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 급진생태학의 정반합  
병장 정영목   2009-01-07 15:33:07, 조회: 131, 추천:2 

글의 컨셉을 전문적인 신문 기사 정도로 잡고 시작을 했었는데, 각종 문헌을 접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지금은 이 정도로 만족해야 할 듯 합니다. 예를 들어, '두루뭉술한 입장을 보이는 것 같다'라는 표현보단, '두루뭉술한 입장을 보인다(참고문헌)'라는 식으로 써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슬픈 현실. 훗날을 기약해야죠 뭐.

단국대 송명규 교수의 논문, <심층생태학과 사회생태학의 논쟁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주로 참고했습니다. 구글에서 '심층생태학' 치면 1-2 페이지 내에 뜰껍니다. 기회가 되면 읽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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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인류의 인식과 가치, 생활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소위 급진생태학에는 심층생태학과 사회생태학이 있다. 이들 모두 1960년대 대안문화운동(Counter Cultural Movement)의 후예로서 서로 여러모로 공유하는 바가 많았으나{1} 주도권 다툼, 인신공격 등 다소 이론 외적인 요소 때문에 갈라서게 되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사회생태학의 창시자, 머레이 북친(Murray Bookchin)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인신공격이나 다름없는 그의 언행에는 지머맨(Michael E. Zimmerman)의 지적처럼 자기 이론의 어두운 면을 상대에게 덮어씌우려는 모습이 분명히 엿보이기 때문이다.

허나 필자 또한 아나키스트로서 북친의 주장에는 깊이 동의하고 있다. 사회 제도의 변화 없이 목적을 달성하려는 시도, 이를테면 환경개량주의나 과학기술지상주의 같은 방식으로는 환경파괴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자연에 대한 인간 지배보다 인간에 대한 인간 지배가 먼저라는 북친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어쨌든 생태 운동은 지배-착취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심층생태학 또한 계급제의 폐지를 천명하긴 했다. 허나 그들은 실제 활동 영역에 있어선 이 문제를 다소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심층생태학이 가장 중요시하는 ‘원생지대 보존’은 그것이 도그마가 될 경우, ‘빈곤층으로부터 부유층으로의 직접적인 자원 이전’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예를 들어 아마존 지역의 보존에 있어 희생해야 할 자는 현재 그곳을 영토로 하고 있는 브라질일까, 아니면 지난 100년간 환경을 파괴한 대가로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는 강대국일까? 답이 명확함에도 심층생태학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불교와 마찬가지로 심층생태학 또한 사회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 두루뭉술한 입장을 보이는 것 같다. 물론 불교는 도교와 더불어 역대 종교 중 가장 아나키적인 면모를 갖춘 사상 체계다. 허나 그들의 화두는 망원경이라기보다는 천문경에 가까워서, 100년 이내의 시공간을 얘기할 때에는 초점이 흐릿한 감이 없지 않다. 역사를 보면, 불교는 종종 지배층들의 착취 도구로 전락했다는 걸 알 수 있는데{2}, 이는 심층생태학 역시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생태학은 이 부분을 꼬집어 심층생태학이 에코파시즘{3}의 가능성이 있다고 질타한다.

한편, 사회생태학은 우격다짐 식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 때문에 자신의 점수를 다 깎아먹는다. 심층생태학이 주장하는 ‘광역적 자기 정체화’를 ‘자기 말살’이라 매도하질 않나, 자신이 생태공동체를 주장할 땐 최고의 이상이라 말하면서 심층생태학이 원시공동체를 인용할 땐 반동적이라는 딱지를 붙이질 않나, 분명 건설적인 토론 상대는 아니다. 비록 심층생태학이 ‘어설픈 이론까지 흡수하는 블랙홀’의 모습을 띤다 하더라도 그 정도 흠은 사회생태학 역시 가지고 있음을 주지해야 할 터인데, 그들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자꾸만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를 반복한다. 반쯤 자의적으로도 보이는 그런 행태가 실망감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이다.{4}

