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병장 정영목   2008-07-02 08:50:57, 조회: 280, 추천:0 

딴지는 짧고 굵게.

필자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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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문구를 요즘 자주 듣습니다.

뭐 좋습니다만, 딴쭉을 좀 걸어야겠습니다.

사랑받기 위해서라... 왠지 세상의 반쪽만 보는 것 같군요. '사랑하기'라고 바꿔말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게다가, 이 말을 만든 사람은 왜 사랑의 수동적인 측면을 강조했는지도 의심스럽군요.

제가 보기엔 여기엔 어떤 인간관이 곁들어 있습니다. 저 문구를 만든 사람은 '그 누군가'에게 인간은 수동적인 존재라는 전제를 깔고 있단 겁니다. 즉, 이 말은 얼핏 듣기에는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이여.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라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듯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다지 '순수하지 못한 목적'이 있는 거죠.

압니다, 제 말이 순전히 억측일지도 모른다는 걸.

허나, 글쎄요. 생각해보세요. 그가 정말 '순수한 목적'으로 이 말을 만들었다면, 그는 왜, '당신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을까요? 왜 인간의 능동적인 측면을 강조하지 않았을까요? 단순히 그의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지 못한 것일까요? 저런...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말은, 좀 심하게 말하자면, 차가운 악[1]입니다. 우리는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우리의 삶 속에서 그 사랑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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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1] 차가운 악 - 뜨거운 악과는 달리 잘 드러나지 않는 악. 대부분 구조적으로 숨겨져 있으며, 온갖 프로파간다로 인해 아름답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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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8
19:30:00 

 

병장 김은호 
  이 노래의 답가가 있습니다.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라는 노래인데요. 
그 곡에서는 위 노래에서 받은 사랑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죄송해요. 종교적 성격이 들어가지 않을 수가 없는..) 

그리고 이 곡은 다분히 축복송이라고 불리우고 있습니다. 
축복을 하기 위해, 다시금 당신이 진정 축복받는 사람이라고 일깨워 주는 곡이라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후후후. 2008-07-02
09:00:53
  

 

병장 정영목 
  김은호 님// 교육사에서는 2절에 '사랑하기 위해'라고 부르기도 하던데, 그것이 표준인지도 궁금하네요. 

흐흐. 여튼 좋은 충고네요. 참고하겠습니다. 2008-07-02
09:04:16
  

 

병장 이동석 
  전 이 노래 들을때마다 뭔가 담배 끊으려고 한지 삼일째 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온 몸이 근질근질 간지럽고 짜증이 솟아나고? 
푸하하. 

(종교가 아니라 이 노래가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2008-07-02
12:42:40
 

 

병장 박세웅 
  글쎄요. 이 노래가 모종의 음모, 혹은 음모론에 관련되어있다면 모르겠지만, 
영목씨의 말처럼 '순수의 목적'을 따질만큼 음지에서 악용되는 것 같지는 않네요. 

단지 '사랑받기 위해' 라는 가사 한 구절로 한 인간을 능동적인 존재에서 수동적인 존재로 
만드는 세뇌 프로그램이니, 프로파간다 취급 받는것은 조금 아쉬워요. 

이 노래를 통해 떠올릴 수 있는 특정 종교에 대한 생각이 어떻든 간에, 이 노래는 절망 혹은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말이죠. 봉사활동을 나가거나, 장애우와 함께하는 행사에서는 빠지지않고 불리는 노래랍니다. 제가 실제로 장애우 봉사활동을 나가서 수화로 배웠던 노래이기도 하구요. 2008-07-02
20:41:33
  

 

병장 이동석 
  이 노래에 대한 정영목님의 견해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이 노래 부르는 몇몇이 이 노래를 가증스럽게 만든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놈들이 죽일놈들이죠. 2008-07-02
21:30:00
 

 

병장 정영목 
  박세웅 님 // 

차라리 음지(?)에서 사용된다면 뭐라 할말이 없지만, 방송 같은 곳에서 '절대선의 노래' 마냥 여자 가수가 부를 땐 조금 소름이 돋습니다. 

그리고 봉사활동의 경우에도 '사랑하기 위해'라고 부르는 게 더 좋을 것 같구요. 2008-07-03
07:09:57
  

 

병장 이재민 
  하느님이 우리를 이땅에 '창조'하셨기에, 노래 자체에 우리는 피동적 존재라는 뉘앙스가 들어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2008-08-05
14: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