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학교 족구하라 그래 
 상병 이진호 02-22 11:13 | HIT : 590 



 대한민국 학교 족구하라 그래
- 안녕 지난날 내 방황아-

" 자식이긴다는 부모는 없다." 라는 말이 있다.
 분명 우리가 보는 드라마에서 부모의 완강한 의사에도 불구하고 
 결혼하는 주인공을 보면 그 말은 새삼 진리처럼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그건 책에서나 나오는 말이다. 아니면 드라마 작가가 지었거나.
 나는 그랬다. 중 3때 고향에 있던 학교가 아닌 타지의 학교로 가고 싶어했다.
 비평준화 지역이었던 우리 지역에서, 나는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무림의 고수가 대나무밭을 향해 미련없이 걸어가듯이 폼을 잴 수 있길 바랬다.
 타지의 사립고등학교에 갈려고 했다.
 교복도 이뻤다. 기숙사도 있었다. 그리고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던 내게, 부모님은 우리 지역의 명문고로 진학을 원했다.
 교복도 별로고, 기숙사도 건설 중이었으며, 공립이라 장학금은 없었다.

 원하는 학교가 아니라서 싫었다. 반항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 1때 나는 놈팽이 짓을 했다.
 수업시간에 자고, 만화책이나 보고 뒤에서 수다나 떨고 
 학원에서는 떠들다가 쫓겨나고
 그러다가 친구가 학교 게시판에 성姓적인 이야기를 쓴 잘못을 감싸줄려고 
 하지도 않은 짓을 같이 했다고 한 게 잘못이었다.

 녀석이 그 글을 쓸때 말렸었다. 
 근데 제 3자 보기에는 그 상황은 공범으로 보기에 충분했다. 

 나는 정학을 맞았다. 오 이런.
 완전하게 비뚤어진 내 모습은 충분히 부모님에게 강펀치를 날린 게 분명했다.

 그렇군. 
 그렇군.
 근데 바보같이 친구 위해준답시고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한 나는 정학을 맞았지만.
 잘못을 저질렀던 녀석은 어머님이 임원이셔서 평상시와 똑같았다.

 아버지는 회사에서 학교로 오셨다.
 중학교때는 아버지가 학교?오시면
 교장선생님이 악수를 하면서 자식농사 잘 지으셨다고 칭찬을 받으시던 분이
 머리를 숙이고 연신 죄송하다고 하셨다.

" 아버지. 죄송하다가 아니고, 제 자식이 의리가 깊은 점 인정한다예요."
 어머니는 몸저 누우셨다.

 나는 이 학교가 싫어요. 라는 말을 하지 않는 대신 비뚤어지고 싶었던 내게
 학교는 오히려 부모님께 이 학교는 당신 자식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수학선생님은 나에게 침을 뱉었다.
 교감선생님은 나에게 샌들을 던졌다.
 학생주임 선생님은 나에게 야구빠다를 선물로 주셨다.

" 너같은 것들이 있기에. 나라가 망한다."

 내가 무엇을 했길래 우리나라에는 IMF가 온 것일까.
 수업 안들었다고 회사가 부채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만화책 보면 문화시장이 활성화되지, 죽는 것은 아닐텐데 말이다.

 무릎을 꿇고 교무실을 손걸레로 닦고
 복도를 손걸레로 닦고
 그리고 교실에서 책상을 빼서 홀로 창고에서 앉아있을때.
 친구녀석은 괜찮았다. 그렇구나. 그래서 주요직급에 앉아야 하는구나.
 나는 더럽게도 그제서야 알았다.

 그래서 공부를 했다.
 정학 맞기도 전부터 공부를 하지 않아 수학의 방정식인지 삼각함수의 개념을 몰랐다.
 문제집을 죽도로 풀었다. 교과서를 그냥 읽었다.
 밤을 샜다. 

 그네들 입에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노력했다.
 계속 공부했다. 공부를 했고, 공부를 했다. 
 미친듯이 공부를 했다.

 내게 침을 뱉던 수학선생에게 말하고 싶었다.
" 침 함부로 뱉지마세요."
 내게 샌들을 던지던 교감선생님에게 말하고 싶었다.
" 샌들 던지지마. 아프거든."
 내게 야구빠따를 선물해주신 학주에게 말하고 싶었다.
" 지금이 80년대니?"

 그 울분에 쳤던 모의고사에서 반 1등을 했다.

 나는 수학선생님에게도, 교감에게도, 학주에게도 원하던 말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우습게도 그들이 인정하는 모범생이 되었다.
 그들은 수업시간에 나를 먼저 찾았다. 

 미친사람들. 내가 나라를 망치는 주범이라매.

 대한민국 학교 족구하라 그래. 제길.  


 병장 임정우 
 멋지군요... 
 저는 학교가 머라하던 별 신경쓰지 않았어요. 
 어떤의미로던 선을 넘지 않는 성격이라, 먼저 
 저에게 시비거는 경우는 드물었던것 같아요. 
 하여간 진호님 미남인것 같아요... 02-22   

 상병 서동영 
... 
 노 코멘트 02-22   

 병장 우성 
 저는 저 스스로 버렸죠. 지들끼리 족구 하라고(웃음) 02-22   

 상병 송윤준 
 말도 하기도 싫으네요 
 학교 선생님들은 02-22   

 상병 진규언 
 전, 너무 일찍 '모범생'이 되버린걸 아쉬워합니다.. 02-22   

 일병 이진욱 
 비평준화 지역의 압박 참 심하죠. 
.. 
 정말 싫었습니다. 
 많이 공감가는 글이네요. 휴. 02-22   

 병장 박인용 
 저도 비평준화였습니다. 
 그래도 정말 등대같은 선생님이 한 분 계셔서 다행이었습죠. 02-22   

 병장 임현종 
 난 침뱉으면 왜뱉냐고 따졌는데(........) 

