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그는 누구인가 
 
 
 
 




김형진, 그는 누구인가

인터뷰를 시작할 때만해도 밀도 있는 코멘트 주의자로 불리었고, 현재는 패도형진으로 사파의 거두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김형진, 그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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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 & 답변



답변하기에 앞서...



김형진  먼저, 급조된 답변을 드리게 된 것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1주에 걸쳐서 작성한 답변이 파일삭제로 인해 몽땅 날아가버렸습니다. 결국 이렇게 급조하게 되었는데요. 장문의 글을 올리면서 로그인이 풀린 적 한번 없던 저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는군요. 부족한 점 너그러이 봐주시길 바라고, 기약없지만 코멘트로 보충하도록 할게요.



병장 김동석 


사실 저는 책마을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야말로 오리지날 코멘트주의자였는데 형진님의 압박을 받아 필진이 된 이후로 코멘트주의에서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형진님은 보기좋게 필진을 사퇴하고 밀도 있는 코멘트주의자를 자처하셨고, 저는 이에 극심한 배신감으로 부들부들 떨며 '잡담주의자'로 환원하고자 합니다. 그럼 질문 시작하지요. 



1. 밀려오는 배신감을 잠시 접어두고, 자신이 생각하는 코멘트주의와 코멘트주의의 의의, 한계는 무엇이라고 강변하시렵니까 코멘트에 관한 광범위한 코멘트를 기대합니다(예를 들어, 텍스트에 종속적인 코멘트가 독립된 문화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코멘트 토론의 양상과 올바른 코멘트문화를 위한 방법은 무엇일지, 최근 네이버의 코멘트 제재방침에 대한 입장은 어떠하신지, 본문보다 긴 코멘트를 굳이 답글로 달지 않고 코멘트로 다는 코멘트 폐인들의 정신분석은 어떠한 방향부터 시작해야할지 등등. 이정도 질문으로 엄살을 피우실 생각은 하지 마세요. 즐거움이 가득한 코멘트계에서 억지로 떠밀려 필진이 되었던 저의 고통에 비하면 이제부터 시작할 코멘트의 압박은 아무 것도 아닐 겁니다). 


☞ 동석님 질문을 보니, 벌써부터 온 몸에 진이 다 빠져나가는군요. 일단, 글을 쓰는 것이 귀찮아서 코멘트주의자를 자처했던 저로서는, 코멘트가 생각보다 많이 어렵더라구요. 던져진 화두에 주어진 시간 내에 일정한 결과물을 쏟아내야만 하는데, 그게 힘들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한물 간 화두에 뒷북칠 수는 없으니까 말예요. 그래서 근래에는 코멘트도 거의 안 쓰고 있습니다. 하하.




2. 사진을 찍고 계신다고 하셨지요. 선호하는 카메라와 렌즈는 무엇이며 그 이유, 그리고 평소에 어떤 방식으로 사진을 찍는지, 사진 찍기에 좋은 노하우, 형진님이 가장 아끼는 사진을 공개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참고로 저는 이제 돼지털 까매라라는 신기한 물건을 써보기 시작한 초보입니다. 형의 졸업식 사진을 찍으려고 사놓은 카메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답니다). 또한 코닥과 니콘과 캐논이 사업을 정리하는 필름 카메라 시장이 명맥을 유지할 방책에 대한 의견과 필름 카메라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장인의 철학이 담겨있는 수많은 카메라들을 사랑합니다. 간혹 만든 이의 철학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운 카메라들도 있긴 하지만 뭐. 아무튼 그 중에서도 라이카 M3나, 롤라이플렉스를 특히 사랑합니다. 저보다 더 오랜 삶을 살아왔지만, 앞으로도 저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아남을, 그래서 제 자식 더 나아가 손자손녀들에게도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이 카메라를 저는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디지털 카메라에 열광했었고, DSLR을 사용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디지털 기기들이 단절을 외치고 있다는 생각이요. 쉽고 편한 것만 추구하는 우리 세대가 F은 수명을 가진 디지털 제품에만 열광한다면 세월이 흐르고 흘러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 그야말로 '단절'된 세대가 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요. 우리는 지금의 기성세대를 재미없고 고리타분하다고 말할지언정, 그게 저열하거나 열등하다고 말하진 않잖아요. 하지만 디지털의 이데올로기는 늦게 나온 것들이 언제나 우월하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디지털 이데올로기에 물들어버린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면, '재미없고 고리타분한' 세대가 아닌, 그야말로 '저열하고 열등한' 세대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저는 두렵습니다. 편한 맛에 1ds를 사서 써봤는데, 할아버지랑 대화가 안되더군요. 마찬가지로, 내 자식, 내 손자와도 대화가 안 될 거에요. 그 시대엔 1ds 따위는 비교도 안되는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기기들이 그 애들을 유혹할 테니까. 아빠가 사용하던 소중한 카메라야, 하고 1ds를 물려준다 해도, 그저 웃겠죠. 그냥 팔아버릴 수도 있겠네요. 아니, 팔아버릴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게요, 버려질 수도 있을 거에요. 네, 저는 대화하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것들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함께 나누었으면, 하고 언제나 바라고 있어요. 제가 사랑하는 것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뒤떨어진 것이라고 배척받는 것 보다는 고유의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함께 숨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한번도 디지털 카메라를 소유해 본 적이 없어요. 무섭거든요. 사진찍는 것을 좋아해서 카메라를 여러대 소유하고 있지만 모두 다 필름 카메라에요. 사실 깊이 파고들다 보니까, 퀄리티 문제에서도 디지털이 만족스럽지 못한 면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제 생각은 그래요. 대화하고자, 소통하고자 사진을 찍는 사람이 단절을 말하는 기기를 들고 있다는 건 참 우습다구요. 제가 아는 분 중에, 사람을 찍는 사진가가 계세요. 디지털이 편하니까, 직업으로 사진을 하시는 그 분도 디지털로 전환을 했지만 어르신들을 찍어야 할 일이 있을 땐, 꼭 오래 된 카메라로 작업을 하세요. 모니터로 손쉽게 확인가능한 E-mail과, 워드로 타이핑한 편지, 그리고 펜으로 씌여진 편지, 그 내용은 똑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 할지라도, 분명히 다른 거니까. 말하자면 필름 원판이 주는 즐거움은 동석님이 이야기하는 조회수 1의 즐거움과도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코닥이나, 캐논, 니콘 같은 기업들도 기술개발을 중단했으니까, 앞으로 디지털로의 전환은 가속화가 되겠죠. 사실 필름카메라들은 기술개발이 더 이상 진전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은 기술개발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구요. 이제 필름이 명맥을 유지할 특별한 방책 같은 건 아마 없을 거에요. 쉽고 편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 사람들의 심리일진데, 그러한 심리적 대세를 역행하는 건 어렵겠죠. 그래도 필름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힘들게나마 명맥이 유지될 순 있을 거라 믿고 있어요. 



