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책마을 회원들이 선정한 2008년 최고의 책  
병장 홍석기   2009-01-02 09:34:21, 조회: 381, 추천:0 

[공지사항] 책마을 회원들이 선정한 2008년 최고의 책  
병장 홍석기   2008-12-31 15:31:33, 조회: 197, 추천:0 

안녕하세요! 이번 깜짝 이벤트를- 깜짝스럽지도 않게 주최한 주제에- 많은 분들을 귀찮게 해 주었던 홍석기입니다. 에, 뭐 저녁도 까마득한 마당이니 자기소개니 자기자랑 같은건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안 그래도 어제 당근 크리+ 헬로루키 2008보느라 축축한 이불도 안 개고 정신 하나도 없는 상태라 키보드가 난지 내가 키보드인지도 모르겠군요. 아, 재미없다 빨리 진행해라

자, 드디어 2008년 마지막 날, 기다리던 연말 특집이 왔어요, 왔어.  누가 그걸 모르냐구요? 오늘 10시에 원더걸스 나온다구? 아니 어디 엣수비엣수 케베스 암바싸 암넷 이런데만 연말특집 하는 줄 아시나요. 책마을에서도 한답니다. 어, 근데 원더걸스 언제 나온다구요? 나도 우리 만두소희 보고 싶다고요오오오

우리의 만두소희와, 팁하니와, 담비님과 함께하는 연말도 좋지만, 이 글을 계기로 2009년 마지막 날에 휘엉청 드리워진 초승달을 바라보며, 홀로 고독한 담배연기 내뿜으며 올해 읽었던 책들을 돌아보고 독서로 인해 한층 더 넓어진 자신의 시야를 반추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으면 합니다. 책마을스럽게. 시크한 도시남자답게 말이죠. 그렇다고 왕고 앞에서 똥 씹은 표정으로 상념에 잠겼다간 관심병사 될 수 있으니 이 점은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이벤트에 참가해주신, 또 이 글을 읽고 시간을 할애해 주셨던 모든 분들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한 해 동안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따뜻한 새해인사 한 마디 건네 주셨으면 합니다.





상병 이지훈

아..답글에서 말씀드린대로 2008년에 출판된 책을 거의 읽지 않은 것 같네요. 2008년에 나온 책과 2008년에 나온 책은 아니지만 2008년에 읽은 책을 나눠서 뽑아보지요

2008년에 나온 책 중 최고

1. [제비일기] - 아멜리노통브

아멜리노통브의 가장 멋진 단편은 적들의 화장법이라 생각하지만 저에겐 너무 어려운 점이 많았고, 제비일기는 적들의 화장법보다 더 쉽게 읽히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는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그런 책입니다. 기존의 아멜리노통브의 단편들은 기막힌 반전과 대화체의 빠른 전개때문에 다시 읽게 되지 않았는데 제비일기는 다시 읽어보면서 이러저러한 생각을 떠올리게 만들었다랄까요. 당시 '소통'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가벼운 책도 최고의 책으로 뽑는데 한 몫 했습니다. 단편답지요 흐흐

2008년 읽은 책 중 최고

2. [88만원세대]- 우석훈, 박권일

저에게 '세대'를 인식하게 해준, 적어도 경제적인 부분에서 난 20대다. 라고 인식하게 해준 책입니다. 기존에 당연시했던 나의 경제적 운명(?)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들었죠. 경제관념도 한참이나 부족하고 치열한 고민없이 살던 저에게 충격과 공포였고 경제를 통해 본 사회에 대한 시야가 확 트였습니다. 덕분에...

