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나의 미래일까나 까나 - 최근의 몇 몇 글에 부쳐
최근 공병호씨라거나, 기타 등등의 소위 경제전문가라 하는 사람들이 이야기 하기를, 우리를 보고 꿈이 없는 세대란다. IT의 편리함에 물들어서, 하루하루 쾌락에 물들어 살아가며, 꿈도 없고 단지 자신의 학위만 생각하며 중소기업엔 취직조차 안 하고 대기업에만 취직하려고 들기 때문에, 실업난이 그렇게 극심하댄다. 어허허허허허. 이 높으시고 나잇살 더 쳐먹으신 분들의 하염없는 걱정에 내가 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 안구에 쓰나미가 아니 소금물이 아니 비린내가 아니 핏물이 어엇 하얏트 여기서 각혈하면 어떻해 어라 또 심장이 멈춘거야 가만히 있어봐 윌리엄 버킨이란 사람이 약을 하나 줬는데 앰플을 이렇게 깨서 정맥에다 주사하면 와아 하얏트 살아났구나 배가 고파 보이네 어어 그렇게 깨물면 아프잖아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고보니까 이런 과거 세대가 바로 밑의 세대들을 걱정하는 글은 유서가 깊다. 기원전 천칠백오십년경에 물건을 훔치면 그냥 콱 혀를 뽑아버리라는 판결문을 만들어 만인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은 함무라비 법전의 한켠에 기록되어 있길, 요즘 애들이 버릇이 없어라고 하더라. 아마 그리스 신전 기둥 한켠에 조각되어 있길 요즘 애들 버릇이 없어라고 하더라지.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젊었을 시절에 선배 작가들로부터 니네들은 전부 잃어버린 신발세대야라는 소리를 들어먹었다고 하고, 아니, 얼마전에 읽은 군주론에는 인간이란 원래 배은망덕한 존재라서 부모 죽은 건 빨리 잊는데 수억 잃어버린 건 절대로 안 잊는다더라. 그런 소리를 듣고 보니까 나도 똑같은 놈인 것 같기도 하단 말이다. 거 참 아이러니가 박수를 치며 쌈바를 춘다. 쌈바 쌍박!! 여박은 일단 밟아서 깨고 본다. 조심스럽게~ 얘기할래요~
아니, 그런데, 거 참 신기하단 말이다. 공병호씨같이 나잇살 좀 잡수신 분이야 뭐 개념을 엉덩이로 내뱉든 어쨌든 나이라도 잡수셨으니까 그나마 내가 젊었을 때는 니들처럼 안 그랬어.라고 할 당위성이라도 있지만, 그걸 앵무새처럼 내뱉는 사람이, 어라 당신, 80년 이후 출생 아니신가요 이전 출생이라고요 오오 군대 좀 늦게 오셨네요.
일단 그 전에, 저 소위 경제전문가들이랍시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게 고마해라 마이 무긋따 소리 나올때까지 가슴팍에다가 비수를 내리꽂는 사람들이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자아, 그 전에, 우리 생각한번 해 보자. 까짓거 내 몸뚱아리를 실험대 위에다 올려놓지. 나 뇌광청춘, 나이 23세. 내년에 저녁먹으면 24세, 코스모스 복학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복학한다 치면 25세, 일단 졸업은 해야 직장에서 취급을 하니까 졸업하면 27세, 29세나 30세 초반까지는 결혼을 해야 하니까 그 전까지는 어떻게든 밑바닥이라도 깔아놔야 할 터이다.
그러니까, 내가 사회로 나가면, 적어도 20대 후반은 되어야 한다는 소리다. 적어도 그동안 쌓아놓은 포트폴리오도 있을 테고, 나름대로 전공에 대해 공부도 꽤 했을테니, 어쨌든 중소기업이라도 취직하면, 자기 기반을 쌓을 수 있을테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백수짓을 하고 있다면 진짜 할 말이 없다. 좀 맞아야지. 엉덩이 대시죠.
하지만, 등록금이 출동하면 어떨까
등!
록!
금!
내가 사는 경상북도 경산시 계양동은 청포도가 무르익... 이게 아니라, 그 근처에 있는 Y학교(또한 이 곳은 나의 모교(젠장)이기도 하다)의 등록금이 얼마인가하면, 우리 어머니께서 400만원을 들고 은행에 등록금을 내러 가니까 2만원 남겨줬대더라.
입학금 포함 398만원이라는거다. 오오 지져스 크라이스트. 이 짓거리를 약 4년동안 하면 단순연산으로 1학기당 360만원 잡고, 2천 8백만원 좀 넘어가는 액수. 절대 적은 액수가 아냐. 거기다가 대학교 들어가니까 뭔 놈의 돈이 그렇게 들어가는지. 급식이 없으니 밥 사먹어야 해(나는 그것조차 아끼려고 집에서 학교까지 왕복 40분이 걸리는 거리를 미친듯이 자전거를 밟아가며 20분 이내로 세이브해서 집에서 밥먹고다녔다.) 전공 서적은 눈빠지게 비싸지. 기껏 들어갔더니 교수란 놈은 뭔 자기 자랑만 줄줄이 늘어놓아 결국에는 공부하려면 혼자서 해야하지, 프린터는 또 따로 뽑으라네 대학교 들어가면 친구는 안 만나고 다니나 어엇 내 30만원 그냥 날아가 월급탄지 엊그제같은데!!
