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 동창회  
상병 김무준   2009-01-19 19:38:09, 조회: 217, 추천:1 

-응애. 응애.

자기야 애 울잖아. 가서 좀 달래봐. 왜 그러지 배가 고픈가. 배고플 시간은 아니잖아. 가서 좀 달래보래도. 자기가 가서 보고 와줘. 나 자다가 일 나가야 하잖아. 피곤해 네가 좀 가봐. 항상 그런 식이야? 난 매일 애만 보고 집 청소하고 빨래하는 기계야? 난 당신한테 도대체 뭐야. 아, 시끄러 나 내일 일 나가야 한다니까. 내가 너랑 왜 사는지 모르겠어. 너란 인간, 우리 애만 아니면 벌써 헤어졌어. 알아? 내일 이야기해 내일. 피곤해.

마누라라는 생물은 참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애한테 가서 달래고, 우는 애를 잠재운 후에 다시 내 옆에 와서 잠을 청할 거면서 신경질을 부리는 건지. 처음부터 조용히 가서 애 달래주고 와서 자면, 나는 덜 피곤해서 좋고 마누라는 싸우지 않으니 좋고 그런 거 아니겠나. 내가 여자는 당연히 빨래하고 밥하면서 애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인간부류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나가서 돈을 벌어 오잖아? 가정이란 것도 생각해보면 각자의 역할분담 아래 살아가는 거지. 나는 아빠와 남편의 역할을, 마누라는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하는 거 아니겠냐는 말이다.

도중에 깬 잠이 돌아오질 않았다. 침대에서 기어 나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나니 일곱 시다. 젠장. 또 일하러 나가야한다. 삶이라는 게 이렇게 피곤하고 따분할 줄은 몰랐다. 사실 결혼할 때만 해도 이럴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 때는 이런 것도 소소한 행복일 거라고 믿었다. 막상 닥쳐봐야 느끼게 된다고, 몇 년 째 계속되니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이래서 부부들이 이혼을 하는 걸까. 씻으려고 스텝을 밟는데 전화가 울렸다. 꼭두새벽… 은 아니구나. 아침부터 전화가 울릴 곳이 없는데.

여보쇼. 어, 나야. 나 누구요? 나라니까. 아, 그래. 목소리 들은 지가 하도 오래돼서 까먹었다. 뭣 땀시 이아침부터 전화를 한대? 잘 사나 싶어서 전화해봤다. 제수씨는 잘 있고? 새벽부터 바가지 긁는다. 쓰벌. 애만 아니면 벌써 헤어졌을 거라나 뭐라나. 그러게 제수씨한테 좀 잘해. 애는 잘 크고 있고? 뭐 애들이야 냅두면 쑥쑥 잘도 크지. 무슨 말이 그러냐. 말이 그렇다는 거지. 친구야. 앙? 우리 오랜만에 동창회나 할까. 군바리 휴가도 나왔고, 소식 듣고 보니까 애들 생각이 나더라.

그 경기… 나도 봤었다. 무리하게 공을 잡으려고 뛰어 오른 것 까지는 좋았다. 병신이 운동을 몇 년을 했는데 떨어지면서 목뼈가 부러진다는 말인가. 그렇게 뻗을 거였으면 나한테 좀 더 잘하지. 개 같은 놈. 녀석 덕분에 롯데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롯데 인간들도 병신 같은 게 팀원이 목숨을 던져가며 팀을 플레이오프에 보내줬으면 적어도 준우승은 해야 하는 거 아냐? 가을에 야구 한다고 들떠서는. 퉤.

동창회. 마지막으로 애들 본 게 언제였더라. 그래. 군바리 군대 가기 전이었으니까 이년 쯤 되어가는 것 같다. 휴가 나왔다는 데 한 번 만나러 갈까 싶기도 한데 인생이 너무 바쁘다. 에라이. 어차피 노가다 인생. 하루정도 쉰다고 달라질 것 있겠어? 요즘 너무 피곤하다. 밤마다 애는 울어 재끼지 마누라는 사는 게 지겹다고 박박 긁어대지. 후아. 선배 말 들으면 자다가도 쌀이 생긴다는 데 선배들 말 좀 들을 걸 그랬다.