3. 저는, 동인녀는 아니라 주장하지만 제가 보았을 때는 그쪽에 매우 폭넓은 식견을 가진 네 살 터울의 여자친구와 3년 가까이 사귀고 있습니다.(그렇다고 주영준님이 형진님께 하는 모함을 받기엔 억울하게도 저는 분명 누님취향입니다) 그쪽 세계에 대해 지금보다 더 발을 담그기란 영 뻑적지근한 저로서는 여자친구의 취향을 맞추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조언 한 마디와 함께, 여간해서는 제 취향으로 끌어들이기 힘든 여자친구를 어떻게 구슬러야 제 취향에도 같이 발을 담글 수 있을지, 그리고 여자친구를 위한 이벤트로는 어떤 것이 좋을지를 추천해BOA요. 형진님의 밀도 있는 답변을 바라며, '잡담주의자'였습니다. 


☞그 쪽 세계─라고 말하면 어쩐지 단절된 세계같은 느낌이 들지만─가 부담스럽거나 적응하기가 힘드신 모양인데, 나름대로 재밌더라구요. 그렇다해서 동석님이 굳이 그 쪽 세계에 발을 담그실 것 까진 없지만요. 가장 중요한 건, 내 취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저도 취향이 뚜렷한 편이라서, 취향 문제에 있어서 타인의 개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내 취향을 존중받길 원한다면 여자친구의 취향 또한 존중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각자의 취향의 스펙트럼 속에서 접점을 찾아나가는 거죠. 저도 야오이나 백합물 취향은 아닌데, 그녀의 또 다른 취향이었던 돌피(구체관절인형)에서 타협의 점점을 찾았달까요. 돌피는 저도 참 좋더라구요. 게다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야오이나 백합물에 대한 거부감도 차츰 사라지던데요. 간혹 시간 때우기로 즐기기도 하니까요. 하하. 



일병 김현동 

4. 코멘트주의자를 자처하신 형진님이라 형진님의 독서후기를 읽을 기회가 없습니다. 블라디미르 나보꼬프의 소설 롤리타를 저는 아주 재미있고 감명 깊게 읽었는데요, 형진님의 감상을 짧게라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하필 롤리타 입니다) 


☞ 현동님의 이 질문은, 참 예리하십니다. 현동님의 전공을 저의 정체성에 접목시킨 결과가 설마 '로리타'였던걸까요. 아무튼, 그 의식의 흐름을 서술하는 복잡한 기법 때문에 처음에는 잘 안 읽혔거든요. 그런데 5번 정도 읽으니까, 그야말로 꽂히더군요. 로의 매력을 묘사하고 형용하는 부분은 특히 좋았습니다. 영화도 다 챙겨봤어요. 흔히 사람들이 여중생이나 여고생에 관심을 두는 사람을 일컬어, 로리타 컴플렉스 혹은 로리콘이라고 하는데, 그거 참 우스운 얘기죠. 로리타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라면 여중생이나 여고생을 로리타 컴플렉스랑 연결시킬 수가 없을 거에요.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6학년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상병 이영준 

5. 평소에 즐겨 읽는 장르는 무엇인가요(문학사회과학과학 등) 아니면, 저처럼 잡식이신가요 

☞ 문학을 많이 읽는 편이에요. 사회과학 및 철학도 간혹 읽습니다. 잡지도 참 많이 보는 편이라서 결국 잡식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6. 책마을을 처음 어떻게 접하게 되셨나요 

☞ 제가 이병 말호봉 때, 그러니까 2004년 8월이었던가. 그 때, 즐겨찾기에 등록되어 있는 걸 보고 클릭해서 들어왔습니다. 이런 곳이 군대에 있을 줄이야. 



7.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과, 가장 후회하는 일 한가지씩만 들어주세요(너무 개인적인 일이라 생각하시면 이 질문은 그냥 뛰어넘으셔도 무방합니다.). 

☞ 글쎄, 지금껏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딱히 떠오를 정도로 탁 트인 인생을 살아오지는 못한 듯 싶고, 그렇다해서 가장 후회되는 일 한 가지가 가슴에 박혀있을 정도로 통탄스런 삶을 살아오지도 않아서, 뭐라고 말하기가 애매하네요. 이런 답변밖에 드릴 수가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상병 송희석 


8. 책마을 회원들중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현재까지 안만난 사람들 중에서) 

☞ 하하. 마음 같아서야 다 만나보고 싶지요. 물론 노땅 희석님도 포함해서 말이에요.



9. 8번에서 말하는 회원을 만나면 가장 먼저 묻고싶은 점은 혹은 기타 같이 하고싶은것은 


☞ 글쎄, 이런저런 대화들을 나누겠죠. 그러다보면 서로를 알아갈 수 있을테구요. 딱히 무얼 하고 싶다거나 묻고 싶다거나 하는 건 없습니다. 무언가를 미리 정해놓고, 다짐하고, 혹은 치밀하게 계획하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10. 형진님 스스로가 자신의 글을 지움으로 인해 코멘트까지 사라져 버린것에 대하여 코멘트주의자이신 형진님의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 으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날카로운 지적이로군요.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병장 김동환 


11. 본인의 외모를 시로 표현한다면 


☞ 질문들이 만만치 않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런 질문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그다지 시적으로 생기지 않아서요. 이건 허원영이나 주영준에게 어울릴 법한 질문 아닌가요. 가령 허원영의 외모를 영화로 표현한다면 유주얼 서스펙트 내지는 식스센스라는 답이 나올 성 싶은데. 




12. 사진과 컴퓨터, 전략 총싸움과 히키고모리를 거쳐 페도필리아까지. 그 많은 취미를 정력적으로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 히키고모리와 페도필리아는 취미의 경지가 아니지 않나요, 취향의 경지죠. 아무튼,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기기 위해선 아무래도 활동력이나 추진력이 중요한 듯 싶어요. 요즘은 인터넷으로 뭐든지 알아볼 수 있는 세상이 되어서, 사람들이 어떠한 일의 장단점 따위를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게 문제라고 봐요. 필이 꽂혔다면 무작정 몸으로 먼저 부딪혀보는게 중요한 겁니다. 손가락으로 마우스 버튼이나 찍고 앉아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이건 멘탈리티의 측면이고, 사실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 되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 경우는 경제적 여건이 어느 정도는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그저 푹 취미에 빠져 지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거든요.



13. 가장 좋아하는 꽃과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 백매화, 향이 은은한 듯 하면서도 알싸하니 강렬한게 참 좋더군요. 매화하곤 조금 다르다고 해요. 어쨌든 꽃은 다 좋습니다. 밤꽃만 빼고. 저녁에 조깅하는 것이 하루의 낙인데, 최근에 밤꽃향 때문에 머리 아파 죽겠어요. 예전에 여자친구랑 데이트하러 꽃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쓰나미처럼 밀려들어 후각을 지배해버리는 밤꽃향 러쉬에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게다가 그 후에 뒤따라왔던 의미불명의 긴 침묵, 그리고 여운. 아, 갑자기 화가 나네, 아씨 저 밤꽃 진짜 싫다구요. ㅂ징지다비ㅏㅓ리43ㅂ34ㅑㅅ3$#@$ㅎ!!





