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영화속에 등장하는 성조기
병장 윤영돈 [Homepage] 2008-08-14 15:08:35, 조회: 257, 추천:2
영화속에 등장하는 성조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대부분의 결말은 '미국이 세상을 구했다.'이다. 대표적인 예가 인디펜던스 데이, 아마겟돈이고 영화마다 성조기가 펄럭이는 장면은 빼놓지 않고 넣는다. 영웅주의는 미국에게 짧은 역사를 채워주고 자국민에게 애국심을 심어주는 하나의 정책이라고도 할 수있겠다. 그들은 역사가 짧고 여러 민족이 섞여 각 나라마다 가지고 있는 민족우월감이 없고(미국이라는 나라로써의 우월감은 있어도) 중도에 빛바랜 시절을 견뎌내야 했던 미국에게 자신의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TV, 라디오가 생기면서 이미지라는 개념을 잘 이용했고 실존 인물들의 이미지를 이용해 그들의 어두운면을 가리고 밝은 면을 부각시켜 영웅으로 만들어 왔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와 필요에 따라 영화에서는 굉장히 많은 영웅이 탄생했다. 출생지는 외계이지만 국적은 미국인 쫄쫄이 패션의 외계인부터 시작해서 지구를 공격하는데 굳이 미국을 집중공격하는 외계인을 전투기 한대로 격파한 엘리트, 돌연변이로 태어났어도 자기가 살곳은 미국인지 전세계에서 모여드는 돌연변이영웅 단체, 가난에 찌들어 사는 영웅, 굴착기술이 전부인 영웅 등. 다양한 형태의 히어로&슈퍼히어로가 미국 전역에 걸쳐 나오지만 그 중에 최고의 일등공신은 '성조기'라는 네임벨류를 가진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질문을 해보겠다. 당신이 본 헐리웃 영화를 세보면 아무리 적게 본 사람이라도 50여개는 넘을 것이다. 본 영화중에 성조기가 나오지 않았던 영화 10개를 말해봐라. 쉽게 10개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무성영화나 고전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쉽게 나올지도 모르겠다.(그러고 보니 히치콕 영화에선 성조기가 잘 안나온 것 같다.) 그만큼 현재 헐리우드 영화들 중에 성조기가 나오지 않는 영화들은 생각보다 적다.(나는 트리플엑스 처음부분에 주인공이 다리에서 뛰어내릴때 펼친 낙하산에 성조기가 프린트 되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랬다. 캐릭터의 성격과 전혀 부합되지 않는 장면이었다.)
성조기는 아마 개런티를 받는다면 워렌 버핏과 맞먹을 만한 부를 쌓을 초특급 월드스타중 한명일 것이다.
아! 바람에 펄럭이는 그 리드미컬한 움직임!
아! 구석에 있어도 존재감이 느껴지는 그 제다이 나이트보다 강한 포스!
영화 피아니스트가 생각나니 자제하도록 하자.
한국의 영화에는 태극기가 잘 등장하지 않는다. 그나마 국기가 필수품인 전쟁영화에서도 잘 등장하지 않는 비운의 배우정도로 말할 수 있을까? 한국영화계의 애국심이 부족해서일까? 단지 애국심의 차이는 아닐 것이다.
미국 자국민의 '미국'이라는 개념은 일반 다른나라 국민들과 틀리다. 미국은 역사가 짧고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는 나라라서 어느 나라에나 있는 민족우월감이 없다. 하지만 '미국'이 평화와 자유를 이룩하고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인간의 힘으로 이룬 개척한 자부심 높은 '미국'이라는 개념은 가지고 있다. 개개인 특히 '유색인종'이라는 인종차별주의적 단어로 구분한 사람들에게는 아니라고 대답하는 경우도 꽤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인 '무색인종'은(자유와 평화의 상징이라고 자축하는 지역에 위치한) 어느정도의 수긍을 하고 있다. 색을 가르지 않더라도 엘리트라고 불리는 계층은 대부분 그렇게 말한다. 그것이 자신들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말하는 건지, 정말 수긍해서 그러는지 알 수는 없지만.