내 나이 스물 둘. 어째서 벌써 애가 있냐고? 그게 뭐 살다보니까 그렇게 됐다. 열아홉 철없던 시절 장화의 소중함을 몰랐다. 그 나이 때는 다들 모르는 게 정상이니까. 어쨌거나 애인이 임신을 했다. 속도위반이었고 둘 다 철이 없었다. 아무리 날라리 거침없이 달려가는 막장 인생이래도 부모님께 말씀 드리기는 두려웠고, 몇 달 지나고 나니까 애인이 눈에 띠게 배가 불렀다.

지울까 고민도 많이 했다. 그래도 꼴에 불알 달린 남자라고 객기를 부렸다. 낳자고. 결혼 하자고. 행복하게는 못해줘도 고생은 시키지 않겠다고. 평생 책임지겠다고. 그렇게 스물에 덜컥 결혼을 해 버렸고 결혼한 지 오 개월 만에 애를 낳았다. 아들이었다. 조그마한 녀석이 어찌나 예쁘던지. 양가 부모님 모두 우리와 우리 아들을 인정하지 않았고, 우리끼리 단칸방에서부터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고졸 백수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술집에서 일하자니 마누라 보기가 부끄러웠고, 다른 곳에서 일하자니 돈이 너무 안 되더라. 그래서 사지 멀쩡하니 노가다라도 뛰자 생각했고, 노가다로 먹고 살고 있다. 그래도 이 일이라는 게 열심히 하면 꽤 적지 않게 벌수는 있다. 몸이 더럽게 피곤해서 문제지. 경력이 쌓이면 인정도 해주는 편이고. 제일 좋은 건 쉬고 싶을 때 쉬어도 된다. 달리 말하면 일이 불규칙 하다는 거겠지.

요즘은 물류창고에서 일하고 있다. 박스만 봐도 토 나올 지경이다. 컨테이너가 하루에 네 대 다섯 대 씩 들어오는 데 그걸 다 비워야 한다. 짱깨 놈들은 어떻게 그리 박스를 잘 짱박아 넣는지 컨테이너 문을 열면 아주 테트리스 급이다. 박스 정리도 은근히 반복 노동이라, 컨테이너에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박스를 빼내고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야 한다. 더 웃긴 건 이 컨베이어 벨트가 기계식이 아니라 수동이다. 우리가 손으로 일일이 밀어줘야 한다. 창고는 철로 된 지붕 때문에 상자를 쌓아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엄청난 열기가 느껴진다. 사우나가 따로 없다.

일을 마치고 나니 옷이 또 소금범벅이 됐다. 후아. 이제껏 흘린 땀을 소금으로 바꾸면 아마 하루에 일 키로 씩은 나올 거다. 이참에 소금 장사나 해볼까. 잔업까지 하고 나니까 시계는 벌써 밤 열한 시를 가리키고 있다. 하루가 이렇게 간다. 집에 도착하면 또 쓰러지고 마누라는 저녁이 다 식었다고 투덜거리고 나는 라면에 밥 말아먹고 애는 또 자다가 울겠지. 내가 살아갈 삶이 이런 삶일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조심했을 텐데. 뒤늦은 후회가 밤길에 내리 깔린다.

역시 오늘도 새벽에 깨버렸다. 회사에 출근해 오늘은 잔업을 못 한다고 선언했더니 일찍 가보란다. 다행히도 내가 일을 잘 하는 편이라 몇 번 잔업 하지 않는다고 자를 수는 없다. 비정규직이기는 하지만 회사 사람들에게 신뢰도 많이 쌓았고, 젊은 사람이 책임감도 있다고 다들 좋아라한다. 동창회가 있는 날이다. 오랜만에 친구 놈들 볼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렌다. 조금 쪽팔린다. 나이 스물 둘에 대학도 못 가고, 단칸방에 살면서 꼬질꼬질하게 살고 있다. 옷이 없어 결혼식 때 입었던 정장을 입었다. 결혼… 결혼이라. 잘 한 걸까? 예전에는 잘 했다고 느꼈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마누라를 보내 주는 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하다. 쓰벌. 이러려고 내가 사랑을 한 건 아닌데. 술집에 들어가니 여서 일곱 명이 모여 있었다. 어딜 가나 눈에 띄는 건달이 건들건들 거리고 앉아 있다.

