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 누나생각
병장 이동석 [Homepage] 2008-09-10 13:52:33, 조회: 748, 추천:0
연락이 뜸했던 선배에게서 편지가 왔다. 임용을 삼수중인 선배는 홀로 낯선 곳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듯 했다. 선배는 서울에서 만난 남자친구, 함께 임용을 준비중인 대학 친구들, 서울에서 생활하는 오랜 친구들을 두고 왜 하필 내게 이런 소릴 하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난 답장을 이리 저리 궁리하다가 결국 깨진 손톱을 핑계로 전화로 답장을 때우려고 했다. 통화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내가 전화를 할 때 선배는 수업 중이었고, 선배가 막상 전화를 하면 나는 작업 중이었다. 그렇게 흐지부지 시간이 지나버렸고, 답장을 하기엔 겸연쩍은 시간이 지났다.
선배와 다시 연락이 닿은 건 한참 뒤 휴가를 나가서였다. 선배는 다시 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나는 손쉽게 힘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화려한 외모에 늘 주목을 받고 다니던 선배의 모습을 쉽게 지워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누나, 나도 힘들어. 나둬도 힘든 군인이라고. 차마 이렇게 까진 말하지 못했지만, 한때는 많은 남자들의 욕망이었던 선배에게 이런 냉대를 하는 내 자신이 뿌듯하기까지 해서일 뿐, 선배를 배려해서는 아니었다. 누난 잘해낼 거에요. 난 누나 팬이니까 언제나 응원할게요. 네 종종 연락할게요. 걔가 왜 날 만나는지 모르겠어. 한참 뒤에 만난 선배는 눈가에 주름이 생겼고, 야위었고, 기미가 끼었다.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게요, 왜 누날 만나는지 모르겠어요. 난 전날 먹은 술이 덜 깨 누나가 사겠다는 밥도 먹지 못했다. 영화 볼까? 아니요, 좀 피곤해서. 황급히 선배를 집에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지하철은 짜증스럽게도 붐볐다. 몇 번 인가 갈아타고, 스물 몇 개의 역을 지나서 친구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전화가 울렸다. 선배였다. 저 지금 친구집 다 와서요. 술은 다음에 해요. 들어가세요.
친구는 결국 포기해버렸다. 그러니까 나이트를 가자니까. 요새 룸비가 얼만지는 아냐? 내가 누구 때문에 이 밤중에 이 짓인데. 난 내일 일 가야 돼. 어떻게든 엮어보려던 여자들이 떠나버린 길에서 선배를 생각했다. 너 아까 그 누나 만난다며. 왜 그냥 왔냐? 어떻게 해보지. 지금이라도 불러. 집이 어딘데? 거기 갈 택시비로 안마나 받아라. 정말 안마나 갈까? 돈은 있고?
몇 살이에요? 일곱이요. 무슨 일곱이요? 스물일곱이죠. 마흔일곱은 될법한 여자가 들어오더니 내 몸을 이곳 저곳 뒤집었다. 처음이시구나? 아니오, 좀 와봤어요. 다리 벌리세요. 저기 앉으세요. 그냥 누워계시고요. 뒤집으세요. 가만히 계세요. 아직 안 했는데, 안 한 거 몰랐어요? 아니오. 이러면 연애는 안 하는거 알죠? 에? 사정하면 연애는 안 해요. 그냥 하면 안돼요? 원래 이래요. 단골 할게요. 그냥 하면 안돼요? 수고하셨어요. 삼촌, 여기 손님 나가요.
십육만원짜리 딸쳤구만? 참나. 그냥 돈 갚지 마라. 병X. 골방에서 팬티도 입지않고 누워있는데 누나 생각이 났다. 간절했다. 아, 그때 그냥 갈껄. 아 시X.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8
18:49:01
병장 이동석
써놓고 보니 용두질입니다만, 굳이 사족은 안달렵니다.
사실, 밑에 제가 퍼온글 댓글로 쓸까 하다가, 따로 올렸습니다. 2008-09-10
14:00:51
병장 김태형
우리 어찌나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기 쉽던지요. 2008-09-10
14:19:18
병장 이태형
가는 여자 잡지 않고 오는 여자 안 막는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근데 실화에요? 2008-09-10
14:34:50
이병 장봉수
안마방이라...
