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10분 영화잡설#1
윤*돈 [Homepage] 2008-12-11 22:54:31, 조회: 191, 추천:0
10분 영화잡설#1 -드렁큰 코질질이의 영화는 예술이라는 술주정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한가지 집고 넘어갈게 있다. 대체 영화란 무엇일까? 무엇이길래 하나의 문화생활의 한자리를 꿰차고 있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고작해야 스크린 상에 비쳐지는 허구의 평면일 뿐인데.
허구의 평면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일단 연극과 비교하는 것이 쉬울 것 같다. 연극은 무대에서 정해진 시나리오속에서 배우가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일이다. 그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 수많은 연습과 고민을 거쳐 하나의 역할이 탄생하고 배우는 관객들에게 배우 자신을 보여준다. 하나의 역할이 배우자신이고 보여주는 역할은 배우라는 말은 연기이론에 들어가니 복잡한 설명은 넘어가고(사실 나도 잘 몰라.) 연극은 배우를 통해서 모든 것을 발산한다. 그렇기에 연극은 그 자리를 찾아준 사람만을 위한 예술이다.
영화는 인간의 눈의 헛점을 이용해 초당 24장의 필림을 통해 움직이는 영상을 만든다. 그 영상은 3차원에서 꾸며진 일을 2차원으로 옮기고 다시 2차원에서 3차원이 보는 어딘가 비정상적인 일을 한다. 이 비정상적인 일은 복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이 가능하다. 그렇게 영화는 대중성이라는 힘을 가진다. 연극이 미술이라면 영화는 사진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사진은 하나의 샷을 얻기 위해 수백, 수천장의 필림을 소비한다. 영화도 수많은 시간을 소모해서 하나의 영화를 만든다. 만든다라는 개념은 하나의 완성을 의미하기에 그 완성을 위해 수없이 노력한다. 그 완성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존재한다. 연극은 한사람만을 위해 영화는 지구상의 모든 대상을 목표로 한다. 어느게 더 낫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둘 다 멋진 일임에는 분명하다.
영화의 속성은 글이 여러 이유로 다 표현하지 못한, 그림과 사진 그 자체가 가진 제약 때문에 다 이야기하지 못한, 음악이 하나의 감각에 특성화 됨으로써 다 보여주지 못한, 그리고 관객이 가지지 못한 상상력을 대신해주 위한 것들을 모아 실현시키는 일이다. 그렇기에 종합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이고.
종합이라는 타이틀이 붙었기에 각 예술들이 가지지 못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반면 한쪽으로 특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각 예술을 종합할 수는 있어도 그 위에 올라설 수는 없다. 잘 해봐야 동등한 위치 정도랄까. 많이 횡설수설했지만 여하튼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위의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 한단어로 정립된다. 다른건 그저 개인 소감문일 뿐이고.
무서운영화, 정관장vs정관장vs정관장(정이 맞나?), 지옥갑자원 같은 영화도 예술이냐고? 그대 플레이보이 잡지를 보고 예술을 생각하나 용두질을 생각하나? 유치원생이 그린 그림을 예술성에 어긋난다고 찢어발기나? 뭐, 감독들이 유치원생은 아니지만.
사실 물씬한 상업주의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비위맞추기, 감독이라는 직책을 사수하고자 쉽게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궁색함, 운좋게(또는 멍청하게) 똥,된장 구분 못하고 감독의 반열에 오르는 이들 때문에 예술이라는 타이틀이 붙기에는 민망할 정도이다. 헐리우드와 각종 상업영화 세대들에겐 영화를 예술이라고 부르기엔 우습기만 할 뿐이다. 그래도 아직 신념을 가지고 명맥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마져 사라져 버리면, 글쎄?
예술이라는 말이 사라지기 전에 이렇게 글로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영화는 본디 예술이다. 어떤 영화 제작자는 "영화는 예술이 아닌 영화라는 고유 객체"라고 지껄여댔다. 예술의 범주에 들어가기엔 너무 타락했다는 것인지, 예술과 또 다른 개념을 성립했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가 예술이 아니라니 이건 대체 무슨 개소리?