여어. 많이도 모였네. 요즘도 양아치 짓 하고 사냐? 개새-끼야. 양아치가 아니고 건달이다. 주둥이 함부로 놀리다 아가리 털리는 수가 있어. 새끼 농담도 못하냐. 이 괭이새끼는 뭐래? 강아지야. 뭔 개소리야. 이름이 강아지라고. 병신 골 때리게 지었네.

좀처럼 보기 힘든 얼굴도 왔다. 뭔 시험 준비를 한다는데 사법고시였나? 검정고시였나?

넌 공부만 죽어라 하더니 요새 살만 하냐? 대학 때려치우고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데 생각만큼 잘 안되네. 야, 그래도 네가 우리 중에 성공했다면 제일 성공했잖아. 법대생. 지금은 아냐. 네가 성공해야 우리도 어깨 좀 펴고 다니지. 근데 이 뚱땡이는 누구냐? 설마 덕후?

말조심해라. 애 겨우 데리고 나왔다. 여, 닭돌이 요즘도 배달하고 사냐? 뭐 그런 셈이지. 근데 얘는 왜이래. 어쩌다 보니까 정신적으로 상처가 커서 그런지 애가 실어증에 대인기피증까지 겹쳤다. 밖에 나온 것도 용한 거야. 짜식 내가 덕후짓 할 때부터 알아봤다. 말조심하래도.

애가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중얼 거리는 걸 보니 정신이 반쯤 나간 것 같았다. 멍청한 새끼. 그러게 왜 이상한 데 빠져서는.

나는 안보이냐? 이야 이게 누구야. 말년 병장이네? 이제 작대기 네 개 채웠겠네? 그렇게 됐지. 애는 잘 크냐? 우리 애야 쑥쑥 크지. 너무 잘 커서 홍만이처럼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다. 휴가냐? 그렇지. 청원휴가 나왔어. 뭣땀시? 뉴스 봤잖아.

시끌벅적한 녀석들 사이에 잠깐 침묵이 흘렀다. 병신새끼. 이번 일만 아니었으면 우리 중에 제일 성공한 놈은 그놈이었을 텐데.

오. 글쟁이. 요즘도 열심히 판타지 쓰고 사냐? 인마 그건 졸업했어. 그럼 뭐하는데? 그냥 잡지 같은데 칼럼이나 깨작거려서 먹고 살고 있다. 왜? 너 글 재밌게 썼잖아? 책도 내지 않았나? 예전 일이지 뭐.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다. 그래. 야 근데 저 새끼는 누가 불렀냐.

꼴도 보기 싫은 변태새끼.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저놈이 너무 싫었다. 쳐다만 보는 것만으로도 혐오스러웠다. 저 표정. 앉은 자세. 하나하나가 다 맘에 안 든다. 소주병을 머리에 거꾸로 붓고 확 불을 싸질렀으면 좋겠다. 년이 맞겠구나. 저년이 날 쌍심지를 켜고 쳐다본다. 확 눈알을 뽑아버릴라. 사내새끼가 계집애처럼 해가지고는. 정말 역겹다.

그만해 내가 불렀어. 넌 공부만 하던 놈이 애들 연락처는 어째 다 안다? 그냥 관심이라도 쏟고 살았더니 어째 이렇게 됐다. 다들 모인 것 같은데 술이나 먹자. 나 잔업 때려치우고 이까지 왔다고. 동창회 좋네. 잔 들어 잔. 뭘 위하지? 어 좋다. 우리 군바리의 무사 전역을 위하여 어때. 찬성? 찬성? 오케이. 군바리의 무사 전역을 위하여!