한번도 가본 적 없는 1人
음...
비싸군요.. 2008-09-10
14:41:55
병장 이동석
식겁,
이거 오나전 픽션입니다. (당황해서 오타난거에요)
이게 아니었는데 역시 이걸 올리는게 아니었군요. (죄송)
그리고 그런곳은 성노동자는 물론, 자신의 존엄성마저 싸구려로 만드는 곳이라는데에는 한치의 주저도 없이 주장할수 있습니다. 자신의 존엄성에 똥칠을 해보고 싶어 굳이 가시지 않는다면, 그냥 아주 그냥 죽여주는 다섯개의 손가락에 의존하여 생식욕을 풀어보시는게 낫지 않나 싶군요. 2008-09-10
14:47:03
병장 이재민
하하
당황한 동석님 귀여워요 (발그레)
사실 저도 글읽고 댓글 어떻게 달아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죠 2008-09-10
14:50:23
병장 황인준
저 역시 댓글 안 달고 스킵했었는 데,
동슥씨의 댓글을 보고 다시 왔답니다. 으하하하.
댓글 놀이에 심취해계시더니, 이런 식으로 돌아오시는 군요.
역시. 2008-09-10
14:58:19
병장 이동석
그건 그렇고, 이제 포인트제가 시행되었군요.
전 벌써 댓글을 16개나 달았어요. 하하하 2008-09-10
15:00:07
병장 김태형
열심히 단다고 달았는데 아직 세개..
이거 책마을 지키미가 되겠군요. 점점 (..) 2008-09-10
15:07:29
일병 박영준
역시, 댓글계의 공장장같은 부촌장님.
댓글다는 양과 질이 흡사 김화백님이 럭키짱 생산하던 속도랑 맞먹으십니다. 2008-09-10
15:13:17
병장 이동석
아니 무려 김화백이라니, 두둥-
이제부터 형민우 화백처럼
1년에 한권 낼까 말까해서 모든이의 애간장을 녹여버리는 그 과작의 신공을
시도하기엔 제 손가락새의 무좀들이 근질근질하군요.
그리고 전 알바를 고용한적 없습니다. 크크.
질은 높히도록 하지요. (하하)
그러나 책마을 댓글에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다음으로 많은게 제 댓글이긴 하군요. (땀) 2008-09-10
15:16:24
병장 김성훈
그나저나 글쓰기 기능이 사라진건
유독 저 혼자만의 증상인가요?
죽을 병을 걸린건가... 2008-09-10
15:22:49
병장 이태형
음?
그건 어디서 볼 수 있는거죠. 2008-09-10
15:23:40
상병 고동기
누나생각.
임용 삼수중인 우리 누나.
추석전에 효도편지를 쓰라길래 누나한테 썼는데, 도착했으려나. 2008-09-10
15:24:43
병장 김태형
댓글기능이 사라진건..
레벨이 10이라서 그럴겁니다.. 커흑
레벨10 시절의 안좋은 기억이 (...) 2008-09-10
15:26:21
병장 전승원
저 역시 lv.10 이군요. 포인트에는 신경을 안 쓰렵니다. 이거때문에 괜히 쓰잘데 없는 댓글을 달 순 없어요. 픽션치고는 ○마방에서의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운데, 솔찍히 말하셔도 저희는 다 받아드릴 수 있습니다. 2008-09-10
15:33:11
병장 김성훈
레벨제한이 있었군요.
(절대 포인트를 위해 단 댓글이 아닙니다)
하하하 도둑이 제발 저린다더니.
역시 속담을 일상생활에 적용해보면
창의력이 늘어요.
<능력치가 올랐습니다. 창의력+1>
<뻔뻔한 행동으로 악명이 올랐습니다. 악명 +20> 2008-09-10
15:36:03
상병 이동열
전 댓글은 쓸 수있는데 새글을 쓸수가 없네요(땀)
아무튼 동석님의 글 오래간만에 잘 읽었습니다 흐흐... 2008-09-10
15:48:22
병장 노요셉
포인트제도? 그런게 잇엇나요? 2008-09-10
15:49:36
상병 정병훈
모든글에서 제 이름을 보게 되겠군요... 흐흐흐
저는 이런 글이 참 좋습니다...
