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 남과 여  
상병 박찬걸  [Homepage]  2008-08-30 09:55:34, 조회: 280, 추천:0 

아마도 그녀를 처음본건 초등학교 3학년때 였던거 같다. 나는 당시 영어 과외를 받고 있었고, 거기엔 나를 포함해 남자 세명과 마치 잔디밭에 홀로 핀 꽃처럼 그녀석은 혼자 여자였다. 성격은 매우 매우 활발했고 이 녀석은 엄청난 붙임성과 보이쉬함을 무기로 갖고 있었으나 한가지 안타까운점은 까맣다는게 문제였다. 오죽하면 별명이 '블랙조'ㅡ당시 유명한 과자인가 초코바인가 여튼 표지에 시커먼 부시우먼이 그려져 있었다ㅡ였겠는가. 그래도 그녀는 이래저래 인기가 많았다. 까맣다쳐도 성격이 좋으니 주위에 여자애들이건 남자애들이건 많이 몰려다녔다. 이른바 '1진'은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인기인이었다.

그에 비하면 나는 거의 반에서 존재감조차 적은 그런 아이였다. '왕따'까진 아니더라도 여튼 반에 친구는 그리 많지 않았다. 기껏 해봐야 맨 앞줄에 주루룩 앉아있던 여자네명과 남자 세명 이정도랄까. 그 외의 친구들과는 그냥 저냥 사이를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5학년 말에 학년이 올라가면서 같은 반임을 알고 나는 아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다는게 좋았지만 그녀는 뭔지 모를 탄성을 질렀다. 그 의미가 아 저런 찌질한 녀석과 같은반이라니였는지 아는 사람이랑 같은반이어서 기뻤다였는지ㅡ물론 나는 전자에 올인이다ㅡ는 잘 모르겠지만 그 탄성과 함께 그녀의 친구와 함께 사라졌다. 어찌되었건 나는 그다지 반에서 존재감 없는 아이였고, 또 어찌어찌 아는 사람을 통해 방송부에 들어가서 엔지니어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 아이들과는 그다지 친하지도 않았다. 그러던 중 말도안되게ㅡ지금도 그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ㅡ그녀와 내가 사귄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가 좋아하던 사람은 따로 있었고, 그 아이와 잘 되어 가던중이었는데 난데 없는 소문에 사이도 좀 소원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소문의 진원지를 찾을 생각을 안하고 그녀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그녀는 6학년 1학기를 채 마치기도 전에 광주로 이사를 가버렸다. 경기도도 아닌 전라도로. 그녀가 다음날 광주로 간다고 한날 나는 그녀가 다음날 간다는 말에 잘가라는 간단한 말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속 시원하다는 생각과 함께. 그리고는 한참동안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그녀가 없이도 영어 과외는 잘 되었고, 그렇게 중학생이 되었다.

중학생이 되자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그녀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 한번쯤 연락해 봐도 괜찮을거 같다고 생각했다. 당시 인터넷 붐이 한창 일면서 활성화가 되어가기 시작할때 쯤인데다 '다모임'이 크게 번창하기 시작했다. 나도 가입을 하여 친구들을 찾아볼까 하던 중 그녀가 올린 글이 눈에 띄었다. 자신의 근황을 대충 적고 이메일을 적어놓았다. 아 이메일. 당시 이메일이라 한다면 인터넷에 있어서 마치 메신저와 같은 기능이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 활성화 되어 있던게 이메일이었다. 만수네나 네통등이 당시 그것도 중학생에겐 생소했으리라. 뭐 곧 친구친구가 나와서 판도를 완전히 갈라놓긴 했지만 어찌 되었건 인터넷을 막 접한 중1에겐 이메일은 정말 최고의 혜택이 아닐 수 없었다.

