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 내생각] 서울대입구역에는 서울대가 없다  
상병 박찬걸  [Homepage]  2008-07-13 16:33:17, 조회: 334, 추천:1 

전에 쓰여져 있는 동명의 글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니 걱정말고 읽으셔도 됩니다. 그나저나 저는 왜 이렇게 필력이 떨어지는지 글을 쓰면서도 영 재미없고 허접한 내용이 되어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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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한국의 지하철은 정말 잘 발달되어 있다. 서울은 세계에서 Top10안에 들 정도로 연장길이가 길며, 운영 주체가 네군데(KORAIL,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인천지하철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간에 연동이 아주 자연스러울 정도로 시스템간의 충돌도 전혀 없는편이다. 운영이나 시민들의 편익을 생각하는 운행시스템을 좀 더 고안해내고 실행에서 옮겨야 하는 면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불편하게 하거나 큰 사건사고가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

Part 1.
역 이름. 역 이름들은 대부분 그 동네의 지명을 따거나 특별한 명승지나 지형지물등을 붙이기 마련이다. 즉, 신촌, 구의, 상계 등의 지명과 낙성대, 도봉산, 대공원 같은 명승지나 지형지물등의 이름이 붙는다. 또한! 한국의 지하철엔 특별한 역명들이 많이 상존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학교 이름이다. 수도권에만 18개역이 주역명으로 가지고 있으며, 부산에 4곳, 대구에 2곳이 주역명으로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부역명으로 가지고 있는곳까지 합하면, 40개가 넘는 역에 대학교이름이 들어가 있다.
이런 역명들이 지하철역에 들어간 이유는 각각이 사연이 다 다르다. 서울의 한양대와 고려대는 지하철이 학교 안으로 통과하기에 들어가기도 했고, 건국대는 네개의 동이 전부 만나는 경계선에 위치하여 어느 한쪽을 택하기가 애매하여 마침 근처에 있는 학교를 넣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역들은 근처에 있기에 또는 말하기 뭐한 정치적 이유들에 의해 이름이 지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Part 2.
NIMBY, PIMFY. Not In My Back Yard. Please In My Front Yard. 집단 이기주의 대표적인 두 가지 사례. 핵폐기물 처리시설은 안되지만 지하철역은 무슨 일이 있어도 되야한다. 화장터는 안되지만 대형할인마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되야한다. 한국ㅡ구지 한국이 아니라더라도ㅡ에는 이 두가지가 항상 공존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하철역은 PIMFY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어떻게든 자기 집 앞으로 지나가야 하고, 그것이 안되면 역 이름에라도 자기네 이름이 들어가게 해야한다. 그런예들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일단 서울대 같은 경우는 역과 학교가 1Km 이상 떨어져있다. 그것도 언덕을 넘어서. 총신대 역시 1Km 이상 떨어져 있음에도 역명 절대 사수를 주장하다 환승역으로 바뀌면서 도마에 올라 결국 동네 이름이 먼저가는 사건도 생기고 말았다. 그 외에도 한성대, 성신여대 등은 동네 이름을 앞지르고 주역명으로 쓰여지기도 했다. 

Part 3.
그렇다면 왜 대학들은 자신의 이름이 쓰인 주역명들을 포기하지 않는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홍보때문이다. 지하철역을 통해 홍보효과는 정말 엄청나다. 노선도를 보고 있는 수백만의 사람들을 물론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도 매번 지하철이 그곳을 통과할때마다 홍보가 가능하다. 그리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광고까지 더할 수 있는것이다. 학교 이미지에 더욱더 큰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지하철역 홍보를 대학들이 절대로 놓칠래야 놓칠수가 없는것이다. 가장 큰 사건으로는 총신대입구역을 들 수 있다. 원래 총신대입구역은 '이수(총신대입구)'란 이름으로ㅡ4호선 개통당시ㅡ개통하였다. 허나 총신대에서 어찌어찌 하여 '총신대입구(이수)'란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그 후 7호선이 그곳을 통과하여 환승역이 되어 역명을 지었는데 4호선과 달리 이수역 전역인 남성역에 부역명으로 총신대입구를 집어넣었고 이수에는 부역명조차 붙이지 않은채 개통을 시켰다. 이에 총신대 측은 원래 역 이름이 있는데 바꾸지 않았다며 7호선도 그렇게 해줄것을 원하였고, 7호선은 결국 4호선과 통합하여 '총신대입구(이수)'로 바꾸었다. 허나 몇달 지나지 않아 다시 7호선은 '이수(총신대입구)'로 바꾸었고, 수년째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4호선과 7호선의 운영주체가 달라서 일어난 싸움일 수도 있지만 정부가 더 이상 대학의 홍보로비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최근에도 이와 비슷한 싸움이 있었는데 현재 7호선 상도(중앙대입구)역 역시 이슈가 된적이 있다. 이 곳 역시 9호선 역명 제정시 7호선 부역명을 포기하고 9호선 역명에 '중앙대' 이름을 '흑석' 대신 넣어줄것을 요청하였다. 이유는 간단하였다. 현재 7호선에 있는 상도(중앙대입구)역 보다 9호선에 있는 역이 더욱더 가깝다는 거였다. 물론 흑석동 주민들은 이 사건에 대해 절대 반대를 주장하였고, 학교 학생들이 나서서 9호선 운영회사 게시판에 탄원을 하는 등 싸움은 과열 양상을 보였고, 이에 서울시는 '흑석'역으로 이름을 제정하는 결단을 내리게 된다.