병장 김희곤 

14. 만나본 책마을 회원들에 대한 코멘트주의자로서의 밀도있는 코멘트를 날려주신다면 


☞ 다들 굳이 밀도있는 코멘트가 필요없는 사람들이라서요. 그들이 남긴 글과 족적이야말로 그들을 표현해 줄 밀도있는 그 무엇 아니겠습니까.



15. 책마을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남겨주신다면 


☞ 그나마 책마을 같은 곳이 있어서, 군생활도 할 만 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나마. 




16. 코멘트주의자가 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 코멘트주의자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만, 코멘트를 위해 포스팅된 글들을 수십차례 정독하다보니, 눈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그러니까, 시력을 잃었군요.




병장 박민수 




17. 영화도 좋아하시는 거 같던데. 음. 가장 좋아하는 감독과 배우와 작품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 가장 좋아하는 감독하면 '누구누구'라고 바로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를 깊이 좋아하진 못했던 것 같아요. 독립영화나 영상제작에 관심이 있어서, 자연스레 영화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진 거의 영화를 안 보고 살다가, 대학 와서 뒤늦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아직 깊이가 부족한 편이죠. 가령, 데이빗 린치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사실 지금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모르겠어요. 빔 벤더스나 구스 반 산트의 영화를 좋아하지만,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시크하면서도 키치스러운 영상미 쪽인 것 같아요. 쿠엔틴 타란티노나, 박찬욱, 데이빗 핀처 같은 사람들의 스타일이지요. 조지 클루니, 아오이 유우, 미야자키 아오이, 나오미 왓츠, 스칼렛 요한슨 좋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나 홀로 집에' 시절부터 그녀를 주목했다는 사실에 저의 취향이 드러납니다. 다코타 패닝은 당연히 좋구요. 신하균, 정재영도 매우 좋아하구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An adolescent라는, 원제 '少女'인 일본영화입니다. 




18. 현재 향유하고 계시는 취미생활ㅡ혹은 전공ㅡ을 만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전공은 미디어학. 그러니까 게임제작쪽인데, 어려서부터 코딩을 했고 게임에 흥미가 많았기 때문에 특별한 계기없이 그저 그렇게 흘러왔습니다. 사실 조금 더 고민해 보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은 편이에요. 중학교 시절부터 게임을 만들었고, 공모전에서 입상도 해보고 했는데, 별 고민없이 만들었기 때문인지 지금은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혹시 게임제작이 아닌 다른 분야에 적성이 있지 않을까해서, SSM에 몸 담았을 당시 '웹을 매체로 한 반도체 제작 공정 시뮬레이션' 따위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기도 했는데, 조직과 기술에 대한 혐오만 심해져 버렸습니다. 그 때부터 전공에서 손을 놓아버렸구요. 제가 마지막으로 제작에 참여한 게임은 넥슨의 마비노기였는데, 그 프로젝트를 계기로 저는 절대로 회사라는 조직에 맞지 않는 부류의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까, 십년간에 걸쳐 이어졌던 삽질기간에도 나름대로 얻은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어차피 이제 사진을 하려고 마음 먹었으니까, 졸업하는 것 그 자체에 의의를 두려구요. 사실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사연도 길고, 고민도 많이 해서 그런지 답변으로 풀어내기가 참 쉽지가 않군요. 언젠가 기회가 생기겠지요.



19. 그것이 사소한 것이건, 아니건,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부분ㅡ혹은 집착하는 것ㅡ이 있다면. 밝혀주실 수 있나요 


☞ 예전에 반쯤은 우스갯소리로 코멘트를 덧붙인 적이 있는데, 실제로 목덜미라든가, 발목, 손목에 심하게 집착합니다. 가령, 누군가와 촬영을 하고 나면 꼭 그 사람의 목덜미와 발목을 필름으로 남겨둡니다. 왜 그러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에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뿐입니다. 이를테면, 저에게 있어 교복 치마의 생명은 치마의 길이가 아니라 주름의 미학이라는 것, 차이나 드레스의 생명은 굴곡이 아니라 옆트임의 깊이라는 것과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뭐 그렇게 생각합니다. 




병장 김태경 



20. 첫사랑은 언제 ...너무들 진지해서.... 


☞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끝.언제냐고만 묻길래, 그만.




21. 포스트 모더니즘 예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세요 가끔 현대 사진을 보면 정말 가져다 붙이는대로 작품이 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미술도 마찬가지죠. 언젠가 학교 수업의 연장으로 잘나가는 현대미술가인 볼프강 라이프의 전시회를 간적이 있었어요. 작가와의 대화까지 했는데, 전 왜 그사람의 설치 작품이 대단한지 모르겠더라구요. 제 취향은 아직까지 르누아르에서 머물고 있어요. 백남준도 그렇게 말했다죠. 예술은 사기라고. 어떻게 생각하세요 


☞ 포스트 모더니즘 예술은 존재했다고 생각해요. 어디까지나 제 멋대로 생각입니다만,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전통적 의미에서의 포스트 모더니즘 예술은 이미 종말을 고하지 않았나 해요. 지금의 현대 미술의 흐름이 모호함과 의미불명의 탈을 뒤집어 쓴 개인 감수성의 표현이라기 보다는 무절제한 가벼움과, 엽기적 코드를 내재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 제 생각이거든요. 멜라니 풀른, 매튜 바니, 데미안 허스트, 볼프강 틸만즈 같은 사람들처럼. 물론 볼프강 틸만즈의 경우는 개인의 감수성을 통해 컬쳐 트렌드를 해석해내며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을 창조해 낸 케이스이지만요. 현실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포스트 모더니즘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도 예술을 제도권을 통해 학습하는 숭고한 어떤 것, 내지는 연구의 대상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현대미술은 가벼움과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하면, 요즘 한창 미술사 공부하시는 분들은 저더러 미쳤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분명히 저는 최근의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예술사를 연구하고 예술사조에 대해 공부하는 이유가 이미 지나간 예술의 흐름에 대한 해석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 믿음입니다. 거기서 그쳐도 상관은 없지만, 적어도 창조하려는 사람은 그래서는 안 됩니다. 언제까지나 제도권이 해석하고 연구해 주기만을 바랄 순 없고, 무엇보다도 그런 학술적인 연구의 속도가 뒤따르지 못할 정도로 예술의 흐름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점점 트렌드화 되어가는 현대 미술을 바라보면서 간혹 어떤 반감이나 냉소적인 감정이 솟아날 때가 있는데, 전통적 의미에서의 포스트 모더니즘이라는 것도 그런 감수성을 바탕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하면 이해될 법 합니다. 예술이라는 것이 너무 엄숙하기만 했으니까요. 위대한 피아니스트의 연주회라고 위장한 연주회에서, 아마추어가 피아노를 연주했는데 청중들이 감명을 받고 찬사를 보내더라. 아. 그렇군, 결국 예술이라는 것이 반은 사기다 혹은 죄다 껍데기다. 이런 식이었던 거죠. 사실 백남준의 설치작품만 놓고보면 참 생뚱맞고, 뭐하자는 건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같은 시대 미국의 팝아트와, 유럽에서의 예술 엄숙주의를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와 동일한 선상에 놓고 보면, '아. 이건 확실히 상호작용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거에요. 지나친 예술 엄숙주의에 대한 반작용의 결과로도, 혹은 지나치게 가벼움을 추구하는 예술의 흐름에 대한 반작용의 결과로도, 전통적 의미에서의 포스트 모더니즘 예술작품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그야말로 제멋대로에 불과해 보이는 포스트 모더니즘 예술이 왜 아직까지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지고 있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가벼움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현대미술의 흐름에 일침을 가하는 포스트 모더니즘 예술은, 과거의 그것과는 분명히 구별되어야 하겠지요. 그것이 진짜냐, 가짜냐를 구분짓는 하나의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기준이 꼭 객관적으로 납득 가능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예술이 있는 것처럼, 자신만의 예술관을 가지고 예술을 즐길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병 배준환 


