜 언론에서는 알리지 않는 걸까요? 언론이 정부를 지나치게 싫어하는 것 같군요.    
 
 
상병 조용준 (2006/03/31 09:10:17)

지욱님// 포클랜드 전쟁은, 1981년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 제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영국령 포클랜드를 침공한 사건입니다. 당시 실질적인 정황은, 아르헨티나 군부정권의 정권불안요소를 외부로 돌리려는 목적이 강했지만, 지지도가 바닥을 기던 군부정권이 아르헨티나 국민들을 설득시킨 가장 큰 이유가, 300년전 아르헨티나 식민정부가 포클랜드를 영유했었다는 이유였습니다.(웃음) 

당연히 이 이유로 전쟁을 일으킨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으로 지탄을 받게 됩니다. 일본이 이 사건을 지켜본 결과, 독도를 어떻게든 끌어오려면 국제적 기준인 '100년'안에 끝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듯 합니다. 우리야 100년 이상만 끌면 80%는 해결되는 겁니다.(방긋) 

더불어서, 이번에 이루어진 독도 관광과 독도 이주민계획은 이런 '실질적인 영유'를 재확인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조치입니다. 기왕에 외국인 관광코스로 개발하는것이 더 좋겠죠.(웃음) 

익준님// 네~ 바로 그겁니다. 
희석님// 이번이 두번째인가요?(웃음) 
동환님// 격려 감사합니다~ 
무강님// 에, 대외적으로 이러한 사실을 알리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독도의 분쟁을 인정하는 것이 되거든요(쉬운 말로는 무.시 라고 하죠. 이부분이 인정되면 국제재판소에서 상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이와 관련한 사실을 함구하고 있는것이죠. 사실 독도정책은 건국 60년 사상 유일하게 일관된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언론이 이러한 사실을 떠벌리는건 좋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이런걸 분석해낼만큼 뛰어난 사람이 언론계에 몇 없고, 설사 분석해낸다 하더라도 공개적으로 터트리는건 좋지 않다는걸 판단할줄 안다고 생각이 됩니다.    
 
 
상병 고계영 (2006/03/31 09:14:49)

우리가 '알고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진실'을 말씀해주신 용준님께 감사를.. 
아~ 갑자기 x-file의 멀더와 스컬리가 생각이 나는 이유는 뭔지 ...    
 
 
 상병 홍지욱 (2006/03/31 09:56:27)

용준님// 100년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셨었군요. 언론에 관한 분석도 저랑 동일하시네요. 인정을 하면 안 되는 것이죠. 그리고 언론에서 독도분쟁에 타당한 근거가 있다라고 말한다면, 그 기자는 온라인상에 그의 프로필이 주욱 올라갈지도 모릅니다. 다음에 용준님이 간도 이야기도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기대됩니다.    
 
 
병장 최무강 (2006/03/31 10:04:43)

언론에서 이러한 사실을 모른다는건 좀 수긍하기 어렵구요. 문제는 언론도 이런걸 알고 있다고 한다면 독도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까지 정부를 비난하는 방송을 할 필요가 없을텐데도 정부가 함구하고 있으면 비난조의 방송을 내보낸다는거죠. 시청률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병장 최무강 (2006/03/31 10:05:52)

어디선가 들은 내용인데 일본의 언론은 정부와 너무 친밀하고 한국의 언론은 정부를 너무 매도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병장 양인수 (2006/03/31 17:22:56)

... 우리가 대마도를 가져올 방법은 없는걸까요?    
 
 
상병 조용준 (2006/03/31 17:26:32)

무강님 // 에, 언론이 모르니까 정부를 비난하는겁니다. 개인적으로 이와 관련된 몇가지 사건이 있으나, 이자리서는 패스. 할게요(땀) 

인수님 // 에, 대마도는 맥아더라인에 애초부터 '일본령'으로 들어갔습니다. 최근 사례를 기준으로 한다면 아예 방법이 없는거죠. 더군다나 과거에는 한국의 영향력에 있었지만, 근대에 들어서 한국의 영향력에 들었던 적은 거의 없으니까요.(웃음) 
뭐, 강제로 뺏는다거나 하면 대마도를 가져오는것도 불가능한건 아닐겁니다. 단지 성공확률이 상당히 낮고, 국제적 비난에 휩쌓이면서, 일점사를 당하기 딱 좋다는게 문제라고나 할까요. 

독도가 일본에 넘어가는것보다, 대마도를 가져오는게 더 어려운 일임은 분명해요.(웃음)    
 
 
상병 엄보운 (2006/03/31 22:01:48)

용준씨의 깔끔한 정리가 돋보이는군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