... 더군다나 한국에서 사립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시못할 정도라고 하더라. 즉, 사립대 공과계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380만원때문에 머리 싸매고 고민 좀 해 봤을것이라는 것이다.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고 해 볼까 자 2천 8백만원 타서 어떻게든 졸업은 했다고 하자. 그러면 또 메꿔 넣어야 하거든. 메꿔 넣기에 중소기업 월급은 조난 적어요. 더군다나 생활비 빼고 하면 남는게 없어요. 거기다가 내 나이 28살. 슬슬 결혼할 준비도 해야겠고 저축은 해야겠고 워어어 복잡해 임무실패 자폭 꾹.
... 결국, 그러니까, 대기업을 쫓는 게 무리는 아니라는 거다. 대학교 등록금에 이곳저곳 들어가는 돈은 많지, 결국 빚을 내야 해요. 여러분들이 아~주 좋아하는 부자 아바이 가난한 아바이 동무의 저자이신 로버트 기요사키씨께서 말씀하시길, 대학생 한 명이 사회초년생으로 출발할 때 약 3천달러의 빚을 지고 출발한다더라. 아무튼 빚을 메꾸려면 돈을 벌어야지 돈을 벌려면 직장에 취직해야하지. 직장에 취직은 해야겠는데 어지간한 직장으로는 씨알도 안 먹히고 왠지 불안하고, 그놈의 미래는 왜 그리 불확실한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안전빵으로 어떻게든 끼어들어가려고 하는 곳이 대기업이라는 뜻이다. 대기업에 들어가도 불확실한 건 마찬가지라고 그래, 당연히 그렇겠지. 솔직히 나는 고등학교에서 수능 조낸 잘 쳐서 대학 들어가면 인생 끝나는 줄 알았거든. 그런데 아니더라고.
그런데 이 족구신발들은 우리가 대기업에만 목매달고 있기 때문에 실업률이 그렇게 높대요. 와하하하하 아주 멋져요 나이스샷 사장님. 왜 대기업이 아니면 안 되는가는 줄기차게 질문하면서, 어째서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은 던져보지 않은 그네들 말은 그야말로 지금도 머리를 싸매고 토익 공부를 하며 내가 왜 코딩 공부가 아니라 토익 공부를 해야하는지 자괴감에 빠진 사람들을 용용죽겠지 하며 놀리는 발언이다. 아, 이 상황을 빗대는 아~주 적절한 표현이 있다. 우리 아름답고 늠름하여 모든 왕비들의 모범이 된 마리 앙뜨와네뜨(오우 이름부터가 아-주 앙띠끄해요) 왕비님께서 말씀하시길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어라.라고 했던가.
이 말을 지나가는 동네 젊은이한테 한 소리라고 한다면, 뭔 거기서 산을 내뿜는 소리를 하는거야.하고 침 한번 탁 뱉고 치워버리면 끝인데, 오오, 신이시여. 이 놈들이 자기 저서랍시고 쓰고 있는 글에다가 저런 망언을 해 버린겁니다. 그런데 이 놈들이 아직 공신력이란 게 있는 놈이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사회적 파장을 무시할 수 없게 되는거다. 토오노 마키히사가 죽으면 신문 한켠에 부고가 뜨는 법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공신력과 매스미디어를 만나면 기정사실이 되어버린다. 어느 순간, 이 말에 감동감화받아 이 소위 경제전문가라는 무리들을 12사도처럼 떠받들며 그들의 말을 곱씹는 무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니. 이 사람들이 70년대를 기세좋게 관통한 우리 기성세대들이라면 말을 안 하는데, 갓뎀. 내 또래의 사람들이 그따위 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한 것이다. 오오 f트. 이 매스미디어의 위대함이여 다 찬양받으라.
나는 말이다. 적어도 게임 한번 만들어보겠답시고 대학까지 그쪽 진로로 정해버린 인간이다. 나름대로 꿈도 있고, 이루기 위해서는 결혼마저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는 인간이다. (아예 나이는 생각 안 하려고 611살이라고 주장중이다) 그런데 지금 내가 잡고 있는 건 C언어나 게임그래픽 일반이 아니라 주식투자 삼백문 삼백답이다. 이거 뭔가 좀 이상하지 않는가 내가 왜 평생 팔자에도 없는 주식 공부를 해야 하지 아니, 토익이야 어짜피 코딩하려면 영어랑은 건담파이트를 벌여야 할 판이라 공부한다고는 해도, 왜 내가 이런 걸 잡아가면서까지 미래 걱정을 해야 해 그런데 저 공 뭐시긴가 하는 놈은 왜 그런 것에는 딴지를 안 걸면서 우리만 욕해 이거 생각해보니까 진짜 열받는 소리 아냐 경쟁력이 어쩌구 어째
... 대체 직업이란 게 뭘까. 미래는 걱정할 필요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직업이 아닐까. 자기가 하는 일에 보람을 가지고 말이다. 그런데 그런 기초적인 개념조차 보장해 주지 않는 채, 문제제기만 하고, 그걸 또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들도 있고. 정말로 불쌍한 건, 왜 내가 경제공부를 해야 해라면서 생각하는 내가 아니라, 어떻게 경제공부를 해야 해라는 것부터 생각하는 당신들이야.