22. 삶에 있어서 나의 중심은 이것이다 라고 할수있는것은 



☞ 제가 슬로우 스타터라서요. 아직까진 그런 걸 찾지 못했지만, 밖으로 나가서 여기저기 부딪히고 조금 더 방황하고 하다보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만한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입니다' 내지는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것은 이것이다'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타입의 인간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말하자면 두루뭉실한 타입이랄까요. 답변을 작성하면서 문득 느끼게 된 거에요 이건.




하사 윤석호 


형진님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것 몇가지를 질문할게요. 

23. 형진님이 사랑을 해오시면서, 만들어 온 사랑의 개념에 대해서 궁금해요. 경험을 적절히 섞어서 말을 해 주신다면 더욱 좋을거 같은데, 그게 어려우시다면 그냥 형진님의 '사랑론'을 들려주는것도 괜찮을것 같아요. 지독한 사랑주의자인 저는 세상이 타락하더라도 유일하게 정치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 부분이 있고, 그것은 바로 사랑에 대한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사랑에대한 관념자체를 매스메디어나 트렌드 자체가 왜곡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런것에도 진실한 사랑에 대한 인간의 회귀본능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해요. 또한 사랑만이 사람의 근본까지 바꿀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고 생각하거든요. 여기에 대한 밀도깊은 코멘트도 부탁해요.(찡긋) 



☞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이에 대해 대략 150줄 가량의 밀도있는 코멘트를 준비했는데. 다 날아가버렸습니다. 써놓고도 100% 마음에 드는 답변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열심히 쓴다고 썼는데 말예요. 아마도 저는 사랑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부류의 인간은 아닌 듯 싶어요. 이런 진지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좋은 자리에서 나눌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24. 무엇이든 열려버린 현대사회에서 진실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여기서 열려있다는건 무엇이든 알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사회의 폐쇄성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생각하시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강록씨가 자주 말하는 '정치적 함의'에서 자유로울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까 라는 질문으로 받아들이셔도 관계없습니다. 


☞ 저의 가장 큰 적은 현실입니다. 현실을 적으로 삼고, 재미없는 세상을 재미있게 유희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자세 그 이면에는 시스템이 아무리 거대하고 강력하고, 특히 20대 청년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친다 할지라도 '이 정도면 해 볼만 하다'는 믿음이 바탕에 자리하고 있기에. 일견 무모해보이는 이 도전을 삶이라는 과정을 통해 시도하고자 합니다. 진실한 자신은 지키고자 노력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지요, 시스템에 굴복하고, 현실 앞에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매트릭스 세계에서 파란 약을 찾는 것과도 같은 그 무엇임에 틀림없습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진실한 자신은 지켜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너무나 거대해져버린 시스템 속에서 찾아내야 하고, 쟁취해내야 할 그 무엇입니다. 우리는 획일화 된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진실한 자신을 잊어버리고 적응하고 동화되고 안주하는 것만을 배워왔으니까요. 




병장 한상원


아, 질문들이 너무 강력한데요. 형진씨의 포스. 그런데 동인녀가 어떤 유형의 사람을 말하는거죠 긁적. 


☞ 아니, 이 사람. 숫자를 붙이지 않고 은근슬쩍 질문 4개를 던지다니. 동인녀의 의미를 정의한다는 것이 참 애매모호하지만, 흔히 학술적인 의미에서 여자 오타쿠를 동인녀라고 합니다.




25. 예술영화와 대중영화를 가르는 선이 있을까요, 있다면 그건 뭐라 말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예술영화를 보고 '고민'하며 즐기는 사람들과 대중영화를 보고 '즐기고' 때론 고민하는 사람들은 뭐가 다른 걸까요. 


☞ 어려운 질문을 던지셨군요. 사실 저도 가끔 하는 고민입니다. 하지만 구분짓는 선이 없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예술적으로 잘 만든 대중영화도 있고, 예술이라고 봐 주기엔 너무 불편한 예술영화도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서. 굳이 목적론적으로 구분한다면 돈을 위해서 만들었다면 상업영화(흔히 이야기하는 대중영화)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일테고, 한 사람의 내재성 내지는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영화를 선택했다면 예술영화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예술영화를 보고 '고민'하며 즐기는 사람들과 대중영화를 보고 '즐기고' 때론 고민하는 사람들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는 저도 의문입니다. 예전에 코멘트에서 잠깐 언급할 기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소위 말하는 헤비 리스너들, 그러니까 외국 아티스트의 음악을 수용하는 사람들을 우리나라 대중가요에 열광하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그들을 우월하다 할 수 없으니까요. 어떤 사람은 그러더군요, '하지만 분명 리스너로서 우월합니다' 굳이 끼워맞추면 헤비 리스너가 듣는 음악들이 예술로 취급 받고 있으니까 이런 식의 대답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무 의미가 없는 겁니다. 리스너는 창조자가 아니거든요. 그들이 듣는 음악이 예술이라고 해서 그들의 취향이 대중가요를 듣는 사람들에 비해 우월하다거나 고상하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거에요. 그래봤자 소비자일 뿐인데, 결국 아무것도 생산해내지 못하고 그저 수용하고 소비할 뿐인 입장에서, 리스너로서 우월하다는 건 의미가 없는 거죠. 와인 애호가는 소주 애호가에 비해서 음주가로서 우월합니다, 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결국 둘 다 술을 소비하는 사람에 불과하니까요.





26. 스타워즈 좋아하세요 (헤죽) 


☞ 스타워즈 심하게 좋아합니다. 스타워즈 얘기 나오면 며칠 밤은 새야할 듯. 하하.




