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기(?)연재] 다방면실험작 2부 - 중간고사 크라이시스 -
줄거리 - 경상북도 경산시 남매지못에 위치한 오성고등학교. 정 청운은, 이 곳에 있는 유이(!)한 인간. 마법과 드래곤이 난무하고 군대에서 M16A2와 M1A2 에이브람스 전차가 운용되는 이 세계에서, 아무 힘 없이 그냥 평범한 한 명의 인간일 뿐인 정청운이 이끌어가는 대 학원 로망스 서사시!!
... 로 하려고 했는데, 그냥 아무생각없이 쓰고 있는 중.
5월. 4월을 장식했던 "레이나 피스크래프트 실종사건"의 여파도 잠시, 중간고사라는 대사건(?)이 그들을 덮침에 따라, 다들 중간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것은, 청운도 마찬가지였다. 청운은, 의외로 다른 애들이 걱정을 할 때에 여유만만. "걱정이 되지 않냐"고 천진난만하게 묻는 권서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점심식사를 위해 매점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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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에서 산 것은 토마토 샌드위치와 카페라떼 시나몬 카푸치노. … 그러고보니까 모 소설의 주인공이 토마토 샌드위치를 좋아하지. 나도 꽤나 좋아하는 품목 중 하나다. 맛은 비슷한지 알 순 없지만. 이렇게 해서 도합 1천 5백원 조금 미만. 나름대로 저렴하다면 저렴하다고 할 수 있는 식단이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무엇인가 익숙한 얼굴이다 싶은 사람을 볼 수 있었다.
‘… 프란?’
분명 저 날개와 목에 두른 헤드폰은 프란의 트레이드 마크. 그녀는 즐거운 얼굴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야기 상대는… 은발에 뿔테안경. 카엘(또는 쾨헬) 선생님. 헤에. 둘이 아는 사이였었나?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가 꽤나 즐거운지, 둘은 미소짓거나 웃거나 하면서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다.
뭐… 내가 신경 쓸 이야기는 아니겠지.
가파른 계단을 하나하나 짚어, 옥상의 문을 열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푸른 펜스, 그리고 푸른 하늘. “녹”과 ‘청”을 “푸르다”라는 색으로 표현하는 한글과 마찬가지로, 둘은 너무나 잘 어울려 눈이 시원하게 아름다울 정도다. 조용히 문을 닫고, 펜스에 살짝 기대어본다. 펜스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뺨 끝을 간지러 기분이 좋다.
점심은 5분 이내로 해결가능. 아직은 쌀쌀한 날씨 때문에, 몸을 데우는 따끈한 캔커피가 고맙다. 커피를 약간 찰랑거릴 정도로 남기고, 하늘을 올려다 본다. 여전히 구름 한 점 없는 시원하고 맑은 하늘이다. 이제 제법 푸르름을 자랑하는 앞산의 아카시아 나무와, 녹색으로 채색된 펜스와, 푸른 하늘은 묘하게 어우러졌다. 그 광경에, 나도 모르게
“푸른 하늘에 푸른 산이라. 확실히 봄은 봄이네.”
“그러게-“
어라. 나 말고도 옥상에 다른 사람이 있었나?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사람그림자는커녕 머리카락 한올도 나오지 않는다. 문득 그 말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건 크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등 뒤라… 등 뒤에는 펜스. 그리고 허공. 잠깐, 여긴 옥상인데? 등 뒤에서 소리가 들려올리는 없…
나는 두려움에 몸을 떨며 살며시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여성의 얼굴이!!
“… 뭐야, 프란이였잖아.”
“에헤헤헤- 프란식 스텔스 비행-“
등 뒤에서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그녀. 날개 펄럭이는 소리조차 듣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게 다가왔다. 참, 나. 간 떨어질 뻔 했잖아. 진짜 짓궂네. 펜스를 넘어, 나의 앞에 사뿐히 안착하는 프란. 우아하게 인사를 하고, 나는 박수를 치며 그것에 화답한다.
“10점 만점에 11점짜리 착지입니다.“
“에헤헤헤-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놀라 죽을 뻔 했다. 갑자기 불쑥 뒤에서 나타나다니, 반칙이야. 유령인 줄 알았잖아.”
“에이, 뭘 그거가지고 그래- 진짜 유령도 학교에 멀쩡히 다니고 있는데.”
