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 '우리결혼했어요' 그들은 즐거워보인다.  
병장 윤영돈  [Homepage]  2008-09-04 15:52:51, 조회: 442, 추천:1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좋아해서 혼자 분석하는걸 즐겨합니다.
네, 쓸데업는걸 분석하길 좋아하죠. 혼자 달리다가 문득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다.
거의 야매수준이라 분석한거에 대한 전문성은 없으니 개인적인 의견이라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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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했어요'가(지금부터 간략히 '우결'이라고 줄이겠다.) 인기다. 연예인들을 가상결혼 시켜놓고 그들의 개성적인 색이 담긴 알콩달콩한 신혼부부의 일상(?)을 보여주는게 이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이다. 알순&신애 부부는 신혼부부들의 로망을 보여주고 있고, 마녀&개미 부부는 신세대 부부의 일상을 개성있게 보여주고 있다. 보통 시청자가 그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재미또는 부러움이겠지만 나는 그들의 모습에 질투나 흥미보다는 그저 즐거워보여 잘됐네 라는 생각만 든다. 

애청자라면 느끼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사실 나는 애청자는 아니다, TV를 주도적으로 보지 않아서 애들이 보고 있는 재방송으로 가끔 볼 뿐 제대로 본적은 없다.) 그들 부부의 스킨쉽과 어울림이 예전보다 훨씬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리얼리티 쇼를 표방한 짜여진 각본이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그들은 작가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해오거나 그들 개인이 갖고있는 고유의 매력을 이용해 상대방을(또는 시청자) 유혹한다. 그들은 초기 '우결'의 모습을 보자면. 솔비는 앤디와 결혼한 연인관계라기 보다는 한사람의 팬으로써 앤디를 좋아라 하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동등한 위치에 속해 실제 연인관계처럼 보이고 있다. 개미는 처음과 다르게 스킨쉽의 빈도가 급상승했고(그것도 A타운식으로) 마녀또한 떽떽거리는 말투는 여전하지만 개미에게 맞쳐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알순은... 모르겠다. 사실 이런 녀석들이 파악하기 힘든 부류중 하나라서 이녀석에 대한 분석은 함부로 말할 수가 없다., 신애는 이제 알순에게 동화되서 그의 분위기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고(아무렇지 않게라는 말은 부담없이 감동을 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그에게 자신이 거는 장난을 맞춰주길 바란다.


어째서 그들의 태도에 변화가 왔을까? 리얼리티쇼를 표방하는 피디가 그들의 행동에 더 리얼해 보이기 위해 요구사항을 늘린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각 캐릭터에 맞쳐 세세한 부분까지 잡아낸 그 피디에게 찬사를 보내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는 그들의 연예인이라는 직함을 건 공인의 위치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일반인의 꿈과 환상을 먹고사는 연예인들의 삶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비해 꽤나 피곤하고 귀찮은 직업이다. 공인이라는 위치는 자신의 행동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파파라치와 기자들은 그들의 행동에 제약을 걸고 언제, 어디서라도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눈초리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이미지관리를 위해 조심스럽게 행동해야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자유롭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연예인들이 실상 계약과 관리라는 구속에 얽매여 비자유를 만끽하고 있다는걸 의미한다.

화천수장 최민식씨는 노인에게 울분을 토하다 문제가 됐고, 누구의 눈에 띌까 노심초사하며 연인을 만나는 연예인, 말 한마디 잘못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며 이미지를 실추당한 연예인들은 셀수도 없이 많다. 그들의 자유롭지 못한 행동들은 감정의 욕구를 표출시키지 못하고 억압하게 만든다.


그 억압된 욕구중에는 연애라는 것도 포함이 되어있을 것이다. 연예인들의 스캔들이야 말로 연예계에 종사하는 기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사거리가 아닐까. 쓰기도 쉽고 이니셜 몇개 붙여두면 신문이 날개 돋힌듯 팔려나갈테니. 영화나 드라마 안에선 가장 아름답고 가장 멋진 주인공인 그들이 실제 세계에선 감시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연애를 해야 한다는 것은 좀 웃기지 않은가? 

그런 그들에게 기회가 왔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그것도 일반 미팅프로그램이 아닌 배우자와 함께 알콩달콩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처음엔 계약사에서 보내준 이 프로그램에 아무런 사심도 없이 참여했겠지만 점점 횟수가 늘어날 수록 자신의 배우자에게 어떤 감정을 증가하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들에게 호감을 받을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기에 그 직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니까.(그것이 선천적인 재능이든 계약사의 후천적 개발이든)

이는 상대방에게 사랑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건 연예놀이다. 기본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고 있는 드라마와 영화, 소설, 각종 이야기가 담긴 것들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부러워하고, 원해서 하는 이야기속의 주인공이 되고 같은 감정을 느껴보고 싶어 상대방과 사귀고 자신도 속이는 인스턴트식 사랑을 연예놀이라고 지칭한다.(그냥 내가 만든 신조어다. 어디서 나왔을 수도 있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자.)

