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의 빵 
 상병 김영훈 05-08 10:54 | HIT : 358 



 몇일 전 슈퍼마켓에서 우연히 햄버거빵 하나를 보았다.
 중학시절 매점에서 팔던 그런 흔한 햄버거빵이었다.
 그런데, 그것은 내 주의를 끌기게 충분한 것이 었다.

" 데카르트"

 그 빵의 이름이다.
 저쪽에 있는 데카르트가 만약, 이것을 보게된다면 어이없는 실소를 지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이미 배가 불러 사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빵 이름에 데카르트를 붙일 정도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녀야 할까?

 만약, 데카르트 보다 데카르트 빵이 더 유명해 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데카르트는 더이상 코기토의 위인이 아니라, 저렴한 값의 햄버거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우리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많은 인물/계념-객체들이 자신의 존재 양식/가치가 외곡될 수 있음을 안다.

 또한, 데카르트를 먹는 아이들은 더이상 데카르트를 존경하는 대상으로만 남길 수는 없게 된다.
 그들은 데카르트 한입 배어 먹으며, 그 맛에 대한 평가를 통하게 된다.
 결국 그 맛이 데카르트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것은 데카르트가 전혀 데카르트적이지 않는 요소에 의해, 데카르트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이 외곡되는 역설에 빠지게 된 것이다.

 만약 데카르트 빵이 맛있다면,
 데카르트의 인상은 향상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데카르트의 인상은 하향될 것이다.

 결국 한 객체-사건에는 그것과 전혀 관련이 없어보이는 어떤 다른 객체-사건이 개입 되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연의 객체-사건은 자신이 의도 하지 않는 횡재 혹은 억울한 상황이 발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나를 외곡하는 수많은 객체-사건들에 대해 얼마나 저항해야 하는가?
 데카르트 빵을 만든 사람의 의도는 '데카르트'라는 지시에 대해 어떤 관념을 갖고 있는가?

 물론 데카르트 빵은 싼값의 일용한 양식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지닐 수 있지만,
 그것은 어찌되었든 데카르트를 굴리고 굴려, 조금씩 다른 형태의 데카르트를 존재케 할 것이다.







 일병 김대윤 
 푸하하 저같은 사람에게는 핑x빵(해체한 여성4인그룹)이나 포켓빵(주머니괴물) 들보다 훨씬 신선하고 재미있고 구매욕을 자극하는 빵 이름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구경해보고 싶습니다. 이 빵으로 하여금 저의 실존을 퍼퍽(웃음). 근데 정말 이빵을 만든 분은 무슨 생각이셨을지 어떤 심오한 생각으로 만드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데카르트라는 이름의 빵이 빵의 이름으로써 논의가 되었다라고 해도 많은 파장(여러가지 측면에서)을 낳았을법 한데 결과물로 만들어버린 그분들의 결단이 대단합니다.(웃음) 05-08   

 상병 최희원 
 비스마르크 라는 빵도 있었습니다. 일하지 않는자 베어물지도 말라는 건가..... 05-08   

 병장 차동하 
 건빵... 05-08   

 상병 남윤경 
 베이컨햄빵... 05-08   

 병장 권태조 
 허허허. 그렇습니다. 그런의미에서 아름다운 쓰레기가 추가된 한화빵을 만들어야겠습니다. 05-08   

 병장 홍지택 
 음 재미있는 에피소드네요; 
 철학과 출신인지라 재미있게 읽었어요~ 글도 잘쓰셨고~ ㅋ 05-08   

 병장 이승일 
 관사마트의 바로 그 데카르트빵이군요 (키득) 

 찾아보면 가치있는 이름이나개념, 어휘들이 '헐값에' 팔려나가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니가 만든 제품라인 '퀄리아' , 노래하는 '비트겐슈타인' .. 뭐 그 이외에도 많겠죠? 

 하지만 이렇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것의 가치를 또한 드러내주는지도 모르겠어요. 무가치한 것은 모방되지도 않을 것이고 훼손되지도 않을테니까요. 원본을 망각한 모방은 훼손이겠지만, 원본을 기억하게하는 모방은 찬양이 될겁니다. 05-08 * 

 병장 송현기 
 빵이 먹고싶어지는 글입니다. 05-09   

 병장 이희웅 
 전 국진이 빵이 생각나는군요...(땀_) 05-09   

 병장 유두경 
 맙소사 데카르트 빵이라니... 05-09   

 일병 정영목 
 재미있네요. 그런데, 

' 쓰레기빵'이라는 엄청나게 맛있는 빵이 나와 대히트를 치면. 
' 쓰레기'라는 단어의 가치도 상향되는 걸까요? (하하) 
( 흠, 그러고 보니, 불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네요.) 

 그리고 별 것 아니지만 오타 발견: 계념(개념), 외곡(왜곡) 05-09   

 상병 김영훈 
 영목 / 오타 아님. 05-09   

 상병 김재영 
 희원 /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말라 - 라는 이야기를 비스마르크가 한 것이었군요. 지금껏 몰랐습니다. (땀) 05-10   

 일병 정영목 
 영훈 / 우리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많은 인물/'''계념'''-객체들이 자신의 존재 양식/가치가 '''외곡'''될 수 있음을 안다. 

 흠.. 계념과 외곡. 제가 어휘가 짧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사전 찾아봐도 없는데, 뜻풀이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05-10   

 상병 김영훈 
 영목 / 아. 맞습니다. 그 어휘를 말 한 것이 없습니다. 
 제말은. 오타(타자를 잘못 한 것)가 아니라, 문법을 틀렸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무식하다고 티를 내고 있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문법의 잘못 사용에 무한한 의미를 둔답니다. 
' 잘못'을 하나의 예술적 경우로 보는 것이지요. 
 이 댓글의 "없습니다."와 같이요. 
 물론 이에 동의 하시지는 않을 것 같지만요. 05-10   

 일병 정영목 
 오타는 완곡어법이었습니다 (하하)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저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05-10   

 병장 이승일 
 영훈 / 이런 송희석주의자. 그는 맞춤법의 오류를 해체주의를 일상에서 실현하는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는데.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받아쓰기 잘 못했지만, 그건 예술도 아니었고 해체주의의 실현도 아니었고 그냥 부족한 성실성과 섬세성의 결과란 말이에용. 메롱 05-10 * 

 병장 김현동 
 아. 송희석. 노이로제 걸릴 것 같아(.........). 05-11   

 상병 김영훈 
 송희석!!!! 
 누구죠? 05-11   

 병장 이승일 
 유령입니다. hovering over 책마을 하고있는. 05-11 * 

 병장 김대환 
 송희석이란 사람 아직 이 주위를 맴돌고 있나요? 아님 전역? 
 호기심 가는 인물이네요... 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