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인사] 주의사항들에 주눅들며 가입인사하기  
상병 이동석   2008-05-20 15:19:51, 조회: 374, 추천:0 

1. 이곳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적막한 곳으로 파견와서 소일거리를 찾을겸해서 인트라넷 피시를 뒤적였습니다. 즐겨찾기 되어있던 '책마을 임시방공호'가 눈에 띄길래 들어와봤더니 조금 오래된 게시판이 있더군요. 글 몇개 읽어보고 참 재밌는 곳이라고 여겨 임시방공호가 이정도인데 본진은 어느정도일까를 상상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새 임시방공호가 폐쇄되었더군요. 그래서 책마을을 뒤져보려 이곳저곳 돌아다녀봤으나 인트라넷 사용하는게 익숙하지 않아 결국 포기했습니다. 이곳을 거쳐간 누군가가 저장해놓은 하지연님의 주말소묘를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며 차차 찾아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선임이 활동하는 사커매니아를 둘러보다가 다른 동아리는 뭐가 있을까 싶어 목록을 보는데 아 글쎄 책마을이 있는거 아닙니까? 
(우연의 운명적 해석)


2. 당신은 살아가면서 어떤 것들에 푹 빠져있었습니까? (독서를 제외하고)

사실 제가 뭔가에 빠지기는 잘 빠집니다만 또 그만큼 잘 싫증을 내는 편인데 유독 영화는 그렇게 되질 않더군요. 언제부턴가 장래희망란에는 영화감독을 적게 되었고 진로에 대해 이야기 할때마다 영화하겠다고 말하는거보면 아직 빠져있긴 한 모양입니다. (카메라 훔쳐다가 친구들, 후배들 불러서 영화 찍는 시늉은 몇번 했습니다만 딱히 정식으로 배웠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신입생때는 연극을 접하게 되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무대에 올린 연극 무대에서 박수를 받을때 조금 배고프더라도 이렇게 산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물론 그 후로는 연극 한편도 제대로 못봤습니다)

둘의 공통점을 보니 결국 시나리오와 희극 쓰기로군요. 결론은 글쓰기인가 싶은데 사실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것은 초등학교적에 담임선생님이 제 일기 검사하며 찍어준 참잘했어요 도장이었군요.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매진하게 된것은 고등학교적에 모둠일기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지금의 책마을과 비슷한 분위기의 사이트에서 였습니다. 그 사이트는 제 모교인 정광고등학교를 비롯해 몇몇 학교가 참여하는 일종의 공개게시판이었고 저는 그곳에서 방귀좀 뀐다고 소문난 녀석이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저는 꽤나 유명한 인간이 되었죠. 그리고 나선 그런 유명세를 이어가고자 졸업하고 나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레포트는 안써도 블로그에는 글을 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렇습니다. 결국 전 공명심과 명예욕에 빠져있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열병같았던 잠깐의 FM2006과 언제 바뀔지 모르는 김태희같은 시대적아이콘에 대한 미적지근한 사랑. 그리고 소속집단이 바뀔때마다 하는짓인 소속집단의 우상을 공공연히 짝사랑하기. 그리고보니 저만 남몰래라고 여기며 짝사랑해왔더군요. 

3. 당신이 궁금합니다. 한 문장 이내로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예: 나는 XXX이다.)
나는 XXX이다. (자기검열)


4. 그렇다면, 다섯 문장으로 자신을 소개해주세요.
(1,2번에서 너무 떠들어서 입이 아픈관계로 간략하게)

나는 버러지만도 못한 놈이다. 그러자 버러지가 되었다. 나는 비관적인 인간이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싸이월드 메인에 걸어놓고는 묘하게 흥분하는 변태이자,
'무규칙이종창작노동자'라는 그럴듯한 직함을 어디서 줏어들고는 제 이마에 붙이고는 신나게 노는 동네 할일없는 형입니다.


5. 좋은 느낌으로 읽은 책을 다섯 권만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밀란 쿤데라의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문학적 이상형이었습니다만, 이 책으로 감상문 쓰는것은 반댑니다.
박민규 <카스테라>, 지구영웅전설로 박민규를 '발견'했다고 뿌듯해했던 것의 연장, 나만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다 좋아하더이다.
신영복 <강의>, 평생 앎과 삶을 다뤄온 달인의 강의. 
진중권 <미학 오디세이>, 소문난 책에도 읽을것은 있더이다.
장 폴 샤르트르 <구토>,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 한줄기 미풍이 불어오더이다. 이런 책을 끝까지 다 읽다니, 레벨업이라도 한기분이더이다.
+)알랭 드 보통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헐리우드 로맨틱 영화식 '한국제목'이 마음에 안들더라도, 반역에 가까운 번역이 거슬리더라도 프루스트에게 다가서게 만들어줄만한 책이더이다.

생각해보니 단순히 기억나는책이 여섯권밖에 안되는것 같습니다. 허허. (그리고보니 '-더이다'체도 쓰면 안되는 지요?)