심층생태학이 지배 논리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가? 그렇다고 본다. 그렇다면 사회생태학은 어떠한가? 역시 만만치 않다. 허나 이런 식의 (고고한-) 양비론으로 두 생태학으로의 탐구를 끝내기엔 그들의 가치가 너무도 아쉽다. 고로 필자가 제안하건데, 굳이 M&A를 해야 한다는 무의식적 강박 관념을 지양하고 서로 다중으로서의 협력적 관계를 추구하면 사회생태학이 그토록 주장하는 변증법적 방식에 따라 ‘합’이 도출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될 것 같다. 이미 심층생태학과 사회생태학을 한 끈으로 묶기엔 너무 성숙해져 버렸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히드라에게 머리가 하나 더 생겼으니 이는 기뻐해야할 일이다. 과거의 방식, 한 깃발 아래 일치단결하는 형식이 아니라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는 없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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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심층생태학은 최대의 대아 실현(Self Realization)을, 사회생태학은 최대의 다양성과 자유 실현을 그 궁극적 목표로 한다.

{2} 전생의 업 때문에 지금 이렇게 태어난 것이니, 자신의 본분을 다하라는 논리. 티베트는 아직도 이 상황에 처해있다. 물론 이는 불교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인간들의 자기기만에 기인한 탓이 크다.

{3} 이미 나치가 이와 유사한 모델을 선보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대지와 피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대자연의 냉혹한 명령’을 수행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포이스의 <National Socialism and the Religion of Nature> 참조.

{4} 개인적으로 북친을 보면 레닌{4-1}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권위적인 사회주의자랄까. 필자는 사회주의자가 권위를 내세우는 건, 전체주의자가 인류의 진화를 얘기하는 것만큼이나 이중화법{4-2}이라고 생각한다.

{4-1} 레닌과 관련해 로자 룩셈부르크의 재미있는 평이 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전쟁놀이를 하고 싶어 안달 난 애들이라니까요.”

{4-2} Doublespeak. 조지 오웰이 <1984>에서 언급한 지배자들의 기만책. “전쟁은 평화, 무지는 힘”이라는 표현이 대표적.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8
19:34:03 

 

병장 김동민 
  도서관의 한 굼무원님의 호의로 녹색평론을 보고 있는데, 사실 생태학의 기본적인 개념이라든가 틀같은 게 안 잡히던 차였는데, 감사합니다. 생태학에 대한 글, 부탁드릴게요. 2009-01-07
15:58:35
  

 

병장 정영목 
  흐흐. 동민님께는 죄송스럽지만 인트라넷 책마을에서의 <내글내생각>은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시즌2에서 뵈어야 할 듯 (땀) 2009-01-07
16:04:13
  

 

병장 이동석 
  엄머, 은근히 시사적인디요. (허허) 

이동슥과 관련해 하지연님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싸움놀이를 하고 싶어 안달 난 애들이라니까요.” 2009-01-07
16:09:41
 

 

병장 이동석 
  그리고 영목님의 마지막 내글 내생각이로군요. 그냥 칼럼으로 올리시지 그랬어요. 
물론, 영목님의 글에 가지로-를 외치는 수고쯤은 제겐 숨쉬는정도의 번거로움밖에 없으니, 

가지로- 2009-01-07
16:15:05
 

 

병장 이동석 
  (매우) 시사적이면서, 급진생태학의 두 흐름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친절한 각주에 깔끔한 문장까지, 이 글을 가지로 보내는거에 제 두쪽을 걸겠습니다. 

아까부터 자꾸 거는 두쪽-은 사실 제 노트 두쪽-이랍니다. 2009-01-07
16:17:20
 

 

상병 김용준 
  //영목씨 
일단 마지막 글이라니 아쉽습니다. 흑흑. 생태학 어렵게만 봤는데...역시나! 어렵습니다. 흑흑. 그래도 잘 봤습니다. 추천- 띵동! 입력되었습니다. 후후. 

//동슥 
“그들은 싸움놀이를 하고 싶어 안달 난 애들이라니까요.” 역시 막장이라 그런가요? 흐흐. 
싸움을 좋아하든...막장이든...동슥이란 사람이 그냥 좋네요. 정말 미쳤나 봅니다. 낄낄낄. 2009-01-07
16:17:25
  

 

병장 정영목 
  하하. 하지연 님은 정말로 그렇게 말할지도. 