병장 조주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8-01 1436)
병장 이영기 (20060801 142306)
우오오오 지르는 블루다.
병장 주영준 (20060801 142541)
족구신발. 산 내뱉기. 오오. 책마을풍 필체로군요.
가지로
젠장. 시간외수당과 군장 정리때문에 거기서 산이 나오려고 하는 때 시원한 글, 감사합니다.
병장 이영기 (20060801 142645)
마, 마키히사 (........) 저기 왜 토오노가 나옵니까. (........)
병장 이영기 (20060801 142805)
크핫. 내가 이 동네 들어오고 이 말 딱 두번째 합니다.
가지로
블루 멋져요. 재미나고 시원하게 읽었어요.
상병 허익준 (20060801 142853)
.....한 기업의 톱에 있던 인물이 죽으면, 그 정도 경제신문에서 읽어낼수 있다.
토오노마키히사의 부보(訃報)는, 그의 장례가 끝난후에 신문을 거쳐 아들인 토오노시키에게 닿았다.
친척의 알림같은게 없어도, i겨난 아들은 1부 100엔인 종이로 부모의 사망을 알 수 있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정말 편리한 세상이 되버린거다.
- 월희 - 코하쿠 루트 중
병장 이영기 (20060801 143043)
어라. 저건 혁루트가 아니라 공통사항 아닙니까.
그저 코하쿠 모에~ 일 뿐인건가.
병장 조주현 (20060801 143212)
이걸로 이제
가지로 가지롱
익준사마, 스고이요
병장 강승민 (20060801 143235)
아.진짜, 허익준 성령 충만기도 아니고
가지로
병장 박진욱 (20060801 143438)
... 역시 어두우신 분. 저는 전혀 모르는 이야기가 한가득...
병장 이영기 (20060801 143648)
승민, 진욱 사실 저도 몰라요. 무슨 얘길까. (......)
병장 조용준 (20060801 143932)
저건 공통루트 이야기. 결론은 야오익준은 코하쿠 모에데스
상병 허익준 (20060801 144017)
렌 모에입니다.(타앙)
병장 주영준 (20060801 144127)
그나저나 책마을에 참 어두운 분들 많다. 밝게좀 살아요 나처럼 해맑게.
병장 이영기 (20060801 144204)
영준 즐.
익준 렌 모에, too (자폭)
병장 고계영 (20060801 144343)
뭐가 어둡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도 어두운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해맑게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듯... 흠..
책마을에 댓글을 달려니 사라지는 이 타이밍은 무엇인지.. 아~ 잘 읽었습니다!!
병장 조주현 (20060801 144721)
계영오늘 유난히 저와 얽히고 賀객짹봇. 헤헤
렌 모에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인들은 절 안경모에라고 부르는걸로 보아, 음..
거기서 산이 나온다는거 볼때마다 쓰러지겠습니다.
병장 강승민 (20060801 144747)
원래 해맑다고 떠들어대는 사람치고 어둡지 않은 사람없는 법.
병장 주영준 (20060801 145252)
거기서 산이 나오면 얼마나 짜릿할까요. 따끔. 입이 있는데도 거기서. 하필이면 거기서.
승민 저는 정말로 해맑은 편입니다. 진지하게.
병장 강승민 (20060801 150218)
주영작뭐 해맑다고 굳이 꼬리를 달 필요까지야 .
참고로 루소는 해맑다고 스스로 되내이는 사람과는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했음. 흥
병장 조주현 (20060801 151014)
붉은 고래에 남긴 글도 좋군요.
익준씨 화이팅
병장 김희곤 (20060801 185816)
이런.. 난 왜 절반 이상 이해가 안가는거지 나름대로 악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치만 그 의도는 알 수 있을것 같아요. 잘 읽었어요. 하하. 즐겁군요.
병장 김동석 (20060801 190750)
이것은 많이 악합니다.
상병 이희웅 (20060802 014329)
아하하...영남대의 등록금은 장난이 아니다죠...
그 넓은 대학부지만큼..(땀_)
병장 박진우 (20060802 021327)
이렇게 싸지르는 당신! 사랑해-(퀸카만들기 산드라 버전)
상병 이희웅 (20060802 035402)
진우님은 웃찾사 지킴이.....(웃음_)
병장 손동철 (20060804 045552)
야간사격의 속도감인데요. 시원하고 재미 있게 의미 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고민이 비슷하군요. 사회에 대한 불만에 학비 걱정하고 경제공부하고. 특히 학비가 문제인데 ㅡ 전역 후 공장으로 갈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아 ㅡ 청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