얼씨구나 좋다고 얼른 연락을 해보았다. 내용이 뭐 대충 '안녕, 오랜만이다, 잘 지내냐'정도의 내용이었으리라. 그애도 곧 답장을 보내왔고 그 내용 역시 '오랜만에 편지를 보니 반갑다. 어떻게 지내냐.'같은 뻔하고도 뻔한 내용이었겠다. 뭐 그래봤자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이였겠다 그냥 단지 오랜만에 연락이 되서 반가울뿐이었으니 또 한가지 덧붙이면 초등학교 동창을 한명 더 만났으니 그래서 이메일은 계속 되었다. 답장에 답장이 꼬리를 물다보니 어느샌가 살짝쿵 친해진듯한 느낌도 들었다. 허나 뭐 이메일 친구가 얼마나 가겠냐만은 중3때 그녀가 인천엘 온다고 했다. 인천에 있는 친구들도 볼겸해서 올테니 나와서 보자는 거였다. 난 별로 그녀에게 시간까지 투자해가며 보고 싶은 맘은 별로 없었다. 안그래도 당시 나는 왜 그랬는지 몰라도 한창 공부에 열이 달아있을때라 서울까지 나가기도 부담스럽고 거기다 잠실 한복판에 있는 놀이공원을 가자고 하니 그것도 역시 부담이었기에 나는 그냥 대충 학원에 가야한다는 식으로 둘러대고 집에서 공부에 열을 올렸다.

뭐 그렇게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니 핸드폰이란게 생겼다. 이 물건은 신기한것이 이메일이나 메신저가 필요없이 그냥 말 몇마디 버튼으로 눌러서 만들어낸 다음에 전화번호 누르고 OK하면 상대방이 받아 볼 수 있는 문자메시지라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니 이거 참 어떻게 이런 기계가 다 있을까 싶었다. 물론 그 핸드폰은 6~7년 이상 다른 사람이 쓰던 것을 받아서 그냥 전화와 문자만 되는 탱크는 아니었지만 구형 핸드폰이었다. 뭐 그래도 나름 쓸만했으니 꾸준히 들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친구들과 연락을 하는데는 정말 유용하게 쓰였다. 물론 그녀와도 이 핸드폰으로 문자를 주고 받으면서 열심히 연락을 했다. 그녀는 문자 무제한이라는 요금제에 가입한 덕에 내가 심심할때 보내는 문자에 정말 성실히 답변해 주었다. 대충 보내는 장난질 문자에도 받아쳐주면서 장난을 하고, 푸념섞인 문자를 보내도 걱정해 주고, 그냥 생각없이 보내는 뭐하냐는 문자에도 지금 뭐하고 있다면서 친절히 답변해 주었다. 뭐 나는 그런 친절이 당연한거라 생각하고 바쁜척을 하면서 대충 대충 답변하고, 먼저 보내놓고 답변 무시하고ㅡ지금 생각해도 나의 그때 태도가 정말 재수 없었다는 걸 느낀다.