잔이 부딪히고 술이 오갔다. 이렇게 모인 게 얼마만인지. 꼴 보기 싫은 인간도 있지만 어쨌거나 좋은 자리를 망칠 수는 없다. 지나온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데 하나같이 왜 이리 암울한 건지. 알바는 개처럼 모은 돈 아버지가 다 날려먹고, 건달은 여전히 영도에서 양아치 짓 하면서 살고, 덕후는 더 덕후가 되었다. 닭돌이는 그렇게 오토바이를 좋아하더니 배달의 기수답게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중이고, 법대는 이제 공무원으로 불러야 할 판이다. 군바리야 곧 있으면 민간인이 될 테고, 글쟁이는 여전히 글 팔아먹으면서 산단다. 별로 궁금하지도 않던 변태새끼는 여전히 게이 짓 하면서 호빠에서 몸 팔고 있나보지. 알고 싶지도 않다.

부어라 마셔라 하고 있는데 호프집 티비에 투수이야기가 나왔다. 그 날의 사고 장면이 다시 리플레이 되고 있었다. 모자이크로 가리기는 했지만 그날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나도 경기를 보고 있었으니까. 녀석이 등판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새끼 이기려면 멋지게 이길 것이지 저게 뭔지. 괜히 분위기가 우울해져 사장에게 다른 채널로 돌려 달라 말했다. 우울한 기분을 달래려 술을 마시고 있을 때였다.

우리 야구할까.

법대생이 중얼거렸다. 작게 중얼거렸지만 녀석의 말을 듣지 못한 놈들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 졌다. 이 정신 나간 놈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앉아있는 건지. 우리가 야구를 그만 둔지도 이 년이다. 이제 와서 다시 그라운드를 밟는 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딱 한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황금사자기 결승에 올랐던 그 날. 아직도 녀석은 그 날을 잊지 못하는 걸까.

미쳤냐.

닭돌이가 법대생을 노려본다. 이놈이 정말 공부만 하더니 머리가 돌아버린 건가. 우리는 그 날 이후로 그라운드에 오른 일이 없다. 열아홉 꼴통들이 모여서 다들 야구를 시작했고, 말 그대로 기적을 일으켰던 거다. 그 날로 우리 인생의 기적은 끝났다. 지독하디 지독한 현실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렀고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을 뿐이다.

왜, 재밌겠구만.

건달이 답했다. 저놈이야 원래 개념 없이 사는 놈이니까 그렇다 쳤다. 근데 군바리까지 해볼까라고 심각하게 고민한다. 쟤는 군대에서 나이를 똥구멍으로 처먹었나. 내일 모레면 전역할 놈이 정신 나간 고민을 하고 있다.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못해. 너희야 어쩌면 시간이 날 지 몰라도 다른 애들은 다 바쁘게 살잖아. 이제 와서 무슨 야구야.

글쟁이 말이 맞다. 알바도 나도, 글쟁이도 닭돌이도 다 먹고 살기 바쁘다. 야구는 무슨 야구. 우리 나이가 스물 둘이다. 정신 놓고 놀던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 조금 철이 들 시기다.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야구는 무슨 얼어 죽을 야구.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안 해.

이 변태 같은 년아 너한테는 안 물어 봤거든요? 너랑 하면 하자고 해도 안 할 거거든요?

재밌겠네. 난 찬성.

알바가 드디어 돌았다. 아니면 돈을 다 날려서 정신도 함께 날아가 버렸거나. 법대생이 날 빤히 쳐다본다. 이보세요. 그렇게 쳐다본들 내가 한다고 할 것 같아? 난 먹여 살려야 할 처자식이 있는 몸이라고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야, 막말로 글쟁이 말처럼 우리 다 먹고 살기 바쁜데 야구는 무슨 야구냐. 술이나 처마셔 새끼야.

술잔을 드는데 끝내 법대생이 성질을 긁는다.

너도 솔직히 야구하고 싶잖아. 주전 투수로 뛰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허락하질 않아서 못 뛴 거잖아. 이제 투수는 없고, 우리는 투수가 필요해. 공은 투수보다도 네가 더 잘 던졌잖아. 노가다 계속 했다며. 어깨는 여전하겠네. 한 번 해보자. 다들 한 번 해보자고. 응? 우리 다시 야구하자.