3.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 피에르 바야르

이 책이 2008년에 나왔는지 2007년에 나왔는지 정확하지 않습니다. 둘 중 하나인데 기억이 정확하지 않군요. 수많은 책에 지친 열혈 독서가들에게 휴식을 권유하는 책이랄까요. 그렇게 파지만 말고 넓게 보기도 하자고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해줘서 지루하지 않고요. 수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진정한 지식 추구 사이의 균형을 맞춰주는 좋은 책입니다 





상병 김예찬

[역사와 반복] - 가라타니 고진

2007년도 [세계공화국으로]의 출판에 이어 2008년도에는 [역사와 반복]이 나왔죠. 먼저 역자인 조영일씨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합니다. '사상가'로서의 가라타니 고진의 모습을 대중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쓴 책이 [세계공화국으로]였다면 [역사와 반복]은 진지한 사상가 고진과 뛰어난 문학 비평가 고진의 두 모습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의 구성은 3부로 되어있어요. 1부는 맑스의 [루이보나파트트와 브뤼메르 18일]을 주 텍스트로 하여 맑스의 정치 사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풀어냈습니다. 보통의 맑스 연구가 [자본론]을 통해 화폐를 기준으로 조직되어 있는 근대의 경제 구조를 분석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고진은 [브뤼메르 18일]을 통해 대의민주주의라는 근대의 정치 구조를 탐색하고 '대표자의 결여'라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와 반복]이라는 책의 제목과 같이, 나폴레옹 3세의 쿠데타와 보나파르티슴의 발호가 1930년대 파시즘으로 유사한 구조의 반복을 보이며, 이러한 반복이 1990년대 이후의 정세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여짐을 서술해 나갑니다. 고진의 뛰어난 점은 맑스의 이러한 문제 의식을 근대 일본사의 맥락에서 풀어나간다는 것인데, 메이지 - 다이쇼 - 쇼와에 이르는 근대 일본의 지적 담론들을 차근 차근 풀어나가며 이러한 흐름 속에 반복되는 구조가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고진이 책의 2부에서 일본 근대 문학의 거장들인 미시마 유키오, 오에 겐자부로, 무라카미 하루키 등의 작품을 통해서 자신의 '사상가적 통찰'을 문학 비평으로 녹여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한국에서 가라타니 고진이 주로 '근대 문학의 종언'을 중심으로 텍스트 그대로 이해되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 [역사와 반복]은 고진이 말하는 문제들이 단순히 서사 문학의 위기나 문학과 관련된 제도적인 무언가의 문제가 아닌, 개인과 사회의 총체적 위기라는 역사적 흐름이 반복되는 구조로 나타나며 그 긴장이 문학에도 그대로 드러나는 '거대한 문제'라는 것을 깨우치게 해줍니다. 이 책의 역자인 조영일씨가 얼마 전에 가라타니 고진과 관련하여 한국 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책을 한 권 더 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책의 문제 의식 역시도 우리 모두 함께 조망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또 조영일씨가 '비평고원'과 같은 인터넷 카페에서 의욕적으로 활동하면서 지식의 수평적 공유에도 힘쓰는 모습 역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게 생각하고 있구요. 아무튼 2008년 올 해의 책으로 저는 가라타니 고진의 [역사와 반복]을 꼽고 싶네요.





병장 김민규

출판일이 2008년인 것 같지는 않은데, 어쨌거나 괜찮았던 기억이 강렬해서, 마구로씨 몰래 작당모의하는 겸, 보내봅니다. 쑥쓰럽네요.

[담대한 희망]- Barack Obama

국가와 인종, 당파와 노선을 뛰어넘어서 인간 그 자체의 희망과 가치를 옹호하는 책. 주장하는 바가 정 반대라 하더라도 그렇게 주장하게 된 '동기'를 파고든다면 궁극적으로는 누구와도 연대하고 공감할 수 있으리라는 그의 순박한 고백은, 각종 스캔들과 로비로 시끄러운 워싱턴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이루어냈다. 비슷한 시기 힐러리의 Living History와 이 책을 연달아 읽으며 오바마에게 한 표 마음속으로 눌러줬던 나로서는, 그건 어쩌면 당연한 결론인것처럼 느껴졌다. 슈퍼파워의 수장이 된 그의 젊고 당찬 가슴이 실려있는 이 책을 2008년 '읽은' 최고의 책으로 추천합니다.