사람들 대다수가 이런 따라하기 놀이를 원해 많은 사람들과 사귀고 쉽게 헤어진다. 가끔은 눈물을 쥐어짜내지만 몇일뒤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런 연예놀이는 보편화 되어있고 '우결'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프로그램상의 연출이 아닌 연예놀이로 보여진다.(연예놀이라 칭한 애정들을 비하하는건 아니다. 나 또한 많이 하고 있고, 현대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억압된 욕망이 '우결'에서 표출되고 있다. 연예놀이는 기본적인 베이스는 연기이다. 누구나 자신의 본래 모습을 조금씩 바꿔 상대방에게 맞추고 자신을 주인공들과 투과해 감정이입을 시킨다. '우결'또한 연기이다. 진짜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한국에선 나와서도 안되고 만들어져도 안된다.(나는펫이 진정 리얼로 변한다고 생각해보자.) 현 한국사회에서 그것을 받아들일 연령층은 몇 없다. 그렇기에 연출이 들어가고 그에 따라 그들은 연기를 하고 있다. 근데 그 연기가 연예놀이와 연결되서 그런지 솔직하다.

상대방에게 더 호감을 보이고, 더 좋은 이벤트를 만들고, 더 가까워질 수록 그들의 욕망은 채워지고, 시청자는 더 좋아한다. 자신의 욕망을 표출시켜도 제약이 걸리지 않는, 오히려 이 자유스러움은 그들에게 하여금 그 놀이에 더 집중을 하게 만들어 준다. 그 집중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쏟게 만들고 연예인이라는 직업특징상의 이득뿐 아니라 한 개인의 자신이 한 행동을 사람들이 부러워 하고 관심을 가지게 한다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느낀다.

해소, 만족, 유명세. 이 세가지가 한꺼번에 '우결'안에서 얻을 수가 있다. 연예인이 한 프로그램을 하면서 심리적인 면과 실질적인 면을 모두 채워줄 수 있는게 대체 몇개나 될까? 그만큼 '우결'은 미리 예상하고 만들어진 이득은 아니지만 연예인들에게 있어 흔하지 않은 보물섬 같은 존재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운좋게 보물섬에 표류한 행운아 정도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은 즐기고 있다. 매번 음지에서 해야만 했던 연예놀이를 양지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 자라며 쑥쑥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연예놀이는 좋아보인다. 연기에 대해 깊은 사유없이 연기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도 연기를 하는 사람에게는 행운이다.(그들은 가수이지만). '우결'은 단순한 프로그램이기 보다는 연예인을 속속들이 파헤치는 파파라치와 기자들, 그리고 그들의 행동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어느정도 해방될 수 있는 공간이지 않을까. 그래서인지 그안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그들은 즐거워 보인다.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8
20:06:53 

 

병장 이현승 
  '삶은 궁극적으로 연기하는 것이다' 라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우리 모두는 조금씩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내비치려하고, 그래서 솔직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기도 하죠. 

'우결' 출연자들은 어쩌면 딜레마에 빠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사랑을 하는지, 사랑을 연기하고 있는지, 사랑을 연기하는 사람을 또 연기하고 있는 

지 말이죠. 

공감하는 글입니다. 2008-09-04
16:03:33
  

 

병장 문두환 
  리얼리티 쇼라는 것, 짜여진 각본과 케릭터 설정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프로그램이 연애 혹은 결혼이라는 주제를 
지나치게 '가볍게 만들고 있지는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애든 결혼이든 반드시 그 형태가 고상해야 하고 올바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가치기준이나 직접적으로 제시되는 모델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연애와 결혼을 하나의 이벤트처럼 다루고 서로가 맞지 않으면 쉽게 '결렬'되는 
프로그램의 구조적 부분은 쉽게 동의되지 않았습니다. 

남녀관계라는 것이 굳이 심각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쉽게 생각할 수도 없는 부분이니까요. 

흠...그래도 어쨌든 연애를 한다는 것 자체는 부럽군요. 
어쩔 수 없는 솔로의 푸념이었습니다(쿨럭). 2008-09-04
18:32:36
  

 

병장 이태형 
  이런 분석도 가능하군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애들이 보면 가끔 보곤 했었는데. 