뭔가 저랑은 상관 없는 얘긴데... 공감은 가고... 2008-09-10
16:13:55
상병 박찬걸
쩝. 실화이길 바랬는데... 흐흐
어찌되었건 꽤나 재밌게 읽었습니다.
근데 뭐 다 그런건 아니에요.
저 같은 경우는 락에 대한 열정이 여기서 다시 살아났거든요.
오히려 저를 일깨워 준 곳이랄까요.
물론 아닌것도 많지만... 2008-09-10
17:14:52
병장 이동석
포인트제는 뭔가 느닷없이 시행된듯 한데,
어쨌거나 권한 설정하면서 실험해본 결과 책마을에는 글쓰기 권한과 열람 권한을 차등 배분하는게 불가능한것으로 밝혀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동슥의 글이 올라온 뒤 벌어진 이번 글쓰기 파동 사건으로 인해 벌떼 같은 댓글이 달리자 이동슥의 의도된 행위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 되고 있습니다.
음, 안마방에 관한 이야기는 참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이건 그냥 거의 내키는데로 쓴거라서요.
댓글달려다 뭔가 적절하지 않아서 쓴거긴 한데,
전 사실 어려서부터 우리집은 가난했고
어머님은 짜장면을 싫어하셨습니다.
어쨌거나 전 소주방에서 알바하다 호스트바로 스카웃 되서 일한적이 있습니다.
페이가 차원이 다르더군요.
제 이름을 콩쿤 에이스 포탈에서 쳐보면 아시겠지만, 세상이 한 세번은 뒤집혀야 호스트바에서 선수할 얼굴입니다. 그러니까 물론 제 일은 잡일을 맡는, '삼촌'이라 불리는 일이었지요. 여리여리한 호스트바 선수들 사이에 저 같은 떡대도 있어야 선수들이 빛난다고 생각했는지 삼촌들은 하나같이 개성넘치는 외모였습니다. 선수들은 정말이지 몰개성적으로 생기긴 했더군요. 강동원 카피본, 장동건 동남아판, 가난한 원빈 이런 느낌으로.
게다가 전 건설노동현장에서 엑셀좀 돌리면서 아저씨, 형들에게 공범자 의식을 강요받는 동안 노래방을 도움받지 않고 가는 방법을 잠시 망각하기도 했고, '저녁 먹었어'의 민망한 오타를 입에 담으며 살기도 했습니다.
결국 말이 많은걸 보니 가본 모양입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글을 한번 써보려고 하고 있는데
괴롭긴 하군요. 그리고 전 이미지의 노예인지 표현이나 뭐 그런게 생각나는게 아니라 영상이 떠올라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할지가 막막합니다. 휴우.
변명이 길었고, 어쨌거나 제가 페미니즘에 민감한 이유도 뭐 그런 극단적 맥락의 신경질적 반대급부라고 보셔도 될듯 합니다. (언제 그리 봤다고?)
어쨌거나 변명이 길었습니다.
이제부터 신중하게 쓸께요. 용서해주세요. 2008-09-10
17:18:39
병장 어영조
픽션이었나요? 실망이에요 동석씨. 2008-09-10
17:57:45
병장 이동석
음, 뭐가 실망이라는건가요? (웃음)
픽션이라서?
혹은 픽션이라고 핑계대서?
아니, 아니, 그게 매우 위험하잖아요,
픽션이 아니라고 가정해도 제 그냥 일상 이야기랍니다.
라고 말할수는 없어요. (하하하하...땀) 2008-09-10
18:10:52
상병 이우중
픽션이라니요. 하하.
아, 그러고 보니 위험하기도 하겠습니다.