국기라는 것은 땅바닥에 꽂으면 그 영역은 그 국기가 지칭하는 나라의 소유라는 의미를 지니고, 옷에 프린팅 하거나 타투를 하면 강한 애국심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만큼 한 나라를 가르키는 중대한 상징물이다. 가끔 사람들이 태극기를 소홀히 할 때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미국은 중대한 상징물인 국기를 자체가 나라의 하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굉장히 강한 집착을 보인다. 마블도 성조기를 프린팅한 의상을 입고 나오는 영웅이 나오고, 국기하나를 사수하기 위해 적진에 뛰어드는 전쟁영화, 어디에서나 성조기를 보면 자랑스러워 하는 자국민, 게임에 남발되는 성조기(스타에서도 배틀에 걸려있다!)등 그들에게 성조기는 하나의 또다른 나라인 것이다.
영웅들이 하는 일이 뭘까? 그들의 직업적 특성은? 그건 선을 실현하고 정의를 이룩하는 일이다. 특수한 능력으로(혹은 평범함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노력을 가지고) 나쁜 일을 자행한다면 그건 영웅이 아니라 악당이다. 영웅은 평화를 사랑하고 정의를 실현하고 특별한 일을 거침없이 해내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어쩐지 미국이 자칭하는 이미지와 엄청나게, 혹은 미묘하게 부합된다고 느껴지지 않은가.
한 이미지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물건의 만남. 아주 어린시절부터 마블코믹스군단 등 영웅주의에 노출되어온 우리 헐리웃 감독님들은 삐뚤어지신 분도 있지만(스파이크 리는 인사이드 맨에서 성조기를 미묘한 씬에 위치시켰다.) 대부분이 그런 영웅주의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대표적 인물로 스티븐씨 정도(인디아나 존스, 우주전쟁, 라이언일병 구하기, 쉰들러리스트 등 다양한 영웅.). 그들에게는 그런 영웅(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 저스티스) = 미국 이라는 공식과 영웅적 주인공이 존재하는 영화에서 자유와 평화의 의미를 손쉽게 집어 넣을 수 있는 성조기가 있으니 그걸 가져다 쓰는 것이다.
그리고 자본주의적 성향이 투철한 우리의 투자자들과 제작자들은 그런 민중의 심리에 부합하여 성조기를 넣으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성조기가 나온다고 영화가 잘된다는 법칙이나 사례따윈 찾아보지 않아서 없지만(이런걸 조사하는 녀석들도 있을까?) 어쨌건 필요에 따라서 넣으려고 한단다. 그래, 많이 넣으시고. 패스.
많이 떠들었다. 이리저리 돌려말하고 얼토당토않게 길게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처럼 늘어놓았지만 이 모든 소시지를 잔반처리장에 넣을 한가지 이유를 더 말하겠다. 자, 당신이 영화감독이다. 당신은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영화를 찍는다. 주제는 평범하고 삶의 의미를 모른채 살아가는 소년이 엄청난 힘을 우연히 얻게 되어 이런저런 일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슈퍼히어로 이야기이다. 그럼 주인공은?
뭐 어려서 동생 자고 있을 때 몰래 컴퓨터켜서 '난파2'나 하고있는 형을 둔 나같은 삐뚤어진 녀석이 아닌 바에야 생뚱맞은 아라비아인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주인공은 아닐 것이다.(써놓고 보니 뭔가 매력있는데,) 이모병장분은 외국인 노동자를 채택할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주인공은 똑같을 것이다. 미국안에 있는 헐리우드이다보니 소속감, 집단의식등 미국이 주인공일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제는 '영웅주의적 성향을 갖는다면 성조기를 한컷이라도 등장시킨다'는 어린애를 죽이면 안된다는 헐리우드 감독의 불문율과 더불어 하나의 규율로 자리매김을 했다.(언젠가 헐리우드에서 '난 헐리웃 감독이 아니야'라는 대사를 넣으며 주인공이 어린아이를 죽이는 장면을 넣고싶다. 역시 삐뚤어진 건가. 뭐, 변태적인 악취미로 죽이는게 아니니 그에 합당한 상황을 넣어야 겠지만 어린애를 다코타 패닝으로 넣으면 완전 악취미겠지?) 그들의 성조기는 영웅적 행위에 대한 이미지 또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의미하는 가장 간단하고도 누구에게나 이해시킬 수 있는 하나의 소품이자 자기 집단의 하나의 표식으로 영화안의 한 공간을 차지하여 여전히 타국민에게 '또 자아도취에 빠졌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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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ㅡ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배트맨에 대한 칼럼이 있군요. 이거 원.. 타자치는 손 민망하게 하네요.