27. 다양한 독서취향의 근본에 깔린, 책을 고르는 형진씨의 마인드를 알고 싶어요. 


☞ 모든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책을 많이 읽다보면 독서방향이나 흐름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 생기게 되는데요. 저 역시 그런 것들에 의존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병장 박진우 


원영님께도 질문했던건데... 
28. 현실세계에서의 소통과 오해와 이해의 차이에 대한 형진님의 견해를 듣고 싶네요. 
29. 문학(혹은 예술)세계에서의 소통과 오해와 이해의 차이에 대한 형진님의 의견을 또한 듣고 싶구요. 이건 현실세계와 비교해주신다면 더 좋겠습니다. 


☞ 생각을 많이 해야만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인 듯 해요. 허원영군이 워낙 좋은 답변을 이미 남겼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견은 없습니다. 저 역시 소통은 본래 불완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소통 과정에서 생기는 오해나 오독은 한 개인의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지만, 한편으론 소통이 본래 불완전한 것이기 때문에, 100% 소통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노력은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믿는 쪽입니다. 중요한 건 소통을 하는 자세에 있어서 이리저리 재단하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 순간 진심을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0. 수많은 잡지를 보며 얻을수 있었던 가장 큰 소득이라고 한다면 


☞ 역시 잡다한 지식이겠죠 잡지 한 두권만 놓고보면 별 거 아닌 듯 싶은데. 수 많은 종류의 잡지들이 무수하게 쌓이는 것을 보고 있으면 이거 참 무시 못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상병 이임동 



31. 예술과 상업성의 기준과 그차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재 우리사회는 상업이 예술을빙자하고 있는지.. 아니면 예술이 상업성의 오해로 인해 발전을 저해당하고 있다던지 하는 구체적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글쎄요. 예술과 상업성 사이에는 일단 목적의 차이가 존재하겠죠. 상업이 예술을 빙자할 수도 있고, 예술이 상업적이라는 오해를 뒤집어 쓰고 발전을 저해당할 수도 있지만 결국 수용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점은 자신의 내재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령, 상업이 예술을 빙자했다 한들 내가 좋다면 그만 아닐까요 예전에도 간략하게 언급했던 이야기인데요, 좋은 기업에 취직해서 높은 몸값을 받아보고자 토익 점수, 자격증 시험, 학점 관리 따위로 자신을 상업화시키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젊음들이 예술이나 대중문화의 상업성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멀리하려 드는 건 참 우스워요. 학점 4.0 이상, 토익점수 900 이상의 수치 따위로 재단되는 예비 취업인들의 집단에선 그들 고유의 감수성이나 내재성을 느낄 수가 없어요. 차라리 상업적인 대중문화에서 인간미를 느끼는 제가 이상한 걸까요




32. 서울대교수 황우석 박사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대책방안등을 듣고 싶습니다.


☞ 굳이 대책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짓을 했다면 도덕적으로 지탄받으면 되는 것이고,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을 했다면 법적으로 당당하게 책임지면 됩니다. 



33. 박근혜 대표 사건과 한나라당의 결과적 선거승리에서 두 사건의 연관성과 이에 따른 국민 정서등의 진위 사실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네요. 


☞ 국민의 정서가 한나라당 편에 있었으니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겠죠, 뭐.






병장 강승민 


34. 타임머신이 있어서 과거로 갈 수 있다면 어느 시대로 가고 싶으세요 구체적으로,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단지 방관하며 즐기고 싶은 시대와 내가 미력하나마 참여해서 바꾸고 싶었던 때를 나누어서 이야기해주신다면 좋겠네요.



☞ 저는 난세가 좋습니다. 전국시대로 가서 말 달리고 싶어요. 방관하며 즐기고 싶은 시대는,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역사의 방관자, 이런 거 싫어요




35. 아.,,책마을에서는 정말 따끈따끈하고 열정 넘치는 논쟁들이 많이 있어왔습니다. 형진님이 보시기에 제일 기억에 남는 설전은 무었이었나요 


☞ 전역한 허원영군에게도 이런 말을 한 적 있는데. 강성주씨와 허원영씨의 설전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36. 저는 수집을 굉장히 중요시 하는 타입이예요. 중요한 기사나 읽을거리는 꼭 모아두고 보관하거든요. 형진님은 이런 수집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혹은 모으시고 계신 물품이 있으신가요 또 여력이 되신다면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아진 물품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방법도 가르쳐주세요 


☞ 저는 수집을 하는게 참 힘들더군요. 수집이라는 것은 오랫동안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일인데, 제가 워낙 산만하다보니 그런 것들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령, 우표의 발매일을 까맣게 놓쳐버리고 뒤늦게 발을 동동 구르는 것 처럼. 기사나 읽을 거리 역시 수집하지 않습니다. 머릿 속에 남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믿기 때문에. 수집을 해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감당하지 못할만큼 많아진 물건들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상병 권영욱 


37. 자신에게 있어 인생의 큰 포인트라고 볼수 있는 3가지 


☞ 현대카드 M 포인트...가 꽤나 쌓였더군요. 하하 BC카드 포인트도. 제가 사실 하드코어한 신용카드 유저에요.




38. 자신에게 있어 인생의 가장 큰 후회 3가지 


☞ 아. 아직 그렇게 후회해보지 못했어요. 앞만 바라보고 달리기에도 벅차더라구요.제가 그렇습니다, 스타일이. 일단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인데 결코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39. 자신에게 있어 삶을 사는데 있어 중요한 가치 3가지 


☞ 재미없는 세상을 재미있게.제겐, 정말 이거 하나면 끝입니다.





일병 이건룡  


40. 사진에 대한 (개인적)애정에 대한 글이 다행이 없군요. 요저번에 사진에 대한 글을 보고 손잔 손택밖에 떠올릴 길이 없어 이해하기가 막막 했습니다. 그런 고로 전문적인 취향보다는 개인 적인 애정에 대해 형진님의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 피사체에 다가갈때의 미세한 '떨림'의 취향에 대해서 짧은 글이나마 기대해보고 싶습니다. 


☞ 사진을 찍는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피사체를 사랑하고자 합니다. 제 사진에 남겨지는 대상 또한 그렇게 생각해 주길 바랍니다. 짝사랑이지만, 짝사랑이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 그리고 항상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진심이 전해질 거라는 기대를 안은 채 셔터를 누르고 있습니다. 옛날의 저는, 타인의 카메라 앞에선 구김없이 웃지도 못했으면서 뻔뻔스럽게 잘도 다른 사람의 웃는 모습을 사진 속에 담고 싶어했던, 자기모순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이었습니다. 그 놈의 사진이 뭔지, 사람을 변하게 하더라구요. 사진을 찍힌다는 것은, 카메라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임을 이제 겨우 깨닫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조금 더, 가능한한 끝까지 가 보고 싶습니다. 




병장 김태경 

전 두개밖에 안올렸으니까 하나 더... 