“… 하긴, 그건 그렇지만.”
날개를 접고, 조용히 옆에 와 얌전히 앉는 프란. 앉든 말든, 나는 다시 하늘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그렇게, 한 5분여 정도를 가만히 있었던 것 같다. 여전히 불어오는 바람은 적당히 시원해 기분이 좋았고, 충혈된 빨간 눈이 가라앉을 정도로 하늘도 파랬다.
“그러고보니…”
“응?’
“블루 씨 블루 스카이(Blue Sea Blue Sky)잖아. 아까전 그거. 약간 다른 느낌이지만.”
그녀가 뜻밖의 말을 했다.
“그렇구나, 마침 또 곧 5월달이네.”
“Blue Sea Blue Sky도 그렇지만, 역시 내 취향이라면 Momentary life쪽일까. 그래도 난 랩이 더 좋지만.”
“흐음. 랩이라.”
나는 솔직히 음악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20만원이나 하는 꽤 고가의 이어폰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심취하지 않았냐고 반박할 사람이 있을까는 잘 모르겠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게임 플레이용이지, 음악 감상은 그러니까 덤이랄까. 그녀가 그 뒤에 꽤나 유명한(저쪽 계열에서인가보다) 랩퍼 몇 명과 (단 한 명, 파라파만은 알 수 있었다.)곡명을 대었지만 나는 그저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엔 없었다.
“그런데, 옥상엔 뭐하러 올라온거야?”
“응- 그냥 지나가다가 청운군의 뒷모습이 보이길래.”
그렇군. 아까 이야기를 나누던 곳에서 내 뒷모습을 우연히 보고는, 그대로 복도 창문으로 옥상으로 올라왔더니 내 모습이 보여서, 그런 짓궂은 장난을 친 건가.
“아, 그러고보니, 그게 있었구나!”
하고 손뼉을 탁, 치더니,
“잠시만, 이쪽으로 와 봐. 너한테도 보여줄께~.”
그녀는 내 팔목을 붙잡고 나를 일으켜세우더니, 어딘가로 나를 안내했다. 그녀가 향한 곳은,옥상 출입구의 뒤쪽. 이런 곳에 뭐가 있겠냐- 라고 생각했던 내 눈이, 눈 앞에 놓여진 무엇인가를 향해 엄청난 크기로 커졌다.
“에헤헤, 닥터 사이케델리코 프란 세이지 최고의 역작을 소개합니다-”
그것은, 아름다웠다. 흡사 스테인드 글라스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색조, 그리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장엄한 외관. 의미없이 던져진 듯한 오브젝트 하나 하나가, 전부 기독교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그 작품은, 마치 날아오르는듯한 천사의 모습을 가운데에 하여, 성배와 세개의 못을 적절히 배치하고, 가운데에 “God Bless You”라는 글자를 새겨놓았다. 전체적으로 노란색과 빨간색을 적절히 사용하여 후광과 성혈을 표현했고, 파란색 또한 적절히 사용하여 색의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장엄함만으로 점철된 게 아닌, 적당히 웃음이 나올 익살스러운 면 또한 빠트리지 않았다.(예를 들자면 빵 대신 소복한 고봉을 그려놓거나) 아직도 그리고 있는 듯, 벽 귀퉁이와 윗쪽에 스케치로 보이는 연필자국이 있는 이 작품은, 스테인드 글라스도 벽화도 아닌, “그래피티”였다. 이 작품을, 변덕스러운 스프레이로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정성과 시간이 들어갔을까.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와아, 대단해! 진짜 아름다워!”
“에헤헤. 지난 1년간 쭈우욱- 지인짜 쭈우욱- 그리고 있었어. 매일 방과 후에 꼬박꼬박 한시간씩, 조금씩 조금씩 하니까 이정도까지 그릴 수 있더라.”
몰랐다. 매일 옥상을 자기 안방마냥 들락날락거리고 있는 나조차, 그 입구의 바로 반대편에, 이런 것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아아. 정말이지. 이거야말로 등잔 밑이 어둡다-잖아.
“그런데 왜 이런 눈에 안 띄는 곳에다가 이런 작품을 그리고 있는거야?”
