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 애매모호한 맛
병장 주해성 2008-07-07 11:03:53, 조회: 237, 추천:0
처음부터 그의 글을 주목했던 것은 아니었다.
자칭 책마을의 옵저버로써 대부분의 글을 읽고 있었고 단연코 그의 글도 대부분 읽었다. 택시속 말처럼 우리네 인생사처럼 항상코 달리고 있었지만 11만원이 맞는지 8천원이 맞는지 아니면 둘 다 맞음과 세상을 구해달라는 매력적인 그녀의 쌉싸래하고 달콤한 말은 택시를 타고 택시와 함께 다가왔다. 가 잊혀졌었다.
이상하게도 글과 제목과 작가의 연상관계는 쉽사리 되고 있지 않았다. 태생이 그러하기 때문인지 미래계획서-처럼 나에게 다가온 어릴 적 적성직업검사에 쓰여 있던 수학자, 컴퓨터 전문가 때문인지 웹 게시판에 한계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머리가 안 좋은 것인지 이 곳 DB를 차지하고 있는 글과 제목과 작가별 데이터용량 비율만큼 나의 두개골 속에도 비슷하게 그것들이 자리매깁하고 있는 것 같다. 달콤한 애매모호함을 그의 독서후기-달콤한 애매모호한 사랑에 관한- 에서 발견하고 감탄했지만 그의 이름을 검색창에 적어보기 전까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택시 승객의 골골대는 필름처럼 애매모호한 그것들이 나의 시냅스 속을 흐르고 있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애매모호한 그의 이미지처럼, 사랑을 믿는 그녀, 그의 사랑처럼 <사랑을 믿다>라 표현해 주지 않는 그의 애매모호한 독서후기는 <사랑을 믿다>의 그 애매모호함과 비유를 반반씩 들고 와 지글지글 볶아 준다. 평범한 외모와 평범한 이름-권여선-의 소소하게 흐르는 작품의 맛을 시식하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군침을 돌게 한다. 화려하지 않은 음식이지만, 달련한 미각을 소유하고 경험한 사람이 표현하는 그 맛의 예찬은 왜 나는 저런 예찬을 하지 못할까 하는 맛의 예찬을 예찬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마을 밖 트렌드를 거부하고자 하는 마을 속 트렌드처럼 일상적이지만 경험해-읽어 보지 않았다면 그 맛을 제대로 느끼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할까. 작품의 맛을 그대로 살려 담백하게 적어내린 독서후기만으로 우린 그 맛의 향을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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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상병님의 독서후기(작품의 느낌을 투영한듯한)를 읽고 그 느낌을 따라 써보았습니다.
쉽지 않군요(웃음)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6-10
10:01:54
상병 조현식
제 글에 이렇게 따로 공간까지 내어 평을 달아주시다니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부끄럽기까지 하구요.. 더 좋은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