41. 이미 패션사진 지망인건 알고있는데, 그렇다고 매번 스튜디오에서 사람만 찍지는 않을거 아녜요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다가 조금 기분나쁜 어조로 '왜 찍어요'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세요 사람이든, 동네를 찍는것이든 이런 경험이 꽤 있잖아요. 참 난처하던데, 어떤 대답을 하는지 궁금하네요. 


☞ 사실, 스튜디오에서 사람을 거의 안 찍어요. 대부분 밖에서 촬영을 하거든요. 말씀하신 경우는 거의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먼저 양해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허락을 득한 후에 촬영했고,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악마적인 유쾌함을 발휘, 제가 먼저 선수를 칩니다. 안녕하세요, 어쩌구저쩌구 바람이 시원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유후! 뭐 이런 식이랄까. 다 기분좋은 경험이죠. 




병장 김동환  

아. 가능하다면 질문 하나더.(웃음)


42. 외국작가는 형진님이 자주 언급하셔서 대충 취향을 알겠는데 우리나라 사진 작가중에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고 간단한 이유는 뭔지 설명좀 부탁드려요. 


☞ 김중만 선생님. 이 분 실제로 뵌 적이 있는데요.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선 멋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매력적인 사진을 찍기 위해선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이렇게 지극히 단순한 가르침을 몸으로 보여주신 분이라서요. 





병장 주영준


43. 당신은 나를 '인간적으로' 주눅들게 한 세 번째 인간입니다. 비록 나는 여러가지 면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자주 주눅들면서 살아가지만, 당신 앞에서처럼 '전인적'인 주눅을 들어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당신의 당당함과 유쾌함, 그리고 행동은 내게 반쯤 초인의 경지로 보입니다.자. 그래서 말인데요. 살아오면서 정말로 부끄럽고, 자기가 비참하고 바보같이 느껴진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없다고 하면 나는 정말 안대습할 테니까.
44. 사랑에 대해 말해줘요. 당신의 모든.45. 인생에서 최고의 사진 한 장을 골라주세요. 그리고 개인의 성적 취향과 관련된 최고의 모델도 한 명 골라주세요. 물론 내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당신과 성적 취향의 일치를 느꼈기 때문이 절대로 아닙니다.


☞ 댓글을 통해 천천히 답변해 주신답니다. (촌장)






◎ 인터뷰



노(지훈)  어떻게 책과 접하게 되셨나요 (책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시점, 스스로의 취미가 독서라고 말하게 된 시점, 등등)



김(형진)  사실 책을 어린 시절부터 참 많이 읽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제 곁에다 책을 쌓아 놓으셨거든요. 세계문학전집, 계몽사 과학전집, 그림한국사, 뭐 이런 것들로 독서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한권 한권 차례로 정복해가는 뿌듯함도 있었고, 책 한질-한 권도 아니고!-을 다 끝내면 ‘이번엔 어떤 책일까’하고 기대하는 맛도 있었구요. 아마 6살~10살 정도의 시기였는데, 단순 독서량으로 따지자면 아마 제 독서 인생의 절정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하하. 무엇보다도 남아도는 것이 시간 뿐이던 시절이라 그런가, 조급해하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좋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마치 제가 책을 엄청나게 읽으면서 지금껏 살아왔을 것 같은데, 그렇지만은 않아요. 그러니까 11살 때 은하영웅전설을 접한 이후로 책을 거의 손에서 놓고 지냈습니다. 그나마 중학교 3년은 무협만 잡고 앉아있었는데, 그 쪽도 슬슬 물리더군요. 고등학교 때는 책 안 읽었습니다. 아마 3년 동안 읽은 책이 열 손가락 안에 꼽힐 겁니다. 책 읽는 것보다 세상사는 게 더 재밌더군요. 대학 와서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는데, 잡지를 상당히 많이 읽게 되었죠. 정말 많이 볼 땐 한 달에 25권 가까이 사서보곤 했었어요. 알게 모르게 큰 도움이 됩니다. 다른 책도 조금씩 가까이 하기 시작했구요. 
독서를 취미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고등학교 때 부터였던 것 같아요. 손에서 책을 놓게 되니까, 여유가 생겨서 그런가, 취미는 독서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게 되더군요. 매일 책을 잡고 생활하는 사람이, 취미는 독서입니다. 그러면 어쩐지 우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말예요.




노  한질 단위의 독서라, 형진님의 박학다식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했군요.
책 읽는 것보다 세상사는 게 더 재밌었다고 하셨는데요.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형진님의 몇몇 글이나 카스 게이머로서의 경력을 생각하면 약간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더 재밌는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취미를 독서라고 하셨는데요, 현재 형진님께 있어서 독서란 행위는 어떤 것입니까


김  음, 제가 카스 게이머는 아니고, 레인보우식스 게이머였어요. 퀘이크도 끄적거렸지만 카스에는 손을 대지 않았지요. 시들해질 무렵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이야기가 잠깐 다른 길로 흘렀는데, 독서는 저에겐 그저 좋은 취미입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책이라는 매체를 통한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사는 세계에는 다양한 소통의 창구가 있고, 독서 또한 선택 가능한 하나의 옵션에 불과한 것이니까요. 제가, 입대한 후에 독서량이 엄청나게 많이 늘었더라구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없으니까, 독서가 소통을 위한 최선의 카드였던 셈이지요. 

책에서 본 이야기인데요, 어떤 귀족 부인이 항상 책만 읽는 철학자를 타박하며 이렇게 말했다는군요. “선생님께서는 항상 책 읽는 것 밖에 할 줄 모르시나요” 그랬더니, 철학자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부인, 저는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굳이 책을 읽지 않습니다.”
러셀의 책에서 본 내용인지, 에코의 책에서 본 내용인지 가물가물한데, 아무튼 그 철학자의 말에 적극 공감하는 편입니다.




노  레인보우 식스... 크윽, 잘못 알고 있었던 것, 사과드립니다. 어쨌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조금 더 알고 싶군요. 소통이란 독서를 통한 소통이란 무엇인가요 소통은 상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 독서는 작가와 독자 간에 일방통행적인 성격이 강하지 않나요 형진님께서 말하신 데로 이 세계에는 다양한 소통의 창구가 있는 데, 독서라는 창구가 형진님께 취미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  소통은 상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독서를 통한 소통을 상호 대등한 위치에서의 소통이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엄밀히 말해 이 세계에 상호 대등한 위치에서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매체는 거의 업습니다. 정녕 독서의 성격이 그저 일방적인 흐름에 불과하다면, 책을 쓰는 사람들은 책 한권 쓰고 그걸로 손 놓으면 땡이겠지요. 제 할 말 다 하고 귀를 닫으면 끝일진데, 실제로 그렇진 않으니까요. 지속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그 결과로 기존의 사상이나 관념을 발전시킨 새로운 저작을 만들어 내니까요. 이것 또한 상호작용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고전 중에는 세상을 바꾼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 책들도 있잖아요. 독서를 통한 소통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 면모겠지요.

