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된 칼럼 - 과학적 시점과 종교적 시점의 차이. 
 
 
 
 
급히 쓰는 졸필이니만큼, 돌 맞을 각오는 하고 써야겠죠.(웃음)
지극히 과학중심적의 글이라는걸 먼저 덧붙여두겠습니다. 제가 일단 과학도이니만큼, 이 관점을 벗어난다는건 상당히 어렵네요.

1.

과학에는 항상 'Why'라는 단어가 붙습니다. 현존하는 어떤 이론도 완전무결하지는 않으며, 이 이론을 공격함으로써, 새로운 이론이 정립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과학의 본질중 하나이며, 현재 인류의 과학사가 이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주축으로, 그리스 철학의 한 분파에서 떨어져 나온 유럽의 과학은, 이후 뉴턴의 세계관을 통해서 철저하게 부서집니다. 그리고 완전무결하다고 생각되어졌던 뉴턴의 세계관은, 1900년대 초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철저히 부서지죠. 하지만 고전 물리역학의 틀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이 물리역학의 틀을 부서트린 이론이, 1950년대에 등장한 양자역학입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물리역학을 쓰러트리는데는 성공하지만, 굴복시키지는 못합니다. 또한, 물리역학 역시 양자역학을 때리는데는 성공하지만, 항복시키지는 못합니다. 이러한 '오류'를 잡기 위한 이론이 한때 논의가 되었지만, 현재는 잠시 정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과학의 이동변천사는 'Why'에서 시작되며, 'Why'를 통하지 않고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진정한 과학의 종말은, 저 'Why'라는 존재가 사라지는 때죠.

2.

대표적인 예로, 빅뱅 역시, 이러한 만고불변의 노력속에 탄생한 이론입니다. 현재 천체물리학적으로 검증된 부분은 빅뱅 탄생 후 10만년 뒤, 소립자가 탄생되어서, 우주 잡음이라고 불리우는, 전우주적인 전파(TV나 라디오의 '지직'거리는 잡음중 1~10%를 차지합니다)를 만들어 내는 과정 까지이며, 그 이전의 단계는 10만년을 기준으로 하여, 과학적으로 추정되는 부분을 서술한것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현재 과학의 시점에서는 빅뱅의 탄생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 상황을 역으로 유추해내는것은 힘든일이며, 그 때문에 천체물리학등의 기상천외한 학문이 탄생하여, 이 우주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종교적 관점에서는 약간 다릅니다. 종교적 관점에서 빅뱅을 보자면, 신이라는 존재가 빅뱅을 만들었고, 이 빅뱅이 터지면서 지금의 우주가 탄생되었다. 고로 우주는 신이 만들었다는 주장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과학적으로 이 과정을 부정할 수 없으므로, 종교적 관점에서는 과학을 '씹어댈수'있는것이죠.

다시 과학적인 시점으로 돌아가 봅시다. 종교적 관점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과학적인 시점에서는 신의 탄생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 분석하게 됩니다. 그런데, 신의 탄생을 캐묻는 행위는 신의 본질을 찾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되고, 종교적인 관점(특히, 절대 권력자 개념의 신)에서는 신성 모독이 되는것입니다.

결국 종교와 과학이 충돌하는 구조는 이렇게 간단합니다.

3.

과연 어느쪽의 시각이 더 좋냐, 라고 한다면, 답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과학적인 관점은 그야말로 머리가 아픕니다. 하늘이 무너질 것을 걱정하고, 땅이 꺼질것을 걱정해야 하며, 자신이 세운 이론이 완전무결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더더욱 복잡한 이론을 내밀거나, 새로운 증거를 찾아야 합니다. 평생을 투자한다 한 들, 새로운 이론 하나 세우는게 가능하다고 보장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종교적인 관점은 신과의 약속을 믿으면 됩니다. 하늘이 무너진다 한들, 자신이 회개하고 착하게 살면 무너지는것을 신이 막을것이며, 이미 신은 절대적으로 완전무결한 신성한 존재이기 때문에, 더 이상 의심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평생동안 한가지 사실을 알아내고자 노력하지 않고, 신의 뜻에 따라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면 되는것입니다.

저러한 시점의 차이때문에, 종교와 과학은 쉽게 양립할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종교적인 관점에서 과학을 포용한다거나, 그 반대의 논리를 적용하는것은 극히 신중해야 하며, 한쪽을 무시해서도 안되는 일입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것에서부터 시작되는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확실히 10시 넘어서 쓰니 졸렵군요. 10분만에 후다닥 친 글이라서, 대충 쓰고 급조된 티가 팍팍 나는것 또한 어쩔수 없네요. 크윽.) 

  
 
 
 
상병 박종민 (2006/04/11 21:55:26)

동의.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졸필이라니(털썩) 

며칠 전에 병영도서관에서 신기한 책을 발견했습죠. 
존 호트가 쓴 '다윈 안의 신'이 있길래, 
아 재미있겠군 하고 집어들고는 죽 읽다보니까 
뭔가- 걸리는 겁니다. 
후루루루- 뒤를 넘겨서 결론을 봤더니. 
'창조론적 진화'더군요. 덜덜. 얼른 덮었습니다. 두께도 오방 두꺼워서 500페이지 짜리 즐.    
 
 
상병 송희석 (2006/04/11 22:00:18)

또 선수치네, 양자론과 빅뱅이론도 2에서 언급할려고 했는데, 한발 늦었군요! 쳇! 용준님은 늘 선수친단 말이죠! 잘 읽었습니다.    
 
 
상병 전상기 (2006/05/01 02:57:56)

글 잘 읽었습니다. 제생각을 좀 달겠습니다. 
3. 에서 신을 믿는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내는것이 귀찮거나 신성모독이라 덮어둔다고 생각 
하시는건 좀 잘 못됐다고 생각됩니다. 
제생각에 과학은 신이 만든 세상을 좀더 자세히 보게해주는 도구입니다.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고 우주가 어떻게 생겼고를 좀 알아냈다고 해서(물론 
제대로 알아냈는지는 알수 없겠지요. 과거엔 지구가 둥근것도 아무도 안믿었으니) 
본질에 다가갈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인간이 겸손을 잃고 한껏 교만 
해진다면 한순간에 몇백 몇천년보다도 더 비참한 삶을 살게 될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과학이 발전한다고 신이 모독된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다만 확실하지 않은 
우리 인간의 결과물에 교만이 더해지지 않기를 바라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요새 여러게시판에 
이슈가 되고 있는(아닌가요..?웃음) 유신론자들의 자세라는 것을 알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