결국 슬슬 도화선이 타들어 가던 폭탄은 터지고야 말았다. 그날도 어김없이 학교에서 야자를 하다가 심심했던 나는 그녀에게 장난스레 문자를 보냈다. '준비없이 비를 만난것처럼 아무말 못한채 너를 보낸뒤'. 박효신의 좋은 사람이 때마침 MP3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고 있었고, 나는 심심한김에 제일 만만한 그녀에게 장난스레 문자를 보냈다. 듣는 노래 가사를 그냥 그대로 보냈다. 그러자 옆에 있는 친구에게 오는 답장. '누구세요'. 뭐 당연히 이렇게 올거라 생각했다. 그 녀석에게 미리 얘기를 하지 않았기에 서로 당황할 둘을 생각하며 난 낄낄 거리고 웃고 있었다. 물론 그 친구는 옆에 있었기에 녀석의 표정이 바로 보이는 난 웃길 수 밖에 없었고, 친구가 나에게 아는 번호냐고 물어볼때 나는 당연히 모른다고 얘기했다. 문제는 거기서부터였다. 몇개 문자가 오고 간 후에 그녀가 나에게 화를 내며 왜 이런 장난을 치냐고 물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뭘 이런걸 가지고 그러냐며 그냥 넘기라고 했고, 그녀는 나의 무성의한 태도에 불같이 화를 내며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자존심이 있었던 나도 겨우 이 정도 가지고 그런 심한말을 하냐며 같이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을 말은 충격적이었다. '안 그래도 연락 끊을라 했는데 잘 됐네. 앞으로 절대 연락하지 마라.'........... 난 뭔가 이상했다. '안 그래도 연락을 끊으려던 참이다.'라는 말은 내가 뭔가 계속 잘못해왔기 때문에 나와 연락을 끊으려고 했지만 그 동기점을 찾지 못하거나 동기를 부여 받지 못하고 있었으나 니가 이렇게 나와준다니 내가 고맙게 생각하면서 연락을 끊겠다는 말이 아닌가. 뭐지 도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거지. 난 거의 며칠간 충격에 휩쌓여 말못할 고민을 가득 안고 학교를 다녔다. 공부도 잘 안됐다. 자꾸 그녀 생각만 나고 내가 왜 거기서 그랬을까 그런짓을 왜 했을까 하는 후회만 머리속에 가득했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났고, 3학년이 시작되었다. 당시 나는 사이가 많이 벌어졌던 친구와 다시 어느 정도 회복기를 갖고 있었다. 그 친구녀석에게 나는 고민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그 친구녀석도 알던 아이였기에 어느 정도 대화는 좀 통했고, 그 친구녀석은 어차피 내가 전화해봤자 어버버 하면서 제대로 말도 못할거라고 장문의 문자를 보내보는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때 그녀가 보냈던 말이 계속 떠오르면서 내 생각엔 내가 문자를 보내도 씹을거라고 답장은 오지 않는다고, 아니면 누구냐고 문자가 올게 분명하다고, 도저히 할 수 없다고. 그러자 친구는 내게 제발 한번만 해보라고 니가 나한테 이렇게만 했어도 우리 이렇게 오랫동안 말도 안하고 지냈을 사이 아니라고 설득을 했다. 그말에 용기를 얻은 나는 차마 전화는 힘들고 자신감있게 한자 한자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160자짜리 문자가 완성되었고 나는 그녀의 번호를 누른 후 OK버튼을 꾹 눌렀다. '전송이 완료되었습니다.' 앗. 갔다. 답장 답장 답장 답장 답장 답장 오 오 오 오 왔다. 왔다 그녀의 답장은 내용은 간단했다. 사실 자기도 미안했다고 그때 괜히 열받아서 화 많이 낸거라고 연락하고 싶었는데 번호가 모두 지워지는 바람에 하지 못했다고ㅡ이건 좀 미심쩍었다. 아 그랬구나, 그때 정말 미안했다. 그렇게 연락 끊기고 나서 후회 많이 했다. 답답했다. 뭐 그렇게 다시 우정을 쌓았고 난 그때 얘가 친구라는 것을 정말 감사히 여겼다. 연인이었다면 헤어졌다 다시 사귀면 금방 깨진다지 않는가.

그렇게 무난하게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생이 되었다. 나는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그녀는 천안에 있는 대학을 갔다. 게다가 그녀는 통학을 해야 한다며 잠실에 아버지가 살고 계시다고 그쪽으로 와버렸다. 오호라. 나는 화양동에 있는 학교에 다니니 잠실이면 여기서 20분이면 되겠구나. 1학기는 어차피 서로가 학교에 적응해야 할 시간이니 2학기때 보면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만났다. 9월에. 날도 살짝 추워지고, 단풍도 물들려고 하고, 약간의 쓸쓸함도 느껴질때쯤 나는 그녀를 학교 근처로 오라고 했다. 그녀는 오랜만에 보는것이니 흔쾌히 나와주었다. 저녁을 먹었다. 술은 못한다고 했다. 할 수 없이 후문 건너편 어린이 대공원에 데려갔다. 때마침 무료입장으로 바뀌었기에 속으로 돈 굳었다고 쾌재를 부르며 들어갔다. 그녀와 함께 걸으며 대공원을 가볍게 걸었다. 그러다 벤치에 발이 멈추고 그녀가 다리가 아프다며 자리에 앉았다. 오랜 친구임에도 나는 그녀 곁에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아니 그렇게 하기가 힘들었다. 내 가슴이 요동치고 있었다. 좀 더 가까이 가보라고, 너의 마음을 속이지 말라고. 그랬다. 사실 나는 그녀를 오래전부터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표현법을 잘 몰랐던 나는 아니 내 마음에 진실하지 못했던 나는 진심으로 그녀를 대하지 못했던 것이다. 나이 20이 되고 나서야 겨우 나는 내가 그녀를 좋아해 왔다는 걸 깨달았던 것이다. 그날은 그렇게 저녁 먹고 얘기 좀 하고 집에 보냈다. 물론, 그 뒤로 몇번 더 만났지만 나는 별 다른 소득없이 만나고 헤어지기만을 반복했다.