저의 취미가 독서이지만, 솔직히 독서가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수많은 취미 중의 하나에 불과합니다. 앞에서도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했었는데,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굳이 독서로 시간을 보내진 않습니다. 
예전엔 독립영화를 만들어서 영화제에 참가하기도 했었고, 어깨를 다치기 전까진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었고, 온라인 게임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었거든요. 사회에 진출하면 하키는 힘들더라도 스케이트는 계속 탈 수 있을테고요. 영화 만드는 것 또한 계속하게 되겠지만, 영화든, 하키 스틱이든, 게임이든 결국 하나의 매체에 불과한 것이니까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주어진 환경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던 셈이죠.



노  이것 계속 나와~(개콘 버전), 아이스하키를 하셨어요 쉽게 접하기 힘든 스포츠인데요 어떻게 접하셨나요 선수시절 이야기 좀 해주세요.


김  스케이트를 타러 아이스링크에 갔는데, 신기한 스케이트를 신고선 다이나믹하게 질주하는 사람들이 보이더라구요. 그 스케이트가 하키 스케이트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그 길로 하키 스케이트를 충동구매하고, '그 사람들'과 같이 스케이트를 탔죠. 자주 만나서 같이 타다보니 실력이 자연히 늘게 되었습니다. 근데 그 사람들 중 몇몇이 아이스하키 선수였어요. 그야말로 하키에 목숨을 걸더군요. 처음에는 '스케이트만 타도 이렇게 재밌는데 뭣 하러 하키에 저렇게 열광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스하키 구경만 했었는데, 갑자기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역시 그 길로 장비 구입하고 하키의 길로 빠져들었죠. 중독성이 매우 강한 운동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농구가 참 중독성 강한 구기 종목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이스하키는 농구보다 더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가슴이 뜨거워지는 운동이죠. 

아무튼, 저는 스케이팅이 능숙한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수비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수비는 백 스케이팅이 가능해야만 할 수 있기 때문에요. 게다가 바디체킹이나 힙체킹의 쾌감을 좋아했던 저로선 수비수가 적성에 맞더군요. 터프한 플레이를 즐겨했구요. 공격수를 힙체킹으로 벽에 몰아붙여 공중회전시켜 넘어뜨릴 때의 그 쾌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밤늦게 링크에서 경기를 하고, 경기 끝나면 샤워하고 나와 멤버들과 매니저들 모두 모여 야식 먹으면서 하하호호 웃던 시절이 아련하네요. 

최근엔 아마추어 하키 팀들이 많이 생겨서요, 집 근처 링크를 연고로 하는 팀에 찾아가서 가입하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하하, 정말 강력 추천합니다.





노  이렇게 다양한 관심분야를 가지고 계시고 각각에 대한 그 깊이도 상당하신데, 한 가지에 강하게 빠지시는 성격이신가요 평소 관심 분야에 시간의 분배를 어떻게 하시는 지 입대 전과 입대 후의 평소 생활을 알고 싶어요.


김  네. 일단 한 가지에 강하게 몰입하는 성격입니다. 관심 분야에 대해서는 그저 경험을 많이 해보고, 공부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사실 그 때문에 학업을 많이 소홀히 했습니다. 가령,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 경기가 있으면 수업을 빼먹고 보러 다녔어요. 울산의 홈 경기 뿐만 아니라, 부산 원정 경기나 포항 원정 경기도 꼭꼭 보러 다녔습니다. 당시엔 포항의 스틸야드가 몇 안 되는 전용구장이어서, 축구 보는 재미가 있었거든요. 늘 이런 식이죠. 덕분에 학업은 항상 뒷전이 되어버리더군요. 
입대 전 생활이라고 딱히 다를 건 없구요. 사진 찍는 일에 몰입하곤 했습니다. 필름 현상하고,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암실에 틀어박혀 인화하다보면 그냥 3~4일씩 훌쩍 지나있고, 그런 나날들이었어요. 입대 후에도 별 다른 건 없지만, 제 보직 특성상 점호가 없거든요. 내무생활도 없고, 해서 그나마 여유를 가지고 책 읽고, 운동하고, 행복하진 않지만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노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행복이 뭐죠


김  (무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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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려먹은 고밀도 농축 코멘트들이 안타깝긴 하지만, 수고해주신 형진씨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로서는 회원특집을 준비하며 많이 배웠고 뿌듯합니다. 

그리고 다음 타자 김강록씨, 대기하세요~

                                                                                                         -end-



 

  
 
 
 
 병장 김동환 (20060704 194356)

주영준씨 질문은 항상 답이 안달린다는 거.    
 
 
병장 주영준 (20060704 195135)

안달리는 게 아니라, 김형진의 본질은 코멘트주의자이기 때문에, 나를 위해 더욱 본질적인 답변을 준비한다고 믿어요.    
 
 
 병장 김동환 (20060704 195405)

이거 보고있으니 그 어느 회원특집보다 폐관수련의 욕망이 끓어오르는군요. 
뭐. 본질은 그게 아니지만서두. 어쨌거나. 
두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웃음)    
 
 
병장 송희석 (20060704 200622)

곰곰히 생각해보니, 8월 전역자들이 꽤 많더군요. 김희곤씨나, 김동환씨등등 말이죠. 개인적인 견해로 인터뷰 텀을 조금 빠르게 가지면 안될까 하는 작은 건의사항을 드리는 바입니다. 아니면 동시 다발적으로 시행하는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어짜피 답변 작성하는데 시간이 걸리니 말이죠. 

그리고, 형진님 인터뷰 잘 보고 갑니다.    
 
 
병장 김희곤 (20060704 210718)

선리플 후감상. 제 답변만 찾아보고 사라집니다. (전 요새 정말 타이밍이 나쁘다니까요.) 형진씨스러운 답변이었어요.    
 
 
병장 박민수 (20060704 233904)

아. 정말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 한 발자국 다가간 것만 같은 기분과 함께 형진님에 대한 궁금함이 더욱 커져만 가는군요. 우. 사진 얘기를 들을 기회가 꼭 오길 빌어보며, 다시 한번 잘 보았다는 인사를 남깁니다. 그리고 회원특집을 준비하신 지훈님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병장 안대섭 (20060705 071004)

나도 이제부터 사진해야지. (뻔뻔)    
 
 
병장 김태경 (20060705 084413)

(적어도 제 질문에는)충실히 답변해준 형진씨와 답변들 잘 정리해주신 촌장님, 두분 다 수고하셨습니다. 
영준씨를 주눅들게 한거야 앞으로 영준씨의 청춘의 나날이 많이 남았으니 기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저는 어쩌란 말입니까. 이 나이 먹고 '나 지금까지 뭐하고 살은거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니, 책임지세요.    
 
 
상병 김현동 (20060705 085802)

후후 잘 읽었습니다.    
 