'서사시를 꿈꾸다'라는 얼개랑 어울리지 않는 거 같아서 그냥 여기 올렸어요. 2009-01-07
16:18:33
  

 

병장 문두환 
  조금 새로운 내용이네요. 환경 문제에 있어 이미 개발과 성장을 이뤄놓은 선진국들이 이제야 환경문제를 거론하며 개발도상국들의 산업화를 반대하는 것이 '원생지대 보존'의 도그마의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건지요? 어찌되었든 작금에 있어 환경문제란 이제 피부에 와 닿을 만큼 성큼 다가온 문제인대도 저는 생태학의 기본 개념도 모르고 있었군요. 시즌2에서 촘촘한 영목님의 글을 꼭 참고해야겠어요!(웃음) 

그리고 <가지로> 2009-01-07
16:34:56
  

 

병장 정영목 
  두환// 네, 그 도그마 맞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기십년 전에 언급된 탄소이용권이 이제야 슬슬 적용되려고 하는 걸 보면 그 속도가 그리 낙관적인 건 아니지요. 전 개발도상국이 산업화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이는 강대국의 비용 부담을 전제로 합니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누진세와 환경세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09-01-07
17:03:31
  

 

병장 김민규 
  그래요. '중국 너희는 쪽수도 많은데 제발 차 좀 끌고 다니지 마',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강대국들의 솔직한 속내일 것입니다. 마치 그 어느 나라가 자기들은 만발 이상의 아톰을 보유하고서 핵확산 방지를 외치는 것과 같이. 

산업화가 인간 복지 향상에의 선결조건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뜨거운 물 맞으며 샤워를 하고 나와 에어컨 바람으로 열기를 식히고 TV 너머의 3세계에 '너희라도 그냥 그대로 살아' 라고 말하는건 도의적이지 않죠. 그러나 또 강대국의 비용 부담은, 실현가능성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모으고 나눠주는 양 방향 모두에서 배분의 갈등을 불러 일으킬겁니다. 언급하신 탄소이용권도 오히려 산업이 이미 고도화된 선진국에 유리할 수 있지 않나요. 이에 대한 영목님의 의견을 듣고 싶구요. 

뭐 솔직히 말하자면, 개론적인 이야기를 배제하고 본론에만 집중하신 덕에 여러 대목에서 턱턱- 막혔습니다. 시즌2에서는 좀더 친절한 유도를 부탁드려도 될지요. 허허 2009-01-07
17:14:00
  

 

병장 정영목 
  탄소이용권이 선진국에 유리하다면, 쌀나라는 진즉에 참여했을 겁니다. 글쎄요, 과연 오바마는 어떤 결단을 내릴지? 

깨끗한 자연 그 자체가 고품질의 '상품'이 될 수 있다면, 후진국으로선 그것을 지킬만한 동기가 생기는 것이겠죠. 괜스레 산업화를 했다가, 에너지 가격 폭등하고, 탄소이용권 비용 높아지고, 제품도 안팔리고 그러면, 파산일테니까요. 이런 자본주의적 접근방식엔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습니다만,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런 현실적인 방법조차 쉽지 않다는 것. 

인간이 만든 제도이니만큼 불완전한건 당연하겠지만 지금 현재로선 선진국에 유리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2009-01-08
09:35:17
  

 

병장 이동석 
  영목님도 전제하셨듯이 인간이 만든 제도니만큼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대안을 더욱 고민해봐야할듯 하지만, 세계 환경 담당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도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대안이 안 나오는건, 아무래도 아이디어의 부재문제가 아니라 각국의 이해관계문제겠죠. 

후발 공업국들, 그러니까 1세계의 공장이 된 나라들 입장에선 탄소이용권이 뭔가 억울하지 않을까요. 산업이 고도화되고, 친환경 연료에 대한 기술을 확보한 1세계 국가들은 이미 준비되었을테니. 물론 후발 공업국의 친환경 기술 발전을 촉진시키는 계기도 되겠지만, 이미 공장을 떠넘겨놓고, 이미 선점한 친환경 기술까지 비싸게 팔아넘기는 꼴일테니. 