“눈에 안 띄니까 마음놓고 그릴 수 있는거라구. 솔직히 그래피티 같은 걸 학교 옆에다가 당당히 그리기는 조금 뭣하잖아? 거기다가, 이런 안 보이는 곳에 그려놓으면, 나중에 발견한 사람이 더 기뻐할 거 아냐? “내가 여태까지 학교에 이런 게 있는 것도 몰랐구나-“하고 말이야.”
그렇구나. 나는 그녀의 말에 납득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졸업을 해도 학교에 남아 있을 전설(傳說). 너무나 매력적이다. 비록 세월이 지나면 작품을 그린 그녀의 이름은 잊혀지겠지만, 그렇기에 더욱 더 매력적이다. 그건 뭐랄까, 마치 원작자를 알 수 없는 음유시인의 노래처럼 들린다.
… 약간 개념은 틀리겠지만.
[덜컹-]
그 때, 갑자기 그래피티 뒷편, 그러니까 옥상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옥상은 기본적으로 출입통제구역. 문이 열려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 안 된다. 혹시 선생님이 아닌가 하고, 프란과 나는 살짝 긴장을 탔지만, 뒤편으로 돌아온 실루엣은, 다행히 학교 교복이였다.
“여어. 둘이서 뭐 하고 있냐?”
“… 뭐야, 레나였잖아.”
“에헤헤, 레나~! 나, 청운군에게 내 작품 소개시켜주고 있었어.”
“아아… 이거 말야?”
그녀는 엄지손가락으로 그래피티를 가리켰다.
“미안하지만 미적감각은 처참할정도로 형편없어서, 확실히 잘 그렸고 멋지긴 한데 대단하다고는 못 느끼고 있어. 미안.”
“아니, 괜찮아- 난 레나가 이 작품을 봐 줬다는 게 더 기뻐.”
“아무튼… 종 칠 때 다 되어서 뭣하러 올라온거야?”
깍지를 낀 손을 뒤로 넘겨 머리에 갖다댄 채로, 팔자 좋게 펜스에 기대는 레나. 그대로 눈을 감아버린다.
“어이, 자는거야?”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 미스노 녀석이 정말 시끄럽게 떠들어대서 올라왔다, 그리고 점심시간 다 끝나가니까 올라왔고, 두번째 답. 그래, 잘거다. 그러니까 빨리 내려가봐. 방해하지 말고.”
“야, 다음 수업은 어떻하고!!”
“신경 꺼어. 생리통으로 빠진다고 꼰대한테 이야기 해 놨으니까.”
마침, 기세 좋게 점심시간을 마치는 예비 종이 울렸다. 벌써 깊은 잠에 빠져들어버린 레나. … 할 수 없군. 자는 녀석은 그냥 놔 두고, 우리 둘은 사이좋게 교실로 들어왔다.
“그나저나, 청운군은 중간고사 걱정이 되지 않아?”
내려오는 길에, 프란이 그렇게 물었다.
나는 그냥 침묵으로 일관해버렸다. 그러니까 평소에 잘좀 해 두라고.
조용히 자리에 들어와 앉자, 오전을 내리 잔 가빈이가 부스스 일어나 나를 붙든다.
“우웅, 김서방, 지금 몇시야?”
“오후 12시 45분”
벌떡-
“끄아아악!! 점심시간이야!?”
“벌써 다 끝났어.”
“왜 안 깨운거야! 왜!!!”
“… 거 당연한 소리를 왜 묻고 그래.”
몇번이나 흔들었는데 안 일어난 사람이 누군데.
녀석은 시계를 한번 보더니, 엄청난 속도로 교실문을 박차고 나갔다. … 보나마나 매점으로 가는 것이겠지 뭐. 하지만 지금쯤이면 인기품목은 다 떨어졌을테고, 분명 그녀석이 가장 싫어하는 초콜렛 소보로만 잔뜩 남았겠지. 딸기우유와 초콜렛빵을 들고 안구에 습기가 가득 찬 채로 들어올 녀석을 생각하니 묘-하게 동정심이 일어난다. 라고는 해도 자업자득이야. 자업자득. 그러니까 잠은 작작 자라니까.
--- 아무튼, 오늘은 간만에 리눅스나 건드려볼까나. 슬슬 노트정리도 시작해야겠고.
앞으로 시험기간동안은 꽤 바빠지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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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게임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나중에 이걸 슈팅게임으로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