일병 송기화

[우리아이 첫 백과사전 5편-고양이]- 안나 밀보른

와우. 재밌는 이벤트로군요!제가 추천할 책은 바로, 안나 밀보른이 지어 작은책방에서 출판한 '우리아이 첫 백과사전 5편 고양이' 입니다. 아하. 부끄럽네요. 하지만 저에게는 2008년에 읽었을 뿐만 아니라 2008년 9월 25일이 초판인쇄인 그야말로 2008 최고의 책인걸요.29페이지에 달하는 올컬러 본문과 2페이지의 부록, 1페이지의 색인을 가지고 있고 21장의 고양이 사진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어린아이용 책이라고 우습게 보지 말아주세요. 힘듦과 우울이 하늘을 찌르고 땅을 가를 때, 마음에 푸근함을 주고 심박수와 스트레스 수치를 정상치로 돌려주는 만병통치약 같은 책인걸요. 큰 세상을 만나게 해주거나 새로운 깨우침을 주는 책도 좋지만 저에겐 이 책이 올해 최고의 책입니다.뭐, 여자친구가 선물해 준 책이라서가 아니에요!





병장 홍석기

[페르세폴리스]1,2- 마르잔 사트라피

7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이란 현대사를 저자 자신의 삶에 비추어 기록한 책이다. 이슬람, 모스크, 콧수염, 독재자, 차도르, 전쟁, 대량 살상무기, 테러리즘, 테러집단, 악의 축...이러한 꼬리표가 잔뜩 붙어버린 이란의 모습이 아닌, 이란 사람의 눈으로 본 사람들의 실생활을 보면서- 차도르로 장난을 치고, 독재자의 엄숙한 선언을 비웃으며, 데이트를 즐기고, 밤이면 몰래 파티를 즐기기 좋아하는- 우리 앞에 놓여진 ‘편견’이라는 모습의 거울은 처참이 깨어지고, ‘이슬람 과격주의자’라는 모습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그들은 우리에게 되돌아 온다. 인간은 인간일 뿐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아니, 오히려 타인의 의지로 자유를 박탈당한 가운데에서도, 홉스가 ‘리바이어던’이라 칭하던 그 무엇의 이익에 의해 ‘타자’와 ‘편견’의 파편으로 얼룩진 청춘을 보내면서도, 그들을 조롱하며 당당히 맞서는 마르잔을 보며, 과연 우리는 따뜻한 소파에 앉은 채 그들을 ‘힘없는 민중’으로 치부하며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경제 제재를 가하느니 미사일을 날리느니 하는 것이 온당한 일인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독재의 이분법이 사회를 잠식했던 이란의 현대사를 흑백을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그려냈으며, 독재정권 속 무거운 일상을 여느 사춘기 소녀의 일상처럼 발랄하고 경쾌하게 풀어나간다. 게다가 만화책!!! 이다. 이러고도 이 책을 2008년 최고의 책으로 뽑지 않을 수 있을까. 

덧. ‘페르세폴리스’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있으니 기회가 되시는 분들은 영화도 추천한다. 물론 책의 내용이 많이 편집되어 좀 아쉬움이 남지만, ‘바시르와 왈츠를’이 나오지 않았다면 2008년 최고의 영화로도 뽑고 싶었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   

[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역시나 만화책.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국도로 빠졌을 때, 도로 주변에 보이는 허름한 백숙집과 영양탕집, 낡아빠진 ‘xx 상회’라는 간판, 뜬금없이 설치된 공중전화 박스, 위가 푹 꺼진 모자를 쓴 할아버지가 모는 트랙터, 그리고 아직도 기왓장이 걸쳐진 민가를 말이다.  난데없이 들이닥친 그런 구시대적 풍경들을 보며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심지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기분도 들지 않는다- 영화에 나오는 ‘과거’도 뭐 서부시대니 르네상스니 ‘화려한’ 시대이지 않은가) 그 곳이 나와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는 정작 그 사실은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고는 곧 중세 독일의 성 모습을 하고있는 화려한 모텔이 시야에 보이는 순간, 나는 다시 나의 시간으로 돌아온다.