나는 칼럼리스트가 아닙니다. 못써도 올립니다. 배째세요.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8
20:06:21
일병 강지구
Operator : 메스
Nurse: 네, 여기. 2008-08-14
15:27:01
일병 강지구
하기사 성조기가 너무 등장해서 이제는 그런거 신경도 안쓰여요 (나왔나?하는 느낌)
어찌보면 지독하다고 할 수 있지만
본받고 싶기도 합니다. 2008-08-14
15:28:28
병장 전승원
Operator 2 :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며) 이 수술은 내가 집도한다 !!
애국심과는 거리가 멀어보이고, 그저 생활살이에 바쁜 스파이더 맨도 성조기에 달라붙어주는 센스로 애국심을 표현했죠. ( 그딴 저질 행동따윈 쌈싸먹어. 라 얘기해 주고픈)
배트맨은 가상도시 고담시에 살아서 그런지, 성조기는 못 본듯.
아니 내가 못본건가? 내가 못 봣을꺼같은데ㅡ 그럼 우리고 한국영화에 태극기 내걸어야 겠습니다. 2008-08-14
16:09:44
상병 전지민
고담시는 설정상 범죄에 너무나 찌든 나머지 미국에서 독립된(내쳐버린)
도시- 라서 그럴겁니다.
사실 제 머릿속엔
딱 과거 우리들의 머리를 지배했던 레드컴플렉스 만큼이나
반 국가주의로 가득차 있어서,(이런거 써도 되나 근데?!)
솔직히 그런 애국심의 상징, 뭐 그런거 별로 안좋아해요.
아마 내가 감독이라면 시니컬한 주인공이
어떻게든 국가주의를 엿멕이는 장면을 넣을거야.
아. 나 진짜 잡혀가는거 아닌가?! 2008-08-14
17:29:10
병장 이동석
이모병장은 누군가요? 이모신가요?
어쨌거나 파시즘에 데인 나라를 제외하면 (독일이나 일본정도지만)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는 대중에게 저항감 없이 나름의 합리화까지 되며 먹히는 소재이긴 합니다. 국가라거나 민족이라거나 뭔가 든든하게 묘사하고, 그곳에 네가 속해있다라고 소속감이라거나 유대감을 느끼게 해주면, 순순히 지갑을 열고 마음을 열게 될겁니다.
저같은 경우엔 다코타 패닝을 학대하겠음.
꽃잎의 이정현 같은 역할을 맡기겠어요. 물론 소프트 SM포르노 느낌으로 가는거죠. 그 학대 받는 다코타 패닝을 구하는건 절대 남자여선 안되고, 안젤리나 졸리 정도는 되야함. 다코타 패닝은 자기를 구해준 졸리를 위해 옷을 벗고? 아마, 국민여동생 운운하는 아저씨들 다 달려가서 볼껄요.(크크, 여동생이라면서 알몸은 왜보나 이 사람들아)
그건 그렇고
정말 저 한국형 슈퍼히어로물 구상중이었어요.
제목은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 2008-08-14
18:10:44
병장 이태형
메스, 네 여기가 의미하는건 뭐죠?(...)
이모병장이라시길래 저도 순간 '이모'가 누군가 했습니다.
딱 떠오르는 분은 동슥님인데 잘 모르겠군요.
<가지로> 외칩니다. 2008-08-14
20:35:29
병장 이동석
야매 K : 자, 이제 배를 짼다. 자 남간호사, 메스를.
남간호사, 골프 가방에서 18번 메스를 꺼낸다.
야매 K : 우아아아왕,
공중제비를 돌며 메스를 휘두른다.
피한방울 흐르지 않고 째진 배,
말끔한 배속 내장이 클로즈업 되며 흐르는 대사.
남간호사 : 그런데 개복수술은 왜 하시는거죠?
야매 K : 난 헐리웃 감독이 아니야.
<프루나 검색어 : 다코타 패닝 속살 완전노출> 2008-08-14
21:05:52
병장 이태형
그게 뭔 소리에요?
이해 불가... 2008-08-15
08:42:47
병장 이동석
음, 배째시라길래 째드린 것이죠. 크크, 2008-08-15
14: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