저희 옆 부대찌개 종업원 한 명도
몸이 찌뿌드드한 나머지 동대문 소방서 근처로
몸을 풀러 갔다가 민중의 지팡이에 의해 다시 부대찌개집으로 인도되었드랬죠. 2008-09-10
18:38:11
상병 양순호
아니 저지르고 사과하는 이 모습 뭔가요. 이게 뭐시깽? 2008-09-10
20:02:53
병장 이동석
음? 무슨 말인가요?
베토벤 바이러스 보고 내일 이야기 하죠. 크크. 2008-09-10
23:10:46
하사 성태현
이동슥님 오랜만이군요(웃음)
사실 제가 오랜만에 들른지라
이거 아무리 봐도 픽션인거같지는 않습니다만.
누군가의 경험에 의거한거 같은걸요. 동슥씨라던가 주변인?? 2008-09-11
08:18:51
일병 김성훈
오와!
베토벤 바이러스 재미있나요?
무지 보고싶었는데 볼수있는 여건이 아니여서...(울음)
//픽션이라...아쉽네요
그리고 전화보단 편지가 좋은거 같아요 2008-09-11
08:22:09
병장 노요셉
동슥님도 하늘지킴이엿구나.. 2008-09-11
08:40:22
상병 이동열
아악 베토벤 바이러스 보고 싶어요(울음)
김명민의 포스를 마음껏 느껴보고 싶었건만...(땀) 2008-09-11
09:13:44
병장 이동석
음, 이글의 진위여부에 대해선 말씀드릴수 없습니다. (땀땀땀)
그리고 이글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은게
백현진의 앨범<반성의 시간>이나 홍상수의 영화같은 정서에 제 정서를 덧입히며
밑의 '궁 때문일까?'글의 부가 텍스트가 될만한 '찌질해진 준예벽의 남루함'과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파편적 일상을 표현해보고자 했습니다. (파하하 꿈보다 해몽이지요. 예 저도 잘 알아요, 이따위 표현으로 어찌 저 많은걸 다룰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댓글의 방향이 제가 의도하는것은 안중에도 없이 그냥 흘러가는데
이를 어찌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저질러놓고도 사과하지 않을순 없는법,
용서를 빕니다.
꾸벅
베토벤 바이러스 좀 실망스럽긴 했는데 (왠지 뉴하트의 드라마트루기를 끌어다 쓴것 같아요. 조재현-김명민, 지성-이지아, 김민정-장근석, 같은. 주동 인물의 성별만 바뀌었을뿐 별 다를것 같지 않은 설정이더군요.)
어쨌거나 클래식 드라마를 한국의 지상파에서 볼수 있다니 놀랍긴 합니다. 그런데 클래식하면서 연애하는 드라마는 아닐지 좀 지켜보긴 해야겠죠. 2008-09-11
09:21:03
상병 고동기
베토벤 바이러스 예고편을 보면서 노다메 칸타빌레가 떠오르는건 저뿐인가요?
김명민씨의 얼굴이 <체인지>에서 분장한 것 같다고 느낀 것도 저뿐?
요즘 드라마중에 가장 기대되는 드라마인데, 다들 '에덴의 동쪽'에만 관심이 있어서... 2008-09-11
09:41:14
병장 이동석
아마, 노다메를 본 분들이라면 다 비슷하게 생각했을꺼에요.
막상보니 노다메와는 정서가 다르더군요.
아니 다르다기 보다는 (어설퍼요.)
그건 그렇고 김명민 얼굴이 왜 이렇게 어색하던지. 허허. 2008-09-11
09:45:02
일병 이정옥
제 수준이 낮아서인지
이글이 잘 이해가 안되네요.(울음)
누나랑 만나고 싶어서
ㅇㅇ방을 갔다는뜻인가요? 2008-09-11
11:10:29
병장 이재민
제가 본 글중 이렇게 논란의 대상이 되는 글은 드물었던듯
ㅇㅁㅂ 이야기로 대번에 책마을 스타가 되버린 동슥씨 2008-09-11
14:39:46
병장 이동석
제가 생각하고 있는 시나리오는 이보다 더 징헌데
안 올려야지
생각보다 건전하신 분들이었군요. 책마을분들. (농담) 크크. 2008-09-11
15:5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