미국(을 입에 담는것 마저 꺼려진다니 이건 뭐지, 영국이나 프랑스는 말해도 될것 같은데)의 입장이 왜 다른 1세계국가들과 다를까요? 갑자기 궁금하군요. 미국만 유독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고, 다른 1세계 국가들은 미래를 바라다 봐서 그런건 아닐테고. 미국은 이기적이고 EU는 정의로워서 그런건 아닐텐데요. 2009-01-08
19:58:16
 

 

병장 김민규 
  인구수라는 변수를 감안해야겠죠. 기껏해야 몇천만이 모여 사는 유럽의 개별국가들보다야, 이억이 넘는 쪽수가 엔트로피를 방출하는 미쿡이, 탄소배출에 있어서 확실히 부담스러운건 사실일 겁니다. 게다가 그들은 실제로 지구 에너지의 수십퍼센트를 혼자서 쓰고 있다고 하지 않나요. 유난히도 방만한 경제적, 자원적, 기술적, 군사적 사치가 아마 입장차를 낳는 근본 배경이 아닌가 합니다. 

분명히 후발 공업국들 입장에서 탄소이용권은 불리하고, 억울해요. 그나마 미쿡이 이에 동조하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인듯. 동석님 지적이 정확한게, 이미 공장은 해외로 다 돌려놓고 왠만한건 아웃소싱하는 1세계 국가들은, 국경을 기준으로 삼는 탄소배출의 논리라면 친환경국가예요. 이건 역내라는 개념의 모호성으로 인해 빚어지는, GNP, GDP, 뭐 기타 등등 용어에서의 자잘한 차이만큼이나 치사하죠.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뭔가 부족해요. 아니, 합당하지 않아요. Co2는. 2009-01-08
22:36:31
  

 

병장 이동석 
  엄, 사실 환경문제-는 제 입장에선 너무 요원한 문제라 깊게 생각해본적이 별로 없답니다. 영목님이 가끔 환기-시켜주시지 않으면, 그냥 신문이나 뉴스를 보며, 음 그렇군-하며 넘어가며 끝났겠지요. 

EU라는 확장된 개념으로 볼때, FTA같은 통상 협상에서도 개별국가가 아닌, EU의 범주에서 하는데다, 환경문제에서도 EU내에서의 합의를 통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걸 감안할때, 유럽의 EU를 실체적인, 실재하는 협의체나 국가연합으로 볼때, 그들의 인구수나 생활 수준의 문제에서는 미국과 별 다르지 않은 입장일것 같아요. 물론 EU내에서도 산업발달 정도의 차이가 있기에 내부 갈등은 있겠지만, 어찌보면 미국내에서의 지역간 산업격차와 구조에 따른 환경문제에 대한 이견과 같은 맥락에서 볼수 있을거라 생각하고요. 

어쩌면 이게 다 낙농업 때문이다? 미국의 낙농업, 특히 소농장(?)이 집약적이라고 하던데, 낙농업과 몇몇 자동차 공업과 군수 산업체, (더불어 총포협회까지)들의 전방위적 로비만으로 미국과 EU의 차이를 설명할수는 없겠지만, 그 둘의 입장차이를 파고들면, 뭔가 새로운 대안의, 그러니까 각국의 이해관계까지 충족시킬만한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을까요. 물론 누군가는 이미 내놓았겠죠? 

일단은 아이템이 없어서 더 파고들지는 못하겠지만, 뭔가 문명비판적이고 매우 거시적이라서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는 기분이네요. SF적이에요. 흐흐. 2009-01-09
06:27:37
 

 

병장 정영목 
  민규//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EU의 인구가 미국의 인구보다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바넷이 있으면 쉽게 해결될 문젠데, 이렇게 뭉실뭉실하게 이야기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네요.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 여튼 그렇게 기억하고 있음) 

후발 공업국의 경우는, 제 생각엔, 그들이 산업화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우리 또한 포함됨). 일단, 1세계 국가들의 산업도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대체 에너지 개발이 지지부진한 데서 기인한 것이구요, 소위 친환경산업이라는 것도 '더러운' 산업에서의 물자 공급이 줄어들면,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 극히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IT, BT, NT들도 실상 깨끗한 녀석들이 아니죠(IT는 금속 쓰레기, BT는 유전자 오염, NT는 지구가 끈적이로 뒤덮힐 수도 있는 위험). 

