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글내생각]양치기 소년  
일병 송기화  [Homepage]  2008-10-27 11:43:02, 조회: 311, 추천:2 

옛날옛날 한 들판에 늑대 한 무리가 살았습니다. 늑대무리의 대장은 영리하고 냉정한 판단으로 무리들을 항상 배부르고 건강하게 이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들의 들판에 인간들의 마을이 생긴 것입니다. 인간들은 늑대들이 먹을 동물들을 잡아먹었고 늑대들이 마음껏 뛰어놀 들판에 울타리를 치고 양을 키웠습니다. 늑대들은 항상 배가 고파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늑대무리의 대장은 결심을 했습니다. 대장늑대가 무리들에게 말했습니다.
"얘들아, 인간의 양을 잡아먹으러 가자."
부하 늑대들이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이 와서 총을 쏘면 어떻게 하지?"
"인간은 양을 지키는 보초를 세워둔다."
"보초의 눈을 피해서 한, 두마리 잡아먹을 수는 있겠지만 우리 무리가 다 나눠먹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장늑대는 자신만만하게 말했습니다.
"걱정마. 나에게 생각이 있다."
대장늑대는 무리를 이끌고 인간들이 양을 풀어놓는 넓은 풀밭 근처로 갔습니다. 양들의 주변에는 양을 지키는 어린 인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사명감에 가득 찬 얼굴로 열심히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습니다.
"자, 내가 하는 행동을 잘 봐."
대장늑대는 모습을 숨기지도 않고 당당하게 양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양들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소년이 소리쳤습니다.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소년이 소리를 지르자 대장늑대는 얼른 무리가 있는 곳으로 달려왔습니다. 곧 인간들이 총과 각종 무기들을 들고 무리지어 나타났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던 인간들은 늑대가 없는 것을 보고  소년을 꾸짖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대장늑대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자, 봤지? 이번엔 우리가 다같이 한번 더 하는거다."
수십마리의 늑대가 어슬렁거리며 다가서자 양들은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했고 소년은 다시 한 번 소리를 질렀습니다.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하지만 인간들이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늑대들이 다 모습을 숨긴 후였습니다. 인간들은 소년을 크게 꾸짖었습니다. 소년이 정말 늑대가 있었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대장늑대가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자, 이제 우리 모두 양을 한 마리씩 물고 와도 된다. 가자."
늑대들은 소년이 또 인간들을 부르면 어떻게 하나 걱정스러웠지만 자신있게 말하는 대장늑대를 보며 양을 한 마리씩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은 그 모습을 보며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소년은 또다시 소리를 질렀습니다.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하지만소년이 아무리 소리쳐도 인간들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배부르게 양을 먹어 기분이 좋아진 늑대들이 대장늑대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인간들이 오지 않을 것을 알았나?"
대장늑대가 졸린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인간들은 원래 두 번 속지, 세 번 속냐고 말하면서 세 번째에 크게 속아."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7
14:50:56 

 

상병 양순호 
  우와. 대단하십니다. 첫글을 읽을때에는 뭔가 했었는데, 마지막에 이랬었군요! 
실은 제목은 안보고 들어왔어요. 그냥 막 막 클릭했는데 늑대 이야기라 관심1g가지고 
읽다가 알아챘거든요. 우와우와. 이렇게 구성할수도 있겠군요. 2008-10-27
12:22:24
  

 

병장 윤한철 
  삼세판 한국인 2008-10-27
13:53:52
  

 

일병 송기화 
  순호님/우와가 세번이나 있네요. 우와, 완전 감사합니다. 
한철님/네, 이 동화의 교훈입니다. 삼세판정신을 버리자(웃음) 2008-10-27
13:57:55
  

 

이병 이세종 
  양치기소년의 또 다른 버전이군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대장 늑대의 혜안이 두렵군요. 
남을 곤경으로 모는 혜안이라, 손잡이가 없는 칼날이네요. 2008-10-27
14:09:08
  

 

병장 김성훈 
  저런. 다음에 배고플 땐 또 어쩔라고. 

차라리 양을 잡아와서 사육했으면 좋았을 것을.... 

그렇죠? 2008-10-27
14:12:28
  

 

병장 황인준 
  허허. 
기화씨의 색다른 이야기 전개에 항상 감탄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짧게 짧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부럽네요. 

그나저나, 성훈씨 말도 맞네요. 다음엔 어떻게 해야될려나(땀땀). 2008-10-27
15:06:01
  

 

병장 고은호 
  재미있는데요? 
음하하하하하핫~ 

좋은 글 감사해요.(웃음) 2008-10-27
15:19:33
  

 

일병 송기화 
  세종님/대장늑대는 그냥 약은거에요. 
성훈님/사람이 양을 또 키워줄텐데요 뭐. 
인준님/사실 길게 쓰면 이야기가 딴데로 빠져요. 
은호님/제가 더 감사하죠(웃음) 2008-10-27
15:22:18
  

 

병장 이동석 
  역시 꾸준하시군요. 그리고 매번 좋습니다. 2008-10-27
16:37:24
 

 

병장 정병훈 
  히히 기화님의 이 재치있는 글은 참 좋군요. 

꾸준히 소재를 찾는 모습이 보입니다. 2008-10-27
18:21:26
  

 

일병 송기화 
  동석님/동석님께 꾸준하다는 말을 듣게되니 막 황송스럽습니다(웃음) 
병훈님/병훈님께서도 꾸준히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신나요 히히 2008-10-27
18:41:01
  

 

상병 이우중 
  음, 이 글 신선하게 잘 읽었어요. 
라고 쓰고 보니 이 말 어디선가 한 적이 있는 것 같아 생각해보니 
기화님 바로 전 글에서 고대로 쓴 댓글이군요. 

기화님은 신선한 분이시군요(웃음) 2008-10-27
21:39:54
  

 

상병 이바름 
  색다른 우화이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웃음) 2008-10-27
22:58:33
  

 

병장 김태형 
  아프게 꼬집힌 것 같은데요? 하핫, 

잘 읽었습니다~ 2008-10-28
16:55:02
  

 

책마을 
  일병 홍종훈 38.8.14.84 2008-10-28 09:50:32 

님 초성체 다량 사용으로 회원제로의 회귀에 결정적 기여를 합니다. 2008-10-28
17:06:31
  

 

병장 정병훈 
  꺅. 2008-10-28
18:45:54
  

 

병장 이재민 
  좋은데요? 2008-10-31
10: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