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 팔랑거리는 귀
일병 이석현 2008-12-22 15:47:38, 조회: 114, 추천:0
한참이나 둘러앉아 깔깔 거리며 앉은 내 귀룰, 누군가 자꾸 귀를 간지럽힌다. 가렵다. 나도 모르게 손을 올려 귓구먹을 시원하게 긁는다. 갑자기 귀가 후비고 싶어졌다. 새끼손가락으로 귓속 깊이 최대한 밀어넣어본다. 무언가 아쉽다. 점점 가려움은 심해지고 더욱더 손가락을 깊이 넣으려 애쓴다. 새끼손톱을 자르지 말껄. 손가락은 들어가지 않는다, 그걸로나마 계속 후벼본다. 귀에서 위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벌이 날갯짓하는 듯 계속해서 위윙거리며 떠나질 않는다. “시발” 처음으로 말문을 열어본다. 계속해서 위윙거린다. 손을 마구 휘젓기 시작한다. 아무리 휘저어도 떠나질 않는다.
위윙 위윙 위윙 위윙 한번씩 위윙거릴 때마다 귀가 점점 커지는 것 같다.
위윙 위윙 위윙 위윙 두번씩 위윙거리자 귀가 커진다. 계속해서 자라나 내얼굴 반쪽을 덮기 시작한다. 겁이나기 시작한다. 위윙 위윙 “그만하라고” 위윙 위윙 “그만하라고!” 함께 얘기하던 사람들은 경멸의 눈빛으로 혹은 공포의 눈빛으로 쳐다보며 도망간다. 마치 벌레를 본 것 같은 표정이다.
귀는 계속해서 자라나 어느새 내 얼굴을 거진 덮어간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눈 틈새로 빨간것이 보인다. 위아래로 금이 가있다. ‘뭐지’ 무수하게 많은 금이 세로로 가있는 빨간것. 사이로 기다란 깊은 홈이 파여있다. 아니 조금씩 꿈틀거린다. 열렸다 닫쳤다를 반복한다. ‘뭐지’ 귀는 계속해서 자라나 이젠 눈을 완전히 덮으려 한다. 귀가 자라나는 와중에도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빈다. 후비적 후비적 손끝에서 뭔가 촉촉하고 끈적한 느낌이 묻어나는 것이 피가나는 듯 하다. 통증은 느껴지지 않으니 계속해서 후벼본다. 후비적 후비적 후비적 귀는 눈을 가려가고 새끼손가락으론 계속해서 귀를 판다. 귀에서 피가 흐르지만 너무나도 크고 넓어졌기에 바닦으로 떨어지진 않는다. 바닦을 안닦아도 되겠어 안도한다. 순간 귀가 힘차게 팔랑이고 시야가 확트인다. 앞에있던 붉은 물체의 전체 모습이 보인다. 붉은 색의 무언가에 난 틈새는 쉴새없이 오물거리고 있다. 입술이네. 끊임없이 모였다 퍼졌다하며 위잉위잉 거린다. 팔랑이는 귀에선 피가 후두둑, 마치 손에 모아둔 물을 뿌리듯 흩어진다. 바닦이 붉게 물들어 간다.
“이거 심한데”
누군가가 오물거리는 입술을 꽉 잡는다. 아야. 입술이 말한다. 아니 소리는 내 입에서 나온다. 귀가 다시 줄어든다. 천천히 자라더니 끔찍한 속도로 줄어든다. 피도 줄어든다. 눈꼽만한 피로 변한다. 손은 계속해서 귀를 후비고 있다.
“떠들어봐야 소용없어”
입을 꼭 다문다. 입술이 점점 작아진다. 어느새 보통때의 작은 입술로 변한다. 어느순간 사라진다. 아 내입에 감촉이 들어온다. 다행이야. 입술도 작아지고 피도 먿었건만 귀는 계속해서 팔랑거린다.
“웃기지마”
팔랑팔랑팔랑 나비라도 된냥 팔랑거리는 귀가 겁이라도 먹은듯 움츠려 든다. 귀가 멈추고 난 다시 귀를 판다. 손톱끝에 뭔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든다. 왕건더기다. 귀가 시원해진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건더기다. 한쪽엔 편, 소, 뒷, 무, 자라고 써있다. 반대쪽을 들춰본다. 기대를 했건만 아무것도 없다. 던져버려야지. 여느때처럼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고 건더기를 마찰해서 둥글게 만든다. 엄지에 잘 고정하곤 중지로 틱 소리나도록 강하게 쳐낸다. 왕건더기는 빠르게 날아간다. 날아가면서 부스러기가 조금 흩트러진다. 견, 문, 말, 시, 만. 5개의 부스러기다. 부스러기는 뛰쳐나가며 하하하 웃는다. 익숙한 목소리다. 누구의 목소리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이내 관심을 끊는다. 어느새 도망갔던 사람들은 다시모여 깔깔거리며 웃는다. 얘기를 시작한다. ‘너 그거알아? 걔말야...“ 그들의 표정은 어느새 밝아져있다.
덧1) 오랜만에 내글내생각이네요. 오늘 큰 고비를 넘긴 기념이랄까요. 우후후
덧2) 환상소설 주 1회는 올려보도록 노력하고있습니다. 동석씨가 동슥씨로 보일지경이에요.(울음)
양현님은 꼭. 제가말한대로 출현시키겠어요. 흐흐. 근데 왠지 이렇게 되면 단역이될듯. 고민중요
혹시 다른분 안계시나요. 신청안해도 소용없어요. 전 막 갔다 쓰거든요. 억울해도 소용없어요. 아
니라고 할꺼니깐요.(후후)
덧3) 식상하게 메뤼궁리스마스라고는 하지 않을래요. 그러니 해피뉴이어(씨익)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9
13:02:59
병장 이동석
우우- 환상소설을 달라- 와와- 2008-12-22
16:28:09
병장 양 현
와와- 환상소설을 달라- 우우- 단역은 싫다 (1) 2008-12-22
17:22:22
일병 구진근
헉... 거부 권한 같은건 없는거였나...(먼산) 2008-12-22
17:59:46
일병 이석현
..왜 제글은 환상소설 댓글만 달리는건가요.. 2008-12-23
08:35:46
병장 이동석
환상소설이 너무 재밌어서 그랬는데, 죄송해요. 껄껄. 2008-12-23
12:48:15
병장 이동석
에잇,
편, 소, 뒷, 무, 자
견, 문, 말, 시, 만
이거 뜻이 뭔지 물어볼래요. 무식한척 안하려고 곰곰히 생각했는데 모르겠어요. 흐흐. 2008-12-23
12:50:44
상병 차종기
편견 소문 뒷말 무시 자만, 2008-12-23
13:35:03
일병 이석현
종기님 브라보(짝짝) 2008-12-23
14:29:32
병장 이동석
헉
저걸 써놓고도 못보다니! 2008-12-23
1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