그나저나 다작영돈님이로군요. 
예전 굇수 중에 한 명이었던 이영기님이 떠오릅니다. 2008-09-05
07:46:09
  

 

상병 이우중 
  연예놀이로 시작됐던 연애놀이가 진짜 연애가 될 수도 있고 뭐 그런 거겠죠 

티비가 없던 사회시절에는 특정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 편성과 일부 케이블화 되어가는 공중파 방송의 프로그램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할 수 있었는데 

입궁 후 멍하니 욕하던 프로그램들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쩝. 그렇네요. 바보상자가 맞나봐요. 2008-09-05
08:22:44
  

 

병장 윤영돈 
  태형 / 양만 많고 질이 낮아서 문제죠. 히히. 2008-09-05
09:02:59
  

 

병장 정원택 
  군대 와서 계속 바보 상자만 들여다 보고 있는.... 2008-09-05
09:13:30
  

 

병장 어영조 
  일종의 투사인가요...여튼 저는 우결 애청자입니다. 2008-09-05
09:23:43
  

 

병장 허기민 
  솔비와 앤디 같은 경우엔 초기의 모습과는 정말 많이 달라진 거 같더군요. 처음엔 얘네들이 각본대로 하는건가라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자신의 속마음을 따로 이야기하는 구성이 있어서 그런지 지금 보면 또 그런거 같지는 않고요. 

요즘엔 제가 방송에 나오는 출연진들보다 더 헷갈리더군요(특히 알렉스-신애 커플). 정말 이 출연진들이 진심인지, 아니면 자기도 모르게 혹은 의도적으로 연기를 하고 있는건지 아리송합니다. 어쨌든 볼때마다 어떤 미묘한 애매모호함이 생겨서 그런지 계속 보게 되네요. 
곧 있으면 또 다른 커플이 등장한다던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무척 궁금합니다(웃음). 2008-09-05
10:08:24
  

 

병장 이동석 
  그런데 
화천회의 그 수장은 최민식이 아니라, 최민수입니다. 
그리고 그 일은 피해자 가족의 한탕주의와 찌라시 언론 기자들의 벌떼 취재에 의해 과잉된면이 없잖아 있죠. 뭐 최민수를 옹호하겠다는건 아닙니다만, 최민수 같은 캐릭터 정도도 용납 못하는 사회는 뭔가 아쉽죠. 

그건 그렇고 우리 민식이형은 뭐하고 계실까요. 작품 준비는 하고 계실까요? 스크린 쿼터제 축소하고 폐지하는거 반대 운동하시더니 정치적 보복이라도 당하신건 아닐까요? 2008-09-05
16:47:08
 

 

병장 윤영돈 
  에고 쓰면서 최민식이 아니라 최민수야 하고 생각했는데 결국 
최민수라 읽고 최민식이라 쓰는 바보같은 실수를 저질렀군요. 

일반인이라면 별 문제가 안되는 이야기지만 공인이기때문에 문제가 커지는 
이야기를 예를 들고 싶어서 넣은거지 최민수가 악당이라고 말하려는건 아니었죠. 

사실 피해자라고 해서 순수한 불의의 피해자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2008-09-05
16:55:58
  

 

병장 이동석 
  음, 이것도 졸지에 태클같지만, 연'예'놀이인가요, 연'애'놀이인가요? 
어쨌거나 영돈님은 저와 촉이 비슷하신 모양이에요. 저의 정체성이 위협받으니 영돈님을 소리없이 강퇴시켜버릴까요? (하하) 

음, 아는 누님중에 애매한 관계의 남자와 여자가 잤는지 안잤는지를 기가 막히게 맞추는 달인분이 계시는데, 우결보면서, "다른애들은 전부 구라같은데 얘네는 진짜 잤네." 이러는게 한 커플 있더군요. 뭐 그 누님이 점쟁이도 아니고 백프로 맞출리는 없겠지만, 어쨌거나 마녀와 개미 커플은 진짜 사랑하는것 같아요. 다른 커플은 사랑한다는 정황만 있지만, 마-개커플은 정말로 사랑을 '하고' 있는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론 남이사 자고 안자고는 관심도 없고, 그런걸로 이러쿵 저러쿵 하는것도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 누님이 별 악의 없이 농담삼아 하는 이야기니까 그러려니 듣지, 친구늠이 그런소리 했으면 백프로 싸웠을것으로 예상되는 제 행태로 보아, 전 역시 성차별주의자인 모양이로군요.) 

'가상연애'의 메커니즘은 사실, 실제 연애의 매커니즘과 별다를게 없지 않나 싶은데, 이건 일단 논외로 하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거나 주변에 있는 '가상연애' 이야기를 해보고 싶군요. 

그런데 음, 언제나 가능할까. 맛스타 영접 준비 하느라 성형수술말고는 다 하고 있는중이라서요. 흑흑, 예전 계룡산에 있을땐 이런일은 없었는데, 연평분교에는 장학사분들이 너무 자주 오셔요. 2008-09-05
19:4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