최규석은 77년생이다. 한창 개발경제의 호황을 누리기 시작하던 시기, 80년대 중반에서 80년대 말까지 그는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이 책은 그 유년시절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 책을 열어 보면 전후 50년대 보릿고개에서나 나올법할 이야기가 나와 같은 시절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게 된다. 아파트에 살며, 마트에 가고, 만화방에 가고, 프로야구 중계를 보며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노래하던 80년대는 모두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진보사관’을 주창한 사람이 칼(이)(스)마 할아버지였나. 펀치를 맞고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과정을 거쳐 우리는 더 나은 실력을 갖추고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갈 거라고. 인간은, 그리고 이 사회는 점점 더 발전해 나아갈 것이라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인류가, 세계가, 모두가 나아갈 것이라고. 그렇게 역사는 진보할 것이라고 말이다. 이 말은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사실인 부분은 ‘인간은’ 까지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인간은’앞에 몇몇 수식어가 붙어야 할 테다. 인류가? 세계가? 과연 진보하는가. 뒤처지는 누군가를 저 깊숙이 묻어놓고 잊어 버리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떠밀어 버리고, ‘원주민’이라는 이름으로 박물관에 가두어 버린채 혼자 신나서 뛰어나가는 특정 인원의 모습만을 보는 것은 아닐까. 

‘꿈과 희망의 21세기’ 에 들어선지 어느덧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전국의 도로변에서, 단칸방에서, 그리고 세계의 ‘변방’(아이러니하게도)에서 19세기를, 20세기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경제가 어렵다거나하면 ‘훈훈한 소식’을 알려주기 위해 가끔씩 TV에 등장하는 이들을 볼 때면,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빈민,’ ‘불우이웃’, 어떨 때는 드라마 속의 배우를 처럼 그들을 인식하는 나를 볼 때마다 참담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우리의 21세기를 이야기하자고, 사람들은 말한다. 과연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것일까.

희망찬 미래를 자신하며 ‘우리’니 ‘연대’를 이야기하는 그대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병장 김동욱


안녕하세요? 오픈된 게시판을 놔두고 이렇게 일대일로 은밀하게(?) 쪽지를 보내니까, 극장에서 몰래 뭔가를 속삭이는 커플들의 그것처럼 괜시리 설렙니다, 라고 말하는 건 새해 벽두부터 석기님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크크크.

동슥님이 나간사이 이렇게 노력해주시는 석기님을 어떻게 감히 제가 스리슬쩍 넘어가버리겠습니까. 부족하나마 저도 늦게나마 추천~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고, 올해(!)에도 좋은 글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저희 둘다 여름이면 밖으로 나가버리니 그 이상(?)이 가능할 수도.




[뇌를 단련하다] - 다치바나 다카시

제목만 본다면 무슨 건강한 뇌를 만들기 위한 식이요법이나 건강법 같은 걸 다루고 있을 거란 오해를 줄 수도 있겠지만, 다치바나 다카시는 이 책에서 생뚱맞게도 '인간의 현재-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공분야 가릴 것 없이 많은 책들을 탐독한 저자의 내공이 녹아들어서 책 속에서 아인슈타인과 발레리, 에라스무스와 스노, 토마스/올더스 헉슬리 등등이 등장해서 종횡무진하는 모습을 지켜보실 수 있습니다. 

'인간의 현재'라는 넓디 넓은 주제를 놓고 책에서는 뇌의 구조를 통해서 다양한 자극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스노의 [두 문화]를 인용하면서 문과/이과로 획일적으로 나눠버린 현재의 교육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현대는 과학과 기술의 시대임을 역설하며 과학지식의 중요성을 외면하고 있는 우리들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도쿄대 강의를 기반으로 쓰인 책인데, 도쿄대에서 그에게 강의를 부탁하면서 '그냥 아무 주제나 해달라'라고 말했다는 일화만으로도 그에게 어느정도의 신뢰를 보내는지를 엿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학강의이기에 그 시기의 학생들에게 저자가 경험해서 우러나온 조언들도 종종 등장합니다. 하나 옮겨보자면, 이런 거.