영화가 스케일이 커지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는 상업주의가 끼어들고, 꿍시렁꿍시렁 이것저것 할 말이 많아진 사람들이 정말 시시콜콜한 영화를 만들고, 최첨단의 기술을 도입해 타예술 비평가들이 늘상 빈정되는 과학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듯하지만 분명히 예술이다.
예술이라고 명명된 것들 중에 그것에 반한 이들이 일상화하지 않은 것들이 있던가? 걔 중엔 갤러리를 여는 사람들도 있고, 개인적으로 앨범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접근성이 용이할 수록 그것들은 더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얘기한다. 가장 강한 접근성을 가진 영화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영화라는 작업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에 그런 비용으로 만드는데 왜 그렇게 생각없이 만드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앞에서 설명했듯 상업주의가 끼어들면 똥,된장 구분 못하는 족속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건 다른 예술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들은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어 변명거리도 충분하고 뭉퉁거려서 흐지부지하기도 가능하다는 점만 빼놓고는.
영화는 개인의 창조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발전해온 과학을 도입했다. 나날이 발전해가는 과학을 나날이 도입하여 영화는 계속해서 머릿속에 잠재된 창조력을 실현시킬 수 있는 툴을 제작해왔다. 이건 미술의 브러시라고 다를 것 없고 음악의 악기라고 해서 다를 것 없다. 미술은 고대벽화에 그린 목탄을 시작으로 붓과 염료가 나오고, 스프레이, 컴퓨터를 도입한 그래픽스가 나왔다. 음악은 뼛조각과 북을 치며 타악기와 현악기가 탄생했고, 금관악기가 나오고 전자-가 들어간 새로운 악기등 과학을 도입하며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미술은 무엇이고, 음악은 무엇인가? 개인의 창조력이 현실로 실현된거다. 영화도 각 예술의 장점을 빌려와 개인의 창조력을 현실에 실현시켰다. 더 많은걸 보여주고 싶고, 더 많은걸 이야기하고 싶고, 더 많은걸 들려주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영화를 만들었다. 각 특성화된 예술에 적응하지 못한, 또는 만족하지 못한 상상력이 날뛰는 곳이 영화다. 그걸 예술이라 부르지 않고 무엇이라고 불러야 되는건가?
이제는 귀딱지가 들지도 모르지만 영화는 예술이다. 그건 세월이 흐르고 흘러 상업주의로 완전히 노선을 변경하더라도, 생각없이 만드는 영화들이 판치는 세상이 될지라도 바뀌지 않는 사실이다.
덧1. 사실 필진에 혹해 위선과 가식으로 둘러쌓인 얼개를 작성하기는 했지만 책마을이 일주일 동안 폐업하는 바람에 정말 시간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필진엔 안들어갈려고요. 정말로 시간이 없거든요. 말년에 설탕을 많이 모아둬서 이제 일주일밖에 안남았어요.(강조)
덧2. 필진이 된다면 할 글이었지만 시간이 되는데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끽해봤자 3,4개 정도로 밖에는 쓰지 못하겠지만요. 여하튼 능력부족인 녀석이 필진이 되는 것보단 너도 나도 좋은 방향이 됐네요.
덧3. 얼개에 새우깡과 깡소주로 혹사시키는 무서운 고용주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있었으나 사라졌으니 여기서 살짝쿵 언급해봅니다. 그냥은 안주나요? -씨익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8
20:08:53
김*경A
정관장은 인삼이....흐흐흐 김관장입니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지옥갑자원이 무서운 영화와 함께있는건 아니라고 봐요! 전 괜찮은 B급 컬트무비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진짜 싸구려 코메디일지도 모르죠.(웃음) 2008-12-11
23:05:01
윤*돈
지옥갑자원은 정말 막장으로 나가면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냈죠. 지옥갑자원을 쓴 이유는 우리가 플레이보이 잡지를 보는 이유가 있듯 영화를 보는 이유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썼답니다.