6.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당신의 삶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아는 만큼 사는것, 고로 제대로 살기 위해 제대로 아는것
이면 좋겠지만
아직까진, 아마 당분간은 영자신문 거꾸로 펴놓고 읽는척 하듯 무슨말인지도 모르고 좋다니까 읽는 정돕니다. 전 허영과 신분상승욕구가 성욕만큼이나 풍부합니다.


7. 환영합니다! 그야말로 가입‘인사’를! 뭐든 좋습니다. 하고 싶은 말들을 써주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시겠죠? 반갑습니다. 반갑핍니다. 
월월, 왈왈, 멍멍, 바우와우.
(이래뵈도 평범한 사범대생이랍니다. 당연하게도 학교는 별로 안갔지만(?)  물론 제가 뭔소리를 하는지는 저도 몰라요. 제가 한짓이 문제되면 거침없이 지적해주십시오.) 
 
 

 

댓글 제안 
  유익한 글과 말은 글쓴이와 본인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2009-01-28
18:50:17 

 

병장 장재혁 
  와아...오랜만에 굇수로 가실분이 등장하시는 건가요... 
시나리오라...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대학생 영화제에 출품해서 상을 탄 적이 있었드랬죠. 

여하튼 ! 환영합니다!! 2008-05-20
15:31:56
  

 

상병 이찬선 
  꽤나 유쾌하시면서 깊이가 느껴지는 분이시네요~ 반갑습니다!! 하하~ 
자기검열로 지우신 저 부분이 꽤 궁금해지는군요~ 신비주의 전략은 우선 
성공하신듯... (웃음) 
몇몇 반가운 책들이 눈에 띠는군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저도 한참을 빠져 있었던 책이었죠... 결코 가볍지 아니하게 
말이죠... 반대하시는 그 감상문을 조심스럽게 부탁드려 봅니다!! 
(약간은 협박조인듯... 하하;;) 
그리고 구토는 정말이지... 책을 다 읽고 나서 저도 모르게 욕지기가 났더라는... 
(웃음) 앞으로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2008-05-20
15:41:18
  

 

상병 강호준 
  자기소개를 참 맛깔나게 쓰셨군요. 앞으로 어떤 글을 쓰실지 기대되네요~ 2008-05-21
08:38:39
  

 

병장 문 혁 
  정말 리플을 달고 싶게 만드는 자기소개!! 인 것 같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웃음) 2008-05-21
11:29:06
  

 

상병 이동석 
  가입인사라 조용히 묻힐줄 알았더니 
근무하고 오니 붐업 
이라도 된 기분입니다. 요새 제가 근무하는곳이 매우 바빠져서 야근까지 하고나면 식코 
자기 바빠져서 과장된 가입인사만 날리고 말았군요. 

장재혁 병장님, 그런 영화제에서 상타는 인간(?)들은 어떤 인간들인지 어려서부터 참 궁금했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굇수는 고수+괴수쯤 되는지요? 그렇다면 전 어항에서나 키우는 청거북이 정도입니다.(웃음) 

이찬선 상병님, 그 XXX는 비속어라서 검열한것이지 신비주의 전략은 아니랍니다.(웃음) 공군 독서감상문 공모(?)에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감상문 쓰려다 결국 포기했습니다. 공모기간 내내 게으름피우다 마감 닥쳐서 쓰려고 하다보니 부대일과 겹치는 불상사가. 허허. 

강호준 상병님 문혁 병장님도 반갑습니다. 
(뭔가 도매급같아 죄송합니다.) 2008-05-21
21:04:14
  

 

병장 박준연 
  빛고을 광주의 정광고등학교인가요? 저는 이번 휴가때 FM2008에 잠시 허우적 거리면서 살다 왔답니다.(웃음) 반갑습니다. 2008-05-22
10:22:38
  

 

상병 이동석 
  오 정광고등학교를 혹시 들어보신겁니까? 
정광고등학교는 광주분들도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은 학교지요. (웃음) 2008-05-22
21:19:04
  

 

병장 박준연 
  네. 저희 친척형이 정광고를 나와서요.(웃음) 평준화 되기 전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학교라고 알고 있어요. 산꼭대기에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2008-05-23
08:50:21
  

 

상병 이동석 
  산꼭대기까지는 아닌데, (웃음) 
지금은 정말이지 완벽한 교육의 상품화가 이뤄진 학교랍니다. 
80년대를 연상시킨다지요. 

그러나 정말 예외적인 선생님들도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학생들도 참 착하구요. (거의 시골학교느낌) 
참 여학생들이 예쁩니다. (먼산) 
그것만은 자랑할만 합니다. 

너무 지나간 댓글이라 아무도 못보시겠군요. 허허. 2008-06-09
22:02:52
 

 

병장 박상욱 
  여학생들이 예쁘다면 이미 80퍼센트는 좋은 학교인 겁니다 2008-06-11
10:20:12
  

 

상병 이동석 
  헛 그렇다면 전 80%명문고 출신? 허허 2008-06-11
12:35:28