"사회인과 학생의 가장 큰 차이는 공부시간보다는 공부가능시간에 있다. 사회에 나가는 순간 공부할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는 사실에 경악할 겁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1/10내지는 20/1로 줄어듭니다. 그제야 학생시절에 좀더 책을 읽어둘 걸, 하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지닌 최대의 자원은 공부가능시간입니다. 지금 그 시간을 배움에 쓰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가장 큰 자산을 무의미하게 하수구에 던져버리는 꼴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 자산이 금세 사라지고 빈털털이가 되었을 대 비로소 자기가 잃어버린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게 됩니다."

읽다보면 뭔가 또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넘어가려는 순간 책이 끝나게 되는데 아직 2권은 번역되어 나오지 않아서 아쉬움에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2005년도 쯤에 나온 책인데 말이지요. 여튼 우리에게 주어진 귀중한 자산인, '공부가능시간'을 잘 활용해서 책 한권씩 쓰는 책마을이 되었으면 하는 상큼한 바람을 새해 새벽에 빌어봅니다.




상병 서윤석


샨사 - '바둑두는 여자' 

이 책은 겉표지가 너무 재미없고 지루하게 생겨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 읽은 책인데 .... 

음 ... 태평양 전쟁 이라는 시대적 배경속에 

중국소녀와 일본장교간의 이루워질수 없는 애듯한 

사랑에 관한 내용입니다.(정말 재미있습니다.)



병장 이우중


[슬픈 시간의 기억]- 김원일


처음에 '결정했다'고 했던 책은 조성기의 소설집 '왕과 개'였습니다. '우리 시대의 소설가'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조성기는 '우리 시대의 법정' '우리 시대의 무당' 등 '우리 시대' 가 붙은 제목의 글로 지금의 우리 시대와는 사뭇 다른 그 당시의 '우리 시대'를 잘 조명했다고 생각합니다.
추천한 '왕과 개' 역시 '위대한 미치광이' 등 '위대한 보잘것 없는 사람들' 시리즈(?)로 7~80년대의 분위기를 깔끔하게, 쓴웃음지을수 있게 표현해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책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방금 다 읽은 김원일 연작소설 '슬픈 시간의 기억'을 추천하려 합니다.


오랜만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소설이었어요. 가장 꽃다운 나이에 일제 강점과 전쟁을 겪은 불행한 세대의 노년을 이야기하는 연작인데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나를 안다' '나는 두려워요' '나는 존재하지 않았다'의 네 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젊은 날,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해방을 맞이하고는 기지촌에서 연명하던 시골 아낙도, 성인만화 '찔레꽃'을 연상케 하는(가물가물해요. 고등학교 때 꽤나 재밌게 본 만화였는데 말이죠), 살아남기 위해, 혹은 보고 배운 대로 조금은 추악한 과거를 전혀 반성 없이 살아온 여인도, 종교적 사랑의 실천을 통해 주위로부터 존경을 받았지만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죄 아닌 죄를 스스로 고백하고 죄 많은 세상에, 그리고 신께 마지막으로 물음을 던지는 은퇴한 노교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수록작 '나는 존재하지 않았다'인데요, 정신을 통해서 몸의 한계를 일정량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김중호 씨의 죽음은 이 책에서 가장 문학적으로 다가왔답니다. '룸펜'의 전형과도 같았던 이 인물이 저는 가장 와닿더군요.