사실, 시간날때 지옥갑자원 같은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을 정도로 깜짝 놀란 영화였습니다.(웃음) 2008-12-11
23:12:29
정*영A
오오, 영화에 관심은 있지만 별로 아는 것은 없는 저로서는 환영할만한 글이군요
이상하게, 영화는 잘 안 봐져요. 그렇다고 싫어하거나 하는 건 아닌데, 두 시간 동안 내리 궁둥이만 붙이고 앉아있기가 어렵더라구요, 책 읽을 때는 안 그러는데. 2008-12-12
08:43:11
조*준E
김관장vs김관장vs김관장 일거에요...
그 권오중 나오는 영화... (쑥쓰러운듯 하다가 조심스런 웃음) 2008-12-12
10:46:29
이*석C
헉, 얼개라도 남겨주고 가세요, 이 사람아- 쌀새우깡과 강소주를 대접할께요. 2008-12-12
17:03:00
이*석C
영화는 예술이 아니지만, 영화는 예술을 필요로 할것이라고, 누가 그랬던가요? 벤야민이었나요? 영화의 시초-를 뤼미에르(주어들은거라 전혀 무관한 이름일수도 있어요)와 에디슨으로 각각-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뤼미에르의 영화는 새로운 예술이었고 에디슨의 영화는 좋은 사업 아이템이었죠.
호사롭고 신기한 볼거리-였던 '영화구경'에서부터 새로운 사유와 지평을 열어주는 예술까지 영화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전 아사다 마오도 좋고 김연아도 좋습니다. 완벽하고 압도적이며 능수능란한 김연아를 보며 감탄하다가도 아사다 마오의, 불안한 트리플 악셀이지만, 그 아슬아슬함이 주는 자극에 빠지기도 하니까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김연아를 더욱 사랑합니다. 피겨왕국이라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라고 마냥 쉽진 않았겠지만, 전용 훈련장도 없고 맞는 스케이트화도 없이 맨 몸으로 일궈낸 김연아에 비하면 그야말로 호사스러웠으니까요.
예술-상업의 도식은 어쩌면 무의미할지도 몰라요. 극단적인 예술영화감독-으로 불리는 김기덕이나 홍상수가 꾸준히 영화를 찍을수 있는것도 결국엔 해외 관객들에게 팔려 돈이 되기때문이잖아요.
두사부일체든 투사부일체든 감독이 바뀌건 말건, 발로 찍건 손으로 찍건 상관없는 영화와 박찬욱이나 봉준호의 영화를 구분짓는건, 예술이냐 상업이냐의 도식이 아닌건 더욱 확실하고요. 중요한건 감독이 작가-로 작용하는가 기술자-로 기능하는가의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전 예술영화-라는 이름이 또 하나의 마케팅이 아닌가 싶어 오히려 경계한답니다. 예술-이라면 무조건 배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반대인 사람도 있으니까요. 작은 영화-보단 예술 영화-가 마케팅에 유리한것처럼. 2008-12-12
20:38:19
윤*돈
음- 아무래도 제가 약주 몇잔 걸치고 글을 쓰다보니까 글이 이상하게 쓰인 것 같군요. 원래는 예술이라는 의미를 개인의 창조력이 실현화 되는 모든 것이라는 명제를 내걸고 영화는 예술이다라고 쓸려고 했는데 흐리멍텅한 정신으로 쓰다보니 그런 소린가 제대로 쓰여지지 않았군요. 이래서 술이 문제야. 깡소주마시면 또 어떤 헛소리를 할지 몰라요.
여하튼, 글에서는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했지만 예술이라는 의미에 있어서 저는 프랑스가 어쩌니, 김기덕이니 하는 것은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그'실현'이 사람의 감정에 변화를 주고 사유를 할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다면 그 정도까지가 예술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네요. 2008-12-14
09:40:11
이*석C
이때 저도 몇잔 먹었어요. 피처 두개와 소주 한병. 영돈님이랑 술먹으며 영화이야기 하면 참 재밌을것 같아요. 전 쥐뿔 모르기에,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흐흐. 2008-12-14
21:4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