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 "가장 좋아하는 것"과 그 이유  
일병 김소망   2009-02-25 05:13:23, 조회: 247, 추천:0 

  언젠가 후배와 저녁을 먹으며 반주를 곁들이다가 문득 "가장 좋아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영화감독을 꿈꾸던 그녀는 자신있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영화"라고 답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역사"를 좋아한다 말하지 못했고, 꿈없는 한심한 젊은이들이 확고한 꿈을 가진 청년에게 넋두리 같이 하는 말―예컨대, “난 너 같이 확고한 꿈을 가진 애들이 부러워”와 같은 말들―을 늘어놓았을 뿐이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등신 같고 머저리 같은 일이지만, 누군가 또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면 나는 지금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왜 그렇게 “자신있게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했을까?
  (이 이야기가 실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젊은 시절의 칸트는 자신을 연모하던 여인을 “사랑하는 이유”를 긴 시간 동안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그 여인을 놓쳐버리고 말았다고 전해진다. 그 “긴 시간”은 수치상으로 10여년이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고민한 끝에 칸트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결론 내렸지만 칸트의 그녀는 이미 칸트의 그녀가 아니었다. 이 이야기는 흔히 우유부단하여 깊이 고민하는 사람, 생각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기롱(譏弄)할 때 쓰이는 이야기이다. 나는 때때로 이 이야기 속 칸트의 모습에서 역사를 대하는 나의 모습을 보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은 내가 자신있게 ‘역사를 좋아한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바보같다고 생각할 것이다. 굳이 사랑하는데 사랑하는 이유를 따질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유를, 사랑해야하는 이유를 밝혀내려고 하는 나의 집념은 ‘역사’를 사랑하는 나만의 방식이다. ‘나는 왜 역사를 사랑하는가’, ‘내가 진실로 역사를 사랑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결국 ‘내가 왜 역사를 공부하는가’라는 질문으로 귀착되며, 그것이야말로 역사공부하는 사람들이 풀어야 하는 가장 귀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리 어렵게 말할 필요 없이 그저 ‘재미있다는 이유 하나’가 역사를 좋아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왜 재미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질문의 방향은 결국 가장 본질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나는 아직까지 ‘내가 왜 역사를 좋아하는가’, ‘왜 역사를 공부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지 못하였다. 그리고 그 때문에 난 여전히 ‘역사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그 질문에 답을 내지 못하게 된 것에 감사한다. 만약 거기에 대해 답을 알게 된다면(혹은 알았다고 착각하게 된다면), 나는 더 이상 역사공부에 흥미를 잃었을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나는 이 재미있는 고민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탐구과제1.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탐구과제2. 그것을 좋아하는 이유, 좋아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봅시다.
(2번 과제가 답답하다고 느끼시면 3번 과제로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탐구과제3. 2번 과제를 낸 저를 답답하게 생각하신다면 2번 과제를 적절히 비판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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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절어서 쓴 글이라 두서도 없고 재미도 없군요.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6-08
09:10:48 

 

병장 박지훈 
  1. 저는 화학공학을 좋아 합니다. 
2. 우선 화학공학에 대해 설명해 드리자면 화학자가 어떤 새로운 화학물질을 만들어 내면 그 물질이 얼마나 상품가치가 있는지 우리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연구하는 공학이에요. 정말 재밌어요. 손길 한번에 보약에서 독약으로 바뀌기도 하고 돌멩이가 다이야몬드로 바뀌기도 하지요[웃음] 2009-02-25
07:23:14
  

 

상병 구진근 
  1. pleasure (쾌락) 
2. 모든 일에 이것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2009-02-25
07:56:07
  

 

일병 송기화 
  에- 근데 이거 [오늘은내가1등]아닌가요? 2009-02-25
08:42:49
  

 

상병 김정민 
  에고고..저는 1번에서 부터 막히는데요. 
후~ 2009-02-25
09:17:59
  

 

상병 양창훈 
  1. programming 
2. 설계학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과학 혹은 수학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컴퓨터 공학이라고 하기에도 조금 뜬구름 잡는 듯한 그런 개념이라서 좋아합니다. 굳이 한 마디로 줄이자면, 애매하기 때문이랄까? 2009-02-25
10:47:21
  

 

병장 김형진 
  탐구과제가 너무 어렵군요.. 10년후에 답해드리겠습니다 ... 2009-02-25
12:03:16
  

 

상병 서지곤 
  1. 상상(이라고도 쓰고 망상이라고도 읽으며 공상이라고도 이해합니다. 파생어로 삽질과 뻘짓과 찌질이 있으며 관련분야로 문학- 중에서도 장르문학, 만화 등이 있습니다. 종종 과학분야에서 엄청난 공을 세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확률로 헛심만 쓰다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시간이 잘가요... 군대와서 더욱 좋아하게 되어 버린 나의 습관. 

+ 소망님 성함과 글 제목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버렸습니다. 약간 느낌이 다르긴 하지만 소망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미묘한 차이랄까요.(笑) 2009-02-25
13:43:16
  

 

병장 김대운 
  1. 음악 
2. 퍽퍽한 인생에 음악마저 없으면 부서져 버릴 지도 몰라요. 

3의 과제물이라고 하기엔 민망하지만 
흔한 말로 '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하나'라는 말도 있잖아요.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기위해서 좋아할 필요는 없잖아요(건방진가) 2009-02-25
14:10:37
  

 

병장 김동욱 
  어차피 난 너 싫어, 라고 말할 상대방이 있지 않은 이상 그냥 지르면 되지 않나요? 이렇게. 역사야, 오래전부터 널 좋아해왔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끌려. 아니, 꼭 그럴싸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뭐 이런거?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