-쨍그랑

녀석 얼굴 옆으로 소주잔을 던졌다.

닥쳐 시-발놈아. 네가 뭘 안다고 지껄여?

건달이 내 멱살을 움켜쥐었다.

넌 또 깽판 질이냐. 그러다 정말 뒈진다. 죽여봐 이 개-새끼야. 사람 죽일 용기도 없는 양아치 새끼가.

거칠게 녀석의 손을 뿌리치고 술집을 나왔다. 기분이 더럽다. 그 날을 끝으로 내 야구는 끝났다. 내 인생에 야구는 끝났단 말이다. 집에 도착하니 마누라는 또 바가지를 긁는다. 술 마시고 들어왔다고, 자기는 된장찌개 끓여놓고 밤새 기다렸는데 연락도 없이 늦었다고 아주 죽이려 든다. 마누라야. 나도 짜증나거든? 네가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기계가 아니듯 나도 돈 벌어오는 기계 아니거든요? 마누라의 바가지를 뒤로 하고 이불을 덮어 썼다.

애가 또 울기 시작한다. 오늘도 잠자기는 글렀다.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7
14:03:34 

 

일병 송기화 
  이야기는 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 굴러가는군요. 
히야, 재밌게 봤습니다. 2009-01-19
19:45:39
  

 

상병 이석재 
  허허, 갑자기 즐거운 인생이라는 영화가 기억나는 이유는 뭘까요. 2009-01-19
20:11:26
  

 

병장 김민규 
  어두침침해요. 우리 시대를 담아놓은 어항을 보는 것 같으면서도, 극화된 끄트머리들을 일부러 집합시켜놓은 것 같기도 해요. 그러니까 관념적으로 '이러이러한 것이 냉혹한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케이스들이긴 한데, 막상 정작 내가 살면서 피부로 체험하던 그런 경우들은 또 아니라는 거죠. 내가 온실속에 있었던 건가, 세상은 정말로 그러한데 아주 지엽만을 엿보면서 세상을 안다고 착각하고 살았나 싶기도 하고,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만한 것은 그러한 현실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심정적으로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과장된 막장이라는 불편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아요. 그게 작가의 치밀함이겠지요. 

괜히 한번 헛소리 끄적거려 봤네요. 허허. 잘 읽었어요. 2009-01-19
20:52:34
  

 

병장 장지훈 
  염세주의적 문체 지만 뭐랄까요. 결과는 염세주의가 아닐것 같다는 작은 기대감이 있다고 할까요? 

그나저나.. 정말 무준씨의 능력은대단한것 같습니다. 2009-01-20
10:54:00
  

 

상병 김용준 
  잘 보고 갑니다. 따지자면...전 건달 역할이겠군요. 킁... 2009-01-20
15:55:44
  

 

상병 김태훈 
  와우...빠져들고 있습니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무준씨의 문장들 속에... 2009-01-20
16:40:41
  

 

상병 심재승 
  잘 보고 갑니다. 재밌네요.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몰입되는게.. 
쩝, 아쉽습니다. 2009-01-21
15:40:06
  

 

병장 박찬걸 
  아 대단하시다 어떻게 이런 글을 이렇게 연속적으로 써내요? 2009-01-21
17:30:45
  

 

병장 이동석 
  쿤데라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무슨 인터뷰에선가, 등장인물들은 누구를 모델로 했느냐는 질문에, 자기가 아는 사람을 모델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자기 소설의 인물들은 실현되지 못한(혹은 않은) 자신의 현시-라고 하는말이 생각나는군요. 그러니까 이러저러한 이유로 실현되지 못했거나, 그렇게 하지 않은 자신들의 모습이 그 등장인물들에게서 묻어나오는 것이라는거지요. 

저 일곱명과 일곱명이 사는 세계는 결국 무준씨와 무준씨의 세계겠지요. 무준씨의 이번 글을 읽으니 왠지 무준씨의 낯선 면까지 아는것 같기도 합니다. 2009-01-21
18:5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