 책던지면 같이 던지고(.........) 02-22   

 일병 이우탁 
 씁씁하군요...아.... 
..... 02-22   

 일병 정재형 
 우리나라 학교의 현실....저는 교사가 되는게 꿈인데.... 

 이런 글을 볼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02-22   

 병장 전영환 
 멋지네요!여러모로... 02-23   

 상병 김지민 
 참 됻같지요. 학교. 공교육. 개판이죠. 말들 많지요. 족구하라그러라 그러고 싶죠. 

 진호님. 하지만 비판의 대상을 명확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글에서는 귀결이 족구같은 '대한민국 학교'이지만 그 전개과정에서는 부모님, 쓸데 없었던 자신의 반항성, 교감선생님, 등으로 비판이 이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자칫 위험한 글이 될 수도 있겠어요. 무엇이 정확히 문제인지 들추지 못하고, 자신의 푸념만을 하고 결론은 니네 탓이다 라고 말하는 글 말예요. 

 성적위주로만 학생을 판가름 하는 학교가 '참교육'의 전당이 될 수는 없겠지만, 학교도 사람사는 곳 인 만큼, 어느정도 '그들이 원하는 학생상'은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싶어요. 진호님께는 억울한 일이겠지만,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반항했던것도 진호님이었고, 性적 문란한 게시물을 썼더가 자처했던 것도 진호님이 아니었나요. 일반적으로 학교가 아니었던들 이런 '낙인의식'이 적용되지 않았을까요. 

 공부만으로 학생을 평가하고 침뱉고, 샌달 던지고, 빠따치는 학교가 족구했으면 좋겠는지. 아니면, 반항적인 이유로 사회화에서 일탈되어 낙인으로 찍힌 이가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반항심 풀자 돌변하는 학교가 족구했으면 좋겠는지는 명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후자의 학교는, 그다지 비판받을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인격적 대우, 학생 도구화 인식, 등의 학교가 족구해야할 학교겠지요. 

 최대한, 참교육의 장이라는 점에서 학교는 '낙인이론'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느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낙인이론을 지양하기 위해서 말예요. 

 제가 이렇게 흥분하는 이유는, 공교육의 지팡이(?)가 될 예비교사로서의 반론일 수도 있겠지만, 그저 여론에 힘입어 '됻같은 학교'를 부르짖는 현실의 모습이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학교도 개선되기 위해서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공교육의 인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말하자면, 비판보다는 칭찬을, 이라는 말입니다. 무조건 대놓고 족구해라 신발 이러는 것 보다, 어떤점이 고쳐야 할 점인지, 어떤 점은 유지해 나가야 하는지, 이성적인 비판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개인사를 보탠 감정적 비판이 아니라요. 

 대상이, 우리 애들을 가르쳐야 할 공교육이니까 말이죠. 02-23   

 병장 임충선 
 지민님글 멋지네요 
 또다른 시각에서 볼수있었음.. 02-23   

 상병 이진호 
 지민님. 허허. 
 다른 시각에서 쓴 글을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글이 함축적인 글이라서 그런지 제게 일어난 많은 일들을 다 토해내지 못했습니다. 

 진술서에는 똑바로 쓰라고 하기에 저는 제가 의리때문에 거짓말 했다고 썼습니다. 
 하지만, 학주는 그것을 보지 않았어요. 그냥 절차였죠. 
 저는 고2때, 전교에서 30등해야지만 들어갈 수 있는 기숙사에 들어갔었습니다. 
 그리고 1년도 있지 못해서 쫓겨났습니다. 
 성적이 떨어졌다면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임원인 애가 들어갈려고 학주와 손 썼을 뿐입니다. 
 저는 지금 쓴 이 사건으로 쫓겨났습니다. 기숙사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1년전의 일이 왜 기숙사와 연관있는지 모르겠더군요. 너무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뺨을 맞았습니다. 우습게도. 그리고 나가라고 하더군요. 

 제 친구들은, 제가 나가는 것을 반대한다고 항의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학교의 벽은 높더군요. 아니면 조직사회의 무서움이라고 할까요. 

 낙인이론. 맞습니다. 
 하지만, 뭐 잘못하면 다 문제아가 범인이라고 몰아치는 낙인이론은 옳지 않습니다. 
 저는 그래도 저를 믿어주는 선생님이 있었기에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네요. 지민씨가 그런 선생님이 되어주신다면야 저는 바랄께 없겠습니다. 

 하지만, 
 학주나 교감이나 아니면 감정적으로 대응한 수학선생님이 되거나 그들을 옹호한다면 
 저는 솔직히 같은 족구멤버로 볼 뿐입니다. 

 공교육에 관해서 요약해서 또 쓸려고 합니다. 기대해주세요. 02-25   

 상병 배창현 
 갑자기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군요.. 02-26   

 일병 손지훈 
 허어 음 과연...성적 우선은 어쩔수 없는건가. 잘 읽었습니다 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