말이 길어졌네요. 아무래도 쪽지로 쓰니까 앞뒤가 맞지도 않고 알아먹기도 어렵게 된 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허허. 나머지는 결산으로 대체하겠습니다. 석기님 수고 많으십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이상으로 ‘책마을 회원들이 뽑은 2008년 최고의 책’을 돌아보았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소중한 시간과 생각을 담아 주옥같은 독서후기, 일상이야기, 내글내생각으로 마을을 꽃피워 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009년에도 독서와 삶에 대한 성찰을 통해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모아 책마을에 찬가를, 보편적인 희망의 노래를 부를 수 있기를 바라며,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연하장 하나 돌리지 못한 게으른 홍석기 병장이 신년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S.: 역적모의에 작당해준 우리의 용사들이여, 우리의 거사는 성공하였습니다!!! 아직도 술이 덜 깬 몸을 이끌고 언젠가 이 글을 보게 될 우리의 마구로님에게, 다들 혓바닥 한 번 내밀어 줍시다. 메롱.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02
09:31:59 



병장 홍석기 
  시간상 참가하지 못하신 분들은 언제든 댓글에 책을 뽑아주세요. 즉시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2008-12-31
15:34:52




상병 김예찬 
  오늘 티파니, 그러니까 소녀시대가 나올까요? 전 이틀 연속으로 기대를 배반 당해서 지쳐있습니다만.. 

[대한민국 원주민]은 저도 인상깊게 읽었던 책입니다. 굽시니스트의 [세계2차대전사]와 함께 올 해의 만화로 꼽고 싶네요. 2008-12-31
15:36:01
  



병장 정병훈 
  아, 이거 참여 못한게 한이 되어 설탕을 먹어도 먹지 않은듯. 쩜쩜쩜 2008-12-31
15:42:36
  



일병 송기화 
  창피하군요. 

그래도 뭐, 지금도 제 왼팔 옆에 놓여진 걸 보니 제대로 고르긴 한 것 같네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마구로님 메롱. 2008-12-31
16:03:16
  



병장 홍석기 
  예찬//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버락) 하지만 정말 오늘도 안 나오면 어떡하나...더 이상 일어날지 못할지도 모르는데...아, 이거 갑자기 암울해 지는군요. 음, 굽시니스트의 세계2차대전사라. 만화도 좋아하고 2차대전도 좋아하는 저는 위시리스트 추가 들어갑니다. 

병훈// 이거 안 하고 혼자 설탕 나가면 아이언 메이든을 걸어버릴 겁니다. 하지만 저도 4일날 설탕 먹으러 간다는거. 훗. 

기화// 기화님은 끝까지 염장이로군요. (털썩) 사실 마구로가 아니라, 기화님을 겨냥했어야 하는데. 쳇. 음..이거 팀킬인가.. 2008-12-31
16:36:39




병장 김동욱 
  오, 읽고 싶은 책 많아졌어요 흐흐. 책마을에서 얻게 되는 새해선물이란 이런거? 2009-01-01
01:13:43
  



상병 김신흥 
  다카시의 뇌를 단련하다라. 05년에 이제 대학생이니 이정도의 책은 읽어야겠지라는 포부로 샀다가 몇페이지 못읽고 잠들곤 해서 결국 여지껏 못 읽었군요. 이번에 설탕먹을때 꼭 챙겨와야겠어요. 
읽지않는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인트라넷 어디선가 추천받고 읽었는데, 타 소설의 줄거리와 인물의 태도를 통해 적절한 비유를 해주는 것도 좋았답니다. 독서에 대한 강박증과도 같은 제게 뇌근육이완제 같은 효과를 선사했답니다. 2009-01-01
20:38:07
  



병장 김민규 
  <공지로>, 공지로 공지로 공지로 
마구로씨가 와야 이것도 발동이 되는데(땀) 2009-01-01
20:47:00
  



병장 김민규 
  바다가 얼었나, 눈이 와서 배가 멎었는지, 이도저도 아니면 귀찮아서 그냥 도망?(헉) 
마구로씨, 돌아올 시간이예요. 허허허허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8
18:40:34 

 

병장 홍석기 
  동욱님의 추천글이 추가되었습니다. 2009-01-02
09:35:47
  

 

병장 홍석기 
  서윤석님의 글이 추가되었습니다. 2009-01-02
11:01:00
  

 