Part 4.
지형지물 이름은 우선적으로 한 동네에 역이 두개 이상일 경우에 대부분 존재한다. 또한 그곳이 특정한 명승지이거나 알려야 하는곳이 아닌 이상은 지명이 먼저 들어가야 하는게 사실이다. 대학 이름역시 같은 동네에 역이 두개가 들어서 있거나(경인대교대입구), 학교 땅 내부에 역을 건설해야 하거나(한양대, 고려대), 복잡한 지명 싸움이 얽혀 있거나(건국대), 특별히 붙일만한 이름이 없을때(경원대). 이런 경우에만 붙이고 다른 경우엔 부역명으로 제정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이런면에서 대전지하철이 참으로 본받을만 하다. 대전 지하철은 현재 1호선만 개통된 상태임에도 역에 대학 이름이 주역명으로 쓰인곳은 없다. 두개의 대학이 함께 있는 곳도 부역명으로 사이좋게 들어가 있을뿐이다.

Epilogue
비단 학교이름뿐 아니라 이런 PIMFY들은 다른 역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경춘선에 신설역중 하나인 '평내호평'역, 부산 지하철 1호선에 있는 '경성대 · 부경대'역, 고속철도역중 하나인 '천안아산'역. 과연 우리들은 외국인들이 천안아산시가 있냐는 질문에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천안아산시가 존재하지 않는데 왜 천안아산이냐고 물었을 때 뭐라 답할것인가. 천안이 먼저냐 아산이 먼저냐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이미지 홍보 이전에 PIMFY의 부정적인 영향을 먼저 생각해 봤어야 하지 않을까?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9
07:21:32 

 

병장 이동석 
  재미있는데요. 흐흐. 지하철역명과 대학의 함수관계? 2008-07-13
19:53:46
 

 

상병 박장욱 
  천안 아산 역... 저도 늘 이 역에서 환승하러 가지만 이게 무슨 역인가 매일 고민 하게되는... 환승시간동안 30분정도 있으니 늘 이게 무슨 의미 일까 생각하게 되더군요 2008-07-13
22:32:25
  

 

상병 박찬걸 
  동석// 그런가요?(웃음) 
뭐 함수관계는 아니더라도 대학역명은 반드시 사라져야 할 사회적 안건중 하나이니까요. 

장욱// 그러게 말이죠. 
천안아산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붙이고 나온 그 역이 정말 두 도시를 한번에 홍보할 수 
있을지는 정말 의문이 드네요. 2008-07-13
23:31:29
  

 

병장 이태형 
  어? 흑석(중앙대입구) 아닌가요? 

특별히 붙일만한 이름이 없을때(경원대) 
이건 좀 슬프군요, 왠지 모르게. 

잘 읽었습니다. 2008-07-14
09:34:23
  

 

상병 박찬걸 
  태형// 아 중대인가요? 
그러고보니 상도역 가지고 그랬던거 같네요. 

여튼 잘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내용 수정을 좀 해야겠네요. 2008-07-14
12:26:53
  

 

일병 김상윤 
  흠. 이렇게 놓고 보니 또 생각할 거리가 되는군요 
제가 다니는 동국대입구역은 뭘로 바꾸면 좋을까요 
남산역? 남산으로 가는 가장 빠른길도 학교를 통해서 가는길이기는 한데 . . 
이미 동네이름은 다른곳에 흠 . 
여담으로 천안아산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저는 천안아산역을 통해 두 지역이 붙어있는게 아닌가 생각하고있는데, 사실과 다른가요? 2008-07-14
14:47:11
  

 

상병 박찬걸 
  상윤//제가 알기로는 위치는 천안시에 있는데 아산시가 상당히 가까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아마 둘이 싸움 붙어서 아산시가 거의 승리한거나 다름없죠. 
동대입구는 그냥 가는게 좋을거 같네요. 어차피 그 동네 이름이 이미 쓰이고 있으니(웃음) 2008-07-14
15:15:15
  

 

병장 박준연 
  역시 '회기'는 평화로운 동네군요. 시립대역도 아니고 경희대역도 아닌 '회기'(웃음) 
저는 지하철에 대학의 이름을 넣으려면 일정금액의 돈을 지불해야된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저희 학교는 돈이 없어서 그러지 않았다고 들었었는데 그 말은 사실이 아닌가보네요.(땀) 2008-07-14
15:23:47
  

 

병장 이태형 
  수원에 있는 경희공대 정문 새로 만드는데 몇십억이 들었다던데요(...) 
그 학교 다니는 제 친구가요. 
그 녀석 입대한다고 마지막으로 모인 06년 10월쯤. 
정문? 문 앞에 있는 무슨 조각같은거였나. 
하아. 2008-07-14
17:12:08
  

 

상병 박찬걸 
  준연// 그렇게 말이죠. 부역명도 없고 방송에 간단하게 그쪽 가실 손님 내리라고만 하고 
오히려 외대앞역이 뭐 때문에 바뀌었는지 궁금할 정도죠. 
원래 '휘경'이란 역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태형// 정문에만 몇십억(...) 
하여간 어딜가나 이상한데 돈 쓰는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있기 마련이네요. 2008-07-14
17:37:23
  

 

병장 정영목 
  오 몰랐던 사실이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008-07-14
17:51:18
  

 

병장 이동석 
  정말 사소한것들에도 참 많은게 숨어있단말이죠. 흐흐. 2008-07-14
20:42:13
 

 

병장 장 원 
  성균관대역은 수원에 있죠. 인문캠은 혜화역 쪽, 자연캠은 성대역 쪽. 
잘 모르시는 분들은 헷갈릴 듯. 2008-07-15
10:3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