답답했다. 게다가 겨울 방학때는 서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만날 기회도 거의 없었다. 입궁일이 다가올 수록 나는 점점 초조해져갔다. 지금이 아니면 힘들거 같았다. 무조건 해야만 했다. 절실했다. 내 인생에 이런 여자는 다시 만나기 힘들거 같았다.......... 하지만 난 하지 못했다. 미안했다. 고백을 해서 만약 사귀게 되더라도 볼 수 있는 날짜라고는 겨우 한두달 뿐이었다. 사랑하기에 보낸다고 했던가. 아니지 그건 말도 안된다. 난 아직 사귀지도 않았고 서로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나 혼자 망상에 빠져있고, 게다가 갑자기 그녀는 남자친구가 생겼단다. 아니 이런 젠장. 마지막 기대의 촛불마저 꺼버렸다. 아. 난 이제 연락도 하기 힘들고, 보기도 힘든곳으로 가는데 이렇게까지 나에게 못을 박아버릴 수가 있나. 좀 당황했던건 그 뒤로 그녀와 연락을 할때마다 그녀는 헤어지고 사귀기를 반복했다. 대충 다섯명 가량. 주기도 짧았다. 두세달 사귀고 헤어지고 한두달 있다가 또 사귀고. 그런 그녀에게 카사노바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지만 그녀는 사귀는 동안 만큼은 정말로 그 사람을 좋아했단다. 아니 이걸 날더러 믿으라는 건지. 어쨌든 그녀를 좋아하던 마음은 사라졌다. 그렇게 불타던 내 마음도 누군가 아니면 내가 소방차로 불을 껐으리라.

어쨌거나 저번 슈가때 그녀를 만나려 했지만 그녀가 약속을 펑크내고 시골에 가버리는 통에 만날수가 없었다. 아니 이거 뭐 약속을 잡아놓고 다섯시간 있다가 번복을 해버리니 싸우자는 거냐? 당장이라도 만나면 때려주고 싶었지만 나의 넓은 아량과 용서란 자비를 베풀어 주기 위해 알았다며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뭐 애가 화를 내주기를 바랬는지 계속 문자를 보냈기에 결국 화내는척을 했지만 나의 부족한 연기로 인해 뭐 금새 들통나긴 했다. 결국 또 장난으로 넘어갔지만 그녀와 나는 결국 친구일 수 밖에 없는듯 하다. 연인사이로 발전하기엔 너무 오래 알고 지낸데다 서로 알고 있는것도 너무 많다. 가끔 그녀가 여자로 보이기도 하지만 궁에 있기 때문에 빈곤한 마음에 그럴지도. 어찌되었건 그녀와 좋은 사랑 아니 좋은 우정을 키워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만은 글쎄... 흐흐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6-10
13:05:51 

 

병장 김태형 
  아- 너무 오랜 (이성인) 친구는 내가 얘를 어떤 마음으로 좋아하는지를 모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진짜로. 

제 불타던 마음도 어느새 여름내 내렸던 장마비에 젖어들어서 불도 다시 안 붙을 것 같고 (...) 