 
병장 엄보운 (20060705 124203)

영준씨 말처럼, 저도 형진씨에게 인간적인 주눅이 든답니다. 알고 있었지만, 역시 멋진 사람입니다. 이제부터 형진씨 팬 할래요. (뻔뻔) 

아, 그리고 희석씨의 건의 사항을 동의합니다. 회원특집 전담 운영진을 따로 만들어 인터뷰 간 텀을 줄이거나 촌장님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쪽으로 개선하는 것이 어떨까요 그 역할은 제가. (번뜩)    
 
 
 병장 노지훈 (20060705 133254)

보운  구우우우웃 아이디어! 
물론 너무 자주하는 것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겠지만 약간 텀을 줄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회원특집 대상자를 정해놓고 진행자를 모집하는 것 어떨까요    
 
 
 병장 노지훈 (20060705 133711)

일단 보운씨가 먼저 말씀하셨으니, 강록씨 인터뷰는 보운씨가 맡으시고 
그 다음부터는 적당한 텀을 유지하면서 나는 이 사람을 인터뷰하고 싶다라고 지원이 들어오면 회원특집을 실시하는 거죠~    
 
 
병장 엄보운 (20060705 152313)

전임 특집 대상자가 그 다음 인터뷰에 진행자를 맡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러니깐, 이번에 형진씨가 대상자였으니 다음번 강록씨가 대상자일 때 진행자를 맡는거죠. 또 그 다음이 만약 동환씨라면 강록씨가 진행자가 되어 동환씨를 취재하고. 등등등. 

하지만 촌장님의 명령이 떨어졌으니 어쩔 수 없이 강록씨는 제가 발라()먹어야 겠어요. 후후.    
 
 
 병장 김동환 (20060705 152849)

좋은 아이디어네요. 흐흐.    
 
 
병장 송희석 (20060705 160252)

동환님 인터뷰는 내가 해볼까    
 
 
병장 김희곤 (20060705 161304)

정말 괜찮은데요. 

보운 그런데 그 방식은 지금처럼 전역이 임박해서는 다음 진행을 하지 못하고 전역을 해버리는 불상사가 생긴다는....... 그치만 강록씨는 발라()먹는 보운씨의 모습은 기대하겠어요. 참고로 누누히 밝히지만 저는 강록씨의 팬!    
 
 
병장 고계영 (20060705 204110)

나이스! 강록씨를 인터뷰하는 보운씨라.. 말만 들어도 기대가 됩니다. 
이러한 인터뷰를 통해서 알지 못했던 많은 부분을 알 수 있게 되는군요.. 
저는 두 분 모두의 팬.    
 
 
 병장 김동환 (20060705 205837)

희곤, 계영 
이미 책마을 게시판에는 선전포고문이 올라와 있어요. 
한힘을 보태주시길. 흐흐.    
 
 
하사 윤석호 (20060705 213948)

음음음 좋아요. 
그러니까 형진씨 말은 열려 있는 사회든지 닫혀 있는 사회던지 간에 개인이 추구하는 바가 뚜렷하다면 개인이 사회에 의해 단정 지어지거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거기에 대해서는 우선 동감해요. 그러므로 우리의 역할은 이런 사회 속에서도 자신을 꼿꼿이 세우는 것 뿐만이 아니라 우리를 우롱하려는 사회를 유희하고 우롱하고 놀려먹을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네요. 사실 사회에 대한 우롱은 근본적인 사상의 개혁이나 모든 -이즘을 무시할수 있을정도의 자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형진님이 말하신대로 오직 이사회를 가지고 놀아보려는 것에서 사회는 흔들리게 될것 같아요. 사회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의 괴롭힘(이때의 괴롭힘은 순수히 사회의 구성원의 입장에서의 괴롭힘)을 구성원에게 가하고 있지만 정작 그걸 받아들이는 구성원자체가 괴롭힘의 이면을 발견해 괴롭힘을 즐거움으로 승화시켜 버린다면 막상 곤혹스러워 지는건 괴롭힘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닌 괴롭힘을 주는 사회가 되는거죠. 마치 강록씨가 썼던 시에서 말했던 상황처럼 말이죠. 태양을 엿먹이는 방법이었던가 하여간 그 시에서 느꼈던 알수 없는 통쾌함의 원인을 밝힌거 같아서 이거 쉬원하게 되었어요. 의도했던 의문에는 답을 얻지 못했지만 엉뚱한곳에서라도 즐거운 답변을 얻은거 같아 기분이 매우 좋아요. 성심성의것 코멘트를 밀도깊게 날려주신 형진님께, 이상게 꼬여있던 질의에 굉장히 잘 답해주신 일에 대하여 (한마디로 우문현답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하여간 다음에 뵈서 얘기 하지요.(쿨럭)    
 
 
병장 주영준 (20060706 094212)

이제 슬 슬 내 질문에 답해보아요. 발터 폰 형진 대령. 힘들다면 하나씩. 오늘은 2번. 내일은 3번. 이런 식도 좋고.    
 
 
상병 이훈재 (20060706 113438)

다 읽었더니 힘들어요, 시력이 더 나빠진듯. 다른 것보다 말투가 제 스타일이네요. 하하    
 
 
 병장 노지훈 (20060708 201135)

이거 이대로 은근슬쩍 넘어가시려나 
저도 형진님의 대답이 궁금했는데...    
 
 
병장 김희곤 (20060708 202331)

저도저도.    
 
 
 병장 박진우 (20060711 002859)

휴. 겨우 다 읽었다. 흐흐. KKD.    
 
 
 병장 김동환 (20060711 074550)

나도나도 KKD.    
 
 
병장 김형진 (20060723 194201)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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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Doisneau. 로베르 드와누가 찍은 사진 중에 '키스하는 연인들'이라는 사진이 있습니다. 아마 사진을 보면 '아아. 이 사진이었군' 할 겁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커피샵에서 본 적이 있을테니까. 인생에서 최고의 사진이라는 것이 저기 먼 곳에 있는, 힘들게 찾아 헤메야 할 무언가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 사진을 보고 있으면 나도 그렇게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참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사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도, 좋다는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사진을 모르던 사람으로 하여금, '나도 사진을 찍고 싶다'는 열망이 들게끔 한 사진이니까, 최고의 사진은 아니더라도 내 인생을 바꾼 사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을 시작한 이후에, 내 사진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사진이라고 하면 David LaChapelle의 인물사진들이나, Mark Borthwick의 묘한 여운을 남기는 서정적인 사진들, 결정적으로 Helmut Newton의 Pornochic한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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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e Moss, 이소야마 사야카, Java Cova 
어렵습니다 어려워요. 야마자키 아오이나, 아오이 유우도 좋습니다. 
성적 취향이라고 하면 Kate Moss나 이소야마 사야카 쪽이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만. 
둘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묘한 언밸런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고양이를 닮은 여자가 좋아요. 
강아지를 닮은 여자는 별로 안 좋아할 뿐만 아니라, 싫어합니다. 안혜경이라든가. 문근영이라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