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 비 오늘 날에 난 그 사람을 보냈다...  
상병 이찬선   2008-05-28 11:33:58, 조회: 302, 추천:0 

구슬프게 흐르는 비 속에서 그 사람은 내게 손을 흔들며 내 시야에서 점차 사라져 갔다. 
나는 손을 흔들며 그의 뒷모습과 마주했지만... 어쩐지 손 인사가 괜시리 어색해 난 황급히, 그리고 황망하게도 손을 내리고 말았다... 경례가 아닌 손인사... 적어도 이 곳에서 만큼은 이제는 내 것일 수 없는 인사... 그것의 어색함은 분명 그 사람과 나의 공간적 위치가 더 이상 같을 수 없음을 경계 짓기에 분명했다. 
‘병장님’에서 ‘형’이라는 그 사람에 대한 나의 부름의 이행은 곧 나에게 있어 그의 존재 양태가 변하는 일 이었다. 그것은 그 사람과 나의 심리적 거리를 가깝게 하는 기제가 되었지만, 동시에 물리적 거리의 간극은 더욱 깊어지는 일이기도 했다. 그 사람과 나의 거리는 가까워진걸까... 아니면 더 멀어진걸까... 앞으로 나에게 일어날 수많은 요인들과 나의 의지만이 이 알 수 없는 질문에 답할 수 있으리라... 분명한건 이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가까워짐과 멀어짐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심리적 속성이 관계 속에서 너무나도 태연히 하나가 되어 나를 깨친다. “그래... 난 군인이구나” 단순히 쓴웃음을 짓고 묻어두기에는, 이 빌어먹을 곳에 책임의 화살을 돌리고 싶은 나의 비겁함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가 보다... 서글펐고 동시에 불안해졌다.

PS.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 되어버린... 선임에서 형이 된 그 사람의 ‘저녁’을 축하하며...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입에 닳고 닳아버린 말 밖에 해주지 못한 못난 동생이...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6-08
09:01:20 

 

병장 고성구 
  저도 오늘 부러워 죽는줄 알았다는..(울움) 2008-05-28
13:26:42
  

 

병장 장재혁 
  배아픈데요 이거.. 한달만 참으렵니다. 2008-05-28
16:23:10
  

 

상병 이승훈 
  배아픈데요 이거.. 10달만 참으렵니다 2008-05-28
23:23:22
  

 

병장 김별 
  배아픈데요 이거.. 일단 나가렵니다. 2008-05-29
08:23:19
  

 

상병 정상행 
  배고픈데요 이거...(응?) 
일단 밥먹고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