아무튼, 연애 세포만 죽지 않기를 간전히 바래봅니다. 연애세포만 안 죽으면 만사 오케이죠 뭐~ 2008-08-30
10:57:45
  

 

상병 박장욱 
  이런 친구는 한두명 있으면 솔직히 이성으로서의 감정과 친구로서의 감정이 왔다갔다 하는 친구들은 진심으로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에게 기댈수 잇더군요... 

저도 3명정도 잇었다고 생각했지만 입궁 이후로 한명은 알아서 필터링이 되더군요... 

실제로도 퇴궁전 까지도 연락이 되던 친구들은[남자건 여자건] 진짜 자주 만나고 밥한끼라도 남보다 더 사주고 하면서 평생 친구로 남게 해야죠... 

입궁후에 나름대로 인간관계의 필터링... 좋건 싫건 한번쯤은 좋은 경험이 될거 같네요... 2008-08-30
13:37:49
  

 

상병 양순호 
  필터링.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말이네요. 2008-08-30
21:23:21
  

 

상병 박찬걸 
  그러게요. 인간 관계 필터링은 제대로 되더라구요. 
확실히 그런게 있는거 같아요. 
연락 하기는 힘들고 게다가 입궁한 친구끼리는 더욱 더 힘든 상황에서 
서로 연락해 보고 싶은 친구는 몇 안되거든요. 
어찌되었건 그래도 연락은 계속 하고 있으니까요. 흐흐 2008-08-31
00:11:33
  

 

병장 김태형 
  그런 경우가 있었어요, 
언제 한번 놀러 나갔는데 친한 선배가 아프다는 거에요. 

근데 그 선배가 아픈지 사흘쯤 되었는데도 아직 몸이 안좋다는 사실을 모르고 '불렀죠'. 
그랬더니 나오시더라구요. 평소에 형형 하면서 진짜 이런 형이 우리형(저는 맞이입니다)일 거라고 생각하며 화도 내고 용서도 빌고 요랬던 형인데. 몸도 안 좋은데 얼굴이라고 보려고 나와주는 그 모습이, 어찌나 고맙고 다시 생각해보면 감사하던지. 

인간관계가 테스트 되더군요. 휴가나갔을 때 말로만 보고 싶다는 사람들이랑 언제 볼래 하는 사람들이랑도 또 다르죠. 


관계의 문제는 평생 지고 가야할 건가봐요. 2008-08-31
02:22:43
  

 

병장 이동석 
  오랜 인연, 

그런데 궁인의 인간관계 필터링은 반대로 
궁인에게 편의적인 인간관계로 정리되는 경우도 많은것 같아요. 
그러니까 주위사람들의 필터링이라기 보단 궁인의 자발적 필터링인 경우도 많다는거죠. 

슈가 나가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는건 결국, 쉽게 만날수 있는 사람과 다르지 않으니까요. 사바인이었을때 아무렇지도 않게 만나던 사람 출타때 만나는건 왠지 시간낭비인것 같아 다음 출타때는 연락안하고, 그러다 연락 끊기고 정리되는듯 하고. 

왠지 오그라드는 인간관계에 섭하기도 하고, 후배들 같은 경우엔 괘씸하게 여기기도 했는데 막상 돌이켜 보면 제가 소홀한 경우가 많았더군요. 자기가 연락도 안해놓고 궁갔더니 사람들 변했더라 하면 뭔가 이상하긴 하죠. 2008-08-31
09:19:26
  

 

상병 고재형 
  인간관계 필터링이라.. 이거 복구하기 힘들죠? 
이제 학교 돌아갈려면 선,후배 사이 다 복구해야 하는데 
이거 뭐 얼굴만 알지 
끈끈한 교감이 없으니 영... 뭔가 벽이 있는거 같은정도.. 
궁인과, 사바 세계의 차이인지.. 2008-08-31
11:37:34
  

 

상병 박찬걸 
  전 그냥 친한 친구 얘기좀 썼는데 댓글의 중심내용은 인간관계로 가버렸네요. 흐흐. 2008-08-31
12:42:16
  

 

병장 이태형 
  만수네요? 저희는 미소녀라고 했었는데(웃음) 

아니 이런 젠장. 

명언입니다.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