요는 '다른 대안'이 아니라, '더 많은 방안'이 필요하다는 얘기임. 말씀하셨듯이 CO2 제제 만으로 환경 위기를 극복할 수는 없으니까. 

환경주의자들이 대안 문명을 얘기할 땐, 'Wealth'가 아니라 'Survivalism'에 방점을 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환경주의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약속하지 않아요. 인류가 살아남는 방법을 말할 뿐이지. 산업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오해의 소지를 줄일 수 있겠습니다. 2009-01-09
09:07:40
  

 

병장 정영목 
  아, 그리고 EU의 개별 국가를 얘기할 땐 미국이 아니라 미국의 한 주와 비교를 해야 합니다. 독일과 캘리포니아 주, 프랑스와 워싱턴 주, 뭐 그런 식으로요. 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 참조. 2009-01-09
09:14:05
  

 

병장 김민규 
  EU와 개별국가의 관계가 미합중국과 일개 주의 그것과 유사한 것은 맞는데, 도시의 구조라든가 사람들이 사는 방식에 있어서는 상당히 다르죠. 이건 대도시들만 놓고 따져봐도 쉽게 나올 문제고요. 시내에서 사람들이 뭘 타고 돌아다니느냐의 라이프스타일과도 닿아 있겠지요. 제가 윗 리플에 적은 맥락으로 보면 오해의 소지가 많네요. 영목님 지적대로 아마 총 인구수로 따지면 EU>미국이 맞을겁니다. 

EU의 환경정책이 절대선은 아닌데, 위에서 언급한 경제적, 자원적, 기술적, 군사적 사치라는 측면에서, 그 무엇을 보더라도 미쿡보다는 절제되고 검소한 삶을 사는 것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이건 뭐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양 지역의 뚱뚱뚱보 비율을 따져보자는 식으로, (크크크, 뭔 헛소리?) 

전세계에 돈풀고 빚내도 다행히도 그게 역내 투자로 돌아와 번영을 즐기고 있던, 세계 에너지 생산량의 수십프로를 독점하며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자신들의 능력의 발휘라고 믿는, 기술력이라는 무기로 타자들의 노예화를 고착화하는, 그리고 심지어 스타크래프트까지 현실로 꺼집어내 미네랄 채취와 서플라이 창출의 방편으로 활용하는 현재의 작태는 분명 깽판이죠. 유독 환경문제에서만 순전한 양심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가 그러합니다. GM, 포드가 저 꼴이 된 것도 사실은 연비따위 신경쓰지 않고 찍어낸 업보때문 아닌가요. 문제는 

어떤 대안을 도입하더라도 그들이 가지는 정치적 위상을 감안해야 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대한 돌이킴이 필요하리라는 겁니다. 오히려 저는 후발공업국보다는 미쿡에 그 희생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구요. 포괄적인 절제야 당연히 따라와야 할 것이겠군요. 2009-01-09
10:47:00
  

 

병장 정영목 
  저도 미국이 환경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이들 1세계의 힘이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죠. 중국과 인도라는 강력한 변수가 있으니. 특히 중국은 정치, 경제, 문화, 군사, 기술 등등 각 분야에서 대단히 불안한 결과를 낳을 확률이 높습니다. 환경 역시 마찬가지. 

탄소이용권은 중국과 미국에게 불리한 제도입니다. 견제해야 할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거죠. 


P.S 딱히 민규님 글에만 답변하려고 한건 아닌데, 뜻하지 않게 찾아온 마지막 사아역을 다녀왔더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군요. 여기서 중요한 건 '마지막'이라는 단어입니다. 후훗. 2009-01-09
16:10:23
  

 

병장 정영목 
  그리고 우리 이동석 군은 두 쪽을 내놓아야 할 판이군요. 크크크. 2009-01-09
17:04:10
  

 

병장 김민규 
  그렇군요.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면 알도 없고 구더기만 생기는 꼴이랄까.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합니다. 고맙습니다. 2009-01-09
17:25:16
  

 

병장 이동석 
  헉, 제 두쪽 어떻게 합니까. 2009-01-09
19:5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