상병 서윤석 
  감사합니다 홍석기 병장님 . 2009-01-02
12:22:21
  

 

병장 홍석기 
  이우중님의 글이 추가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우중님 병장 진급 축하드립니다. 2009-01-02
13:01:55
  

 

상병 김예찬 
  공지로 올라간걸 보니 그가 돌아왔군요. 2009-01-02
13:02:07
  

 

책마을 
  지금 들어오자마자 (12시에 도착) 
책마을 청소중입니다 2009-01-02
13:35:25
  

 

병장 김민규 
  오셨군요. 허허 2009-01-02
14:12:20
  

 

병장 이우중 
  히히히히 
감사합니다 2009-01-02
14:31:12
  

 

병장 이동석 
  쩌는 숙취와 불면과 배멀미와 여독으로 인해 극악의 컨디션이지만, 역시나 송기화님의 책이 눈에 띄는건 어쩔수 없군요. 

역시 상큼합니다. 직접 만들어 즐기시는 석기님이야말로 진정 챔피언입니다. 2009-01-02
18:18:47
 

 

병장 이동석 
  사실 뭔가 거하게 저지르고 나가려고 했었는데, 이를테면 연말특집이나 크리스마스 이벤트 같은거 말이죠. 2009-01-02
18:21:43
 

 

병장 김민규 
  뭐, 여자친구가 선물해 준 책이라서가 아니에요! 두둥!! 2009-01-03
10:38:58
  

 

병장 이동석 
  음, 저거까지 쓰고 인트라넷이 끊겨서 그냥 자버렸군요. 어쨌거나 막상 하려니 귀찮아서 하지는 않았습니다. 껄껄, 사실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욱 중요하지요. 2009-01-03
15:06:53
 

 

병장 이동석 
  따지고 보니 전 올해 읽은 책이 정말 손에 꼽는군요. 그중에 올해 나온 책이라면 

김경주의 두번째 시집 <기담>밖에 없습니다. 
그 이형적인 시적 재능에 혀를 내두르다가도, '세칭' 문단에서의 '속칭' 미래파에 대한 논쟁을 보고 있노라면 이걸 시라고 불러도 되는것일까를 다시 생각하게 한답니다. 

내적인 요소보다는 외적인 요소덕에 더욱 유명해진 김경주(게다가 그는 문인답지 않게 화려한 외모와 패션감각을 자랑하죠)와 그의 작품에 대해 사유해볼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물론 먹고사는 것과 무관한 이야기기에 책마을 외에서는 하기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2009-01-03
17:37:13
 

 

상병 이석현 
  내 인생을 바꾼 한권의 책 _ 잭 켄필드/게이 헨드릭스, 손정숙옮김 
시크릿-이라는 책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그것보단 좀 풀어놨다고 해야하나- 이런종류의 책들이 다 그러하듯 읽고나면 '좋았어, 나도 이대로 해보는 거야!'라고 결심하게 만들더군요. 사실 이책이 제일 좋았던 건 작가의 경험에 빗대에 사례들을 풀어논 점이었는데- 우왕좌왕 설명만 해논 책이 아니라 더 좋았습니다. 손정숙씨가 아주 잘 옮겨논 듯 싶더군요. 으흐흐. 

견디지 않아도 괜찮아 _ 반원순, 신희섭, 장영희. 최인호, 황주리 외 지음 
사실 이건 궁인분이 추천해주셔서 읽어본건데.. 내용도 어렵지 않고 이쁜 그림도 많고... 내용들도 마음에 많이 와닿는 것이 많고... 무엇보다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이때 한참 '20대 담론 어쩌구저쩌구'를 읽고 우울함(? 나는 뭘하고 있는건가 싶은)을 느끼고 있을때라 제목만 보고 필받아서 막 읽었는데... 2009-01-06
10:37:32
  

 

병장 이현성 
  아멜리노통브. 
적들의화장법이었나요? 
적의 화장법으로 알고있었는데...흠.. 2009-01-06
18: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